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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에 고마워해야 하는 이유

‘선생님은 우리가 가진 고유한 색들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이제 우리가 선생님이 색을 볼 수 있도록 도울 차례다’ 학생들이 들고 있는 현수막에 쓰인 글귀 내용이다. 미국의 한 고등학교 축제에서 자신들을 지도해온 선생님이 색맹임을 뒤늦게 알게 된 학생들이 용돈을 한 푼 두 푼 모아 색 보정 안경을 선물하였고, 이를 착용한 선생님이 주저 앉은 채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는 사연이 언론보도를 통해 전해진 것이다. 많은 사람들에게는 색을 보고 이를 구별하는 일이 별것 아닌 사안으로 다가올지 모르나 색각이상자에게는 결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단순히 색을 보고 구별해내는 평범한 일상 그 자체가 남다른 의미로 다가오게 하는 것이다. 색각이상자가 겪어야 하는 고충은 생각 이상으로 크다. 사회가 여..

그냥 저냥 2018.11.19

인천 중학생 추락사 사건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인천에서 또래 학생을 집단 폭행한 뒤 15층 높이의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져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고작 중학생에 불과한 또래 아이들은 어쩌다가 이런 끔찍한 범죄 행위를 저지르게 된 걸까? 요즘 아이들이 유독 문제투성이라 그런 걸까? 그러나 청소년 문제는 비단 어제 오늘만의 것이 아니다. 일찍이 5000년 전에 이미 '요즘 것들은 싸가지가 없다'며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일갈하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우선 숨진 학생의 가정환경 등 배경부터 살펴 봐야 할 것 같다. 숨진 아이는 엄마가 러시아인으로, 이른바 다문화가정의 자녀였다. 엄마와 단 둘이서 생활하는 한부모가정이기도 했다. 요즘 말로 치자면 '인싸'가 아닌 '아싸'에 가깝다. 여기서 '인싸'란 조직이나 또래 집단에서..

생각의 편린들 2018.11.18

필요는 발명을 촉발시킨다

근래 환경오염 문제가 크게 부각되고 있다. 무분별한 플라스틱의 사용으로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으며, 이러한 결과는 결국 부메랑이 되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는 매우 현실적인 인식이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커피전문점 등에서는 플라스틱 일회용 컵 및 빨대 사용을 줄이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모양새다. 온갖 아이디어들이 꽃피고 있다. 필요가 발명을 촉발시키고 있는 것이다.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로 만들어진 친환경 제품이 선을 보였다. 더 나아가 물이나 커피 등을 담는 용기를 아예 병째 먹는 혁신적인 제품도 개발되고 있다. 해초로 만든 물주머니인 '오호(Ooho)'라 불리는 제품이 바로 그에 해당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9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해로우마라톤에서 페트병에 담긴 물 대신 이 ..

기계치란 말야 2018.11.17

먹는 행위에 대한 진지하지 않은 고찰

우리 삶에서 먹는 행위가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우리는 보편적으로 아침, 점심, 저녁 등 시간대별로 매 끼니를 챙겨 먹곤 한다. 즉, 오전 활동은 아침식사, 오후 활동은 점심식사, 그리고 저녁 이후의 활동은 저녁식사가 일종의 시간대별 일과의 분수령 역할과 동시에 에너지를 불어 넣어주는 임무까지 담당한다. 하지만 하루 중 식사시간이 실제로 차지하는 비중은 사실 보잘 것 없다. 한 끼당 한 시간씩으로 넉넉히 늘려 잡는다 해도, 기껏해야 하루 3시간가량에 불과하다. 그러니까 하루 일과 중 대략 8분의1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순수하게 먹는 행위 그 자체만을 시간에 빗대어 놓고 봤을 때 그렇다는 얘기다. 그러나 알고 보면 먹는 행위는 우리의 삶에서 매우 값진 역할을 담당한다. 이를테면 "식사는 하셨나요..

그냥 저냥 2018.11.15

ARS의 상투적인 기계음이 싫다

AS 때문에 1588로 시작되는 모 기업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더니 대뜸 낯익은 기계음부터 들려온다. 이 기계는 별로 알고 싶지도 않은 정보들을 사전 양해도 없이 주구장창 읽어대더니 한참 지나고 나서야 필요한 서비스를 선택케 하는 기회를 흡사 선심 쓰듯 제공해준다. 해당 번호를 입력했더니 또 다시 도움이 될 법하지 않은 잡다한 정보들을 기계음이 반복해서 읊어댄다. 아마도 해당 기업은 이조차 기업 홍보나 제품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마찬가지로 한참 지나고 나서야 또 다시 필요한 서비스를 선택케 하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상담 직원과 직접 연결되기까지 수 차례에 걸쳐 비슷한 단계를 밟아야 했다. 여기까지 오는 데 걸리는 시간 만해도 족히 1분은 더 소요된 듯싶다. 이 바쁜 세상에 해당 서비스..

생각의 편린들 2018.11.12

대중의 감정을 들었다놨다 하는 힘의 원천, 백종원의 골목식당

지난 7일 방송된 SBS 본격 거리 심폐소생 프로젝트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홍은동 포방터시장' 편이었다. 앞에는 홍제천이 휘돌아 감고 있고 뒤로는 북한산이 펼쳐져 있는 전형적인 배산임수형의 조용한 마을인 이곳은 주거 지역이라 여느 상권처럼 사람들이 끊임없이 몰려드는 시끌벅적한 공간이 아니다. 오히려 왠지 푸근한 인심이 살아 있을 것 만 같은 한적한 시골 마을을 연상케 하는 곳이다. 이렇듯 주거 환경이 뛰어나다는 건 반대로 말하자면 사업 여건은 그다지 좋지 못하다는 의미일 수 있다. 유동인구가 한정돼 있는 탓이다. 백종원의 진단이 내려지게 될 이곳 포방터시장 골목 네 곳의 식당 가운데 가장 먼저 막창집이 선정됐다. 사전 예고 없이 우산으로 얼굴을 가린 채 들이닥친 백종원의 짓궂은(?) 깜짝 등장에 식당..

그냥 저냥 2018.11.11

공존의 가치를 위해 '말이 칼이 될 때'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은 매우 상징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우선 그동안 여성을 향한 노골적인 편견을 혐오표현으로 드러내던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적인 증오범죄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다. 물론 이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여혐이냐 아니냐의 논쟁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해당 사건에 대해 당시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은 여성혐오로 단정지어선 안 된다는 입장을 피력하였으며, 검찰 역시 여성혐오가 아닌 정신질환에 의한 범죄라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렇다면 남성들은 해당 사건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여혐이 아니라는 데도 자꾸만 여혐으로 낙인을 찍는 여성들의 행태가 못마땅하지 않았을까? 어쨌거나 남성들에게 있어 이번 사건은 공포나 위협과 같은 특별한 감흥으로 다가올 리 만무하다. 약자가 아닌 ..

점차 현실로 다가오는 특성화고의 존립 위기

108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덕수고가 큰 변화를 맞이할 전망이다. 덕수고는 현재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일반계와 취업을 목표로 하는 특성화계로 나뉜 종합고등학교의 형태를 띠고 있다. 그 가운데 일반계만 송파구에 위치한 위례신도시로의 이전을 추진, 덕수고라는 이름을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명문 직업계고인 덕수상고의 명맥은 이로써 완전히 끊길 전망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러한 결과를 빚게 한 것일까? 그리고 이는 무엇을 상징하는 것일까? 우선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라는 사회의 구조적인 변화와 특성화고를 둘러싼 다양한 이슈들로 인한 인기 하락 요인에 의해 이러한 결과가 빚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덕수고의 학생수는 2015년 433명이었던 것이 올해 240명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생각의 편린들 2018.11.09

진작 할 걸 그랬어

유명 아나운서에서 책방 주인으로, 다시금 작가로 거듭난 김소영, 그녀가 MBC에 입사한 건 지난 2012년의 일이다. 입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간판 뉴스 진행을 꿰차는 등 승승장구하게 된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그녀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만다. 권력의 하수인 역할을 자처하던 방송국 경영진의 눈밖에 나는 바람에 방송 출연 금지 조치를 당한 것이다. 안타깝게도 사무실 책상에 앉아 그녀가 하루종일 할 수 있는 일이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원래부터 책을 좋아했고 책읽기가 습관이었던 사실이 그나마 위안으로 다가왔다. 반 강제적으로 회사 도서관을 들락거리는 신세가 돼버린 것이다. 덕분에 그토록 좋아하던 책만큼은 원없이 읽게 됐다. 책이 존재했기에 당시의 고통을 어느 정도는 극복할 수 있었던..

꽃중년이 되고 싶으세요?

나이가 들어 중년에 이르면 몸 여기저기가 삐그덕거리기 시작하고, 가늘었던 몸매마저 원래의 선을 기억하지 못할 만큼 일순간에 와르르 무너져버리곤 한다. 배는 불룩해지고 옆구리의 가죽은 더욱 두터워져 심지어 기존에 입던 옷마저 입을 수 없게 된다. 음식 섭취량이 특별히 늘어난 것도 아닌데 어느 순간 무너져내린 자신의 몸을 바라보면서 한숨이 절로 나오기 일쑤다. 하지만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나이가 들면 성장호르몬이 줄어드는 까닭이다. 그에 따라 체내 근육량도 감소하기 마련이다. 중년 이후 해마다 1%씩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활동량도 젊은 시절만 못하니 근육량의 감소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다. 이는 생명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열량인 기초대사량마저 줄어들게 하는..

그냥 저냥 2018.11.05

'바람이 불어오는 그 거리에서' 대구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묘하게도 '김광석'이라는 이름 석자는 요즘 같은 계절에 더욱 끌린다. 그가 남긴 노래 대부분이 유독 감성적이라 그런 걸까? 다큐멘터리 3일 '바람이 불어오는 그 거리에서' 편에서 흘러나오던 김광석의 노래 '거리에서'는 무뎌진 감성을 다시금 예리하게 다듬어준다. KBS '다큐멘터리 3일' 프로그램 속에서 인터뷰에 응한 인터뷰이들은 한결같이 김광석 노래에 추억 하나씩을 묻어둔 듯 눈물을 글썽이기 바빴다. 왠지 남의 일 같지 않아 이를 바라보던 내 눈도 괜스레 붉게 충혈된다. 주책인 걸까? 누군가는 힘들었던 시기에 위로가 되어주어 그렇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노래 자체가 마치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는 듯싶어 노랫말만으로도, 아니 김광석 이름 석 자만 꺼내도 왠지 감상에 젖어들곤 하는 듯싶다. 김광석, 그가 우..

티스토리, 실망스럽다

플랫폼, 요즘 부쩍 유행하는 용어 가운데 하나다. 공급자는 수요자가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기반을 제공해주고, 이들 모두가 함께 참여, 상호작용을 통해 진화해 나가며 새로운 가치와 혜택을 모색해보는 상생의 생태계다. 사용자로 하여금 글을 쓰게 하는 블로그 서비스도 일종의 플랫폼이다. 현재 꽤 많은 종류의 블로그 서비스가 존재한다.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블로그는 각 포털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일 테고, 그밖에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곳도 여럿 존재한다. 최근에는 블록체인 기술인 가상화폐를 토대로 구축된 블로그 서비스도 등장했다. 내가 현재 주로 이용하고 있는 글쓰기 플랫폼은 카카오에서 운영하는 티스토리다. 어느덧 햇수로 5년차다. 그동안 무수한 일들이 있었다. 주변 환경도 변화무쌍했다. 처음 이곳에 발을 ..

기계치란 말야 2018.11.04

작은 키 때문에 불만이시라고요?

지난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사람의 마음은 본디 간사한 까닭에 본격 가을의 끝자락을 알리는 최근의 기후 환경에 흡족해 하며 당시의 고통을 금세 잊고 있겠지만, 어쨌거나 여름철에는 정말로 딱 죽지 않을 만큼 무더웠던 것 같다. 지구의 지표면은 이론상 흡수한 태양에너지의 일부만 받아들이고 대부분을 방출시켜야 하나 온실효과로 인해 이를 온전히 방출하지 못하고 뜨거운 열에너지를 그대로 떠안은 채 복사열을 내뿜었던 탓이다. 그렇다면 지표면에 가까워질수록 지구의 복사열에 영향을 크게 받게 될 테고, 그와 반대로 지표면과 멀어질수록, 그러니까 지표면으로부터 일정 수준의 거리만큼 벗어나 태양과 보다 가까워질수록, 태양의 열에너지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되는 게 아닐까? 물론 사람의 신체적 제약 조건 내에서의 거리 기준으..

그냥 저냥 2018.11.04

미닫이문에 담긴 작은 배려

미닫이문은 문이 레일 위를 수평으로 이동, 개폐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이를 열고 닫을 때 특별히 별도의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다. 즉, 여닫이문처럼 문을 활짝 열 경우 문짝이 회전하는 반경만큼의 공간을 차지하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물론 누군가에게는 이러한 방식이 불편하거나 수고로움을 초래하는 결과물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단순히 앞으로 당기거나 밀면 쉽게 열리는 구조를 굳이 힘을 들여 옆으로 쭉 밀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확인해보지 않아 정확히 알 수는 없는 노릇이나, 미닫이문을 열 때 여닫이문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될지도 모른다. 아울러 설치 비용 또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여닫이문에는 굳이 필요 없는 레일을 깔아야 하는 탓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이 미닫이문에는 유독 사람을..

그냥 저냥 2018.11.03

달달한 커피믹스가 좋다

커피믹스는 우리나라가 개발한 몇 안 되는 세계최초의 제품 가운데 하나다. 지난 1976년 우리가 익히 아는 커피믹스의 대명사격인 바로 그 회사가 이를 개발했다. 휴대가 간편하고 보관이 용이한 데다가 언제 어디서나 뜨거운 물만 있으면 손쉽게 타서 마실 수 있는 편리함이 부각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 것이다. 비록 예전만 못하다지만, 누가 뭐라 해도 커피믹스는 여전히 한국인이 가장 즐겨 찾는 커피다. 이는 통계 결과로도 입증된다. 1인당 커피 소비는 연간 500잔 이상이다. 국민 전체가 1년 동안 마신 커피를 잔수로 헤아려보니 대략 265억 잔에 달한다고 한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커피 시장의 규모는 11조7400억 원이었다. 종류별로는 커피믹스가 130억5000만 잔으로 가장 ..

그냥 저냥 2018.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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