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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말모이' 겨레말큰사전 편찬 사업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1940년대 일제강점기, 우리말 사용이 엄격히 금지된 상황에서 조선어학회 회장 류정환(윤계상)은 ‘우리말큰사전’ 편찬을 위해 전국의 방언들을 모으는 작업을 일제가 눈치 챌 수 없도록 비밀리에 수행 중이었다. 회장과 회원들은 전국 팔도를 몸소 돌아다니면서 방언을 수집하는 수고로움을 자처했다. 북한 지역이라고 하여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 땅이라면 그곳이 어디가 되었든 기꺼이 발품을 팔았다. 우리의 혼이 깃든 언어를 잃지 않기 위한 이들의 노력은 눈물 겨웠다. 영화 에서는 류정환 회장이 일제의 눈을 피해 몰래 북한 지역에 들어가 현지에서 우리말을 지키려는 지식인과 학자들을 만나고, 그들이 애써 수집한 우리말을 차곡차곡 모으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렇듯 더없이 귀한 자료들이 모이고 모여 어느덧 ‘말모이’가 된 셈..

SKY캐슬로 대변되는 우리 교육 현실 바꿀 수 있나

둘째 아이는 어릴 적에 자주 넘어졌다. 말도 늦게 트였고 운동신경도 느린데다 성장도 보통 아이들보다는 조금 더뎌서 처음에는 막연히 그런 이유 때문인 줄로만 알았다. 4살 이후면 혼자서 충분히 걸어 다닐 수 있는 시기였음에도 툭하면 넘어졌다. 문제는 넘어질 때마다 스스로의 신체를 보호하지 못해 자꾸만 머리를 땅에 부딪치는 것이었다. 그럴 때마다 나의 가슴은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충격으로 큰 혹이 생기거나 구토를 하는 바람에 병원에 가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CT를 찍고 의사가 괜찮을 거라는 진단이 나와야 비로소 안도의 숨을 내쉬곤 했다. 나 스스로를 책망하는 일이 잦아졌다. 왜 자꾸 넘어지느냐며 아이를 채근하기도 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 아이는 눈이 안쪽으로 몰리는 선천성 사시였다. 그 때..

불청 막내 최민용의 거침없는 도끼질 '불타는 청춘'

겉으로 봤을 땐 매우 조심스러운 등장이었다. 영하 21도까지 기온이 곤두박질친 한반도의 정중앙 강원도 양구, 새벽 4시50분에 나타난 한 남자, 그는 조용히 자신의 짐을 챙겨 산골의 조용한 한 주택으로 향했다. 양구는 시래기로 유명한 곳이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불청 멤버들이 묵게 될 숙소 앞마당에는 정성스레 수확한 시래기들이 혹독한 양구의 겨울 추위와 바람을 이겨내고 더욱 맛있는 담금질을 기다리며 주렁주렁 매달려있었다. 우리만의 시골 정취가 물씬 풍기는 이곳에, 그것도 야심한 시각에 한 남자가 불쑥 나타난 것이다. 일제히 잠들어있는 주변의 생물들을 깨울까봐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긴 그는 과거 MBC 청춘 시트콤 과 를 통해 '짠돌이' 캐릭터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던 탤런트 '최민용'이었다. 15일 방영..

그냥 저냥 2019.01.16

조금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지금 당장 해야 할 것

일상 속에서 메신저를 확인하고 상대방과 단지 몇 마디만을 나누었을 뿐인데, 시간을 확인하는 순간 화들짝 놀라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인터넷 검색창에서 찾고자 하는 단어를 입력, 결과가 화면에 뿌려지고 필요한 정보를 이미 획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틈엔가 전혀 엉뚱한 사이트를 뒤지면서 길을 잃은 채 방황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어이가 없어 헛웃음을 지었던 경우도 다반사다. 이렇듯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굳게 먹고서도 가끔 의미 없는 일에 몰두하면서 시간을 빼앗기는 현대인들이 즐비하다. 물론 우리 스스로를 탓하기엔 무리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대체로 그로부터 벗어날 수 없도록 돼있기 때문이다. 뚜렷한 목적을 갖고 PC나 스마트폰의 전원을 켜더라도 어느 순간 의도치 않은 것에 한눈을 팔며 영양가 없는..

그냥 저냥 2019.01.15

아날로그의 반격인가 생존 위한 몸부림인가

“레코드판으로 음악을 듣는 행위는 하드 드라이브의 음악을 꺼내 듣는 것보다 더 큰 참여감을 주고, 궁극적으로 더 큰 만족감을 준다. 레코드판이 꽂힌 서가에서 앨범을 골라 디자인을 꼼꼼히 들여다보다가 턴테이블의 바늘을 정성스레 내려놓는 행위, 그리고 레코드판의 표면을 긁는 듯한 음악 소리가 스피커로 흘러나오기 직전 1초 동안의 침묵. 이 모든 과정에서 우리는 손과 발과 눈과 귀, 심지어 (레코드 표면에 쌓인 먼지를 불어내기 위해) 가끔은 입도 사용해야 한다. 우리가 가진 물리적인 감각을 더 많이 동원하게 되는 것이다. 레코드판이 주는 경험에는 계량화할 수 없는 풍성함이 있다.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더 재미있는 경험이다.” 데이비드 색스가 쓴 책 ‘아날로그의 반격’ 서문의 일부다. 뼛속까..

그냥 저냥 2019.01.14

동물보호단체 케어 사태, 안타까운 이유

동물보호단체 ‘케어’의 안락사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케어 대표 사퇴를 위한 직원연대'는 지난 12일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소연 케어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여론 수렴 기능을 톡톡히 하고 있는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도 케어를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언론에 보도된 내용과 케어 직원의 주장을 종합해볼 때 케어는 안락사에 대한 명확한 매뉴얼이나 규정 없이 의사결정권자, 즉 박소연 케어 대표와 일부 관리자의 임의적 판단에 따라 안락사를 시행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50여 마리의 동물이 안락사되었으며, 지난 한 해에만 80여 마리가 처분된 것으로 밝혀졌다. 여건상 여력이 없었음에도 무리하게 구조 활동이 이뤄지면서 건강하고 문..

생각의 편린들 2019.01.13

마지막까지 막장 드라마의 결을 놓지 않은 소신

사문서위조 및 살인미수 혐의로 지명수배자가 된 희대의 악녀 신화경(오승아)은 결국 노숙자 신세로 전락하고 만다. 긴 잠에서 깨어난 오상필(서인석) 곁에는 이제 아무도 남아있지 않게 됐다. 딸 연희(이일화)는 유학을 떠나기로 하였고, 손자인 도빈(김경남) 역시 미성그룹의 후계자가 되기보다 원래 있었던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다. 오상필의 오른팔 역할을 해오던 권실장(이주석)마저 그의 곁을 떠났다. 한편, 연희는 자신의 연적이던 한주원(김혜선)을 찾아가 그간의 일들에 대해 솔직한 심경을 토로하고 미안한 감정을 풀어놓으며 화해의 손길을 내민다. 주원은 방송 일에 복귀함과 동시에 예전의 명성을 되찾는다. 여전히 화경을 마음 깊숙한 곳에 간직해두고 잊지 못하던 재빈(이중문), 화경을 찾아나선 끝에 바다를 향해 쉼 없..

그냥 저냥 2019.01.12

새해 결심한 운동, 잘 하고 계신가요?

새해가 시작된 지도 10일이 훌쩍 지났다. 해가 바뀌며 굳게 다짐했던 일들이 벌써부터 작심삼일로 흐지부지되는 건 아닌지 한 번쯤 점검해봐야 하는 시기이다. 요즘에는 ‘우리’보다 ‘나’에 대해 조금 더 집중하고 투자하는 경향이 크다. 때문에 몸짱 열풍이나 동안 만들기도 어쩌면 그의 일환 가운데 하나일지도 모른다. 물론 외모지상주의나 마른몸매 부추기기 따위의 사회적 현상이 그의 이면에 자리하는 측면이 전혀 없지는 않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와는 별개로 나와 내 삶에 대해 관심을 갖고 노력을 쏟는 건 분명 바람직한 일이다. 운동이 가능한 공간과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건 사회의 변화상을 읽히게 하는 대목이다. 특히 2,30대 젊은 계층의 참여가 부쩍 늘었다는 사실은 저변 확대에 기여하는 바가 크므로 매우 ..

그냥 저냥 2019.01.11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 '말모이'

황국신민화정책의 일환으로 한글 사용이 엄격이 금지되고 이름마저도 일본식으로 바꿔야하는 창씨개명이 진행되던 서슬 퍼런 일제강점기, 조선어학회는 주시경 선생의 뜻을 이어받아 한글대사전 편찬을 위해 전국의 방언을 수집, 이를 표준화하는 말모이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소매치기를 일삼으며 수차례 옥살이를 경험한 김판수(유해진)는 근무 중이던 극장에서 해고당한 상태, 중학생 아들의 월사금 마련을 위해 무슨 일이든지 해야만 하는 처지였던 그는 과거 옥살이를 하며 낯을 익혔던 조선어학회의 큰 어르신 조갑윤(김홍파) 선생과 우연한 기회에 연이 닿으면서 학회의 잔심부름 등을 담당하는 인력으로 채용된다. 한편 학회 회장인 류정환(윤계상)은 매사 껄렁껄렁한 태도에 불성실하기까지 한 김판수가 영 탐탁지 않게 다가왔으나 그를 ..

삶에 낙이 없다는 친구에게 건네는 명함 한 장

지난해 티스토리 결산 당시 받았던 명함이 아직도 내 서랍 속에 고이 간직돼있다. 그동안 단 한 장의 외부 이탈도 없었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다른 티스토리 이용자에게 기회를 양보할 것이지 무엇 때문에 이벤트에 참여했느냐는 힐난이 들려올 법도 하다. 이를 간절히 원했던 이용자들이 부지기수였을 테니 말이다. 물론 나인들 이와 관련하여 할 말이 전혀 없지는 않다. 결산 이벤트에 당첨되고 명함을 손에 직접 건네받게 될 때까지만 해도 나 역시 명함을 과연 어디에 뿌려야 하는지 따위의 생각으로 꿈에 부풀어있었다. 친구는 물론이고, 지인들에게 죄다 뿌려야지 하면서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정말이다. 허나 웬걸, 막상 명함이 내 손에 쥐어지니 생각이 180도 달라지는 게 아닌가. 무언가 복잡 미묘한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

그냥 저냥 2019.01.09

균형감각 잃은 KB국민은행 파업 향한 시선

우리 사회에서 소위 가진 자들의 갑질은 잊을 만하면 불거지는 사안이다. 그럴 때마다 사회적 공분이 들끓곤 한다. 많은 사람들이 갑질에 분노하고 을을 감싸 안는 것은 인간이 근본적으로 약자를 두둔하려는 심성을 지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우리 스스로를 을이라는 처지에 가둬두고 자신과 비슷하다고 여기는 계층에 대한 괴롭힘을 차마 견디기 어려워하는 경향이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즉, 우리처럼 평범하기 짝이 없는, 이른바 보통사람들은 스스로를 늘 을이라 여기는 경향이 있다. 물론 이 또한 그때그때마다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경향이 크지만 말이다. 균형 감각이 결여된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당신을 포함한 세상사람 모두는 각기 처한 환경에 따라 갑..

생각의 편린들 2019.01.08

화제만발, 2019 골든글로브 시상식

지난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베벌리힐스 힐튼 호텔에서 제76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진행됐다. 이번에도 다양한 이슈들로 넘쳐났는데, 그중에서도 행사장에 울려 퍼진 의외의 우리말은 단연 화젯거리였다. “엄마 아빠 사랑해요” BBC 아메리카가 방영한 드라마 ‘킬링 이브 시즌2’에서 이브 폴라스트리 역을 맡은 한국계 배우 산드라 오가 TV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이다. 일찌감치 퀸의 본고장 영국마저 제쳐버린 대한민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전 세계 흥행 1위 국가다. 입소문을 타며 재관람 열풍까지 부는 등 우리나라에 록밴드 퀸의 신드롬을 몰고 온 이 영화 역시 이번 시상식을 통해 작금의 현상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입증시켜주었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린 것이다. 영화..

그냥 저냥 2019.01.08

유시민, 그의 선택을 존중하고 환영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대중들에게 있어 정치인이란 정치혐오를 불러일으키고 부풀려온 주체로 각인돼있다. 그도 그럴 것이 정치인 하면 일반적으로 권력을 누리고 그에 기대어 비리를 저지르면서 본인은 호의호식, 그리고 주변인들은 호가호위하는 집단 이미지로 그려져 있다. 주권자가 아닌 자신의 개인적인 부귀영달만을 위해 정치 행위를 일삼곤 해왔기 때문이다. 안타깝지만 다수의 정치인들은 여전히 이러한 목적으로 현실 정치에 뜻을 품고 있기도 하다. 올바른 한 표 행사가 중요한 건 다름 아닌 이 때문이다. 대중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정치인은 수많은 직업인들 가운데 늘 신뢰도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한국CSR연구소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발표한 ‘일반인 신뢰지수’에 따르면 2..

생각의 편린들 2019.01.07

롱패딩 유감

동창회 등 모임에 나가면 꼭 입고 간 옷의 뒷덜미를 들춰보거나 옷의 왼쪽 날개를 굳이 펼쳐놓고 브랜드를 확인해보는 친구가 있다. 간만에 만난 녀석인데, 사람이 반가운 게 아니라 내가 입고 있는 옷의 브랜드가 무엇인지 더 궁금했던 모양이다. 짐작컨대 지금 입고 있는 옷의 브랜드를 통해 나의 경제력을 가늠해보고자 하는 행위였음이 틀림없다. 나쁜 놈.. 정작 함께 수업을 들으며 학창 생활을 할 땐 잘 몰랐었는데, 사회생활에 몸담고 조금 더 성장한 뒤 이런 모습이 있었음을 뒤늦게 인지하게 된 것이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속물적이기에 기분이 언짢게 다가올 수도 있는 사안이지만, 우리의 오래된 인연은 이러한 허물마저도 기꺼이 덮어버리곤 한다. 하물며 어른들도 이럴진대 한창 성장하는 멋모르는 아이들은 어떨까? 더하면..

그냥 저냥 2019.01.07

내가 머리 염색을 하지 않는 이유

요즘 미용실에 가면 가끔 듣는 소리가 있다. 흰 머리카락이 제법 많아졌단다. 내가 볼 땐 그다지 차이가 없는 것 같은데 말이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흰 머리카락은 정면보다 귀밑머리나 두정부 등 눈길이 잘 가지 않는 곳부터 점령해 들어오기 때문이다. 잠깐 한눈을 파는 사이 원래의 것보다 이 돌연변이 녀석들의 숫자가 훨씬 많아지기 십상이다. 그러니 특별히 신경을 기울이지 않는 이상 내 눈에 띄지 않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노릇이었다. 아내도 제법 희어진 내 옆머리를 살피면서 놀라움을 표현해오곤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나대로 화들짝 놀라야만 했다. 그나마 미용실 헤어 디자이너가 아직은 염색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작은 위안을 느낄 뿐이다. 예전 같았으면 흰 머리카락은 노년의 상징이자 존경..

그냥 저냥 2019.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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