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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푸근해지는 영화 '햄스테드'

아름다운 전원 마을 ‘햄스테드’에서 살아가는 에밀리(다이안 키튼)는 1년 전 남편과 사별한 뒤 빚을 떠안는 등 위태로운 처지로 내몰린 상황이다. 그러던 어느 날 에밀리는 우연히 다락방에서 망원경으로 주변을 관찰하다가 숲속에 오두막을 짓고 혼자서 살아가던 도널드(브렌단 글리슨)를 발견하게 된다. 호기심이 발동한 에밀리는 며칠 뒤 다시 망원경을 꺼내들고 도널드를 관찰하던 순간, 그에게 심상치 않은 일이 발생하였음을 직감하고 경찰에 신고, 도널드를 위기에서 구하게 된다. 이 사건을 계기로 두 사람은 인연이 닿아 만남을 지속하게 된다. 영화 는 살아온 환경이 서로 다르고 처지가 상이한 에밀리와 도널드가 강제 퇴거 위기에 놓인 도널드의 오두막을 함께 지키면서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찾아간다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

한 사람의 내면 세계에 집중하는 스릴러 '너는 여기에 없었다'

조(호아킨 피닉스)는 의뢰인의 부탁을 받고 은밀한 사건을 해결해주는 일을 하며 연로한 어머니와 단 둘이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정치인 보토가 누군가에 의해 납치된 자신의 딸 니나(예카테리나 삼소노프)를 구해달라는 의뢰를 해온다. 그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현장을 덮친 뒤 니나를 구출하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미션을 완수한 조가 니나를 의뢰인에게 인계하려던 순간, TV에서는 이번 사건을 의뢰한 정치인 보토의 자살 소식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호텔방으로 수 명의 괴한이 들이닥친다. 무언가 일이 잘못됐음을 깨닫기도 전에 조는 이들에 의해 제압되고, 니나는 괴한들에 의해 또 다시 납치되고 만다. PTSD 앓는 청부업자, 그에게 의뢰된 미션 영화 는 주로 비밀스러운 사건을 해결해온 청부업자 ..

미래를 위해 현재를 오롯이 희생할 수는 없다 '소공녀'

가사도우미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미소(이솜)는 월세방을 전전하는 처지이다.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쥐꼬리인데 그녀가 즐겨하는 담배의 가격은 최근 두 배 가까이 껑충 뛰었다. 모든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황에서 월세라고 하여 얌전히 있을 리 만무했다. 때마침 방주인이 월세 인상을 알려왔다. 미소는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려본다. 하지만 그렇게 한들 수입은 고정돼있고 물가는 끊임없이 오르는 상황에서 뾰족한 대안을 찾기란 어려운 노릇이었다. 미소는 결단을 내려야했다. 자신의 기호품인 담배와 위스키만큼은 절대로 양보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기에 결국 집을 포기하기로. 이때부터 미소의 뜻하지 않은 도시 속 난민 생활이 펼쳐진다. 과거 대학 시절 함께 밴드를 운영했던 멤버들을 하나둘 찾아다니면서 잠자리 구걸에 나..

과도한 편 가르기에 경종 울리는 영화 '선희와 슬기'

고등학생인 선희(정다은)는 학교에서 조용한 축에 속한다. 주변에 친구들로 늘 북적거리던 같은 반 급우 정미(박수연)와는 완전히 딴판이다. 선희는 정미를 중심으로 하는 주류 무리에 끼고 싶어 한다. 결국 정미를 비롯한 주변 친구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선희가 꺼내든 카드는 거짓말이었다. 매진된 아이돌 공연표를 구해준다거나 남자친구가 있음을 과시하면서 친구들의 관심을 모으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러한 그녀의 속내를 꿰뚫어보고 있었다. 선희의 언행에 의심스러운 정황이 많았기 때문이다. 어느 날 정미를 비롯한 아이들은 선희를 향한 험담을 늘어놓고 있었다. 이를 우연히 엿듣게 된 선희는 큰 절망감에 빠져든다. 그 중심에는 정미가 있었다. 괘씸하게 여겨진 정미를 골탕 먹이기 위해 선희는 선생님에게 거짓말을 하..

각기 다른 욕망을 좇는 세 사람의 폭주 '우상'

해외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도의원 구명회(한석규), 그의 앞으로 아내의 무수한 부재전화가 남겨져있었다. 자리를 비운 사이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났음을 직감한 그는 부리나케 집으로 향한다. 이윽고 집에 도착한 그의 눈앞에는 깜짝 놀랄 일이 벌어져있었다. 아들 녀석이 뺑소니사고를 저지른 것이다. 그는 아들로 하여금 경찰에 자수를 시켜 사건을 수습하려고 시도한다. 한편 구명회 아들의 뺑소니사고로 아들 부남을 잃은 유중식(설경구)은 절망감에 어쩔 줄을 몰라해한다. 아들의 사건 당일 행적과 죽음을 석연치 않게 판단한 그는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아들과 함께 있다가 사라진 며느리 최련화(천우희)를 찾아 수소문하기 시작한다. 불의의 사고로 자식을 잃은 애비의 고군분투는 눈물 겨운 것이었다. 각기 다른 우상을 좇..

속속 드러나는 5.18의 진실들, 진상규명 이뤄져야

광주 학살의 책임자로 지목받는 전두환씨가 지난 11일 광주 법정에 출석했다. 5.18 민주화운동 39년만의 일이다. 5.18 당시 발포명령 사실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가 남긴 대답은 “왜 이래”라는 신경질적인 외마디뿐이었다. 그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바라는 건 지나친 욕심이었을까? 전두환씨는 여전히 뻔뻔스러운 행동으로 일관했다. 그의 후안무치한 행태에 광주시민은 물론, 온 국민이 공분할 수밖에 없었다. 5.18 민주화운동은 1997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었고, 2011년 5월 유네스코에 의해 관련 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는 등 역사적·법적 판단이 모두 끝난 사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해자와 그의 추종세력인 일부 보수진영은 5.18 왜곡 및 폄훼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다. 5.18 민주화운..

생각의 편린들 2019.03.18

시대를 앞서나갔던 한 여성의 이야기 '콜레트'

프랑스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살던 콜레트(키이라 나이틀리)는 소설 편집자 윌리(도미닉 웨스트)와 사랑에 빠져 그를 따라 파리에 입성하게 된다. 윌리의 인맥은 당시 파리에서 유행하던 살롱 문화와 사교계 등에 폭넓게 걸쳐져 있었다. 덕분에 콜레트는 그곳만의 독특한 문화를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하지만 화려함의 이면에 감춰진 위선과 허위의식에 짓눌리던 콜레트는 파리 생활에 금세 지치고 만다. 그 무렵 윌리는 소설 출판 사업이 뜻대로 이뤄지지 않자 콜레트를 자신의 사업에 끌어들이기로 작정한다. 콜레트의 학창시절과 시골생활을 근간으로 하는 성장담을 소설로 출간키로 한 것이다. 이 소설은 대박을 터트리게 된다. 콜레트가 쓴 소설, 신드롬 현상을 낳다 영화 는 남편인 윌리의 이름으로 대필하여 쓴 소설이 베스트셀러..

5.18 비밀요원, 39년만의 최초 증언

자유한국당이 지난달 8일 국회에서 극우논객 지만원씨를 초청하여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를 개최하고 “북한군 개입은 이미 증명된 사실이며 전두환은 영웅”이라는 등의 망언을 일제히 쏟아냈다.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켰음은 말할 것도 없다. 2017년 4월 출간한 ‘전두환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이라고 기술하여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지난 11일 광주 법정에 선 전두환씨는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39년만에 광주에 소환된 전두환씨는 1995년 골목성명 이후 다시 피고인 신분이 되었으나 “5.18은 폭동 이외에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거나 “광주 씻김굿의 제물이 됐다”는 등 기존의 주장을 굽히지 않아 광주시민은 물론 전 국민들을 분노로..

생각의 편린들 2019.03.16

일제를 향한 항거를 넘어 여성해방운동으로 '항거:유관순 이야기'

1919년 4월 1일 아우내 장터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유관순(고아성)은 체포되어 공주교도소에 수감되었다가 서대문형무소로 이감된다. 수인번호 371. 그녀는 여옥사 8호실에 배정 받게 된다. 이곳은 3평 남짓밖에 안 되었으나 무려 30여 명의 수인들이 함께 생활해야 하는 공간이었다. 유관순을 비롯한 수인들은 일제의 모진 탄압에도 불구하고 저항을 멈추지 않는다. 영화 는 서울 종로에서 3.1운동이 벌어진 이후 고향인 충청남도 병천에서 아우내 장터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유관순이 서대문 형무소에 갇힌 뒤 벌어지는 약 1년여 동안의 뜨거웠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여옥사 8호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역사적 사실들 영화는 유관순의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만 컬러로 연출돼 있을 뿐, 옥중에서의 신 등 나머지 모든 장면들..

하룻밤의 판타스틱 로맨스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검은 머리의 아가씨가 어느 날 어른스럽게 술을 마시고 싶다는 생각에 교토의 이곳저곳을 홀로 떠돌아다니기로 작정한다. 처음의 장소는 결혼 피로연이었다. 그러한 그녀를 좋아하는 탓에 최대한 눈에 띄도록 늘 그녀 곁에서 배회해오던 선배라 불리는 남성 역시 그녀의 여정을 몰래 뒤쫓는다. 영화 는 어른스럽게 술을 마시고 싶어 하룻밤 동안 밤거리를 헤매는 천진난만하기 짝이 없는 검은 머리 아가씨와 그녀를 짝사랑하는 어수룩한 대학 선배, 그리고 다양한 인물과 신들 사이의 얽히고설킨 에피소드를 그린 판타지 로맨스 장르의 애니메이션이다. 영화의 원작은 일본에서 누적 판매 부수 130만을 돌파하고 제20회 야마모토 슈고로상 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제4회 서점대상 2위, 출판 전문지 ‘다빈치’ 선정 올해의 책 1위를 차지한..

바짓바람 시대, 진정한 아버지의 역할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자녀 교육 성공의 3대 법칙이라는 게 있다. 조부모의 재력, 엄마의 정보력,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버지의 무관심을 꼽는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버지는 아이들 교육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고, 그저 돈만 잘 갖다 주면 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아이들 교육은 주로 엄마의 정보력에 의지해온 경향이 크다. 아버지는 ATM기기 역할만으로 족했다. 하지만 시대는 급변했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공조는 물론, 온 가족이 함께 나서도 될까 말까 할 만큼 세상은 복잡다단해지고 불안해졌다. 지난 10일 방송된 ‘바짓바람 시대, 1등 아빠의 조건’ 편에서는 바짓바람이라고 불릴 정도로 자녀 교육에 열성적인 아버지들의 모습과 이 시대에 진정으로 요구되는 아버지의 상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각각 짚..

생각의 편린들 2019.03.12

욕망을 향한 거침없는 폭주 '그때 그들'

세르조(리카르도 스카마르치오)는 권력을 통해 업계의 거물이 되어 성공을 손에 거머쥐고자 하는 성공 지향의 젊은 연예 기획자다. 세르조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토니 세르빌로)를 자신의 인생역전을 도와줄 권력자로 일찌감치 점찍은 뒤 그에게 접근, 보다 높은 곳에 도달하기 위해 발버둥을 친다. 영화 은 부정부패와 망언, 섹스 스캔들 등 온갖 구설에 휘말리며 영예와 치욕의 삶을 동시에 살았던 이탈리아 전 총리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의 파란만장했던 행적을 좇으며, 권력을 향한 뒤틀린 욕망과 허무함을 풍자와 우화로 담아낸 블랙 코미디 장르의 작품이다. 이 영화는 인생의 아름다움을 그린 , 청춘을 예찬한 에 이어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인생 3부작 가운데 하나인 ‘욕망’을 주제로 그린 작품이다. 이탈리아 명문 축구클럽 ‘..

트럼프의 사업가적 기질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정치인보다는 부동산 사업가로서 더 오랜 세월을 보낸 인물이다. 덕분에 명분이나 대의보다는 실리를 추구하고 파격적인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우는 타고난 사업가에 가깝다.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도 그러한 그만의 사업가 기질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비록 회담은 결렬됐으나 실리는 두둑이 챙긴 그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을 전격 방문, 정작 회담은 결렬시키고 미국과 베트남 사이의 통상협정을 체결한 데 이어, 베트남에 항공기 110대를 판매하는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를 액수로 환산하면 무려 23조 원에 달하는 엄청난 성과다. 사업가로서 특유의 면모를 과시한 셈이다. 그의 사업가적 기질은 한미연합훈련인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FE) 훈련의 종료를 통해서도 ..

생각의 편린들 2019.03.04

우리가 미처 몰랐던 서울 골목길의 친일 항일 흔적

서울 중구 예장동 남산자락에 위치한 '한국통감관저'. 이곳은 제3대 한국통감 데라우치 마사타케와 매국노 이완용이 한일병합에 서명했던, 우리에게는 더없이 수치스러운 장소다. 현재 한국통감관저 건물은 없고, 터만 덩그러니 남겨진 채 일본군 위안부를 위로하는 ‘기억의 터’로 조성돼 있다. 한일병합조약이 체결된 한국통감관저 터부터 조선총독부가 설치돼 있던 서울애니메이션센터, 그리고 조선신궁 터까지 총 1.7km에 이르는 구간은 지난해 '국치길'이라는 이름의 역사탐방로로 새롭게 조성됐다. ‘국치길’이라는 명칭은 국권 상실의 현장을 기억하고 상처를 치유하자는 뜻에서 붙여진 것이다. 그동안 그저 스쳐 지나온 서울 골목길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친일과 항일의 역사 흔적이 곳곳에 배어있다. 독립선언과 임시정부 10..

생각의 편린들 2019.03.03

불꽃같았던 항일독립투사 박차정 의사의 삶

부산 경부고속도로 톨게이트 입구 만남의 광장에는 높이 4.8미터의 대형 동상 하나가 세워져 있다. 군복을 갖춰 입고 총을 든 채 사뭇 비장한 표정을 지으면서 전투에 참여하기 위해 어디론가 나서는 듯한 형상이다. 여성 독립운동가 동상 가운데 군복을 입고 총을 든 대한민국 유일의 동상이라고 한다. 바로 약산 김원봉 선생의 부인 박차정 의사의 동상이다. 암울했던 일제 강점기, 어느 누구보다 치열한 삶을 살았지만 박차정 의사는 지금까지 거의 잊히다시피 한 인물 가운데 하나다. 우리 사회가 그동안 여성 독립운동가들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기울여온 탓이다. 2일 방송된 SBS ‘숨은 여성 독립투사 박차정’ 편에서는 박차정 의사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그리고 그동안 왜 잊혀왔는가를 그녀의 파란만장했던 삶의 궤..

생각의 편린들 2019.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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