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저냥

사망한 스팀청소기와 새로 구입한 욘석, 무엇이 달라졌을까

새 날 2013. 12. 1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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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마다 벌이는 우리집 대청소, 진공청소기와 스팀청소기는 주로 내 담당이다.  뭐 딱히 역할을 정한 건 아니었는데, 우연히 각기 자신들에게 적합한 일을 찾아 맡게 된 이후 암묵적인 불문율이 돼버렸다.  그런데 지난 2007년 장만했던 스팀청소기가 맛탱이가 가버렸다.  이번이 벌써 두 번째다.  첫 번째 아팠을 땐 전문가의 손길을 통해 생명 연장이 이뤄졌었다.  지난해의 일이다.  하지만 욘석의 심장이 다시 멎어 버렸다.  고치는 비용을 계산해 보면 결국 새로 장만하는 게 정답이다.

 

 

실은 전자제품이든 옷이든 한 번 사면 10년은 거뜬히 사용해 왔던 터다.  그에 비하면 욘석은 그 수명이 너무 짧은 편이었다.  함께 사용하는 진공청소기는 벌써 19년째 버텨주고 있는 걸?  덕분에 스팀청소기를 새로 장만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먼저번 제품의 회사는 피하고 싶었다.  스팀청소기를 최초로 개발하여 상용화한 회사이거늘 내구성에서 별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역시 같은 회사 제품의 것으로 장만했다.  처음 구입한 제품으로부터 6년여의 세월이 흘렀으니 그 사이 무언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감이 한 몫 했다.  온라인 검색을 해보니 요샌 스팀만이 아니라 진공으로 먼지도 동시에 빨아들이는 복합기능의 제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요런 녀석들은 일단 제외다.  그냥 각기 자신의 고유 역할만 톡톡히 해내는 놈이 필요했다.

 

 

가장 최근에 출시되었으면서 가격은 비교적 저렴한 놈으로 고르다 보니 선택한 게 바로 빨간 자태의 욘석이다.  무엇이 달라졌을까 기대가 크다.  우선 물통이 아래에서 중간으로 이동한 것이 확인된다.  과거 제품은 사용후 물이 남아 있으면 안 된단다.  석회찌꺼기가 생겨 고장의 원인이 된다나?  현재 고장의 원인도 아마 이 때문일지 모르겠다.  새 제품은 그런 걱정을 덜어도 될 듯싶다.  음 좋아졌군.

 

 

 

또 하나, 전선이 아래로부터 연결되어 있던 과거의 제품은 청소 중 얼마나 걸리적 거리던지...  이건 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노릇이다.  새 제품은 다행히도 전선을 물통과 함께 중간으로 옮겨 놓았다.  음 이것도 괜찮은 시도인 걸?



다음으론 가장 결정적인 부분이다.  스팀 작동 시간, 예전 것은 적어도 수 분을 기다려야 물이 끓어오르기 시작했는데, 요 녀석은 단 30초면 벌써 김이 모락모락 올라온다.  결과적으로 시간을 벌게 해줬다.  음, 좋군..

 

극세사를 부착하는 방법은 여전히 찍찍이다.  예전 제품은 시간이 흐르니 찍찍이의 강도가 약해져 부착이 되지 않는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었다.  과연 새제품은 어떨까?  개선되었으리란 믿음을 스스로에게 불어넣고 있다.  아자~

 

 

 

 

고정되어 있고 물통 때문에 두껍기까지 했던 예전 제품에 비해 요 제품은 스위블이 가능하고 물통을 옮겨놓아 그런지 두께가 무척 얇아졌다.  덕분에 구석 구석 손이 미치지 않는 곳까지 청소가 가능해졌다.  에헤라 디야~

 

 

손잡이 부분도 달라졌다.  C자 형태로 그립감을 대폭 높여 확실히 편해졌다.  무게도 예전 제품에 비해 가벼워진 느낌이다.  보다 미려해진 외관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이 직접 사용하며 느껴왔던 불편사항이나 불만, 그리고 결함 등을 모두 개선했다는 의미다.  어찌 보면 쉬운 일 같지만, 실상 이토록 발 빠르게 대처하는 회사는 드물다.  이는 무엇을 말함일까?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며 어떤 불편을 느끼고 있는지 피드백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며, 그러한 고객들의 니즈를 재빨리 제품에 반영, 뛰어난 순발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의미일 게다.  

 

혁신 그리고 또 혁신, 결국 이 같은 노력들이 모여 이 회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온 게 아닐까 싶다.  조그만 청소기 하나 갖고 별 시덥지 않게 말만 많았던 것 같아 괜시리 이 포스팅을 읽는 분들께 미안한 생각마저 든다.  하지만 좋아진 걸 좋아졌다고 하는 게 죄는 아니지 않은가?

 

아울러 청소는 청소일 뿐이다.  아무리 제품이 예쁘다고 하여 청소가 줄거울 리는 만무하다.  그냥 사용하면서 스트레스 주지 않으면 그만이다.  욘석은 과연 몇 년이나 버텨줄 지 기대반 우려반이긴 한데, 그래도 기본 10년 정도는 거뜬히 버텨 주겠지?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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