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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 공포' 누가 부추기는가

예비군 훈련장 총기사고는 군 당국의 허술한 총기 관리가 불러온 전형적인 인재였습니다. 이번엔 공교롭게도 내곡동 훈련장에서 발생하였지만, 혹여 이곳이 아니더라도 전국 예비군 훈련장 어딘가에서, 언젠가 한 번은 반드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이면서도 태생적인 한계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탓입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예비군 훈련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 파악과 개선 작업이 마련돼야 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노릇입니다만, 사건 이후 보이고 있는 군 당국의 행태는 여전히 못 미덥기만 합니다. 급기야 270만 명에 이르는 예비군 전체가 술렁이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예비군 부대마다 훈련 참가를 연기하거나 참가하더라도 적어도 사격훈련만큼은 피하고 싶다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힘들다는 군 복무..

생각의 편린들 2015.05.15

예비군 훈련장 총기사고, 예고된 인재인 까닭

13일 내곡동 예비군 훈련장에서 발생한 총기사고로 가해자 포함 3명이 목숨을 잃고 2명이 부상했다. 희생자 대부분이 20대 초중반의 아직 꽃을 채 피우지도 못한 청춘들이라 안타까움을 더한다. 가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바람에 왜 이러한 일이 벌어지게 됐는지에 대해선 그가 남긴 유서와 그동안 살아왔던 삶의 궤적을 통해 반추해볼 수밖에 없게 됐다. 일종의 심리적 부검을 통해 원인을 찾아야만 한다. 물론 이미 전문가들이 언급하고 있듯 군생활 당시 B급 관심병사로 분류돼 특별 관리를 받았던 과거의 흔적이나 유서만으로도 그가 안고 있던 분노를 불특정 다수에게 퍼부은, 정황상 묻지마 분노 범죄일 가능성이 농후해지고 있다. 무한경쟁 속에서 극단으로 내몰린 채 어느덧 부적응자로 전락한 이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사회를 ..

생각의 편린들 2015.05.14

<해피 홀리데이> 아이들 눈에 비친 어른 세상

아이들의 눈에 비친 어른의 모습은 온통 엉망이다. 거짓말장이에다 욕쟁이 그리고 심지어 싸움꾼일 때도 있다. 적어도 이 영화속 아이들의 눈에 어른거리고 있는 어른의 모습은 분명 그러하다. 세 남매를 키우는 더그(데이빗 테넌트)와 아비(로자먼드 파이크) 부부는 현재 별거 중이며, 이혼 위기에 처해 있다. 다소 철없어 보이는 아빠 더그의 외도 탓이다. 어느날 스코틀랜드에 살고 있는 더그의 아버지, 그러니까 아이들에겐 할아버지(빌리 코널리)가 되겠다, 의 생일을 맞아 이들 가족 모두는 승용차를 이용해 스코틀랜드로 향하게 된다. 아이를 직접 키워본 사람은 잘 알겠지만 어린 세 남매를 건사한다는 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이들 모두를 데리고 밖에 외출하는 일은 그야말로 혼돈 그 자체다. 다소 부산스러운 준비 ..

'세월호 사진 조작' 채널A, 언론 책무 망각했나

영화 '나이트크롤러'에서 프리랜서 사진기자 역을 맡았던 주인공은 특종을 낚아채기 위해 영상 조작과 심지어 사건 은폐 조작까지 서슴지 않는다. 보다 자극적인 영상을 원하는 시청자들과 방송국이 이러한 결과를 빚고 만 셈이다. 물론 이와는 과정과 목적이 다소 상이하지만, 비슷한 사례가 국내에서도 발생했다.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단체 회원들을 어떡하든 폭도로 몰아세워 시청자들에게 그들만의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려던 한 종편 방송사가 그만 어처구니없는 오보를 한 것이다. 종편 '채널A' 보도국 기자들이 지난 8일 세월호 시위와 관련한 자사의 오보에 대한 비판 성명서를 발표한 데 이어 야당의 한 의원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해당 사건을 제소하는 등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돼 가고 있다. 애초 발단은 이러했다. 채널A의 시사프..

생각의 편린들 2015.05.12

정작 국민은 뒷전인 '국민을 위한 정치'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일 청와대에서 제3차 규제개혁 장관회의 겸 민관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4월 임시국회에서 경제활성화 주요 법안들이 끝내 처리되지 못한 결과에 대해 "법안들을 붙잡고 있는 것이 과연 국민을 위한 정치인지 묻고 싶다"며 정치권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아울러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청년들이 얼마나 애가 타겠느냐"며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물론 표면적으로 볼 때엔 해당 법안들이 실제로 야당의 제동 때문에 처리되지 못한 채 연기된 듯 보인다. 하지만, 그 속내를 살펴볼 경우 결코 야당의 단순 발목잡기 탓만은 아닌 정황으로 읽힌다. 결국 이 모든 게 지난 2일 여야가 전격 합의를 일궈낸 공무원연금 개혁안으로 귀결되는 모양새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 명기를 둘러싼 ..

생각의 편린들 2015.05.11

'대형마트 치킨' 재등장이 반가운 이유

바야흐로 '국민간식'으로 떠오른 치킨 가격이, 세상 무서운 줄 모른 채 한없이 치솟고만 있다. BBQ가 지난달 새롭게 출시한 치킨 한 마리의 가격은 19,900원이란다. 사실상 2만원대 가격의 출현인 셈이다. 차마 2만원으로 올리기엔 가격 저항이 만만치 않다고 판단한 탓인지 유통업체 등에서 흔히 활용돼 온 심리학적 꼼수마저 동원됐다. 물론 심리적 마지노선인 만큼 저항이 만만치는 않겠지만, 조만간 2만원대 가격의 치킨 출현은 시간 문제일 듯싶다. 치킨의 주 재료인 닭고기 값은 자꾸만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제품 가격 자체가 오르는 현상은 그야말로 기이하다. 치킨은, 대한민국이 '치킨공화국’이라 불릴 정도로, 소비자 모두에게 사랑 받는 친숙한 몇 안 되는 먹거리 중 하나다. '치느님'을 신봉하는 소비..

생각의 편린들 2015.05.10

맨발 산행으로 지친 심신 달래기

역시 5월은 계절의 여왕답습니다. 활동하기에 더 없이 좋은 날의 연속입니다. 지천은 온통 푸르름으로 가득합니다. 아내와 저, 두 사람은 지친 심신을 달랠 요량으로 조금은 특이한 산행에 도전하였습니다. 이른바 맨발 트래킹입니다. 국내 유일의 황톳길 산행 코스가 마련돼 있는 대전 계족산으로 항했습니다. 입구로부터 5분 정도 걸으면 황톳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자, 보이시나요? 등산로 한 쪽 귀퉁이에 마련된 귀하디 귀한 황톳길, 색깔이 제대로입니다. 과감하게 신발과 양말을 모두 벗은 채 문명을 거스를 채비를 마칩니다. 짠~ 발바닥이 아주 시원하니 좋군요. 아무래도 그냥 걷는 것보다 체력 소모가 훨씬 크다는 점, 맨발 산행을 시작하기 전 먼저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희는 사람들이 이미 지나간 자리는 피하고..

무책임한 교육 현장, 아이들은 불안하다

지난달 홍준표 경남지사의 무상급식 중단 결정 여파로 뜨거운 논란을 일으켰던 서울 충암고 교감의 급식 막말 파문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사생활 침해와 개인정보보호 권리 침해 등 교내에서의 인권 침해가 실제로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관련자 징계와 재발 방지 등을 권고했다. 정작 급식비 납부 주체는 학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해당 학생에게 급식비 미납 사실을 공개하는 등 아이들로 하여금 수치심을 불러일으키게 한 학교 측의 조치는 상당히 비교육적인 처사라 할 만하다. 때문에 서울시교육청의 권고는 교육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비슷한 사례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게 하거나 사전 예방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해 보이는 조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이들을 향한 교육 현장의 시각은 그다지 큰 변화가 없는 듯보인다. 지난달 ..

생각의 편린들 2015.05.08

잔혹 동시 논란, 패륜인가 마녀사냥인가

10살 초등학생이 쓴 잔혹 동시가 실린 동시집 '솔로 강아지'를 출판사가 전량 회수 및 폐기 처분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그런데 의외의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해당 시를 쓴 아이의 부모가 출판사의 책 회수 조치에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해당 동시집의 회수 및 폐기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이다. 해당 시로 인해 우리 사회에 던져진 충격파가 이만저만한 게 아니었던 터라 난 출판사의 회수 조치가 마땅하다고 여겨오던 터인데, 아이의 부모가 법적 조치까지 취해가며 이에 대해 극구 반대하고 나선 상황이니, 무언가 엇박자의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아이의 부모는 시를 시로 본 것뿐이고 가정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라며, 이번 잔혹 동시 논란에 폐기로 맞서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한다. 난 정말로..

생각의 편린들 2015.05.07

그들은 왜 국민연금 변경에 반대하는가

지난 2일 여야 합의로 타결된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한다는 합의안 때문이다. 언론의 반응은 한결 같다. 정작 당장 급한 공무원연금 개혁은 쥐꼬리만큼만 이뤄지고, 그의 반대급부로 국민연금을 희생시킨 셈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한껏 높였다. 특히 경제 전문을 표방하는 보수 색채의 경제지들의 반발이 눈에 띈다. 이들을 필두로 이른바 보수로 분류되는 언론 매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이번 합의가 졸속으로 이뤄졌다며 일제히 비난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정치권과 정부 그리고 공무원단체까지, 이해 당사자 모두가 참여하여 어렵사리 이뤄낸 이번 사회적 합의가 이토록 비난 받아 마땅한 사안인지 난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비록 반쪽짜리 개혁임이 분명 맞긴 하지만 말..

생각의 편린들 2015.05.06

공무원연금 개혁,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여야가 지난 2일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최종 합의했다. 국회는 오는 6일 본회의를 열고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그러나 당시 전격 합의라는 속보가 무색할 만큼 뒷말이 무성하기 짝이 없다. 가히 후폭풍이라 할 만하다. 애초 이번 공무원연금 개혁은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통합하는 ‘구조개혁’ 방식으로 추진됐으나, 사실상 현행 제도 하 기여율과 지급률을 미세 조정하는 방식에 그쳤다는 점에서 과연 '개혁'이란 표현이 적절한가 라는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실제로 이번 개혁안을 살펴보면 수치의 변화가 미미한 데다 그조차 오랜 시일에 걸쳐 적용되는 모양새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이 내는 연금 보험료율은 현행 7%에서 2020년 9%로 5년에 걸쳐 인상하고, 연금 지급률은 현행 1.9..

생각의 편린들 2015.05.04

손가락 작은 상처가 내겐 특별했던 이유

엇그제 집에서 빗자루를 이용해 쓰레기를 주워 담던 도중, 오른손 새끼 손가락이 어딘가의 모서리에 부딪히는 바람에 작은 상처가 생겼다. 약간의 고통이 수반됐지만 육안으로 봤을 때 별다른 외상이 없길래 괜찮겠거니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부딪혔던 자리가 아파왔다.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피부 일부가 벗겨져 있었다. 그냥 두면 성가실 것 같아 약을 바르고 일회용 밴드로 감쌌다. 오늘 아침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아이들 방 전등이 나갔다면서 아내가 새 형광등 하나를 가져왔다. 교체해 달라는 의미다. 난 흔쾌히 응하며 맛이 간 기존 형광등을 등으로부터 빼내려 시도했다. 그 순간, 금속으로 이뤄진 거치대에 내 오른손의 손가락 하나가 그만 부딪히고 만다. 아차 싶었으나 이미 늦었..

그냥 저냥 2015.05.03

재보선 결과, '성완종 리스트' 면죄부가 돼선 안 된다

4.29 재보선 결과의 후폭풍이 여러 형태의 징후로 나타나고 있다. 야당의 경우 잠재돼 있던 계파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더니 문재인 대표 흔들기에 나서는 등 심한 내홍을 겪고 있으며, 야권 지지자들마저 서로 파가 갈린 채 그 어느 때보다 선거 패배 뒤의 개운치 못한 여운을 씁쓸함으로 달래고 있는 모양새다. 당장 1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대한 야권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는 처지로 읽힌다. 정부와 새누리당의 최대 개혁 과제 중 하나였던 공무원연금 개혁이 최종 타결되면서 박근혜 정부의 국정 운영에도 한층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이번 선거 결과로 인해 여야가 예상보다 빠른 결론을 도출시킨 탓이다. 선거에서 압승한 새누리당의 야당 압박 전술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세월호와 관련..

생각의 편린들 2015.05.02

5월 단기방학, 누구를 위함인가

주변의 초중고가 '근로자의 날'인 5월 1일부터 '어버이날' 전후까지, 길게는 10일에서 짧게는 5일 정도의 단기방학에 돌입했다. 우리 아이 학교의 경우도 징검다리를 이루고 있는 휴일과 휴일 사이의 날짜를 학교장 재량 휴업일로 정해 놓은 터라 등교하지 않는단다. 아이들은 마냥 신이 났다. 그렇다면 이제껏 볼 수 없었던 5월 '단기방학'은 어떠한 연유로 생긴 걸까? 그 속내를 살펴보니 이번 단기방학은 교육부만의 단독 정책으로 이뤄진 게 아닌 모양이다. 경제적인 논리가 반영된 탓이다. 5월 1일부터 14일까지는 정부가 정한 봄 관광주간이다. 현재 대대적인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결국 아이들의 단기방학도 이러한 캠페인의 연장선이었던 셈이다. 관광 활성화를 노린 정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15학년도 학..

생각의 편린들 2015.05.01

4.29 재보선 결과의 지극히 개인적인 해석

4.29 재보궐선거 결과, 전체 4석 중 새누리당이 3석 그리고 무소속이 1석을 차지했다. 새누리당의 압승이다.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단 한 석도 얻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비록 4석이라는 작은 규모의 선거인 데다 대충 예견됐던 결과이긴 하지만, 제1야당의 체면이 말이 아닌 상황이다. 당장 야당의 무능에 대한 성토와 문재인 대표 책임론이 비등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그럴 만도 한 게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라는 대형 이슈는 야당에게 있어 둘도 없이 좋은 기회로 여겨지던 터인데, 이러한 기회마저 살리지 못하고 죽 쑤어 개를 준 판국이니, 야권 지지자들의 원성이 높아질 법도 하다. 혹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28일 대국민 메시지가 이번 선거 판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분석하기도 한다. 마치 2006..

생각의 편린들 201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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