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추석연휴 시작 이틀전부터 배가 더부룩 답답했다. 전날 마눌님과 오손도손 막걸리 한 잔을 걸치고 잔 터라 당연히 그로부터 비롯된 것이라 생각했고, 이는 평소 하루 정도 지나면 자연스레 없어지는 증상이었기에 크게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겼다. 허나 그 다음날도 배의 더부룩 증상은 큰 변화가 없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뭐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날 저녁, 그러니까 추석연휴 전날, 난 여느때와 같이 운동을 마친 뒤 샤워를 끝내고 노곤함을 느끼며 달콤한 잠에 빠져들었다. 그런데 잠결에 몸 어딘가가 몹시 불편하였고, 이 느낌은 점차 두렷두렷 살아나며 갈수록 또렷하게 자신의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온 신경이 그쪽을 향하고 있었다. 결국 잠을 깨야 했다. 대략 새벽 두 세시쯤 된 듯싶다. 배의 더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