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 2453

영화 <마지막 숙제>

강남의 한 사립초등학교. 4학년 3반 담임으로 부임해 온 김영남(엄태웅) 교사. 배금주의와 이기주의가 만연해 있는 교육 환경 속에서도 올바른 교육을 몸소 실천하며 진짜 선생님이 되기 위해 그는 홀로 고군분투한다. 서울 하고도 강남 한복판, 강남 하고도 사립이라 그런 걸까. 이 학교는 분위기가 살벌함 그 자체다. 학생들의 주거 형태에 따라 형성된 파벌. 이른바 '민영'과 '임대' 두 개의 진영이다. 민영은 민영끼리, 그리고 임대는 임대끼리 함께 어울려 다니며 상대방을 열심히 배척한다. 학교로 향하는 지름길은 펜스로 가로 막혀 있다. 덕분에 아이들은 이곳을 놔두고 매번 빙 돌아가야 하는 수고로움을 겪는다. 이 펜스는 임대 아파트에 사는 학생들이 민영 아파트 소유의 땅을 밟고 지나다니는 꼴을 차마 볼 수 ..

누구의 도움을 받아야 하나.. 영화 <허들>

평화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허들 유망주 서연(최예빈). 그녀의 기량은 출중하다. 적어도 학교 내에서는 그녀의 기록을 넘볼 만한 또래가 없다. 곧 개최될 지역 평가전에서도 우승 후보로 꼽힌다. 그런 그녀가 요즘 들어 더욱 바쁘다. 그동안 꿈꿔온 실업팀 입단을 위해 한창 담금질 중이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빠(김영재)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병원 응급실에 실려 갔다는 전화가 걸려온다. 부리나케 달려간 병원. 뇌출혈이었다. 당장 수술 치료를 해야 하는데 미성년인 서연은 보호자로서의 권리 행사가 불가능했다. 병원 동의서 한 장 받는 일조차 여의치 않은 상황. 서연은 어쩔 수 없이 평소 왕래가 거의 없던 삼촌에게 동의서 작성을 부탁하며 일단 급한 불부터 끈다. 영화 은 갑자기 쓰러진 아빠를 돌보게..

익숙하기에 오히려 오싹한.. 영화 <홈캠>

식구라고 해 봐야 본인과 딸 지우(윤별하), 이렇게 두 사람이 전부인 성희(윤세아) 가정에 새로운 보금자리가 생겼다. 이사를 온 것이다. 낯선 환경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지 두 사람은 짐을 정리하는 고된 노동에도 마냥 즐겁다. 이제 성희가 직장에 있을 때 집안 일을 좀 거들어 주고, 지우를 돌봐 줄 가사도우미만 채용하면 될 것 같다. 고심 끝에 베트남 출신의 황수진(리마 탄비)이 낙점된다. 외부인을 절대로 집에 들여선 안 된다는 단서 조건과 함께. 여자 둘만 사는 집이라 보안에 각별히 신경 쓰이는 상황. 그래서 장만한 게 바로 홈캠. 집안 곳곳에 이를 설치한 성희는 이제야 한시름 놓는다. 회사에서도 집안 상황을 실시간으로 훤히 들여다 보며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됐으니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처럼..

새로운 희망과 가능성.. 영화 <대홍수>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원치 않는 분은 돌아가 주세요. 유독 많은 비가 내리는 날 아침. 방금 눈을 뜬 구안나(김다미)는 여느 때처럼 아들 자인(권은성)의 장난에 맞장구 쳐 주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어디선가 집안으로 물이 흘러 들어오는 게 아닌가. 그 양이 적지 않아 범상치 않은 상황임을 직감한 안나. 거실 창을 통해 밖을 살펴본다. 헉.. 이게 현실일까. 바깥 세상은 이미 물에 잠겼는지 온통 물 천지였으며, 3층에 위치한 안나의 집까지 곧 집어삼킬 기세다. 다급한 목소리의 재난 방송이 스피커를 타고 흘러 나온다. 당장 대피해야하는 상황, 전화로 엄마와 안부를 주고 받는 안나. 자인은 엄마 곁에 껌딱지처럼 들러붙어 어리광을 피우거나 치근덕대며 그녀의 정신을 홀딱 빼놓는다. 하..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태어난... 영화 <이름에게>

수제화 공방에서 구두 만드는 일을 하는 21살의 청년 서도경(정수현). 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 버림 받은 그는 어머니의 존재가 늘 궁금했다. 그러던 차에 그녀를 찾아 무작정 속초행 버스에 몸을 싣는다. 그의 목적지는 속초 해변과 맞닿아 있는 민박집 '파랑새 정원'. 얼마 지나지 않아 동해 바다의 황홀한 자태가 차창 밖으로 드러나고. 신기하게도 도경의 표정엔 변화가 없다. 하지만 가슴은 콩닥콩닥. 버스에서 내려 한적한 해변 마을을 천천히 걷다 보니 어느새 목적지가 코 앞이다. 벼르고 별러 찾아온 곳이지만 막상 아무렇지도 않은 척 들어가려 하니 발길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 입구 앞에서 머뭇거리다가 돌아서기를 수차례. 그러다 드디어 용기를 내는 도경. 파랑새 정원의 입구로 들어선다. 영화 는 부모에게 버림 ..

우리 고기나 먹으러 갈까?.. 영화 <사람과 고기>

주택가 뒷골목에서 폐지를 모아 근근이 살아가는 우식(장용)과 형준(박근형)은 어느 날 종이 박스 한 장의 소유권을 놓고 서로 자기 것이라 우기며 시비가 붙는다. 두 사람의 치열한 몸싸움은 주먹다짐까지 오고 간 끝에 인근의 야채 노점상 화진(예수정)에 의해 중단되는데. 싸움은 끝장을 볼 기세였다. 화진이 뜯어 말리지 않았더라면 틀림 없이 더 큰 사달이 빚어졌을 터. 이렇게 인연이 닿은 세 사람은 형준의 제안으로 소고기뭇국을 끓여 먹기로 한다. 홀로 살아가는 형준이 과거 아내가 해준 음식이 불현듯 생각나 즉석에서 제안하여 성사된 것이다. 형준의 집에 모인 세 사람. 화진의 도움으로 뭇국이 완성되고 정말 간만에 제대로 갖춰진 뜨끈한 식사 한 끼를 함께 나눈다. 소고기뭇국을 먹다 보니 고기 생각이 절실해진 우..

그러니 비밀일 수밖에.. 영화 <비밀일 수밖에>

고등학교 미술 교사 정하(장영남). 그녀의 하나밖에 없는 아들 진우(류경수)는 현재 캐나다에서 유학 중이다. 그가 어머니의 일터인 학교로 어느 날 불쑥 찾아온다. 여자 친구 제니(스테파니리)와 함께. 사전 예고 없이 찾아온 것만으로도 정하는 충분히 당혹스러운데, 여자친구와의 동행이라니, 게다가 두 사람은 곧 결혼한다나 뭐라나. 혼란스러운 감정을 감추지 못 하는 정하. 일단 자신의 집에서 두 사람과 함께 머무르기로 한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캐나다에 있어야 할 제니의 부모가 한국에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숙소 예약 문제로 당장 머무를 곳이 없게 된 것. 과연 우연일까. 아무튼 정하는 제니 부모의 딱한 소식을 전해 듣고는 외면하기가 어려웠다. 내키지는 않았으나 결국 자신의 집으로 모셔온다. 이렇듯 가..

욕망의 결정체.. 영화 <84제곱미터>

평범한 직장인 노우성(강하늘). 드디어 그가 내 집 마련에 성공한다. 서울 하늘 아래에, 그것도 국평이라 불리는 84제곱미터. 물론 가용한 대출을 모두 끌어모은 '영끌'이긴 하지만 말이다. 직장 상사의 부러움 섞인 비꼼 정도는 애교로 봐줄 만큼 짐짓 여유를 되찾은 그다. 무언가를 이루었다는 뿌듯함에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존버하면 무조건 우상향' 우리 사회에서 아파트에 대한 믿음은 견고하다. 일종의 신앙처럼 굳어진 지 오래다. 그런데 최근 상황이 급변했다. 코로나 시국이 막을 내림과 동시에 고금리 시대로 접어든 것. 영끌로 내집 마련을 한 이들이 주로 직격탄을 맞았다. 급매물이 속출하면서 꿈쩍 않던 아파트 가격이 하방 압력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노우성은 갈림길에 놓였다. 주변에서는 존버하면 무조건 ..

편지로 잇는 마법 같은 이야기.. 영화 <연의 편지>

서울 모 중학교에 재학 중인 소리(이수현)가 전학을 가게 됐다. 새로운 학교가 위치한 지역은 그녀의 유년 시절 흔적이 남아 있는 곳. 재학 동안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까닭에 숙식은 인근의 할머니 댁에서 해결해야 했다. 반 배정을 받고 아이들과 인사를 나눈 뒤 본격적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소리. 그런데 왠지 또래 아이들과 섞이는 게 쉽지 않은 듯 보인다. 아이들이 접근해 오면 소리가 거리를 두려 했고, 소리가 다가가야 하는 상황에서는 애써 외면하는 일이 반복됐다. 자연스레 아이들이 소리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상황. 그러다 보니 점심식사마저도 혼자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도대체 소리에게 무슨 일이 생기고 있는 걸까. 영화 는 학폭 사건에 휘말려 부득이 학교를 옮기게 된 한 소녀에게 어느..

각자도생인가 연대인가..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유약한 탓에 힘깨나 쓰는 아이들에게 늘 표적이 되어 괴롭힘을 당해왔던 김독자(안효섭). 학창시절 그에게 유일한 안식처가 되어 준 건 다름 아닌 웹소설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이하 멸살법)'이었다. 연재 도중 과한 설정 등으로 독자가 떠나며 그저그런 류의 비인기 소설로 전락했지만, 그는 마지막 연재까지 함께하게 된다. 무려 10년이라는 긴 시간이었다. 그 사이 직장인이 된 김독자. 하지만 그는 주인공 한 사람만 살아남는 소설의 결말이 탐탁지 않았다. 작가에게 자신의 생각을 피력해 보았지만 묵묵부답. 며칠 후 독자는 전철로 이동 중 회사에서 함께 근무하던 유상아(채수빈)를 우연히 만난다. 바로 그때 독자에게 메시지 한 통이 전달되는데, 보낸 이는 멸살법 작가였다. 오후 7시 멸살법을 유료화..

살아남기 위해 꿈을 쫓는 자의 이야기.. 영화 <커미션>

입시 미술 학원 보조 강사로 재직 중인 강단경(김현수). 사실 그녀가 꿈꾸는 건 번듯한 웹툰 작가다. 언젠가 자신의 재능을 활짝 꽃 피울 날을 고대하며 틈틈이 수련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은 학원의 김세은(연이안) 강사가 국내 최고의 웹툰 플랫폼을 통해 정식 작가로 등단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학원 관계자며 학생들까지 모두들 나서서 그녀의 성공을 축하해 준다. 하지만 단 한 사람 단경만큼은 어쩐지 속내가 불편해 보인다. 그 무렵 단경의 애제자 태범(여회연)을 통해 우연히 접하게 된 다크웹. 그 곳은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기상천외한 일들이 벌어졌다. 처음엔 호기심으로 접속해 본 단경. 자신이 시샘하던 세은의 웹툰 캐릭터 능욕 작품을 통해 커미션(업계에서 금전을 받고 원하는 그림 등을 창작해 주는 것..

에라 될 대로 돼라

아침부터 몸이 찌뿌둥하다.어찌된 영문인지 자는 도중 수차례 깨야 했다. 그때마다 다시 잠을 청했지만, 그나마도 일찍 눈이 떠졌다. 그 탓일까. 감정은 몸의 지배를 받는다. 그러니까 몸의 상태가 좋으면 감정도 맑게 개는 느낌이고, 반대로 몸의 상태가 별로이면 감정도 뿌옇게 흐려지기 일쑤다. 오늘 나의 몸 컨디션은 말 그대로 최악. 기온마저 도와주지 않는다. 외기가 무려 영하11도라니. 만사가 귀찮고 짜증이 밑바닥부터 스멀스멀 기어 올라와 온몸에 들러붙는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나의 또 다른 자아가 이런 현재의 내 감정 상태를 제대로 알아차리고 있다는 점 정도? 그 또 다른 자아가 내게 속삭인다. '정신 차려. 넌 지금 저기압이야. 일을 그르칠 수 있으니 일단 감정부터 추스리라고.' 하지만 이렇듯 나의 감정 ..

그냥 저냥 2025.12.05

앓던 이를 뺐더니 또 다른 충치가.. 영화 <어쩔수가없다>

만수(이병헌)는 25년 동안 한 제지 회사에서 재직 중이다. 토끼 같은 아내 미리(손예진)를 만나 가정을 꾸렸고, 꿈에 그려 온 번듯한 내집도 장만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 둘, 그리고 골든리트리버 두 마리까지. 정말 남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완벽한 가정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만수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그가 다니던 회사의 오너가 외국인으로 교체됐고, 경영 효율화라는 명분 아래 대대적인 직원 해고가 이뤄진단다. 만수도 해고자 명단에 포함됐다. 만수는 사전에 연습하고 준비한 해고 반대 이유를 바뀐 경영진 앞에서 설파하려 하였으나 안타깝게도 입을 떼자마자 제지 당하는 수모를 겪는다. 그와 동시에 만수에게 돌아온 한 마디 "어쩔 수가 없습니다" 영화 는 오랜 기간 몸 담아 온 직..

햇빛 같은 존재가 되고 싶어.. 영화 <만남의 집>

432번 수형자 미영(옥지영)이 모친상을 당했다. 하지만 그녀는 귀휴(교도소 복역 중 수형자가 일정 기간 휴가를 얻어 교도소 밖으로 나오는 제도)를 얻지 못 해 장례식장에 다녀올 수 없다. 딱한 사연을 전해 들은 교도관 혜림(윤혜리)은 미영을 대신해 함께 장례식장에 다녀오자며 주임인 태저(송지효)의 옆구리를 찌른다. 교도관으로서 자신이 담당하는 재소자와 사적으로 접촉해선 안 된다는 원칙을 누구보다 잘 아는 태저. 주저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하지만 결국 혜림의 제안에 따른다. 밤 늦은 시각 장례식장에 도착한 두 사람, 빈소는 썰렁했다. 앳돼 보이는 미영의 딸 준영(도영서)만이 홀로 앉아 있었다. 어른들은 모두 자리를 비운 상태. 태저와 준영의 첫 만남은 이렇게 이뤄진다. 준영에게 자신들이 누구인지 소개한..

당신을 닮아가고 있다

오래 전의 일이다. 아마도 청소년 시기였을 듯.철딱서니 없게도 난 집 화장실 문을 활짝 열어놓은 채 소변을 보고 있었다. 그런 내게 어머니께서 한 말씀 거든다. "인석아, 집에 너만 있는 것도 아닌데 문을 닫고 볼일을 봐야지" 짐작건대 비슷한 일이 수차례 반복되었었나 보다. 그러니까 울 어머니 성정상 벼르고 벼르다 그날 작정하고 말씀하신 게 틀림없다. 눈치 없게도 그제서야 난 내 불찰을 알아차렸다. 아차 싶어 이후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 설령 집에 아무도 없다 해도 말이다. 이젠 문을 꼭 닫는 습관이 몸에 배었다. 이게 다 어머니 덕분이다. 세월이 훌쩍 흘렀다. 나를 나무라셨던 그 당시 어머니의 나이보다 어느덧 내 나이가 더 많다. 어느 날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서는데, 어머니께서 화장실..

그냥 저냥 2025.11.29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