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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어선 안 될 아픈 현대사.. 영화 <한란>

토벌대 피해 산으로 1948년 제주도, 집단 학살을 일삼아 온 토벌대를 피해 마을 주민의 다수가 한라산으로 몸을 숨긴 상황. 그 무리 안에는 해생 엄마 고아진(김향기)도 있었다. 그녀는 해생과 할머니만 남겨 두고 다급히 몸을 피했다. 집에 머물던 해생과 할머니는 얼마 후 토벌대에 의해 발각되고 만다. 마을 공터로 끌려 나온 두 사람. 그곳엔 이미 이들과 비슷한 처지의 마을 사람들로 가득했다. 지휘관으로 보이는 미군의 지시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주민들을 향해 쏟아지는 총탄 세례. 현장은 핏빛으로 물든다. 눈 깜짝할 새 빚어진 참극이었다. 해생의 안위가 몹시 궁금했던 아진은 함께 피신하여 동고동락해 온 일행을 뒤로 하고 결국 마을로 유턴한다. 아진이 하산하는 길 위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건 다름 아닌 남로당..

외피에 집착하는 요즘 시대에 역행하는.. 영화 <파반느>

공룡으로 불리는 여자, 미정 백화점 지하 주차장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청년 경록(문상민). 그는 어느 날 지하 창고에서 물건을 나르며 바삐 움직이는 한 여성을 발견한다. 백화점 정직원, 그것도 사무직군에 배치된 미정(고아성)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녀는 직원들 사이에서 이미 유명 인사였으며, 공룡이라는 별칭으로 통했다. 잘 꾸미지 않은 외모로 주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그녀만의 독특한 능력 덕분이다. 처음에는 호기심이었고, 그 다음에는 동정심이었는지도 모른다. 높은 곳에 위치한 제품을 끌어 내려야 한다거나 많은 짐을 들고 매장까지 이동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그녀 혼자 짊어진 모습이 경록의 시선엔 안쓰러웠다. 자신의 일을 하다가도 혼자서 어려움을 감내해야 하는 미정을 발견하면 열일 마다..

엇갈리는 진술, 진실은?.. 영화 <하얀 차를 탄 여자>

병원에 들이닥친 두 사람 외딴 산골에 위치한 한 병원. 적막하기 짝이 없는 이곳에 느닷없이 승용차 한 대가 들어선다. 이윽고 차에서 내린 두 사람. 복부에 자상을 입고 양손 모두 골절돼 응급 처치가 필요한 은서(김정민)를 부축하며 병원에 들어서는 도경(정려원). 두 사람 모두 피투성이에, 행색이 말이 아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주(이정은)는 인근 파출소 소속 경관. 은서는 응급실로 향하고, 부상이 상대적으로 덜한 도경을 상대로 사건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도경의 진술에 따르면 은서는 자신의 친언니다. 그녀는 곧 형부가 될 정만(강정우)과 함께 전날 도경의 집을 방문한 것. 그런데 도경에게 정만은 처음부터 무언가 꺼름직한 느낌의 사내였다. 아니나 다를까. 은서는 정만으로부터 밤새 폭행을 당했고, 이를..

덜 여문 감이 무르익기까지.. 영화 <고당도>

아버지 임종 전 치러지는 장례 모 병원의 간호사로 근무 중인 선영(강말금). 뇌사 상태인 그녀의 아버지가 현재 이 병원에 입원해 있다. 최근 임종이 임박했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선영의 동생 일회(봉태규) 내외가 이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병원을 방문한다. 이들에겐 특별한 목적이 있어 벌써부터 장례 준비에 돌입한 상태다. 한편 일회의 아들이자 선영의 조카 동호(정순범)는 그 해 의대에 합격했으나 가정 형편 때문에 입학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 선영은 동호를 어떻게든 대학에 보내야 한다며 일회를 다그쳐 보지만, 현실 앞에서는 묘수가 없다. 그러던 중 일회의 아내 효연(장리우)이 미리 작성해 놓은 부고 문자를 실수로 발송하는 사달이 벌어진다. 상대는 일회 고모. 선영은 고심 끝에 장례를 치르기로 한다. 고모는..

야쿠자 누아르.. 영화 <어리석은 자는 누구인가>

범죄 조직 말단의 그들 누군가의 호적을 팔고 사는 일을 하는 타쿠야(키타무라 타쿠미). 막다른 길에 몰려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이들이 주로 그의 표적이 됐다. 타쿠야가 이쪽 세계에 발을 들여놓기 전 그 역시 비슷한 경로로 호적을 정리한 바 있다. 마모루(하야시 유타)는 타쿠야의 곁에서 일을 배우며 신분 세탁 작업을 함께 진행하는 신출내기 조직원. 두 사람의 케미는 남달랐다. 때로는 형과 아우, 때로는 친구 사이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했다. 그러던 어느 날, 타쿠야는 조직의 윗선인 중간책으로부터 보스의 비자금을 훔치자는 제안을 받는다. 매우 은밀하게. 위험을 무릅쓰는 일에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따른다는 사실을 그 역시 모르는 바 아니었으나 자신이 처한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던 타쿠야. 결국 ..

카카오, 다음 매각 결정.. 티스토리의 운명은?

카카오, 다음 매각 결정 결국 올 것이 왔네요. 우회 상장을 위해 포털 다음과 합병 형태를 취하더니, 결국 단물만 빨아 먹고 포털 다음을 빈 깡통으로 팔아넘기는군요. 카카오는 그동안 돈이 안 된다고 판단되는 다음의 서비스를 하나둘 제거해 왔습니다. 포털 다음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블로그 서비스도 그 중 하나였고요. 반면, 알짜배기 서비스는 카카오가 모두 챙겨갔습니다. 일례로 다음 지도 서비스를 들 수 있습니다. 카카오맵이라는 이름으로 말이죠. 이제 포털 다음에 남은 서비스는 메일과 카페 정도입니다. 포털이라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깡통만 덩그러니 남겨 놓은 셈인데요. 얼마 전 다음의 로고가 흑백으로 바뀐 일이 있었습니다. 컬러에서 흑백으로 바뀐 모양새가 어째 단물만 빨아 먹고 이제 무쓸모해지니 헌신짝처..

기계치란 말야 2026.02.03

8개의 공간 8개의 에피소드.. 영화 <도시중독자들>

도심 속 각기 다른 공간. 저마다 사연을 품은 사람들이 서로 마주한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등장 인물의 숫자만큼이나 다양하다. 은 총 8개의 짧은 에피소드를 묶은 옴니버스 영화. 한 개의 에피소드마다 2인의 인물이 등장하는 독특한 형식의 드라마다. 8개의 공간 8개의 에피소드 좁은 자동차 안, 취객과 대리기사 사이에서 벌어지는 당혹스러운 이야기는 관객의 웃음을 유발해 온다. 대리운전을 의뢰하는 차주는 대부분 취객인 데다 야심한 시각에 이뤄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다 보니 극 중 두 사람처럼 이런 일도 일어날 수 있겠구나 싶다. 어쩌면 애교 수준일지도 모를 일. 현실은 훨씬 더 매운 맛 아닐까. 다만, 차주의 내면에 흐르는 감정을 굳이 헤아려 보자면 고독 같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버..

약간의 재능은 약인가 독인가.. 영화 <빅 페이크>

로마에 입성한 화가 지망생 고향 땅을 떠나 로마에 입성한 토니(피에트로 카스텔리토). 화가 지망생이었던 그는 생계 유지를 위해 거리 위로 나선다. 초상화를 그리며 밥벌이를 해 오던 어느 날, 아트 딜러인 도나타(줄리아 미켈리니)와 연이 닿게 되고. 토니의 천재적인 모사 실력을 단박에 알아본 그녀는 토니가 직접 그린 유명 화가의 모사 작품을 비싼 가격에 매입하게 된다. 자의 반 타의 반, 모사 예술이라는 낯 선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는 토니. 그러던 어느 날, 도나타를 통해 알게 된 폭력 조직의 우두머리인 발보(에도아르도 페세)로부터 조직원의 여권 위조를 부탁 받게 되고 이에 흔쾌히 응하는 토니.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들은 토니의 절친 파비오네(피에를루이지 지간테)가 소속돼 활동 중인 극좌 테러 단체 '..

블랙베리의 부활? Q25, 타이탄2 엘리트, 클릭스 커뮤니케이터, IKKO MIND ONE.. 2026년은 쿼티폰 전성시대

키투를 끝으로 블랙베리는 휴대폰 사업을 완전히 접었다. 블랙베리 하면 쿼티폰, 쿼티폰 하면 블랙베리를 떠올릴 만큼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 블랙베리는 유니크한 폼팩터를 자랑한다. 하지만 정확히 거기까지. 대중성을 상실한 쿼티폰은 시장에서 더 이상의 설 자리가 없다. 존재 가치를 완전히 잃은 것이다. 그렇게 우리의 뇌리에서 사라져 간 블랙베리. 그리고 쿼티폰.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변방의 몇몇 조그만 회사들이 뛰어들어 쿼티폰을 만들며 그 명맥만을 간신히 유지해 오더니, 2026년 새해 벽두에는 보다 다양한 회사들이 경쟁적으로 쿼티폰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발표한 게 아닌가. 쿼티폰 성애자, 그러니까 쿼티폰 덕후들에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럼 지금부터 지난해 하반기에 출시돼 시중에..

기계치란 말야 2026.01.23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 영화 <더 립>

은닉된 거액의 범죄 자금 마이애미 경찰 마약단속반 팀장 재키(리나 에스코)가 살해됐다. 살해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 한 경찰은 마약 카르텔 조직부터 부패 경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양태의 범죄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팀장의 사망으로 수사 팀의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못 해 총체적 난국에 빠져든 상황. 재키의 동료들도 수사선상에 올라 차례차례 신문을 받아야 할 만큼 분위기는 엄중하다. 선수들끼리 상대를 의심한다는 건 서로에게 못 할 짓임이 분명하다. 한편 재키와 같은 팀의 마약단속반원인 데인(맷 데이먼) 경위에게 어느 날 거액의 마약 카르텔 범죄 자금 은닉처가 제보된다. 팀원들로 꾸려진 회수팀이 현장으로 급파되고. 이들이 급습한 은닉처는 제법 큰 주택. 집 주인인 데시(사샤 카예) 혼자 거주하기..

분단국가의 냉혹한 현실.. 영화 <믿을 수 있는 사람>

관광통역안내사 된 탈북민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을 취득한 한영(이설). 탈북자 출신인 그녀는 돈 벌 생각에 벌써부터 심장이 콩닥콩닥 뛴다.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안내에 본격 투입되는 그녀. 기존 가이드들의 텃세가 만만치 않은 근무 환경이지만 씩씩하게 하루를 버텨낸다. 그녀만의 직무 요령도 터득해 나간다. 일종의 생존 비법. 덕분에 실적도 덩달아 높아지기 시작한다. 이대로 쭈욱 간다면 비교적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급변하면서 중국인 관광객 숫자가 크게 감소하기 시작한다. 이른바 사드 사태. 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맞는 건 시간 문제였다. 한영에게도 직접적인 타격이 가해졌다. 일거리가 크게 줄어들면서 가이드를 필요로 하는 곳이 덩달아 사라..

닫힌 공간에서의 생존게임.. 영화 <브릭>

공간에 갇힌 두 사람일에 치여 살아가는 게임 개발자 팀(마티아스 슈바이크회퍼)과 그와 동거 중인 올리비아(루비 O. 피). 두 사람의 관계는 근래 소원하다. 이런 처지에서 무언가 분위기를 바꿔 보려는 올리비아. 그녀는 자신의 일을 그만둔 뒤 팀을 향해 무작정 이곳을 떠나 프랑스 파리로 향하자고 제안한다. 그러나 그녀의 간절한 손길마저 뿌리치는 팀. 그의 머릿속은 현재 개발 중인 게임과 관련한 일들로 온통 가득 들어차 있다. 다른 게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다. 인내심을 발휘해 온 올리비아. 참을 만큼 참은 듯. 이튿날 아침 팀에게 관계를 청산하자며 폭탄 선언을 한다. 짐을 챙겨 문 밖으로 향하는 그녀. 절망적인 표정으로 묵묵히 바라보기만 하는 팀.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외부와 맞닿아 있는 부분, 즉 출..

미 패권주의 향한 날카로운 풍자.. 영화 <아이언 스카이>

달 탐사에 나선 미국60년 만에 달 탐사에 나선 미국. 워싱턴(크리스토퍼 커비)과 샌더슨 두 대원이 탑승한 탐사선 동체가 달 표면에 무사히 착륙한다. 60년 전 인류 최초의 달 착륙에 성공한 닐 암스토롱이 그랬듯 달 표면에 성조기를 꽂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워싱턴, 그 사이 샌더슨은 헬륨3의 탐색에 나서는데. 탐사선으로부터 멀어질수록 헬륨3 탐색기의 신호 감도도 점점 강해지고 있었다. 다급히 발걸음을 옮기는 샌더슨. 바로 그때다. 샌더슨의 코 앞에 무언가가 있는 듯싶다. 거대한 것.. 무엇일까. 자신의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도 믿기지 않는 샌더슨. 엄청난 규모의 헬륨3 광산이 떡하니 버티고 있는 게 아닌가. 사건은 그야말로 찰나였다. 누군가가 쏜 총에 샌더슨이 즉사한 것. 이들이 타고 온 탐사선도 함..

온라인 괴롭힘에 경각심을.. 영화 <망내인: 얼굴 없는 살인자들>

한 여고생이 고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렸다.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얼마 후 자살 사건으로 종결 처리된다. 숨지기 전 지은(박율리)은 성추행을 당해 가해자를 신고한 일이 있었고, 가해자 측에서 이의 앙갚음을 위해 거짓으로 사건을 꾸며 그 내용을 인터넷에 퍼뜨린 것. 그러니까 숨진 지은이 가해자로 낙인 찍힌 셈이다. 지은의 신상이 공개되고, 수많은 악성 댓글이 달리면서 그녀는 하루아침에 파렴치범으로 둔갑한다. 조롱과 모욕의 대상으로 전락한 것이다. 지은의 언니 소은(강서하)은 동생의 죽음이 명백한 타살임을 입증하고 억울함을 풀기 위해 사설탐정 준경(김민규)을 찾아간다. 그는 이쪽 세계에서는 나름 실력자로 통하는 인물. 소은으로부터 동생 지은의 사건을 전해 들은 그는 처음에는 일을 맡지 않겠다고 완강히 버텼으..

가족에 담긴 보편적 정서.. 영화 <장손>

섭씨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 온 집안이 제사 준비로 분주하다. 할머니(손숙)의 진두지휘 아래 딸, 며느리를 비롯한 집안의 여성들은 전을 부치는 등 차례 음식 장만에 여념이 없다. 반면 큰 아들 태근(오만석)을 포함한 집안의 남성들은 방 하나를 통째로 차지한 채 고스톱 삼매경에 빠져 있다. 연례 행사인 제사를 위해 뿔뿔이 흩어져 지내던 가족들이 본가로 향한다. 이집 장손인 성진(강승호)도 방금 도착한다. 손주를 향한 할머니의 환대가 극진하다. 얼마 후 해외에 사는 성진의 작은 고모 내외도 도착한다. 와야 할 사람들은 이제 다 모인 듯. 집안의 어른 승필(우상전)의 눈치를 슬쩍 살피다가 시간 조율에 나선 손주들. 덕분에 이번엔 비교적 이른 시각에 차례를 지낼 수 있게 됐다. 두부공장을 운영하며 가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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