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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 경험의 즐거움 539

감성을 뒤흔드는 매혹적인 영화 '싱 스트리트'

1980년대의 아일랜드는 국민 절반 가량이 실업 상태에 놓이는 등 최악의 경기 국면으로 치닫고 있었다. 청년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국내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영국 등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코너(패리다 월시-필로)의 가정이라고 하여 사정이 다를 리 없었다. 아버지가 실업 상태에 놓이고 어머니는 근무시간이 반강제로 줄어든 탓에 가계는 어쩔 수 없이 긴축 운영을 해야 할 처지다. 무언가 구조조정이 절실했다. 그 첫번째 대상은 다름아닌 코너였다. 코너는 어려워진 가정 형편 때문에 결국 학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톨릭계인 싱스트리트 고등학교로 전학을 가게 된다. 학교 분위기는 엉망이었다. 전통이랍시며 아이들에게 가해지는 인권 탄압은 시도 때도 없었으며, 남학교라는 특징 때문이겠으나 학교는 흡사..

세대를 잇는 질곡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

놀이공원 등에서 모터사이클 연기를 선보이며 떠돌이 인생을 살아가던 루크(라이언 고슬링)는 한때 사귀었던 여성과의 사이에서 탄생한 자신의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되고, 그가 성장하던 환경과는 달리 이 아이에게만큼은 올바른 아버지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무척 애를 쓴다. 하지만 여성에게는 이미 루크보다 훨씬 성실한 다른 남성이 곁을 지키고 있는 등 현실은 절대로 그의 편이 아니다. 결국 돈으로 환심을 사는 방법밖에 없다고 작심한 루크는 동네에서 우연히 알며 지내온 카센터 사장의 말에 솔깃한 끝에 함께 은행을 털기 위한 모의에 들어간다. 마침내 모 은행 지점을 습격하고 짭짤한 돈맛을 제대로 터득하게 된 루크, 반복적으로 다른 은행을 습격하는 등 강도짓을 일삼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결국 그..

공간은 우리의 삶을 기억한다 '벽은 속삭인다'

새집으로 이사 온 파스칼린은 과거의 아픈 기억을 모두 지워버리고 새 삶을 꿈꾸고자 하는 중년 여성이다. 하지만 새로운 공간은 이사 온 첫날부터 무언가 심상치 않은 반응을 보이며 그녀를 강하게 거부하는 느낌이다. 아니 공간이 거부한다기보다 적어도 그녀에게 있어 이곳은 무언가 거북하기 짝이없다. 밤새 구토와 현기증으로 시달려야 했기 때문이다. 다시금 곱씹어 봐도 새로 이사 온 이 아파트처럼 완벽한 공간을 찾기란 쉽지 않은 노릇인데, 참으로 난처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곳에서는 그 흔한 층간 소음도 없으며, 이웃 간의 다툼 또한 볼 수가 없다. 하지만 다음날, 그리고 또 다음날 밤 역시 증상은 마찬가지였다. 결국 그녀는 경험상 미심쩍은 대목 때문에 이곳과 관련한 사실을 수소문하기 시작한다. 얼마후 그녀는 ..

상처로 고통을 겪고 있을 이들에게 '집으로 가는 먼 길'

세상을 살다 보면 누구나 아픔과 시련을 겪기 마련이다. 이에는 경중이 있을지언정 그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단언컨대 단 한 명도 없다. 그 중에서도 뜻하지 않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의 아픔과 상처는 더욱 깊고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소설속 레크리에이션 센터 내 슬픔 치유 모임도 다름아닌 그러한 사람들을 위해 마련된 일종의 치유의 장이다. 이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은 저마다 아픈 상처 하나씩을 안고 있으며, 현재 경험 중인 자신의 고통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중에서도 '리타'가 겪는 고통은 유독 크게 다가온다. 하나밖에 없는 금쪽 같은 20대의 어여쁜 딸이 남자친구에 의해 살해 당하고, 그로 인해 깊은 내상을 입은 채 매일 매일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풋풋한 첫사랑의 설렘과 우정 사이 '베리 굿 걸'

대학 입학을 앞둔 릴리(다코타 패닝)와 제리(엘리자베스 올슨), 두 사람은 둘도 없는 친구 사이이다. 둘은 어느날 자전거를 타고 바닷가에 놀러 갔다가 해변에서 아이스크림 판매를 하던 데이빗(보이드 홀브룩)과 운명의 만남을 갖게 된다. 이들의 만남이 왜 운명이었는가는 이후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대변해준다. 제리는 이내 그에게 빠져들게 되고, 릴리의 경우도 겉으로는 툴툴거리고는 있으나 짐짓 그가 싫지 않은 눈치다. 순간 두 사람 사이에는 무언가 불길한 기운이 감돈다. 데이빗은 적극적으로 애정 공세를 펼쳐오는 제리보다 겉으로는 아닌 척 속내를 숨기고 있는 릴리에게 본능적으로 더욱 끌리는 모양새다. 사람의 감정이란 이렇듯 차가운 이성으로는 어찌해 볼 도리가 없는, 본능에 매우 충실한 성질의 것이다. 릴리 또한 접..

강렬한 스릴과 빼어난 완성도 '곡성'

전라남도 곡성군, 한가롭고 조용하던 마을에 어느날 의문의 살인 사건이 잇따라 벌어진다. 참혹한 범행 현장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기가 이를 데 없다. 수사에 나선 경찰, 여러 의심스런 정황에도 불구하고 야생 버섯 때문이라는 잠정 결론을 내리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뚜렷한 증거가 불확실한 터라 더 없이 흉흉해진 마을에는 외지에서 흘러들어온 한 일본인(쿠니무라 준)이 의심스럽다는 소문이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는 형국이다. 경찰인 종구(곽도원)는 근래들어 꿈자리가 뒤숭숭한 데다 일상에서마저도 자꾸만 섬찟한 현상을 접하던 와중이다. 때마침 일본인 관련 소문을 전해들은 종구, 그를 이번 사건의 핵심 배후로 의심하며 실체 파악을 위해 산중에 홀로 살고 있는 그에게 접근하기로 작정하는데.. 일본인과 ..

'멜 깁슨'식 영리한 액션 '완전범죄 프로젝트'

200만 달러를 훔친 채 승용차를 이용하여 멕시코로 달아나던 드라이버(멜 깁슨), 국경을 막 넘어서려던 찰나 그야말로 아슬아슬한 순간에 그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수비대에 의해 검거되고 만다. 양국 국경 사이를 막아 선 벽의 일부를 자동차가 허물고 멕시코로 넘어간 것이다. 그의 차 안에 놓인 돈다발을 발견한 멕시코 경찰관의 눈빛이 번뜩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건 찰나였다. 이들은 드라이버를 자신들에게 넘길 것을 종용한다. 물론 순전히 돈 때문이라는 사실을 누구든 눈치채게 한다. 이렇게 하여 그는 멕시코의 한 교도소에 수감되는데, 이곳은 우리가 익히 알던 교도소와는 천양지차다. 외양상 질서가 전혀 잡히지 않은 듯 온통 혼란스러움 일색이나 실은 각종 흉악 범죄를 저지른 채 들어온 죄수들 사이에서 또 다시 ..

청춘이라는 이름의 성장통 '위아 유어 프렌즈'

뚜렷한 직업 없이 하루하루를 그럭저럭 소일하고 있는 네 명의 청춘은 둘도 없는 친구 사이이다. 클럽에서 DJ를 하며 가까운 훗날 지상 최고의 DJ가 되기를 꿈꾸는 콜(잭 에프론)과 그의 주변에서 클럽 일을 돌보며 용돈벌이를 하고 있는 스쿼럴(알렉스 샤퍼), 올리(실로 페르난데즈), 메이슨(조니 웨스턴) 이 네 친구가 다름아닌 그들이다. 변변치 못한 학력에 안정된 직장도 딱히 없던 청춘들, 불안한 미래를 애써 잊는 방식으로 찰나적인 삶의 질곡에 흔히 빠져들곤 한다. 유일한 그들의 삶의 안식처이자 도피처다. 그러던 어느날 콜은 업계 최고의 DJ로 알려진 제임스(웨스 벤틀리)를 우연한 기회에 만나게 되고, 그로부터 자신의 실력을 인정 받는다. 하지만 제임스의 비서이자 애인이기도 한, 매력적인 비주얼의 소유자 ..

미국 이민자가 전하는 삶의 긍정 메시지 '아메리칸 시티즌'

레바논 출신의 이브라힘(카페드 네버위)은 이민 복권에 당첨되어 미국에 입성하게 된, 무척 운이 좋은 사나이다. 입국 수속을 밟던 공항에서 그 스스로도 운이 좋았다며 너스레를 떨 정도이니 이해가 될 법도 하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곧바로 미국 시민권자가 되는 건 아니다. 5년 간의 체류와 적절한 통과의례를 거쳐야만 시민권을 획득할 수가 있다. 꿈에 부푼 그는 입국 수속을 끝낸 뒤 한 모텔에 투숙한다. 이곳에서 우연히 알게 된 여성 다이앤(아그네스 브루크너)과 뉴욕 시내를 돌아다니며 즐거운 한때를 보낸 그다. 이튿날 요란한 싸이렌 소리에 놀라 눈을 뜬 이브라힘, TV에서 흘러나오는 장면은 그의 눈을 의심케 하고도 남을 만큼 경악스러웠다. 9.11 테러가 벌어져 무역센터 건물에서 화염이 치솟고 주변 사람들이 ..

대립과 갈등이 빚은 혼돈,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

나이지리아 라고스, 일군의 괴한들이 생체실험연구소를 급습하여 생체 무기를 탈취하는 사건이 빚어진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와 팔콘(안소니 마키), 블랙위도우(스칼렛 요한슨) 그리고 스칼렛 위치(엘리자베스 올슨)가 현장에 투입된다. 하지만 이들의 작전 수행 도중 다수의 민간인이 죽거나 다치는 불상사가 벌어지고 만다. 여론은 절대로 그들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결국 이번 사건은 어벤져스의 그간의 활동에 대해 되돌아보는 빌미가 된다. 즉, 어벤져스가 정의의 수호신으로 활동하는 것까지는 좋으나, 이번 사례처럼 죄없는 민간인들이 죽어나가는 등 통제 없는 시스템은 자칫 이들을 괴물로 돌변시킬 수 있기에 국제기구의 통제 하에 두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게 된 것이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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