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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저냥 303

건강한 여성이 아름답다

얼마 전 M.net의 걸그룹 인재육성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아이돌학교' 멤버로 활약 중이던 출연자가 중도 하차한 일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그 사연이 밝혀졌는데, 다름아닌 '거식증'이었습니다. 그에 앞서 지난 해에는 아이돌그룹 '오마이걸' 멤버인 '진이'가 거식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밝힌 뒤 활동을 잠정 중단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비단 이들뿐만이 아닙니다. 거식증은 최근 많은 여성 연예인들이 공통적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질병 가운데 하나입니다. 깡마른 체형, 조각 같은 외모, 그리고 꽉 짜여진 스케줄을 지향하는 그들에게 있어 엄격한 체중관리는 커다란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습니다. 연예인들이 겪는 고통과 비슷한 현상을 일반인들 역시 일상에서 늘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대중 미..

그냥 저냥 2017.09.01

아름다움은 젊은 사람만의 것이 아니다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짧다고 느껴지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자신이 청춘으로부터 멀어져감과 동시에 늙어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동안 자신의 일과는 거리가 멀다고 느껴온 까닭에 안치환의 노래 '위하여'가 귀에 들어오지 않다가 어느 날 문득 가슴 저리게 다가오기 시작한다면 이 또한 늙어가는 현상에 대해 본격 눈을 뜨게 됐음을 의미한다. 솔직히 실토하자면 내가 바로 그러한 상황이다. 노화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 세상에 태어나 눈을 뜬 이상 누구든 이를 피해갈 수는 없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언젠가부터 우리는 이 노화 현상을 자연스러움이라기보다 꺼려하는 대상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크다. 심지어 노화를 죄악시하는 사회 분위기마저 감지된다. TV를 비롯한 대중매체는 온통 젊음 예찬 일색이니 말..

그냥 저냥 2017.08.20

집착에서 벗어나기

정확히 10년 전, 집 전체를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하면서 가재도구들을 모두 집 밖으로 들어낸 일이 있었다. 짐을 다른 공간으로 이동만 안 했을 뿐이지 사실상 이사와 진배없을 만큼 대규모의 이벤트였다. 집안 구석구석에서 들춰지고 꺼내어진 짐의 양은 어마어마했다. 그럴 만도 했다. 제법 많은 식구가 수십 년을 한 공간에서 살아왔으니 말이다. 폐기물로 버려진 양은 엄청났다. 리모델링 핑곗김에 과감히 다이어트를 단행한 것이다. 난 최근에 이와 비슷한 일을 또 다시 경험했다. 비록 집은 아니었으나 10년 동안 생활해오던 공간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작업이었다. 10년이란 시간은 돌이켜 보니 바람처럼 훌쩍 흘러가버리는 까닭에 그야말로 찰나로 느껴지지만, 실은 꽤나 긴 시간이다. 10년가량의 시간이 흐르다 보니 그동안 사..

그냥 저냥 2017.08.17

커피 자판기 퇴조 현상이 아쉬운 이유

음식점에서 식사를 마친 후 자판기를 통해 뽑아 먹는 커피 한 잔의 맛은 보약과도 같다. 아주 간혹 자판기가 구비되어 있지 않거나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깜빡하고 커피 마시는 일을 생략하기라도 하는 날에는 흡사 무언가 중요한 일을 빼먹은 듯한 느낌이 들곤 한다. 비흡연자인 까닭에 식후 흡연 행위가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는지 정확히 헤아릴 수는 없으나, 아마도 식사 후 자판기 커피 한 잔 섭취의 느낌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말이다. 식후 마치 오아시스처럼 내게 기운을 불어넣어주곤 하던 자판기 커피가 점차 사라지는 추세라고 한다. 물론 음식점 등에서는 서비스 차원에서 이를 갖춰놓은 경우가 여전히 많지만, 실제로 동전을 투입하여 뽑아 먹는 커피 자판기는 주변에서 그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

그냥 저냥 2017.08.15

팩트체크 전성시대, 반 박자만 쉬어가자

요즘 아이들에겐 자신들의 귀가 솔깃해질 만한 이야기를 들으면 일단 휴대폰을 꺼내 사실 여부부터 확인하는 버릇이 있다. 혹은 문득 떠오른 사실이기는 하나 정확한 내용이 생각나지 않는 경우에도 휴대폰을 이용하여 그 미흡한 부분을 기어코 메우고 만다. 비단 아이들뿐만이 아니다. 어른들도 여럿이 모여 무언가 화젯거리를 풀어놓거나 흥미를 유발할 만한 소재를 이야기할 경우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면서 반드시 관련 사실을 확인한 후에 '정말이네' 라는 반응을 보이곤 한다. 이른바 팩트 체크 전성시대다. 스마트폰이 개인 각자의 손에 쥐어지면서부터 바뀐 생활상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복잡하다. 그 가운데서도 우리만의 빨리빨리식 문화와 접목, 급격하게 진화해가고 있는 현상 중 하나가 바로 이 팩트 체크다. 휴대폰..

그냥 저냥 2017.07.30

'한국인을 고문하는 방법'에 공감하는 이유

최근 온라인 공간에서 빠르게 퍼지며 많은 사람들로부터 공감과 호응을 얻고 있는 이슈 한 가지가 있다. 다름아닌 '한국인을 고문하는 8가지 방법'이다. 과연 어떠한 행위들이 우리에게 가혹한(?) 고문을 행사한다는 것인지 우선 그 내용부터 한 번 들여다보자. 제1호 고문, 라면 먹을 때 김치를 안 준다제2호 고문, 인터넷속도를 10mb 이하로 줄인다제3호 고문, 식후에 커피를 못 마시게 한다제4호 고문, 삼겹살에 소주를 못 마시게 한다제5호 고문, 요거트 먹을 때 뚜껑을 핥지 못하게 한다제6호 고문, 화장실 갈 때 폰을 못들고 가게 한다제7호 고문, 버스가 완전히 정차 후 자리에서 일어나 내리게 한다제8호 고문, 엘리베이터 문닫기 버튼을 못 누르게 한다 8가지 고문 전부는 아니더라도 왠지 대체로 고개가 끄덕..

그냥 저냥 2017.07.15

나의 숨을 멎게 한 이미지 한 장

우리나라 성인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이 377잔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이후 커피 소비량은 연평균 7%의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한국 사람이 가장 많이 먹는 가공음식엔 김치 대신 어느덧 커피가 그 자리를 꿰찼다고 한다. 괄목할 만한 성장인 데다가 달콤한 실적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그 이면에 감춰진 현실은 그다지 달콤하지 못하다. 알다시피 오랜 기간 공을 들여 커피를 재배하기 위해 미취학 아동들까지 커피 농사에 동원되는 등 노동력 착취의 그림자가 달콤한 실적 위로 늘 어른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커피는 전 세계적으로 천문학적인 양이 소비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이윤은 거대 커피회사인 다국적 기업과 소매업자, 중간거래상들의..

그냥 저냥 2017.06.23

윤손하의 사과, 대중들은 왜 비난하나

두달 전 모 사립초등학교 수련회 현장에서 집단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아이들 4명에 의해 한 아이가 담요에 씌워진 채 야구방망이와 막대기가 휘둘러지고, 비눗물을 우유라고 속여 마시게 하는 등 초등학교 3년생들이 벌인 행위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을 만큼 집요하고 끔찍한 사건이었다. 피해 아동은 죽을 뻔 했다고 당시 상황을 토로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해당 아동은 '횡문근 융해증'과 '외상후 스트레스성 장애'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는 강한 충격을 받을 경우 근육세포가 파괴되어 녹는 증상이다. 이번 폭력 사태와 관련하여 탤런트 윤손하의 아들과 재벌 총수의 손자 등이 연루됐노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윤손하의 소속사인 씨엘엔컴퍼니는 17일 공식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사건에 대한..

그냥 저냥 2017.06.17

속 깊은 배려로부터 얻는 위안

천지는 엄마에게 MP3 플레이어를 사달라고 조르지만, 넉넉하지 못한 가정 형편 때문에 다음 기회에 사주겠노라며 엄마는 애써 아이를 달랜다. 그런데 천지의 행동을 곱씹어보니 평소와는 어딘가 모르게 많이 다른 느낌이다. 생전 무언가를 사달라며 조르던 아이가 아니었는데 말이다. 왠지 싸한 느낌이 들어 언니인 만지에게 어떤 종류의 MP3 플레이어가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확인해보라며 당부하지만, 무슨 연유인지 천지에게 연락이 닿지 않는다.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간 모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시간은 이들의 편이 아니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늘 착하고 예뻤던 천지가 너무도 허망하게 이 세상을 떠나고 만 것이다. 지나치게 가혹한 시련이 아닐 수 없다. 유서 한 장 없이 홀연히 떠난 천지가 엄마에겐 야속했다. ..

그냥 저냥 2017.06.12

'침묵'을 원하는 세상, 얻거나 잃는 것들

도심에 위치한 화장품 가게 앞을 지나다니다 보면 직원이 점포 밖으로 나와 호객 행위를 하는 경우를 더러 보게 된다. 쇼핑 바구니를 쥐어주면서 친절하게 안내하는 직원이 반가울 때도 있지만,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솔직히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옷을 사기 위해 의류 매장을 둘러보는 경우도 비슷하다. 직원이 특정 제품을 소개해주거나 지나치게 능동적으로 안내하는 바람에 오히려 그런 점포를 피해가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누군가에게는 직원의 안내가 무척 반갑고 고마운 행위로 다가올 수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의지에 의한 쇼핑 활동을 방해하는, 일종의 훼방꾼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현상으로부터 착안, 최근 일본에서는 '무언의 접객'이라 불리는 서비스가 확산 중이란다. 이는..

그냥 저냥 2017.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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