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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편린들 1276

전 국민 진료 정보가 모두 털렸다

우리나라 인구의 88%에 해당하는 약 4400만명의 환자 개인정보 및 진료 처방 등이 담긴 정보 47억건이 해외에 무더기로 유출되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잊을만 하면 한 번씩 터지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 사실 그다지 놀라운 일은 아니다. 워낙 다양한 영역에서, 아울러 수많은 주체들이, 그동안 우리의 개인정보를 인정사정 없이 농락해 왔으니 말이다. 하지만 환자 개인정보나 병원 및 약국의 진료기록 따위는 여타의 정보와 비교해 그 차원이 달라 상당히 민감하게 와닿는다. 타인에겐 알리고 싶지 않은, 혹은 알려지게 되면 치명적일 수 있는, 지극히 은밀하며 사적인 영역인 탓이다. 이번 사태를 절대로 가벼이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병원이나 약국에 단 한 차례라도 진료기록을 남..

생각의 편린들 2015.07.27

'셀프디스' 나선 야당, 이미지 변신 성공하려면

일본 최대 야당인 민주당과 우리나라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여러모로 비슷한 구석이 많다. 현재 두 당 앞에 놓인 정치 지형이 상당 부분 닮아 있는 탓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1997년 대선을 통해 정권 창출에 성공한 이래 2007년 대선에서 참패하며 집권당의 지위를 잃은 바 있고, 이후 치러진 대부분의 선거에서 연거푸 패배하며 10% 내지 20%대의 지지부진한 지지세를 등에 업은 채 어렵사리 제1야당이라는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일본 민주당이 처한 상황 역시 새정치민주연합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민주당은 2009년 일본 집권당의 지위에 오른 뒤 2012년 총선에서 참패, 자민당에게 정권을 내주며 야당으로 전락한 이래 고작 10%대의 지지율로 힘겹게 버텨 오는 중이다. 국민들로부터 호응을 ..

생각의 편린들 2015.07.26

무기 SW 수출하는 일본, 본격 '보통국가' 되나

일본의 '보통국가'를 향한 움직임이 기민하다. 지난해 아베 내각은 공산권과 유엔이 금지한 국가, 국제분쟁 당사국 혹은 분쟁 우려가 있는 국가에 대해서는 무기수출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 '무기수출 3원칙'을 철폐하고, 수출을 가능케 한 '방위장비이전 3원칙'을 새로이 만들었다. 무기 기술 수출 족쇄를 푼 일본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미국, 영국, 호주 등과 잇따라 방위장비 공동개발 관련 협정을 맺었으며, 지난 3월에는 프랑스와도 무기개발 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최근 일본기업인 미쓰비시 머티리얼이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강제노역을 한 미국 강제 징용자들을 찾아가 공식 사과한 데 이어 중국과 영국, 네덜란드, 호주 등 전쟁포로에 대해서도 사과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밝힌 데 반해, 우리나라 징용 피해..

생각의 편린들 2015.07.24

'수포자' 양산, 우리 교육 무엇이 문제인가

수학 공부를 단념한 채 이를 포기한 자를 줄여 우린 '수포자'라 일컫는다. 한편으로는 재치있는 표현이라 재밌게 와닿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왜 이런 용어가 대중들에게 회자되고 있는 것인지 알고 보면 참으로 씁쓸하다. 이런 유행어가 만들어진 채 시중에 떠돌고 있다는 건 그만큼 수학이란 교과에 짓눌린 아이들이 많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일반계 고교에 가보면 수업시간임에도 불구하고 70% 이상의 학생이 엎드려 자고 있거나 그도 아니면 딴짓 삼매경에 빠져있기 일쑤다. 일반 교과도 이럴진대 수포자가 다수를 이루는 황망한 환경에 놓인 수학 시간엔 더하면 더했지, 절대로 덜하진 않을 테다. 우리 아이들이 수학을 포기하게 되는 이유는 아이들 저마다의 끼처럼 다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보다 결정적이면서도 공통적인..

생각의 편린들 2015.07.23

외국인에 비친 '한국식 밤샘 문화', 그 빛과 그림자

한 해외 온라인 매체가 한국이 지구 최고인 이유를 동영상으로 제작하여 유튜브에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Buzz Feed가 제작한 'Reasons Korea Might Be The Best Country On Earth'라는 제목의 해당 영상 속에는 세계최대인 부산의 모 백화점, 인천공항, 밤샘 영업하는 우리의 클럽, PC방, 음식점, 시장 등이 등장하며 이를 통해 한국을 방문해야만 하는 근거들을 요목조목 제시하고 있다. 오색창연한 도심의 화려한 야경과 생기 넘치는 상점 그리고 맛깔스러워 보이는 식당이나 길거리 음식 등은 누가 보아도 흥겹고 마냥 즐거워 보이는 풍경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우리식 밤샘 문화에 대한 호감도가 가장 높다. 뉴욕과 비교하여 진정으로 잠들지 않는 도시는 서울뿐이라..

생각의 편린들 2015.07.22

난 아무 것도 안 하고 싶다

난 아무 것도 안 하고 싶은데, 더 격렬하게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은데, 온 나라가 여름휴가 때 여행을 다녀오라며 들썩인다. 심지어 대통령까지 나선 형국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3일 열린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정부 각 부처가 '국내여행 가기 운동'을 솔선수범하라"며 주문한 이후 실제로 각 부처마다 '여름휴가 국내 여행 가기'와 '하루 더 가기' 캠페인 따위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물론 정부 부처뿐 아니라 각 기업체에까지 이러한 분위기는 확산 중에 있다. 그런데 이 같은 현상, 왠지 기시감이 느껴지는 걸로 봐선 결코 낯설지가 않다. 지난 해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던 탓이다. 세월호에 이어 메르스라는 복병이 연속으로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으며 빚어지는 현상이기에 더욱 그렇다. 가뜩이나 수출 외..

생각의 편린들 2015.07.21

국정원 직원 공동성명, 왜 부적절한가

국정원 불법 해킹 의혹 파문이 현직 국정원 직원의 자살과 직원 일동의 공동성명 발표로 이어지며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습니다. 만약 이번 사건을 음모론적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의혹 투성이일 수밖에 없을 만큼 복잡 미묘하기 짝이 없습니다. 특히 이번 정부가 들어선 이래 정치적으로 미묘한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비슷한 사례가 반복돼 온 탓에 더욱 그렇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어쨌든 유능한 한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된 건,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안타깝기 짝이 없는 노릇입니다. 제아무리 국가 안보를 다루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 받았다고 해도 이 세상에서 사람 목숨보다 소중한 건 절대로 없기 때문입니다. 숨진 국정원 직원은 내국인에 대한 사찰은 전혀 없었다고 유서를 통해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관련 자료..

생각의 편린들 2015.07.20

대학가 '무감독 시험' 확산에 주목하는 까닭

지난 4월 서울대학교 중간고사 당시 불거졌던 집단 부정행위의 여파가 여전합니다. 사실 지성과 인재의 요람이라 일컫는 대학가에서의 부정행위는 비단 어제 오늘만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인간이 지닌 본성 때문에라도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엿보입니다만, 경쟁을 염두에 둔 시험의 속성상 지필시험이란 제도가 생긴 이래 이와 같은 문제는 지속돼 왔을 공산이 크며, 공교롭게도 문명의 이기가 부정행위 기술마저 더욱 발전시키는 추세이다 보니, 오히려 대학이 이를 막으려는 자와 이를 뚫으려는 자 간의 마치 첨예한 창과 방패의 대결의 장이라도 된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학기 잇따른 부정행위 파문으로 시끄러웠던 서울대의 일부 단과대가 '무감독 시험' 제도를 도입한다고 하여 주목 받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생각의 편린들 2015.07.19

술, 너에게도 열량 표시가 필요해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먹는 식품은 무얼까? 커피? 김치? 라면? 그런데 예상 외의 결과 때문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맥주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 소비가 아닌 생산실적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이기에 현실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은 감안해야 한다. 어쨌거나 반전에 가까울 만큼 놀라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언뜻 생각해 봐도 늘상 우리 식탁에 오르는 김치나 주식인 쌀 그리고 대한민국 사람들이 유독 좋아한다는 커피 따위가 수위를 차지할 듯싶은데 말이다. 이에 따르면 맥주는 지난 해 3조1937억원으로 1위에 올라 1조4589억원의 실적에 그친 소주를 가볍게 제쳤다. 그런데 2위마저 술이 차지하고 있다니 이 또한 놀라운 결과가 아닌가 싶다. 맥주와 소주에 이어 비로소 라면..

생각의 편린들 2015.07.16

국정원이 불법 해킹 의혹에서 살아남는 법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국가정보원의 해킹 툴 구입 의혹 건은 두 가지 측면에서 볼 때 굉장히 놀라운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우선 해당 소프트웨어의 해킹 능력은 입이 절로 벌어지게 만들 정도로 가공할 만하다는 사실을 꼽을 수 있다. 어느 정도냐면, 얼마 전 영화 속에서 보았던, 말 그대로 영화나 소설에서나 등장할 법한 장면들이 해당 의혹과 함께 고스란히 오버랩되는 탓이다. 허구 세계에서나 나올 만한 기술들이 실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혀를 내두르게 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이번 의혹은 근래 떠오르고 있는 생활 속 사물들 - 물론 아직은 대부분 전자기기 일색이다 - 을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정보를 공유하는, 사물 인터넷 환경이 주는 편리함의 이면에 감춰진 잠재적인 문제와 모순점들을 여실히 노출시키고 있는 ..

생각의 편린들 2015.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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