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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 경험의 즐거움 539

<스파이> 편견에 갇힌 '나'를 돌아보게 한 영화

브래들리 파인(주 드로)은 자칭 타칭 최고의 스파이 요원이다. 외모도 훤칠한 데다 특히 몸동작만큼은 더욱 일품이다. 수트를 쫙 빼입은 그의 모습은 흠잡을 데라곤 단 한 군데도 없을 정도로 멋진 아우라를 뿜어낸다. 이러한 그가 현장에 투입되어 목숨을 건 위험천만한 미션을 수행할 때면 사무실에 앉아 원격으로 그를 그림자처럼 도와주는 요원 하나가 있었다. 다름아닌 수잔 쿠퍼(멜리사 맥카티)라 불리는 묘령의 여성이었다. 어느날 핵무기 밀거래를 시도하려는 집단의 거처에 잠입하여 이를 막으려던 작전이 적들에 의해 들통이 나는 바람에 현장에서 이를 수행 중이던 브래들리 파인이 그만 목숨을 잃고 만다. 해당 작전을 총 지휘했던 CIA는 당혹감에 빠져든다. 스파이 요원에 대한 정보가 적진에 이미 모두 유출됐으리라 짐작되..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 우린 왜 매드맥스에 열광하는가

실로 엄청나다. 다른 표현을 꺼내들기엔 왠지 이 영화 감독에게 누가 될 듯싶어 상당히 조심스럽기까지 하다. 어떻게 이런 영화가 탄생할 수 있었던 건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관람 전부터 이미 입소문이 돌기 시작했던 터라 상당한 기대를 안고 상영관으로 향했다. 일반적으로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나, 이 영화만큼은 분명 예외였다. 액션 장면은 그야말로 놀라움의 연속이다. 어느 정도였냐면, 마치 초등학생 시절 동네 극장에서 친구들과 함께 떼로 몰려다니며 관람했던 '벤허' 속 마차 싸움 장면의 결코 잊을 수 없던 경이로움이 다시 한 번 살아 돌아온 느낌이다. TV 영화 소개 프로그램을 통해 언뜻 본 바로는 액션 장면 대부분을 CG가 아닌, 실사로 촬영했단다. 물론 대역 촬영도 없었단다. 그래서 그랬을까? 벤..

<해피 홀리데이> 아이들 눈에 비친 어른 세상

아이들의 눈에 비친 어른의 모습은 온통 엉망이다. 거짓말장이에다 욕쟁이 그리고 심지어 싸움꾼일 때도 있다. 적어도 이 영화속 아이들의 눈에 어른거리고 있는 어른의 모습은 분명 그러하다. 세 남매를 키우는 더그(데이빗 테넌트)와 아비(로자먼드 파이크) 부부는 현재 별거 중이며, 이혼 위기에 처해 있다. 다소 철없어 보이는 아빠 더그의 외도 탓이다. 어느날 스코틀랜드에 살고 있는 더그의 아버지, 그러니까 아이들에겐 할아버지(빌리 코널리)가 되겠다, 의 생일을 맞아 이들 가족 모두는 승용차를 이용해 스코틀랜드로 향하게 된다. 아이를 직접 키워본 사람은 잘 알겠지만 어린 세 남매를 건사한다는 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이들 모두를 데리고 밖에 외출하는 일은 그야말로 혼돈 그 자체다. 다소 부산스러운 준비 ..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 식상한 액션, 유닛 증가 그리고 혼란 가중

"아름답고 매력적인 한국에서 촬영해서 이전까지 공개되지 않은 한국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공개할 수 있게 돼 기쁘다. 최첨단 기술과 독특한 아름다움을 가진 최적의 촬영지다. 멋진 영화가 나올 것이다." 어벤져스2의 프로듀서 케빈 파이기의 말이다. 조스 웨던 감독 역시 "이 영화를 사랑하고 서울을 사랑한다. 우리가 사랑하는 이 두 가지를 한 군데에 담아 전 세계에 최초로 보여줄 것이다" 라고 언급한 바 있다. 무수한 화제를 양산했던 그 영화, 마침내 뚜껑이 열렸다. 어땠을까? 우선 또 하나의 멋진 작품 한 편이 탄생했다는 사실만큼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비록 대부분이 CG로 구현됐다 해도 게임 속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수많은 유닛들의 움직임을 일일이 실사화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비교적 높은 점수를 부..

<더 건맨> 노익장의 분투 그러나 지리멸렬 액션

때는 바야흐로 콩고 내전 상황이다. 당시 많은 국가에선 인도주의적인 지원을 표방한 NGO 등이 이곳에 들어와 자원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한 광물 기업의 용병으로 재직 중이던 짐(숀 펜)은 인도주의적인 지원을 가장한 채 콩고의 정치적 혼란을 더욱 부추겨 지하자원을 가로채기 위한 모종의 비밀 작전에 투입된다. 한편 콩고에서 의료봉사 활동 중이던 애니(야스민 트린카)와 짐은 연인 관계이며, 내전이라는 혼란한 틈바구니 속에서도 둘의 사랑은 애틋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이들을 부러움 반 시기 반으로 곁에서 지켜보던 펠릭스(하비에르 바르뎀)는 짐과 콕스 등의 용병 활동을 통해 콩고의 지하자원을 노리는, 일종의 특수작전을 설계하는 인물이다. 어느날 콩고의 광물장관을 살해하여 내전 상황을 더욱 혼돈 속으로 빠뜨리..

<청춘의 증언> 시대에 저당잡힌 청춘에게 위로를

이 영화는 실존 인물 베라 브리튼이 남긴 회고록 '청춘의 증언'을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여기엔 꽃다운 청춘을 세계 1차 대전의 참화 속에서 보낸 이른바 잃어버린 세대의 아픈 기억이 담겨있다. 100여년전만 해도 뾰족한 통신 수단이 없었던 탓에 연락은 주로 편지를 통해서나 보다 급한 소식 등은 전보로 이뤄졌다. 때문에 당시 우편배달부는 일상 속 굉장히 반가운 손님 중 하나다. 물론 전쟁 상황에서의 우편배달부는 그와 반대로 이 영화 속에서처럼 공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지만 말이다. 불길한 예감은 왜 그리도 잘 맞아떨어지는 건지.. 베라(알리시아 비칸데르)는 남동생인 에드워드(태런 애거튼)와 그의 절친 롤랜드(킷 해링턴) 그리고 빅터(콜린 모건)와 함께 고향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풍광이 매우 수려..

<분노의 질주 : 더 세븐> 중력을 거스르는 통쾌한 타격감

우선 난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단 한 차례도 본 적이 없으며, 자동차에 대해선 완전 문외한이다. 때문에 이번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그렇지 않은 분들에 비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점, 이 포스팅을 읽는 분들께 먼저 양해 바란다. 어쨌거나 이번 작품이 어느새 7편째라고 하니 정말 대단한 시리즈물임엔 틀림없는 것 같다. 그만큼 고정 팬층이 두텁다는 방증일 테다. 일반인들과 전문가의 평이 상당히 좋았던 터라 나름 기대가 컸던 영화다. 물론 관람 전 적어도 스토리만큼에 대해선 기대치를 크게 낮추라던 앞서 관람하신 분들의 평을 감안하긴 했다. 반면 액션은 시종일관 좋았다라는 평이 다수를 이룬다. 그런데 난 자동차 레이싱과 관련한 영화라 생각하며 관람했건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다소 의외였다. 결론적으로 자동차..

<인서전트> 현실과 시뮬레이션 경계만큼 모호하다

이 영화에 유독 눈길이 갔던 이유 중 하나는, 물론 흥미롭게 관람했던 전작 '다이버전트'의 후속작이라는 이유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위플래쉬'에서 광기 어린 드러머 역할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던 배우 '마일즈 텔러'가 꽤나 비중있는 배역으로 등장한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만큼 '위플래쉬'에서의 그의 연기는 강렬했다. 먼 미래의 이야기다. 폐허가 된 삶의 터전, 극한의 생존 조건으로 내몰린 인류의 살아가는 방식은 지금과는 확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사회 체계를 ‘지식’ 에러다이트, ‘용기’ 돈트리스, ‘평화’ 애머티, ‘정직’ 캔더, ‘이타심’ 애브니게이션 등 총 다섯 종류의 분파로 나눠놓은 채 성년이 되는 해에 그 중 강제로 하나를 택하게 하고, 이후로는 그 분파 안에서..

<상의원> 트라우마가 빚은 마구 얽힌 실타래

이 포스팅엔 스포일러가 포함됐을 수 있으니 읽는 분의 주의를 요하는 바다. 지울 수 없는 유년기의 상처 때문에 빚어질지도 모를, 어떤 사람의 비뚤어진 사고와 행동은 가까운 미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까? 만약 그가 한 국가를 소유한 왕이라면? 모든 사건의 단초는 그렇게 시작됐다. 결국 왕 때문이다. 물론 절대 군주정치와 계급제도가 토대를 이루는 시대적 배경이 그의 보다 근본적인 이유가 될 테지만, 어쨌거나 선왕이었던 형의 죽음 덕분에 왕의 자리에 오른 현 임금(유연석)만의 특별했던 성장 배경과 그로부터 비롯됐음직한 트라우마가 오늘날의 결과를 빚은 셈이다. 새로 직위한 왕의 과거 트라우마는 쇠고기 한 점으로 요약된다. 어린 시절 두 형제 중 일찌감치 왕위를 예약 받은 형은 자신의 권력을 암암리에 동생에..

<런 올 나이트> 피는 물보다 진하다

리암 니슨이 얼마나 많은 국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지 나로선 알 수 없는 노릇이나 어쨌든 내겐 그의 목소리가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때문에 그동안 관람했던 그의 출연 작품 대부분으로부터는 왠지 그의 목소리와 같은 기묘한 분위기가 느껴져 오던 터다. 이를 말로 형언하기란 무척 어려운 노릇이다. 하지만 굳이 표현하자면, 그의 목소리 톤과 같은 무언가 음울하거나 몽환적인 분위기가 배어나온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근래 리암 니슨이 출연한 영화 관람이 유독 잦았던 건 순전히 우연이었거나, 그도 아니면 그가 유달리 영화 출연이 많았던 이유일 테다. '런 올 나이트' 역시 전형적인 '리암 니슨표 - 리암 니슨식' 영화라 할 만하다. 심지어 주정뱅이 역할까지 이전 작품들을 쏙 빼닮았다. 이 작품은 부정(父情)과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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