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 2434

편견과 선입견에 경종 울리는 영화 '증인'

패기 넘치던 민변 출신의 순호(정우성)는 자신의 오랜 신념을 뒤로 한 채 성공을 꿈꾸며 대형 로펌에 합류, 현실과 적당히 타협을 모색 중인 변호사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좋은 기회가 찾아온다. 살인 용의자로 지목된 한 여성(염혜란)의 무죄를 입증하면 그에게 승진을 보장해주겠노라는 달콤한 조건이었다. 해당 사건에는 목격자가 있었다. 지우(김향기)였다. 지우는 겉으로는 평범해 보였으나 사실은 자폐 스펙트럼을 앓고 있는 소녀였다. 순호는 살인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유일한 목격자이자 자폐 소녀인 지우를 만나게 된다. 그는 지우를 이번 사건의 증인으로 세우기 위한 전략을 짜고 환심을 사려고 노력한다. 물론 그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다. 험난함의 연속이다. 자폐 성향을 지닌 지우의 행동은 어디로 튈지 예..

법과 원칙 그리고 상식을 묻다 '배심원들'

모친을 살해,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된 피고인. 해당 사건은 증거와 증언이 충분하고 자백까지 받아낸 터라 사실상 양형 결정만 남은 상태다. 2008년 이의 판결을 위해 국민이 참여하는 역사상 최초의 재판이 열렸다. 이른바 국민참여재판이다. 이를 위해 사는 곳도, 나이도, 직업도, 성별도 모두 다른 보통사람 8명이 무작위로 선발된 대한민국 최초의 배심원단이 꾸려진다. 하지만 양형 결정만 남은 상태에서 재판부는 돌발 상황과 맞닥뜨려야 했다. 피고인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8명의 배심원들은 양형 결정이 아닌 피고인의 유무죄를 다퉈야 하는 처지가 됐다. ‘국민참여재판’이란 국민이 형사재판에 배심원 또는 예비배심원으로 참여하는 제도를 일컫는다. 2007년 6월 1일 공포된 '국민의 형사재판..

독특한 설정과 뚝심으로 일궈낸 장르 영화 '데스트랩'

서울 경찰청 강력계 소속 권민(주민하) 경위는 흉악한 탈옥수 허태원(김준섭)의 뒤를 추격하던 도중 비무장지대 인근 지역에서 지뢰를 밟는다. 발을 떼는 순간 지뢰가 폭발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 이 위급한 순간에 휴대폰마저도 그녀의 손을 벗어나게 되고, 실탄이 장착된 권총 한 자루 그리고 휴대폰과 블루투스로 연결된 핸즈프리 이어셋이 그녀에게 주어진 유일한 생존 도구로 다가온다. 이어셋의 활용도는 한정되어있기 마련이다. 덕분에 권 경위는 이를 이용하여 수차례 도움을 요청하는 등 이곳으로부터의 탈출을 꾀하나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비무장지대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주변은 온통 적막감만 감돌 뿐 사람의 그림자라곤 일절 구경할 수가 없다. 북한을 향한 대북선전방송만이 간헐적으로 들려올 뿐이다. 이런 ..

아내가 아프고 나서 비로소 깨달은 것들

평소 구내염조차 잘 앓지 않던 아내였다. 그런 아내가 갑자기 입안이 아프다며 하소연한다. 혀 아래쪽이 부어올라 음식물을 삼키는 일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발음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었다. 며칠 지나면 자연스레 가라앉을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염증은 오히려 더욱 기세등등해지고 있었다. 떠먹는 요구르트며 죽마저도 먹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동네병원에서는 단순 구내염이라는 진단을 내린 터라 그러려니 하고 있었는데, 정황상 의심스러운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또 다른 병원을 찾았다. 의사가 지금 당장 대학병원 등 큰 병원에 가보라며 조언해주었다. 혹시 몰라 또 다른 병원을 찾았다. 이곳에서의 진단도 앞서와 동일했다. 무조건 대학병원으로 가란다. 부리나케 대학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급히 CT를 찍고..

그냥 저냥 2019.05.23

로맨스 감성 불러일으키는 달달한 작품 '노팅 힐'

태커(휴 그랜트)는 영국 런던의 노팅 힐에서 여행 전문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남성이다. 어느 날 세계적인 유명 여배우 애나(줄리아 로버츠)가 태커의 서점을 방문한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으나 태커는 그녀로부터 강렬한 인상을 받게 된다. 며칠 후 또 다시 마주하게 된 두 사람, 이번에도 우연이었지만 한결 적극적으로 변모한 애나의 행동에 태커는 그녀에게 홀딱 빠져들고 만다. 1999년 개봉하여 로맨스 영화의 정석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끌었던 영화 이 개봉 20주년을 맞아 재개봉했다. 이 영화는 베버리힐즈에 사는 세계적인 스타 애나와 런던 노팅 힐에서 여행 전문 서점을 운영하는 평범남 태커 사이에서 벌어지는 꿈같은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로맨스 영화의 정석.. 20년 만에 재개봉 태커는 이혼한 전력이 있으며,..

황하나와 버닝썬.. 개인 일탈이 아닌 조직적 범죄행위

지난해 첩보를 통해 황하나씨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경찰. 체포 당시만 해도 황하나씨는 향정신성 의약품을 투약한 혐의였다. 그런데 “박유천씨의 강제에 의한 투약이었고 자기는 의지가 전혀 없었다”면서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박유천씨와 함께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을 털어놓게 게 된다. 마약 투약 사실이 모두 박유천씨 탓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황씨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박유천씨는 기자회견을 자처하고 자신의 마약 투약 사실을 완강히 부인했으나, 그 역시 구속 수감됐다. 지난 4일 방송된 SBS ‘황하나와 버닝썬 – VIP들의 은밀한 사생활’ 편에서는 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황하나씨로부터 시작된 마약의 은밀한 연결고리가 버닝썬 게이트에까지 이어지고 있는 현상을 파헤쳤다. ..

생각의 편린들 2019.05.05

동물국회, 색깔론 등 구태정치, 당위성으로 다가오는 청년 정치참여

“대한민국 사회에서 청년들이 정치하는 건 정말 미친 짓이다. 그 정도로 제도적 안전망이 없고 망하기 딱 좋다” 두 차례의 선거에 출마했다가 연거푸 고배를 마신 한 청년 정치인의 푸념 섞인 발언이지만, 어쩌면 이는 현재 2030세대가 겪고 있는 ‘정치 참여’라는 높은 문턱을 가장 현실감 있게 묘사한 표현일지도 모른다. 2030세대 유권자는 약 1천5백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36%에 이른다. 하지만 현재 전체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2030세대에 해당하는 국회의원은 고작 3명에 불과하다. 전체 인구의 36%에 해당하는 민의를 고작 1%의 의원이 대변하고 있는 셈이다. 더욱 안타까운 건 2030세대 국회의원의 비율이 지난 17대를 기점으로 점차 낮아지는 추세라는 데 있다. 17대 때 2030세대는 전체의 7..

생각의 편린들 2019.05.04

희대의 악녀인가 희생양인가 '아이, 토냐'

1994년 1월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한 피겨 스케이팅 전미선수권 대회를 앞둔 시점. 세간의 관심은 라이벌인 토냐 하딩(마고 로비)과 낸시 케리건에게로 일제히 쏠렸다. 그러나 대회를 불과 이틀 앞둔 상황에서 괴한이 낸시 케리건을 습격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FBI가 수사에 나섰다. 조사 결과 토냐 하딩의 전 남편과 경호원이 이번 사건에 연루됐다. 토냐 하딩은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다. 미국 빙상연맹은 부상으로 올림픽 출전이 무산될 위기에 처한 낸시 케리건에게 올림픽 출전을 허용했다. 올림픽에 출전한 낸시 케리건은 2위를 기록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토냐 하딩은 8위에 그쳤다. 올림픽이 끝난 뒤 토냐 하딩은 미국 빙상연맹으로부터 징계를 받고 결국 선수 자격을 영구히 박탈당하고 만다. 피..

특별했던 어머니의 무조건적인 사랑 '새벽의 약속'

로맹의 어머니 니나(샤를로뜨 갱스부르)는 가난과 온갖 조롱 속에서도 어린 로맹을 극진히 보살펴온 인물이다. 그녀와 로맹은 러시아에서 출생한 유대인이었으나 인종차별이 극심해지자 폴란드로 이주하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프랑스 니스로 이동, 이곳에 정착하게 된다. 로맹의 어머니는 로맹을 향해 장차 프랑스 대사가 될 인물임을 각인시킴과 동시에 그녀가 베풀 수 있는 모든 사랑과 정성을 그에게 쏟아 붓는다. 로맹 또한 단 한 차례도 자신을 향해 사랑을 내려놓은 적 없었던 어머니의 열정에 부응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한다. 영화 은 프랑스 소설가 ‘로맹 가리’의 동명의 자전적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원작 소설은 로맹 가리의 삶을 회고하는 자서전이기도 하지만, 자신에게 모든 것을 걸고 희생을 감수했던 어머니에게 헌사하는..

역대급 청와대 국민청원... 무엇을 의미하나

자유한국당 정당 해산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폭주하고 있다. 단 하루만에 55만 명 이상이 청원에 합류하더니 30일 오전 9시 15분 기준으로 드디어 100만 명을 돌파한 것이다. 포털사이트에서는 국민청원이 하루 종일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으며, 국민청원 게시판은 접속자 폭주로 서버가 한동안 마비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청원인은 "자유한국당을 해산시켜 나라가 바로 설 수 있기를 간곡히 청원한다"며 "한국당은 국민의 막대한 세비를 받는 국회의원으로 구성됐음에도 걸핏하면 장외투쟁과 정부의 입법을 발목잡기하고 소방에 관한 예산을 삭감하는 등 정부가 국민을 위한 정책을 시행하지 못하도록 사사건건 방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청원에 동참한 인원이 공식답변 요건을 충족하는 20만 명을 이미 넘어섰기에 청..

생각의 편린들 2019.04.30

소련 우주정거장 살류트 7호의 뒷이야기 '스테이션 7'

소련이 대기권 밖 궤도로 쏘아올린 우주정거장 ‘샬류트 7호’에 이상이 감지됐다. 급작스레 작동을 멈춰 관제센터의 제어마저도 불가능하게 된 것이다. 궤도를 이탈한 덕분에 일정 시간이 지나면 지구에 추락하게 되는 매우 긴박한 상황이었다. 때마침 패권 경쟁국 미국이 왕복우주선 첼린지호를 발사하는 시점과 맞물리면서 소련 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뿐만 아니다. 고장 난 우주정거장의 잔해가 어디로 떨어질지 몰라 지구촌 전체가 술렁거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방부와 관제센터가 머리를 맞댔다. 추락 그 자체도 문제였지만 자칫 관련 기술이 미국에 유출될 우려가 점쳐지는 건 더욱더 큰 골칫거리였다. 이에 따라 소련 국방부에서는 다소 성급한 방안을 제시했다. 못쓰게 된 우주정거장을 격추시켜 안전하게 바다에 ..

배달 앱 할인 이벤트가 즐거우신가요?

최근 배달 앱 반값 할인 혹은 공짜 이벤트가 연일 계속되면서 소비자들이 반색하고 있다.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배달 앱 시장의 가격 경쟁이 불붙은 덕분이다. 행사 첫 날 두 앱 모두 서버가 마비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이벤트를 통해 다양한 음식을 주문한 네티즌들의 경험담이 쇄도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배달 앱 시장 규모는 2013년 3천347억 원에서 지난해 3조 원으로 5년만에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국내 배달 앱 이용자 역시 같은 기간 87만 명에서 2천500만 명으로 29배나 폭증했다. 가히 폭발적이라 할 만하다. 이러한 성장세 덕분에 현실적으로 배달기사를 고용하기 힘든 업체들도 배달 대행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관련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배달 대..

생각의 편린들 2019.04.22

세상과의 소통 거부하고 방안에 갇힌 '은둔형 외톨이'

2018년 10월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가 운둔형 외톨이로 알려지면서 사회적으로 고립된 그가 스트레스를 해소할 기회를 찾지 못해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결국 극단적인 폭력성을 드러낸 것이라며 일각에서는 끔찍한 범죄의 원인을 은둔형 외톨이로 돌린 바 있다. ‘은둔형 외톨이’는 집안에만 틀어박힌 채 외부와 인간관계를 맺지 않고 6개월 이상 사회적 접촉을 하지 않은 사람들을 통칭하는 용어다. ‘히키코모리’라고도 불리는 은둔형 외톨이는 핵가족화와 디지털 확산 등 사회 구조 및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사회병리적 현상으로 이해된다. 그러다 보니 은둔형 외톨이들은 범죄와 쉽게 연관 지어지곤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가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잘못된 시선을 갖고 있다며 보다 따뜻..

생각의 편린들 2019.04.21

흐뭇한 감동과 유쾌한 웃음 선사해주는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어릴 적 부모를 여읜 지체장애인 세하(신하균) 그리고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은 지적장애인 동구(이광수), 이들은 한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복지원에서 보호를 받으며 살아가던 참이다. 복지원 운영을 총괄하던 신부(권해효)의 관심과 보살핌은 남달랐다. 그중에서도 세하와 동구를 향한 사랑은 더욱 각별했다. 덕분에 두 사람은 녹록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마치 한 몸처럼 서로를 의지하며 삶을 부지할 수 있었다. 시간은 쏜살같이 흘렀다. 두 사람은 어느덧 성인으로 훌쩍 성장하였으며, 그 사이 신부님은 세상을 떠나고 만다. 주인을 잃은 복지원, 이로 인해 함께 생활하던 원생들 대부분은 다른 시설로 뿔뿔이 흩어져야 했으며, 세하와 동구 역시 자립이라는 또 다른 길을 선택해야 했다. 한 몸처럼 살아온 지체장애인과 지적장애인 영..

가족의 존재를 돌아보게 하는 영화 '60일의 썸머'

재훈(연준석)은 아버지(하성광)와 단 둘이 살고 있는 19세 청년이다. 어느 날 아버지가 두 달 동안 미국에 가게 됐는데, 이참에 집도 정리할 계획이란다. 혼자 남은 재훈의 돌봄이 문제였다. 아버지는 결국 재훈으로 하여금 할아버지(장광) 집에서 두 달 동안 신세를 지도록 했다. 뜻하지 않은 할아버지와 손자의 조건부 동거는 이렇게 시작된다. 영화 는 아버지의 급작스러운 미국행으로 인해 두 달 동안 집을 비우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할아버지 집에 얹혀살게 된 19살 소년 재훈과 할아버지 사이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감동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사실 재훈의 할아버지 집 방문은 두 사람 모두에게 다소 뜬금없는 상황이었다. 왜냐하면 재훈의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특별한 사정으로 인해 진작부터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