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 경험의 즐거움

청춘이라는 이름의 성장통 '위아 유어 프렌즈'

새 날 2016. 5. 6.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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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 직업 없이 하루하루를 그럭저럭 소일하고 있는 네 명의 청춘은 둘도 없는 친구 사이이다. 클럽에서 DJ를 하며 가까운 훗날 지상 최고의 DJ가 되기를 꿈꾸는 콜(잭 에프론)과 그의 주변에서 클럽 일을 돌보며 용돈벌이를 하고 있는 스쿼럴(알렉스 샤퍼), 올리(실로 페르난데즈), 메이슨(조니 웨스턴) 이 네 친구가 다름아닌 그들이다. 변변치 못한 학력에 안정된 직장도 딱히 없던 청춘들, 불안한 미래를 애써 잊는 방식으로 찰나적인 삶의 질곡에 흔히 빠져들곤 한다. 유일한 그들의 삶의 안식처이자 도피처다.

 

그러던 어느날 콜은 업계 최고의 DJ로 알려진 제임스(웨스 벤틀리)를 우연한 기회에 만나게 되고, 그로부터 자신의 실력을 인정 받는다. 하지만 제임스의 비서이자 애인이기도 한, 매력적인 비주얼의 소유자 소피(에밀리 라타이코프스키)가 의도치 않게 그 둘 사이에 끼어들며, 콜의 미래는 예상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네 친구는 마약과 여자, 음악 그리고 춤에 흠뻑 빠진 채 클럽 주변에서 흥청망청 젊음을 탕진해가던 현실이 그들 스스로도 안쓰러웠던지 조금이라도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직업에 몸을 담기로 한다. 하지만 세상은 그들이 생각하는 만큼 그리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자신들을 환영하는 곳이라곤 클럽 등의 유흥업소나 남을 등치며 고혈을 짜내어 먹고 사는 거머리보다 못한 이들로 득시글거리는 직종뿐이었다. 

 

 

네 친구들의 성향은 각기 다르나 미래를 염려하는 마음은 한결 같았다. 다만, 현실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와 실질적으로 이에 대비하고자 하는 실천 능력은 친구들 저마다 다소 간의 차이가 존재한다. 최고의 DJ를 꿈꿔온 콜과 좀 더 가치 있는 일을 갖고자 했던 스쿼럴은 그나마 미래를 함께 고민하며 준비하려 했던 친구들이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 사이를 가르게 될 운명은 콜에게는 시련이자 도전으로 다가오게 된다.

 

 

인생을 살다 보면 누구에게든 몇 차례의 기회가 온다고 한다. 물론 기회와 정면으로 맞닥뜨렸을 때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하는가는 전적으로 당사자에게 달린 사안이다. 보통 평범한 사람들은 자신에게 성큼 다가온 기회조차 그 존재를 알아채지 못하고 대부분 그냥 흘려보내기 일쑤라고 하니, 결국 기회를 부여잡는 일조차 꾸준한 노력의 산물로 봐야 함이 옳다.

 

 

트랙 하나에 자신의 전부를 건 콜은 제임스라는 유능한 인생 선배를 매개로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는 행운을 거머쥔다. 이는 그가 그동안 노력하여 쌓아온 실력과 내공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을 테다. 물론 기회의 이면에는 무수한 시련이 함께 뒤따르기 마련이다. 때문에 콜 앞에 놓인 기회와 위기는 흡사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DJ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보니 음악과 리듬 그리고 비트가 빠질 수 없다. 트랙을 돌리고 신디사이저를 통해 음악의 속도를 조절하는 DJ는 자신이 내보내는 음악을 통해 청중들의 심박수를 뛰게 하고 절로 춤사위에 빠져들게 하는, 일종의 음악적 감성 마술사라 할 만하다. 콜은 음악의 속도를 숫자로 표시한 BPM(beats per minute)의 높낮이를 조절, 사람들의 감정을 고조시키기도 하고 가라앉히기도 하는 손놀림에 매우 익숙하다. 

 

끊임없이 흐르는 음악에 적절하게 짜맞춰진 듯한 아름다운 영상이 발군이며, 시종일관 그러한 흐름이 유지되는 점 또한 특징이라 할 만하다. 한 마디로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사운드와 감각적인 영상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콜 앞에 슬그머니 다가온 사랑은 공교롭게도 자신의 미래 운명과 궤를 함께한다. 그에게 닥친 여러 시련 중 하나가 다름아닌 사랑이며, 그가 얻은 결정적인 기회 또한 사랑이라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콜의 열정과 사랑 그리고 미래를 향한 도전은 쉼없이 계속되며, 심장을 터트리게 할 만큼 치솟는 BPM은 관객으로 하여금 그에 절로 빠져들게 한다.

 

한없이 견고할 듯한 우정도 청춘의 방종과 일탈에 의해 미세한 균열이 생기기 마련이고, 그 틈은 이내 더욱 벌어지곤 한다. 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실수가 용서되는 것도 모두 청춘이기에 가능하며, 방황하거나 방탕한 생활을 일삼고 때로는 미처 날뛰며 꼰대 같은 세상에 무언가 흠집을 내려는 행동도 모두 청춘이니까 받아들여질 법하다. 자신의 전부인 트랙에 삶의 흔적과 우정, 그리고 일상 그 자체를 녹여내고, 정의라는 올바른 가치판단으로 무장한 채 콜은 마침내 세상 앞에 우뚝 섰다. 자, 미래를 즐길 준비는 되었는가?

 

 

감독  맥스 조셉

 

* 이미지 출처 : 네이트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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