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간접 경험의 즐거움 539

본 시리즈의 화려한 귀환 '제이슨 본'

잊혔던 과거의 기억이 점차 되살아나기 시작한 건, 원래 해병대 대위였던 '데이빗 웹'을 '제이슨 본'으로 탄생시킨 CIA의 비밀이 하나 둘 드러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해당 정보가 고스란히 담긴 파일을 과거 제이슨 본과 인연이 있던 요원 니키(줄리아 스타일스)가 해킹하면서 본의 과거 및 그의 아버지를 둘러싼 베일이 점차 수면 위로 그 실체를 드러낸다. 그리스에서 은둔자적 삶을 살아가던 제이슨 본(맷 데이먼)은 니키와 접촉한 이래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하여 CIA가 깊숙이 연루돼 있을 것이라는 심증을 굳히게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또 다시 CIA의 추격을 받기 시작하는데... 본 시리즈의 화려하면서도 멋진 귀환이다. 9년 만에 돌아온 맷 데이먼은 여전히 쫓기는 신세이긴 하나 한층 ..

이성과 비이성은 종이 한 장 차이 '이레셔널 맨'

에이브(호아킨 피닉스)가 철학과 교수로 새로 부임하기로 한 대학은 벌써부터 술렁이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만의 독창적인 학문적 사상과 청중을 압도하는 달변의 이면에 놓인 범상치 않은 그의 사생활 및 과거의 기록들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 만한 호기심 가득한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그의 강좌를 듣던 질(엠마 스톤)은 그가 부임하기 전부터 그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한껏 고무되어 있던 찰나다. 때마침 에이브가 질이 제출한 과제물에 대해 유달리 관심을 보이며 그녀와의 접촉면을 넓히는 계기로 작용하게 된다. 질에게 있어 에이브의 모든 면은 흥미로움 그 자체였다. 에이브의 학문적 성과는 과거의 아픈 기억 그리고 고통스러운 현재와 어우러지며 그만의 독특한 감성을 뿜어내고 있었는데, 질은 그러한 그에게 흠뻑 빠져들기..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트릭'

이른바 '쓰레기 만두 파동' 사건을 터뜨리며 방송가에서 승승장구하던 PD 석진(이정진)은 해당 사건이 거짓 보도로 판명나고 사회적 물의를 빚게 되자 조용히 일선에서 물러난다. 얼마 후 해당 방송국에는 낙하산 사장이 임명되고, 방송국 앞에서는 연일 사장 물러나라는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무언가 자신의 입지를 다질 기회가 절실했던 사장이다. 화려한 이력을 소유한 석진이 그의 도우미로 적임자였다. 교양국 다큐멘터리 제작을 통해 이른바 대박을 터뜨리게 될 경우 석진은 과거의 영예를 되찾을 수 있게 될 테고, 자신 역시 이를 기화로 객관적인 능력을 인정 받게 될 테니 이보다 좋은 거래도 사실 드물 듯싶다. 결국 다큐멘터리 대상은 6개월의 시한부 삶을 살아가는 폐암 환자 도준(김태훈)과 그의 아내 영애(강예원)로 ..

밀림의 전설, 탐욕에 맞서다 '레전드 오브 타잔'

때는 19세기 중반 무렵이다. 벨기에는 아프리카 대륙의 콩고를 침탈하여 식민지화하고, 원주민들을 노예로 삼거나 다이아몬드 등의 값비싼 광물을 마구 채취하고 있었다. 오로지 약육강식의 논리만이 세상을 지배하는, 이른바 야만의 시대다. 롬(크리스토프 왈츠)은 벨기에 황실의 의중을 충실히 따르는 충복으로서 다수의 용병을 이끈 채 콩고 침탈의 선봉에 선 인물이다. 한편, 아프리카 밀림을 떠나 영국 런던에서 아내 제인(마고 로비)과 함께 그레이스토크 경이자 존 클레이튼으로서의 새 삶을 조용히 살던 타잔(알렉산더 스카스가드)이 밀림으로 되돌아가게 된 건, 당시 세계를 지배하던 열강 국가들 사이에서의 이해 관계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온전히 욕망에 의한 산물이다. 수년만의 귀향인 터라 타잔과 제인은 들뜬 마음을 진정..

모성애가 눈 뜨게 한 뜨악한 세상 '비밀은 없다'

노련한 정치인에 맞선 신예 종찬(김주혁)은 이번 선거에서 국회 입성을 노리고 있다. 그의 아내 연홍(손예진) 역시 직접 남편의 선거운동을 돕는 등 종찬의 당선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와중이다. 그런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첫날, 친구집에 놀러가겠다며 나간 딸 민진이가 밤 늦은 시각이 되어도 돌아오지를 않는다. 다음날 해가 뜨고 또 그 다음날이 되어도 당췌 딸은 돌아올 줄을 모른다. 실종이다. 선거일을 코앞에 둔 종찬에게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었으나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선거운동을 끝까지 치르기로 작정한다. 한편 연홍은 딸이 실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온통 선거에만 관심이 가 있는 남편이 야속한 데다가 성의를 보이지 않는 경찰마저 마뜩잖게 다가오자 그들을 뒤로 한 채 직접 딸을 찾아 나서는데... 딸의..

편견과 불의를 향한 일격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

순태(김상호)는 딸 동현(김향기)과 함께 단둘이 살아가며 서로를 의지해오던 터다. 그러던 어느날 인천을 연고로 하는 재벌 그룹 '대해제철'의 며느리가 피살되는 사건이 벌어지고, 경찰은 이의 용의자로 지극히 평범한 소시민인 택시 기사 순태를 지목한다. 순태는 자신은 범인이 아니라며 억울함을 호소해 보지만 법원은 그에게 사형을 언도, 졸지에 사형수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딸에게만큼은 절대로 자신이 사람을 죽이지 않았노라는 결백함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어떡하든 그는 살아서 이곳을 빠져나와야 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그의 눈에 뜨인 신문 기사 한 줄, 범죄자를 아버지로 두었으나 편견을 극복하고 모범 경찰이 된 필재(김명민)의 사연이었다. 그는 필재라면 자신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을 것 같아 그에게 편지 한..

치명적인 매혹 통쾌한 카타르시스 '아가씨'

부모를 일찍 여의고 후견인인 이모부(조진웅)의 보살핌 아래 매우 엄격한 환경에서 살아오던 귀족 아가씨(김민희)에게, 어느날 그녀와의 결혼을 약속한 백작(하정우)의 추천으로 새로운 하녀(김태리)가 배속된다. 그런데 사실은 백작의 경우 돈 냄새를 기가 막힐 정도로 잘 맡는 노련한 전문 사기꾼 신분이었으며, 아가씨의 하녀를 자임한 숙희 역시 장물아비의 손에서 자라온 고아 출신의 전문 소매치기 신분이다. 두 사람은 처음부터 작정하고 귀족 신분인 아가씨의 재산을 노린 채 이를 가로채기 위해 함께 손을 맞잡은 관계다. 숙희의 눈에는 아가씨의 존재란 험한 세상이라곤 단 한 차례조차 경험해보지 못한, 마치 순백과도 같은 순수함으로 비치던 와중이다. 두 사람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서로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더니 ..

유쾌하지만 감동과 울림을 주는 영화 '미 비포 유'

영국의 조그만 시골 마을에서 살고 있는 루이자(에밀리아 클라크)는 마을만큼이나 작은 카페에서 근무한다. 이 카페는 그녀에게 있어 수년 동안 일자리를 제공해준 매우 고마운 곳이다. 카페를 찾는 손님들에게 환한 웃음을 잃지 않은 채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등 항상 활기 넘치는 그녀였지만, 어느날 갑자기 카페가 문을 닫는다며 일방적인 통보를 해온다. 졸지에 직장을 잃게 된 루이자다. 가족 모두가 돈을 벌지 못하는, 매우 안타까우면서도 절박한 처지였거늘, 특별히 내세울 것 없는 그녀의 스펙이었기에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는 일은 녹록지가 않았다. 그러던 와중에 임금 조건이 제법 괜찮은 일자리 하나가 그녀에게 알선된다. 물론 시급이 여타의 일자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는 따로 있었다. 불의의 사고로 사지가 ..

뜻을 이루고자 한 숭고한 인내와 열정 '도리화가'

어릴적 부모를 여의고 기생집에 얹혀 살게 된 진채선(수지)은 우연히 판소리 학동들의 배움터라 불리는 동리정사의 수장 신재효(류승룡)를 만나게 되면서부터 소리꾼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을 품게 되고, 이후 자신도 훌륭한 소리꾼이 되기로 마음을 굳힌다. 그녀의 소리를 향한 열정은 어느 누구도 말릴 수 없다. 동리정사에서 소리를 배우는 학동들을 담장 너머로 몰래 엿보거나 그들의 소리를 따라하며 의지를 불태우곤 하던 그녀다. 하지만 당시의 시대적 상황은 여성들에게는 그야말로 암울함 그 자체였다. 물론 여성을 향한 차별이 비단 판소리뿐이겠냐만, 어쨌거나 어떠한 경우라 해도 여성의 신분으로 판소리를 하는 건 용납되지 않을 뿐 아니라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처지였다. 이는 일종의 사회적 금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선은..

중국 애니메이션 가능성 엿보게 한 '몬스터 헌트'

인간과 요괴가 더불어 살던 아주 먼 옛날, 둘 사이에 큰 싸움이 벌어져 요괴들은 모두 깊은 산중으로 쫓겨나게 되고 이제 세상은 인간계와 요괴계로 양분되고 만다. 그러던 어느날 요괴계를 새롭게 이끌 왕의 후계자를 임신한 왕후가 쫓겨다니다가 그만 인간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는데, 목숨 부지하기가 힘들다고 판단한 왕후는 우연히 만난 인간 천음(정백연)의 몸속에 자신이 품고 있던 태아를 이식하고선 이내 숨을 거둔다. 남자의 몸으로 졸지에 요괴를 임신하게 된 천음은 요괴로 인해 우연히 인연을 맺은 여성 요괴 사냥꾼(바이바이허)의 도움으로 천신만고 끝에 요괴왕의 후계자 '우바'를 낳는다. 두 사람은 우바를 자기 자식인 양 애지중지 키우며 교육도 시켜 보지만 함께할 수 없는 운명임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