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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편린들 1276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에 분노하셨다고요?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PC방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던 한 청년이 잔혹하게 살해되어 전 국민을 공분케 했다. 여론 덕분인지 해당 피의자의 신상정보가 22일 전격 공개됐다. 피의자에 대한 더욱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관련 청원글은 22일 오전 현재 80만을 훌쩍 넘으며 역대 최다 청원 기록을 갱신 중이기도 하다. 인기 연예인들까지 나서서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만큼 지금 같은 기세라면 100만 돌파는 시간 문제일 듯싶다. 그렇다면 이번 사건은 왜 이토록 대중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걸까? 피해자는 PC방을 찾은 피의자의 서비스 요구에 충실히 응했으나 괜한 트집을 잡아 시비를 걸었고, 결국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다. 정상적인 감정과 사고회로를 지닌 사람이라면 기껏해야 말다툼 수..

생각의 편린들 2018.10.22

카카오 카풀과 택시 업계의 갈등, 어떻게 봐야 하나

지난 2016년은 미래 예측과 관련하여 상당히 의미심장한 해로 받아들여진다. 왜냐하면 세계 최고 기업의 타이틀이 4년 6개월 만에 애플에서 구글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2011년 8월 아이폰의 신화에 힘입어 시가총액 세계 1위의 기업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애플이 그 지위를 플랫폼 기업인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에 넘겨준 것이다. 그로부터 2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카카오가 카풀 기사를 모집하겠다고 하자 관련 업계, 그러니까 택시 업계가 집단 반발에 나섰다. 18일 새벽 4시부터 택시들이 운행을 거부하기 시작한 것이다. 카카오가 선보이게 될 카풀은 승용차 운전자와 탑승자를 연결해 주는 서비스다. 이때 운전자는 소정의 운송료를 지급받게 된다. 택시 업계가 민..

생각의 편린들 2018.10.18

맘카페의 마녀사냥 그리고 맘충

경기도 김포의 한 맘카페에 올라온 글 하나로 인해 모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벌어졌다. 텍스트가 날카로운 흉기로 돌변, 누군가의 목숨을 앗아간 것이다. 세상의 많은 일들이 그러하듯이 이 비극의 단초 역시 사실 별것 아닌 대목에서부터 비롯됐다.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마치 사실인 양 인터넷에 떠벌리고, 해당 글을 본 카페 회원들이 흥분하여 피해자를 비난하다가 마침내 신상을 털어 이를 퍼나르기하면서 마녀사냥에 나선 결과물이다. 인터넷이라는 가상세계, 그리고 그 토대 위에서 더욱 진가가 발휘된다는 SNS 등의 소통도구, 이들을 배경으로 촘촘하게 얽힌 초연결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있어 근래 이러한 과정은 안타깝게도 아주 흔한 루틴이 돼버렸다. 확인되거나 검증되지도 않은 사실을 자극적..

생각의 편린들 2018.10.17

배우 김희선이 아름다운 건 외모 때문이 아니다

배우 김희선은 아름답다. 비단 외모가 출중해서가 아니다. 한 사람의 배우자로서, 한 아이의 엄마로서, 대한민국의 직업인으로서, 아울러 무엇보다 우리와 함께 동시대를 살아간다는 그 자체만으로 그녀는 충분히 아름답다. 그런데 언론 매체의 시각은 조금 다른 모양이다. 그녀가 마치 '안티 에이징'의 대명사 쯤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눈치이니 말이다. "김희선 ‘나인룸’ 촬영중 섹시美 폭발, 43세에도 리즈미모 경신" 한 매체가 뽑아낸 오늘자 기사 제목이다. 젊음을 추구하고 아름답고자 하는 욕구는 죄가 될 수 없다. 조금이라도 더 아름다운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시선이 따라가는 건 본능에 가까운 일이며 젊음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노릇이니, 누구에게나 젊음을 예찬하는 행위는 아주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다만, 이..

생각의 편린들 2018.10.15

리더의 품격, 무엇으로 완성되나

리더, 한 조직을 이끌어 나가는 수장을 말한다. 조직의 종류가 무엇이며 그 성격이 어떠하든 관계 없이 조직의 생존을 위해 리더는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아울러 모든 조직은 리더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흔히 그 명운이 갈리곤 한다. 그만큼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미일 테다. 덕분에 시중 서점에는 리더라면 응당 갖춰야 할 자질이나 덕목, 그리고 리더가 되기 위한 온갖 방법 등을 다루는 도서들로 넘쳐난다. 종류가 하도 많은 데다가 그 내용이 모두 한결 같기에 그 중에서 옥석을 가려내기란 참으로 쉽지 않은 노릇이다. 비단 아주 훌륭한 리더는 아니더라도, 그러니까 그냥 평범하기 짝이 없는 리더라 하더라도 이를 위해 사전에 갖춰야 할 것들은 너무도 많다. 리더십보다는 팔로우십이 중요하며, 일관되어야 하고, 칭찬..

생각의 편린들 2018.10.11

"그래서 얼마 버는데?"

같은 일을 하더라도 그저 돈 때문에 몰두하는 것과 그 이상의 가치를 꿈꾸며 실천할 때의 과정과 결과는 천지 차이다. 이를테면 폐지 줍는 일을 한 번 생각해보자. 어떠한 대가도 바라지 않고 만인의 행복을 바라며 자발적으로 이를 줍는 행위는 어딘가 모르게 자유로우며 즐겁게 다가오지만, 오직 폐지의 무게에 비례해 돈을 받기 위한 요량으로 이를 줍는다고 생각한다면 왠지 그렇지 못할 것 같다. 다수의 사람들에게 있어 직장생활은 즐겁지 못하다. 덕분에 오늘처럼 월요일이 돌아오면 누구든 월요병에 시달리곤 한다. 우스갯소리이긴 하지만 직장생활이 괴로운 이유를 간혹 돈에 빗대어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 돈을 써가며 즐기는 취미생활과는 달리 돈을 받고 일하기 때문에 괴로운 것이라고. 왠지 부인하기 어려울 것 같지 않은가? ..

생각의 편린들 2018.10.01

직장인의 '갭이어'요? 사실 별것 아닙니다

근래 '갭이어(Gap year)'라는 용어가 이곳 저곳에서 심심찮게 들려온다. 심지어 관련 문화가 확산 중이라는 기사들도 쏟아지는 추세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어떤 일이 있었길래 이러한 개념들이 회자되고 있는 걸까? 아니 그보다는 '갭이어'라는 단어가 당췌 무슨 의미인지가 더 궁금해진다. 신조어가 등장한 게 아닌가도 싶었다. 하지만 살펴보니 새로운 용어는 아니었다. 그냥 학업 도중 잠시 휴식기를 갖는다는 의미로써의 쓰임새였다. 그렇다면 역시나 '워라밸'이나 '소확행'의 연장선인 걸까? 보다 정확히는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대학 진학을 하지 않고 여행이나 인턴십, 봉사활동, 진로탐색 등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는 시기를 일컫는다. 영국에서 등장한 개념이다. 그래서 그런 걸까? 이는 사실 우리..

생각의 편린들 2018.09.30

인성은 돈으로 살 수 없다

최근 SNS에 올라온 택배기사의 글이 새삼 화제다. 택배업종의 특성상 자연스레 수많은 계층과 접촉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해당 택배기사가 중산층과 서민층을 접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글로 옮겨놓은 것이다. 글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한 마디로 말해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은 인성이 좋고, 서민층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글의 소재가 다분히 자극적인 까닭에 격한 논쟁을 불러왔으리라는 건 불을 보듯 뻔하다. 급기야 모 언론사를 통해 기사화되기에 이르렀다. ('[와글와글] 택배기사가 본 생활수준에 따른 인성' 참고) 해당 기사의 말미에 달린 댓글은 나의 눈을 의심케 할 정도로 택배기사의 주장에 공감하거나 동조하는 입장이 다수를 이룬다. 이를테면 돈과 인성은 상관관계가 전혀 없다고 말하는 척하..

생각의 편린들 2018.09.29

합리적 의심이 절실한 시대

유기농 수제 쿠키라며 SNS를 통해 제과를 판매하던 '미미쿠키'가 실제로는 모 대형마트에서 비슷한 제품을 사들인 뒤 포장지만 슬쩍 바꿔 판매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해당 업체의 쿠키는 아이들 건강에 좋은 유기농 재료를 사용한다는 엄마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온라인 카페를 통해 판매되는 등 큰 인기를 누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그 입소문의 매개는 SNS 플랫폼이다. 누구나 쉽게 예상 가능하듯이 SNS는 해당 업체의 대중적인 인기를 끌어모으는 도구로써의 역할과 동시에 판매 채널로써도 활용돼왔다. 이번 사건은 대중들의 지지와 인기라는 게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현재 굳건히 믿고 있는 정보와 지식을 기반으로 이뤄진 진실 따위가 실제로는 신기루와 같은 허상일 수 있다는 현..

생각의 편린들 2018.09.28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

처음에는 한두 명이었다. 앳되어 보이는, 그러니까 갓 고등학생이 되었을까 말까 싶은 아이들이 집앞 골목길 주차장에서 몰래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나는 보았다. 우리 아이들도 아닌데 나는 굳이 이 아이들을 제지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 모른 체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이들은 자신들이 무언가 몹쓸 짓을 벌인다는 사실을 아는 듯 꽤나 조심스러워 보였다. 다음 날에는 서너 명으로 불어났다. 아이들의 왁자지껄하는 소리가 귀에 거슬렸으나 그래도 아직은 견딜 만했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는지 아이들 손엔 여지 없이 담배가 하나씩 들려 있었다. 나는 또 모른 체했다. 남의 일에 끼어들어 봤자 내게 이득이 되는 일이 드물다는 사실을 숱한 경험을 통해 익히 잘 알던 터다. 되레 아이들과 말을 섞었다가 괜시리 망신을 당하거나 ..

생각의 편린들 2018.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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