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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저냥 303

손맛으로 위안을 찾는 사람들

펜을 들어 종이 위에 직접 글자를 기록해본 게 언제쯤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개인적인 기록을 남길 요량이든 아니면 업무적인 일을 처리하든 나 개인적으로는 언제부턴가 종이 위에 기록을 남기기보다 모니터를 켜놓은 채 키보드와 마우스를 이용하거나 액정 위 터치를 통해 기록하는 일이 훨씬 자연스럽고 편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덕분에 가뜩이나 악필인 글씨체가 더욱 가관이 돼버린 지 오래다. 이 노릇을 어찌하면 좋을까 싶다. 그나마 요즘 아이들에 비하면 내가 조금 더 나은 편이라는 사실에 위안을 가져야 할까? 독서는 또 어떤가. 무거운 책보다는 가벼운 전자책을 들고 다니면서 이를 이용하는 횟수 또한 훨씬 많아졌다. 더구나 전자책에는 수십 권, 아니 수백 권을 한꺼번에 넣어둘 수 있으니 이처럼 편한 게 또 어디 있을..

그냥 저냥 2017.11.29

임산부석, 작은 배려가 아쉽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전철에 올랐다. 퇴근 무렵 시각이니 피곤한 건 비단 나뿐만이 아니었을 테다. 전철에 몸을 실은 이들의 표정으로부터는 고단함이 역력했다. 몸 곳곳에서 이의 흔적이 묻어나온다. 자리에 앉은 이들은 곧바로 잠에 빠져들기 일쑤였고, 선 채로 목적지로 향하는 이들 역시 피곤한 듯 양쪽 눈을 지그시 감은 채 꾸벅꾸벅 졸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 때였다. 좌석 중간에 앉아 있던 한 젊은 여성이 목적지에 도착했는지 하차하면서 자신의 자리를 다른 여성에게 양보하고 있었다. 젊은 사람들끼리 자리를 양보하는 광경은 무언가 생경하게 다가오는 탓에 난 이를 좀 더 유심히 관찰했다. 자리를 양보 받아 좌석에 앉은 젊은 여성의 상의에는 분홍색의 큼지막한 표식 하나가 달려 있었다. 다름 아닌 임산부 배지였다. 주변..

그냥 저냥 2017.11.02

진정한 부모의 역할이란

아이가 실수를 저지를 때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모를 더러 볼 수 있다. 아직은 어리기에 모든 일에 미숙할 수밖에 없거늘, 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아이를 기다려주어야 하건만, 부모는 결코 그러고 싶지 않았던 모양이다. 물론 나 역시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의 입장이라 자식이 완벽하기를 바라는 한결 같은 마음을 전혀 헤아리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아울러 자신의 자식만큼은 다른 아이들과 다르리라고 굳게 믿고 싶은 부모들의 보편적인 사고 방식 또한 익히 알고 있다. 하지만 아이인들 실수를 하고 싶어 이를 반복하고 있는 건 결코 아닐 테다. 만약 그렇다면 이는 정신적으로 결함이 있는 행위일지 모르니 하루빨리 그 원인을 찾아 해결해야 함이 옳다. 사람이니까, 더구나 아직은 아이이기에 그러한 것일 뿐이다. 본의 아..

그냥 저냥 2017.10.18

음주로 인한 질병, 금주로 인한 스트레스, 당신의 선택은?

알콜 섭취와 관련한 속설은 참으로 다양하다. 이를 오랜 기간 추적하고 연구하여 발표하는 과학자들은 그 결과물을 과학이라고 말할 테다. 하지만 나와 같은 일반인들의 입장에서는 워낙 상충되는 주장들도 많고 결과물 또한 서로 상이한 경우가 많아 과연 어떤 정보를 믿고 이를 따라야 하는지 늘 헷갈리기 일쑤이다. 물론 그들이 해당 결과물을 얻기 위해 그간 쏟아 부은 노고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각종 정보의 홍수 속에서 중심을 유지하지 못하고 좀처럼 갈피를 잡기 어려운 것처럼 우리는 여전히 혼란스러울 따름이다. 흔히들 말하기를 반주로 소주 한두 잔 걸치는 건 건강에 이롭다고 한다. 의학적으로도 심혈관질병을 예방하는데 있어 약간의 알콜 섭취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그냥 저냥 2017.10.18

내가 콜드브루 커피를 좋아하는 이유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우리가 주변에서 가장 흔히 접하는 커피는 곱게 갈아 압축한 원두 가루에 뜨거운 물을 고압으로 통과시켜 진한 농도의 에스프레소를 뽑아낸 뒤 이를 물에 희석시켜 마시는 아메리카노 방식이다. 커피 문화가 발달하면서 이를 추출하는 기계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덕분에 커피 한 잔을 뽑아내는 속도 또한 급속도로 빨라졌다. 빨리빨리 문화에 너 나 할 것 없이 길들여진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더없이 잘 맞는 추출 방식의 커피 아닐까 싶다. 하지만 그와는 정반대의 방식으로 추출하는 커피도 있다. 원두 가루를 찬물에 우려내고 이때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는 원액을 모아 이를 그냥 마시거나 찬물에 희석시켜 마시는 콜드브루 방식이다. 혹은 네덜란드인들이 개발했다고 하여 더치커피로 불리..

그냥 저냥 2017.10.16

요리 로봇 등장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

4차 산업혁명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어쩌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른 움직임으로 우리 생활 주변 곳곳에 침투, 영향력을 행사해 올지도 모를 일이다. 디지털 기술과 AI의 융합은 이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며, 덕분에 단순하면서도 반복적인 일은 이제 로봇이 사람의 역할을 대체할 공산이 커졌다. 자율주행차량의 등장이 임박하면서 사람이 운전대를 잡는 일은 어느덧 과거의 유물이 되어 가듯이 말이다. 일본 편의점 업계엔 벌써부터 무인 계산대가 들어섰고, 우리나라 패스트푸드점 역시 주문과 결제 정도는 어느덧 키오스크가 사람을 대신한다. 자판기에서 믹스 커피를 뽑아먹듯이 커피전문점에나 가야 맛볼 수 있던 고급 커피를 기계가 고객의 주문 즉시 제조, 즉석에서 이를 내놓는다. 인건비가 들어가지 않으니 커피 가격은 고품질..

그냥 저냥 2017.10.15

걷고 뛰기 운동이 좋은 이유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시작한다. 동시에 또 다른 많은 사람들은 운동을 그만둔다. 방법도 천차만별이다. 가장 손쉽게 다가오는 운동은 아무래도 헬스장을 이용하는 방식이 아닐까 싶다. 근래엔 헬스장이 거주지 주변 곳곳에 생겨 자연스레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제살 깎아먹기식 운영을 하는 곳이 제법 많다. 이제 비용 때문에 운동을 못 하겠다는 말은 궁색한 핑계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말로 비용 때문에 운동을 할 수 없는 분들도 더러 있을 수 있으니 그렇다면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 천변에 조성된 산책로를 이용하는 방법도 하나의 방식이 될 수 있겠다. 결국 운동을 하겠다는 의지의 문제이지 방법과 장소 때문에 이를 못 한다는 건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앞서도 언급했듯 많은 사람..

그냥 저냥 2017.10.12

당신도 디지털 탈출을 꿈꾸는가?

그러니까 지난 2000년 즈음이었던 것 같다. 대중교통을 이용, 출퇴근하던 내 손에는 PDA라는 조그만 기계가 쥐어져 있었다. 이 작은 녀석은 참으로 영리했다.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출퇴근 시간을 충분히 재미있게 해주었으니 말이다. 지금은 이북이라 불리며 대중화 단계로 들어섰지만, 그의 프로토타입쯤 될 법한 이 녀석은 텍스트 파일로 변환시킨 책 한 권을 통째로 저장, 틈틈이 이를 읽게 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수십 권, 아니 수백 권의 도서 분량도 불과 수 메가 바이트의 파일로 저장이 가능했다. 간단한 종류의 게임을 즐길 수 있었던 건 두 말하면 잔소리일 테다. 스타일러스 펜을 꺼내 액정 위로 쓱쓱 줄을 그어 무언가를 그리거나 기록해놓으면 이미지 파일로 저장이 되어 나중에 확인할 때 무척 요긴했다. 혹은..

그냥 저냥 2017.09.19

인스타그램, 의외의 순기능을 발견하다

SNS의 대표 주자 가운데 하나인 '인스타그램'은 언젠가부터 '허세스타그램'으로 불린다. 왜일까? 주로 이미지를 공유하는 서비스인 까닭이다. 텍스트로 제아무리 멋지게 묘사한다 한들 단 한 장에 불과한 이미지로 표현되는 강렬한 감성을 이기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이미지가 훨씬 직관적인 데다가 때로는 촌철살인과도 같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인스타그램의 재미에 푹 빠져드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기왕이면 타인에게 더 좋으면서 그럴 듯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다. 이른바 인정 욕구다. 그러다 보니 가끔은 초현실적인 인스타그램 속 지인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괜시리 시기와 질투, 그리고 부러움 따위를 느끼게 되곤 한다. 이러한 현상이..

그냥 저냥 2017.09.04

삶이란 이별에 적응해가는 과정이다

올 여름은 유난히 굵고 짧았다. 특히 얼마 전 다량의 수증기를 품은 기단이 한반도를 관통한 이래 기후 변화는 더욱 도드라진다. 8월임에도 옷장 속 깊숙이 모셔두었던 긴 팔 옷을 꺼내 입어야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예년엔 결코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무더웠던 이번 여름 역시 시간의 흐름에 의해 자연스레 자신의 자리를 가을에 넘겨주려는 낌새다. 부쩍 선선해진 기후는 더위에 지치고 찌든 심신을 바짝 긴장시킨다. 한결 맑아진 정신으로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니 우리집 반려견 미르가 생활하던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미르와 영원히 이별을 고한 건 대략 한 달 전쯤의 일이다. 녀석이 이곳을 떠나던 즈음과 비교해 보니 그다지 변한 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녀석을 잃은 상실감과..

그냥 저냥 2017.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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