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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저냥 303

너무 막나가는 '도를 아십니까'

길을 걷는 도중 낯선 사람이 접근해 온다면 대개 두 부류다. 특정 종교를 알리려는 일종의 포교 활동(?) 아니면 이른바 '도를 아십니까'일 테다. 그런데 얼마전까지만 해도 도심 한복판에서나 만날 수 있던 '도를 아십니까' 그들을 근래엔 외곽 변두리인 나의 서식지에서도 자주 만나게 된다. 이게 어찌된 영문일까. 접근 방식도 나날이 발전하는 추세다. 길을 묻는 척 접근하는 경우는 차라리 식상하다. '어디서 많이 뵌 분 같다' 라거나 '선하게 생기셨다'라는둥 혹은 '복이 많게 생겼다'라고 하며 상대방을 치켜세워 관심을 끌어올리려는 다양한 신공이 선보이고 있다. 아주 오래 전엔 '도를 아십니까'라며 단도직입적으로 접근해왔던 적도 있었으니, 어찌 보면 시대적 변화 조류에 맞게 이 또한 적절히 변화하여 온 덕분에 ..

그냥 저냥 2014.05.15

봄밤 벚꽃 마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아내와 단 둘이 벚꽃 구경을 위해 집을 나섰다. 밤공기가 조금은 쌀쌀한 듯싶지만, 딱 기분 좋을 만큼이다. 벚꽃들은 더 이상 꽃잎을 활짝 펼 수 없을 정도로 만개해 있었다. 아직 4월 첫날인데.. 이 또한 지구 온난화 탓을 해야 할까? 그렇다면 올 여름은 또 얼마나 더우려고 이러는 걸까? 며칠만 더 있으면 벚꽃비를 맞을 수 있을 것 같다. 벚꽃비 흩날리는 장관이 기다려진다. 실은 화사한 벚꽃나무 밑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숨이 멎을 만큼 무척이나 황홀한 느낌이다. 봄날은 이렇게 한껏 무르익어가고 있었다.

그냥 저냥 2014.04.01

미국산 쇠고기 단상

난 육류를 그다지 즐겨하지 않는 편이야. 특히 지난 2008년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파동 이후 쇠고기는 더더욱 멀리하게 됐지. 물론 광우병 파동의 여파로 인해 국산 한우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며, 쇠고기 자체가 우리 같은 서민이 사먹기엔 너무 먼 당신이 돼버린 탓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 같아. 어쨌거나 미국산 쇠고기 만큼은 웬만하면 피하자는 주의야. 왜 그리 까탈스럽게 구냐고? 내가 원래 좀 쫌스러워서 그래, 잘난 너희들이 이해해야지, 안 그러면 어쩌겠니? 뒤에서 덧붙이긴 하겠지만, 이런 현상이 비단 광우병 탓만은 아닌 거야. 그런데 어제 저녁엔 꽤나 곤란한 일이 벌어졌지. 어머니께서 호주산 쇠고기를 맛있게 요리하는 식당이 있다고 하여 온 가족이 모처럼 외식을 하게 됐어. 초대형 간판과 넓고 깨끗한 ..

그냥 저냥 2014.03.31

나이듦에 대해

새해가 시작된 게 엇그제 같은데 어느덧 한 분기가 모두 끝나간다. 뭐가 이리도 빠른 걸까. 아직 한 분기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웬 호들갑이냐고? 그렇다면 곰곰이 생각해 봐봐. 지난 한 해가 얼마나 덧없이 흘러갔는가를.. 물론 지극히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추고 있거나 세월의 흐름에 둔감해도 될 만한 사람이라면 조금은 달리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긴 해. 하지만 난 달라. 나이가 들어갈수록 시간의 체감속도가 더욱 빨라진다더니 실제로 그런 느낌이 강하게 와 닿고 있거든. 최근 2-3년간은 빛의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휙휙 지나쳐버린 시간 덕분에 정말이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였어. 이러한 원리를 나름 진지하게 고민했던 철학자들의 고뇌가 충분히 이해될 만큼 울트라 초고속이었던 것만은 틀림없거든. 그들은 전체 삶에서..

그냥 저냥 2014.03.30

삼일절 나들이

삼일절 오후 인사동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뗄 때마다 제 의지에 의해 걷기 보다 주변사람들과 함께 휩쓸린 채 떠밀려 걷는다는 느낌이 외려 더욱 강하게 와닿을 정도였습니다. 아이들은 떨궈놓은 채 동생 내외와 저희 부부끼리만 동행했습니다. 오전엔 친척분의 칠순 행사에 참석하고, 평소 이런 일이 아니면 시내에 함께 나오기도 쉽지 않은 터라 모처럼만의 데이트 기회를 잡은 셈이지요. 한 분은 열심히 기타로 반주하고 있고, 또 한 분은 곁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함께하는 걸 보니 단순한 거리의 악사가 아닐 듯싶었습니다. 역시나 3.1절을 맞아 특별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네요. 위안부 할머니 돕기 행사였습니다. 소망나무에 자신의 지장을 찍고,..

그냥 저냥 2014.03.02

때아닌 겨울비에 몸 절반이 젖게된 사연

2월 첫날부터 나의 서식지엔 비가 추적추적 내렸어요. 오전 내내 날이 꾸물거리더니 오후로 접어들자 마침내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하더군요. 설 전날엔 음식 장만하느라 하루를 고스란히 헌납한 아내님을 위해 미약한 능력이나마 힘을 보태어 함께 만두를 빚어주었고, 저녁 늦게 일을 마친 뒤엔 가벼운 안마 봉사도 살짝 선을 보였답니다. 물론 큰 도움이 되지 못했으리란 생각에 그저 미안할 따름이지만요. 연휴 3일째 되는 날이 되어서야 약간의 시간적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리하야 겨울비가 구슬피, 아니 줄창 내리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콧바람도 넣고 아내님의 쌓인 피로도 풀겸 우린 하릴없이 서울 도심속으로 마실을 나갔더랬습니다. 빗줄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굵어지더니 마치 한여름에 내리는 소나기 마냥 꽤 많..

그냥 저냥 2014.02.02

'아뿔싸~' 건망증이 빚은 대참사

설 명절을 앞둔 택배사들, 일찌감치 택배접수를 마감했더랬습니다. 덕분에 급히 보내야 할 물건이 있었는데, 평소 애용해 오던 편의점택배를 이용할 수 없게 되었네요. 그런데 나중에 알아보니 오직 한 군데, 우체국에서만은 현장 접수를 받고 있었어요. '어머, 고맙다 우체국아~' 확인하자마자 보낼 물건 포장을 잽싸게 마치고 보다 빠르게 갈 요량으로 자전거에 올라탑니다. 룰루랄라 오늘따라 자전거는 왜 이리도 씽씽 잘 달려지나요. 가뿐하게 우체국에 도착한 전 대기 번호표부터 뽑았습니다. 헐~ 대기자 1인.. '이게 웬일이라니.. 이런 대목에 사람이 이리도 없다니 이건 분명 행운이야' 그러면서 바로 접수를 마쳤답니다. 직원분 왈, 다음날이면 물건은 상대방에게 도착할 거랍니다. 혹여 아무리 늦더라도 휴일인 다음날 배송..

그냥 저냥 2014.01.29

2013년 '새날이 올거야' 블로그 결산

ⓒhttp://www.presentationmagazine.com [429] 46 34 33 30 34 28 30 32 29 30 29 28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 11월 12월 1년 동안 259785자를 입력하셨습니다. 1분에 300자를 쓴다고 계산하였을 시, 약 144 시간 동안 글을 작성하셨네요! 200자 원고지 기준으로 1298장 분량이며, 원고 두께는 약 8cm 입니다. 1년 동안의 글을 문고판 시리즈로 낸다면 6권까지 낼 수 있겠네요. 저도 프로그램 돌려보았습니다. 요새 대세인 듯하여 따라쟁이가 따라해 보았습니다.^^ 요런 결과가 출력되는군요. 블로그 생활을 시작한 지도 어느덧 2년 가까이 되어 가는 것 같지만, 이런 프로그램이 존재하는 것조차 몰랐네요. 에고 ..

그냥 저냥 2013.12.29

사망한 스팀청소기와 새로 구입한 욘석, 무엇이 달라졌을까

일요일마다 벌이는 우리집 대청소, 진공청소기와 스팀청소기는 주로 내 담당이다. 뭐 딱히 역할을 정한 건 아니었는데, 우연히 각기 자신들에게 적합한 일을 찾아 맡게 된 이후 암묵적인 불문율이 돼버렸다. 그런데 지난 2007년 장만했던 스팀청소기가 맛탱이가 가버렸다. 이번이 벌써 두 번째다. 첫 번째 아팠을 땐 전문가의 손길을 통해 생명 연장이 이뤄졌었다. 지난해의 일이다. 하지만 욘석의 심장이 다시 멎어 버렸다. 고치는 비용을 계산해 보면 결국 새로 장만하는 게 정답이다. 실은 전자제품이든 옷이든 한 번 사면 10년은 거뜬히 사용해 왔던 터다. 그에 비하면 욘석은 그 수명이 너무 짧은 편이었다. 함께 사용하는 진공청소기는 벌써 19년째 버텨주고 있는 걸? 덕분에 스팀청소기를 새로 장만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

그냥 저냥 2013.12.11

브라질 월드컵 조추첨, 최상의 결과가 아닌 이유

7일 오전, 2014 브라질 월드컵 조추첨이 있었다. 조추첨은 월드컵 개최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리는 일종의 신호탄인 셈이다. 얼마후면 모두가 월드컵의 열기에 흠뻑 빠져들게 될 테니 말이다. H조에 배정된 우리나라, 역대 최상의 조라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벨기에, 러시아, 알제리와 한 조에 속하게 되면서 소위 말하는 축구계의 네임밸류 국가들을 교묘히 피해갈 수 있었기에 나온 평가들일 테다. 심지어 벌써부터 섣부른 16강 진출 찬가를 부르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 H조의 팀들이 과연 우리가 16강 제물로 삼을 만큼 호락호락하다 할 수 있을까? 객관적인 전력을 한 번 살펴 보자. 벨기에는 FIFA랭킹 11위, 러시아는 22위, 알제리는 26위에 랭크되어 있다. 피파 순위만을 놓고 볼 때 50위권 밖에 위..

그냥 저냥 2013.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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