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5도까지 곤두박질쳤다. 한겨울로 깊숙이 진입한 모양새다. 습관처럼 켜놓은 TV 화면에는 목도리 등으로 칭칭 감싼 차림새로 얼굴조차 분간하기 어려운 기상 캐스터가 등장,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라며 외부의 느낌을 생생히 전하고 있었다. 덕분에 조금은 밋밋하여 잊고 지내온 한겨울의 느낌이 온전히 되살아난다. 이런 날에는 움직임 자체가 무척 곤혹스럽다. 일요일인 게 천만다행이다. 오늘처럼 온몸이 오들오들 떨릴 정도로 몹시 추운 날이면 으레 따스한 국물이 곁들여진 음식을 찾기 마련이다. 하지만 난 그 반대다. 추우면 추울수록 되레 덜덜 떨면서 먹어야 제 맛으로 다가오는 음식 하나를 떠올린다. 흔히들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생각하기 십상이겠으나 이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