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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저냥 303

이기는 경기가 아닌 감동적인 경기를 보고 싶다

2018 러시아 월드컵 경기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이 스웨덴 대표팀에게 뼈아픈 일격을 당했다. 워낙 막강한 팀들과 다퉈야 하는 고된 싸움인 까닭에 상대적으로 말랑말랑한(?) 스웨덴만큼은 어떡하든 우리가 물리쳐야 하는 상대였다. 독일과 멕시코의 예측을 벗어난 경기 결과가 우리의 가뜩이나 험난한 입지를 좁혀 오는 탓에 더더욱 그러했다. 결과는 예측 이상으로 끔찍했다. 그러나 패배보다 우리를 더욱 씁쓸하게 하는 건 대표팀을 둘러싼 무성한 뒷말과 혹독한 비난 때문이다. 이 경기가 끝난 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이 독일 방송사와의 인터뷰 과정에서 한국이 이번 월드컵에서 3패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 답답한 사람이 아닐 수 없다. 졸전을 벌인 탓에 우리 대표팀에게 가뜩이나 사방에서 조롱성 발언과 비난이 쏟아..

그냥 저냥 2018.06.19

드러나지 않아 간과하기 쉬운 세상 이치

고등학교 재학 당시 난 학교 구성원들에게 학교 주변 소식을 전하던 학교 신문 제작 동아리 '신문편집반' 활동을 한 적이 있다. 매주 한 번씩 돌아오는 특별활동 시간에는 어디든 가입하여 의무적으로 활동을 해야 했는데, 마땅히 할 것도 없었고 비교적 편하면서 만만할 것 같아 이를 덥석 신청한 것이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볼 때 이는 큰 판단 착오였다. 분기마다 발행되는 학교 신문 제작은 생각만큼 만만한 작업이 아니었다. 다른 활동은 정확히 1주일에 한 번씩 다소 형식적으로 이뤄졌건만, 이 동아리는 방과 후 거의 매일 학교에 남아 활동을 벌여야 할 만큼 고된 데다가 대충 시간을 때울 수도 없었다. 심지어 방학 때에도 학교에 나와 관련 학습을 진행하거나 신문 제작 작업을 도와야 했다. 도제식으로 작업이 이뤄지는 ..

그냥 저냥 2018.03.25

평창동계올림픽을 빛낸 또 다른 주인공, 한글 (feat. 태극문양)

평창 동계 올림픽이 17일 간의 열전을 끝으로 그 화려한 막을 내렸다. 이번 올림픽은 개회 이전부터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과연 온전히 치러질까 하는 우려가 팽배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막이 오름과 동시에 그러한 우려는 눈 녹듯이 깨끗이 사라졌다. 비단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의 이번 대회를 향한 긍정적인 평가가 아니더라도, 앞서의 우려와 걱정을 말끔히 불식시키고도 남을 만큼 여러모로 성공을 거둔 대회임이 분명하다. 외신들 역시 호평 일색이다. 대회를 무리 없이 매끈하게 운영한 건 물론이고, 북한의 참여를 이끌어낸 데다가 올림픽 사상 최초의 남북 단일팀을 성사시켰으며, 덕분에 올림픽 정신과 이념이 제대로 발현된, 진정한 평화의 제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기 때문일 테다. 아울러 유독 특정 종목으로의 편..

그냥 저냥 2018.02.27

평창동계올림픽, 의외의 매력 포인트

강원도 평창 일원의 설원과 얼음 위에서 펼쳐지는 평창 동계 올림픽, 선수들이 쏟아내는 땀과 열정은 메달 색상, 그리고 수상 여부와 관계없이 감동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연기를 잘 펼쳤음에도 막판 집중력 부족으로 넘어져 분루를 삼키거나 실수를 범해 멋쩍은 웃음을 지어 보여도,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우리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게 된다. 왜일까? 잘하면 잘하는 대로, 또한 못하면 못하는 대로 최선을 다한 선수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언젠가부터 잊고 지내온 열정 따위를 다시금 느낄 수 있기 때문일 테다. 그런데 경기 중계를 넋 놓은 채 시청하던 난 이번 평창 올림픽과 관련하여 의외의 매력 포인트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 경기장은 물론이거니와 시상식장 및 각종 행사장과 그 주변에는 평창 올림..

그냥 저냥 2018.02.17

멘티가 진정한 멘토를 만나게 될 때

핸드볼 필드를 휘어잡던 '우생순'의 신화 임오경이 '불타는 청춘' 노래자랑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가수 신효범으로부터 노래 교육을 받는 모습은 너무도 안쓰러웠다. 신효범은 현직 교수라 학생들을 가르치는 패턴이 몸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이었다. 물론 임오경에게도 학생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교육이 진행됐다. 입 모양을 교정하고, 발성 연습을 시키는 장면이 방송 전파를 탔다. 신효범은 호랑이 선생님이었다. 임오경을 모질게 다뤘다. 하려면 제대로 하든가 아니면 말든가였다. 눈물을 쏙 뺄 정도로 스파르타식 강행군이 이어졌다. 두 눈에 눈물이 글썽이던 임오경의 모습은 안쓰러움 그 자체였다. 드디어 대회 날이 밝았다. 본 대회에 앞서 리허설이 준비돼 있었다. 총 7개의 팀이 리허설을 위해 속속 도착했다. 그런데 임오경의 등..

그냥 저냥 2018.02.14

우리의 믿음을 저버린 의외의 것들

지난해 말 중국의 5성급 특급 호텔의 위생 수준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도마에 오른 적이 있다. 변기 닦는 솔로 찻잔을 닦고, 심지어 수건을 변기 물에 적셔 바닥을 청소하는 등 최악의 위생 실태를 드러냈다. 최고급 호텔의 위생 수준이 이 정도라면 일반 호텔은 어떻게 믿고 묵겠냐는 등 비판 여론이 중국 내에서 일었다. 아울러 그러면 그렇지 중국 클라스가 어디로 가겠느냐며 이와 같은 현실에 대해 국내 네티즌들 또한 비아냥과 욕 세례를 일제히 퍼부었다. 그러나 우리가 남을 욕할 처지는 못되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도 중국과 완전 판박이인 사례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한 매체를 통해 서울의 일부 특급 호텔에서의 형편없는 위생 관리 실태가 적나라하게 보도됐다. TV조선이 공개한 서울 시내 5성급 호텔 세 곳의 객..

그냥 저냥 2018.02.09

당장 행복해지자

장모님의 자식 사랑은 끝이 없다. 이것저것 먹거리를 잔뜩 보내오셨다. 새해 들어서만 벌써 몇 번째인가. 이번에도 손수 재배하거나 만든 것들이다. 설날에 떡국을 끓여 먹으라며 가래떡을 넣어 보내셨는데, 너무 맛이 좋은 바람에 설날이 되려면 아직도 한참이나 멀었건만 진작에 다 소비하고 말았다. 떡국도 끓여 먹고 떡볶이도 해 먹다보니 남을 리가 만무했다. 덕분에 설날 떡국은 정작 그때 가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방앗간에서 사다 먹든 마트에서 사다 먹든 어떻게든 안 되겠는가 싶다. 직접 기른 감나무에서 딴 감으로 곶감도 만드신 모양이다. 지난 가을엔 대봉감과 단감 등 종류별로 한 박스를 보내오시더니 이번엔 곶감까지 넣으셨다. 시중에서 파는 것과는 그 모양새 하며 색깔 하며 확연히 달랐지만 맛은 여느 곶감보..

그냥 저냥 2018.02.04

'나잇값 하라'는 표현은 일종의 편견이다

TV 프로그램 '미운우리새끼'에 등장하는 가수 김건모 씨(이하 존칭 생략)는 50세가 넘었다. '쉰건모'라는 별칭은 이로부터 기인한다. 나이 50이면 지천명이라고 한다. 하늘의 명(命)을 알게 된다는 나이다. 즉, 현재의 삶이 자신의 의지만이 아닌 하늘의 섭리에 의한 것임을 느끼게 될 나이라는 의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건모는 여전히 아이와 비슷한 감성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피규어나 프라모델 등을 갖고 노는 걸 좋아하며, 근래엔 드론에 푹 빠져 있는 모습이다. 해당 나이대에 걸맞지 않은 듯한 생활을 하고 있는 그를 시청자들은 신기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혹자는 그가 철이 들지 않은 건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쉽게 단정 짓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볼 땐 그가 철이 들지 않은 것도, 아울러 신..

그냥 저냥 2018.01.29

무민세대의 지향점, 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요즘 SBS 프로그램인 '불타는 청춘'을 시청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중년을 넘어 어느덧 장년을 바라보는, 요즘 말로 표현하면 이른바 '신중년'에 해당하는 비슷한 연령대의 남녀 연예인들이 함께 모여 장을 보거나 밥도 해먹고 시간을 소일하는 지극히 단순한 내용에 불과하지만, 여기에는 왠지 사람의 시선을 끄는 묘한 매력이 있다. 넋 놓고 아무 생각 없이 이를 시청하다 보면 밤12시가 훌쩍 넘어가곤 한다. 어제는 강수지가 대마도에서 바다 낚시를 하는 장면이 등장했다. 바다 낚시의 자칭 고수 이하늘은 정작 허탕을 치는 사이 완전 초짜 강수지는 귀한 돔을 두 마리나 잡는다. 뿐만 아니다. 물살이며 바람의 세기 등 어느새 강태공쯤 되어야 알 법한 지식은 물론, 낚시를 위한 최적의 환경까지 터득해 가고 있..

그냥 저냥 2018.01.24

별이 되고 싶은 꿈, 이뤄질까?

지금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때문에 거의 볼 수 없는 환경이지만, 어릴 적엔 그래도 밤이 되면 하늘에 제법 많은 별들이 총총히 떠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가운데서도 유독 반짝이는 별을 바라보면서 이건 누구의 별, 저건 또 누구의 별.. 이런 식으로 이름을 갖다 붙이거나 소망을 바랐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있었을 것 같다. 아니 그러한 경험이 전혀 없었다고 해도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비슷한 장면을 종종 봤음직하다. "난 밤하늘의 별이 될 테야" 그런데 꿈속에서도 이뤄지기 어려울 듯한 이러한 일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비록 실제로 별이 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비슷한 소망을 이루도록 해주니 말이다. 옆나라 일본에서의 일이다. 죽은 사람을 화장한 뒤 그 유골을 캡슐에 넣어 인공위성을 이용,..

그냥 저냥 2018.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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