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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 각자도생의 시대로 접어들었나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일어난 지 올해로 20년째다. 아마도 그 무렵이 아닐까 싶다. 이때까지만 해도 사회 전반엔 긍정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뚜렷했던 것 같다. 긍정적인 사고를 지닌 밝은 사람은 환영 일색이었고, 반대로 부정적인 사고를 지닌 어두운 사람은 사회의 낙오자로 낙인이 찍히며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일조차 사치로 받아들여지거나 심지어 아플 수 있는 여유마저 허락되지 않던 시기가 꽤 오랫동안 지속됐던 것 같다. 오로지 긍정만이 성공의 지름길이자 이는 교육과 훈련을 통해 누구나 갖출 수 있는 조건이라며, 사회 요소요소 갖은 채널을 통해 주술을 불어넣기 바빴던 시기다. 낙오하거나 실패한 이들에게는 이러한 일을 게을리한 대가로 받아들여질 뿐, 그 어떠한 변명의 여지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실패의 책임은 온전히 ..

생각의 편린들 2015.06.29

담대한 미국 vs 쪼잔한 한국, 바람직한 지도자상이란

우리가 보고 듣고 생각해 오던 것과는 달리 오바마 대통령, 그는 미국 내에서 그다지 인기가 높지 않은 것 같습니다. 최근엔 쿠바와의 관계 개선 탓에 지지율이 많이 회복된 것으로 알려지긴 했습니다만, 그동안 그가 펼쳐 온 정책 다수가 사실상 미국 중산층의 심기를 꽤나 건드려 온 터라 그들의 오바마 지지 이탈 조짐이 좀체로 수그러들 줄을 모르는 모양새입니다. 일례로 우리가 가장 부러워했던 대목 중 하나인 부자증세를 통한 중산층 살리기 정책은 오히려 해당 계층을 더욱 힘들게 하는 상황으로 읽히며, 그의 최대 치적 중 하나로 꼽히는 오바마케어 역시 민간의료보험회사에 대한 의무 가입의 영향으로 인해 결과적으로는 그들의 배만 불리고 기존 가입자 프리미엄만 대폭 올려놓은 꼴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외교 정책..

생각의 편린들 2015.06.28

혐오와 다름 사이의 극과 극 두 시선

미국 연방대법원은 26일(현지시간) 동성결혼 합헌 판정을 내리고 미국 전역에서 동성결혼을 허용하였습니다. 연방대법원의 판결은 즉각 효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미국 전역은 온통 성적 소수자의 권리 보장을 의미하는 무지개색 물결로 뒤덮였습니다. 그동안 동성결혼 허가증을 발급하지 않았던 미국 14개 주에서는 행정 절차를 밟기 위한 동성 연인들이 줄을 잇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길게는 50년 가까이 미국을 뜨거운 논란속으로 몰아넣었던 동성결혼에 대한 합헌 결정은 미국 인권 신장의 진일보한 모습 그 자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날 연방대법원이 합헌 결정을 내리자 그동안 성적 소수자의 자유와 인권, 평등을 위해 힘겹게 싸워온 이들은 포옹을 한 채 뜨거운 눈물을 흘렸습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을 통..

생각의 편린들 2015.06.27

박 대통령 거부권 행사, 정치 불신만 부추길 뿐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다. 예견됐던 시나리오다. 하지만 예측을 벗어난 부분도 있다. 이날 박 대통령이 정치권을 향해 작심한 듯 쏟아낸 발언은 그 수위가 상당히 높아 모두의 예상을 빗나갔기 때문이다. 일단 거부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은 차치하더라도 정치권을 향해 어떠한 쓴소리가 있었는지부터 한 번 살펴보자. "지금 정부가 애써 마련해서 시급히 실행하고자 하는 일자리 법안들과 경제살리기 법안들이 여전히 국회에 3년째 발이 묶여져 있다. 국회가 꼭 필요한 법안을 당리당략으로 묶어놓고 있으면서 본인들이 추구하는 당략적인 것을 빅딜을 하고 통과시키는 난센스적인 일이 발생하고 있다" "정치권의 존재 이유는 본인들의 정치생명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둬야 함에도 그것은 변하지 ..

생각의 편린들 2015.06.26

<소수의견> 현실 같아서 섬뜩한, 최종 판단은 관객의 몫

서울 북아현동 재개발 지역 강제 철거 현장, 중무장한 경찰들이 한 건물을 에워싸고 있고, 그 건물 옥상에서는 연신 화염병이 투척되는 살벌하기 그지없는 상황이다. 지휘본부의 진압 지시가 떨어졌다. 경찰 한 무리가 건물에 투입된다. 현장은 이내 아수라장이 되고 만다. 안타깝게도 인명 사고마저 발생했다. 건물 옥상에 남아 끝까지 사투를 벌이던 철거민 박재호(이경영)의 아들과 경찰 한 명이 사망한 것이다. 경찰을 죽인 혐의를 받고 있는 박재호는 결국 구속되고 만다. 그에게는 지방 국립대를 졸업하고 국선 2년차에 접어든 새내기이자 주류에 편입되지 못한 윤진원(윤계상) 변호사가 배정됐다. 그저 그런 사건이라 생각한 탓인지 마냥 심드렁하기만 한 윤진원, 어느날 해당 사건을 취재하던 공옥경(김옥빈) 기자를 만나게 된 ..

증오보다 용서가 아름다운 이유

지난 17일 밤(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 위치한 한 흑인 교회에서 일어난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은 그야말로 충격이었습니다. 이 사고로 교회에서 성경공부를 하던 신자 9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총을 난사한 범인은 백인우월주의자로 알려진 21세의 백인 청년 딜런 로프였습니다. 그로부터 이틀이 지난 19일의 일입니다. 로프의 보석 여부를 결정하는 약식 보석 재판정에는 희생자 가족들이 앉아 있었습니다. 가해자에게 직접 얘기할 기회를 주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관례에 따른 겁니다. 피해자 유가족들은 한 명씩 나와 차례로 범인에게 말을 건넸는데요. "나에게서 가장 소중한 것을 앗아갔습니다. 엄마와 다시는 얘기를 나눌 수도, 엄마를 다시 안을 수도 없지만, 당신을 용서합니다. 당신 영혼에 자비가 깃들..

생각의 편린들 2015.06.23

안치환, 그가 돌아왔다

안치환, 그가 돌아왔다. 그를 가장 최근에 직접 볼 수 있었던 건 아마도 2,3년 전쯤이었던 것 같다. 세월의 흐름이 하도 빠르다 보니 사실 정확히 언제쯤이었는가를 기억하는 일조차 내겐 이제 쉽지 않은 일이 돼버렸다. 분명한 건 어느 초여름날 저녁 무렵이었으며, 장소는 서울광장이었다는 사실이다. 모 단체의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당시 그는 기꺼이 간이 무대에 올랐으며, 난 우연한 기회에 그를 지척에서 볼 수 있는 행운을 거머 쥘 수 있었다. '위하여'와 '내가 만일' 그리고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등의 노래를 열창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의 한 손엔 생수병이 들려 있었고, 언젠가부터 늘 머리 위에 눌러 쓰던 모자도 여전했다. 사실 그와의 인연은 한참이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도 다른 멤버들에 의..

'다음카카오' 서비스 개편이 불편한 까닭

가수 안치환 씨가 새로운 앨범을 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어떤 곡들로 채워졌는지 궁금하던 터라 포털 사이트 '다음'을 통해 검색을 시도해 봤다. 그런데 난 예기치 않은 상황과 맞닥뜨려야만 했다. 아래와 같은 다음카카오의 공지사항 하나가 떡하니 올라온 탓이다. '다음뮤직'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내용이다. 이번 달을 끝으로 해당 서비스를 접겠단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 '다음 영화' 카테고리에 접속했다가 마찬가지로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 종료 안내에 관한 공지사항을 봤던 기억이 있다. 이보다 앞서 '다음 클라우드' 서비스 역시 올해 말 종료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수많은 네티즌들을 당혹스럽게 만든 바 있다. 그런데 실은 내가 알고 있거나 현재 이용하고 있는 서비스보다 훨씬 많은 수의 서비스들이 이미 종료되었고, 또..

기계치란 말야 2015.06.21

박 대통령 지지율 추락, 진정 메르스가 주범일까?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취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보도가 일제히 쏟아졌습니다. 19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부정 응답률은 61%에 달했고, 긍정 응답률은 고작 29%,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까지 떨어진 건 지난 1월 연말정산 파문 당시의 상황에 이은 두 번째입니다. 하지만 그다지 놀랍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실제 체감 정도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지지율을 보고 있자니 그저 의아할 따름입니다. 당장 새누리당이 비상에 걸렸습니다. 가뜩이나 메르스 여파로 인해 민심이 한껏 뿔이 나 있는 상황인데, 경기 회복세가 한층 꺾이며 민생경제에 빨간불이 들어 온 모습이고, 그와 동시에 대통령과 집권 ..

생각의 편린들 2015.06.20

자녀 체벌에 열광하는 미국인들을 보며

얼마 전 우연히 TV를 통해 보게 된 사연입니다. 벼농사를 생업으로 삼고 있던 한 농업인이 출연하여 이런 저런 고생담을 풀어놓는 예능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진행자가 농사 짓는 일과 자식 키우는 일 중 어느 게 더 힘드냐고 묻자 그 농업인은 잠시 머뭇거리는 듯싶더니 씩 웃으며 애들 키우는 일이 훨씬 힘들었다고 합니다. 그의 웃음 뒤엔 무언가 씁쓸함 따위가 배어나오고 있었는데요. 나름 예리한(?) 제 눈이 이를 놓칠 리가 만무합니다. 저 역시 자식을 키우는 사람으로서 이분의 말씀에 백번 공감하는 입장입니다. 애를 키우다 보면 가끔 체벌을 통한 훈육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체벌 없이 제대로 된 교육이 가능하다면 그보다 좋은 방식은 없을 겁니다. 그렇지만 체벌 효과에 대한 의견은 여전히 분분하기에 이에 ..

생각의 편린들 2015.06.19

혐오 발언 규제, 신중해야 하는 까닭

새정치민주연합이 성별이나 종교, 특정 지역 출신이라는 이유 등으로 상대방을 모욕하거나 위협하는 '혐오발언'을 규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혐오발언 제재를 위한 입법 토론회'를 개최하고 앞으로 이를 토대로 혐오발언 규제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언론에 알려진 바로는 주로 인터넷에서 사용되고 있는 '좌빨' '수꼴' '홍어' '과메기' '종북' 따위의 표현을 법으로 아예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제하겠다는 게 해당 법안의 핵심 취지입니다. 우리 사회의 편가르기 문화는 이미 도를 넘어 사회적 병리 현상으로까지 치닫고 있습니다. 비단 망국적 지역감정뿐만이 아닙니다. 정치적 지향을 달리하는 진영에 따라 서로를 헐뜯는 문화는 어느덧 치유 불가의 수준..

생각의 편린들 2015.06.18

메르스 공포 퇴치, 신뢰 회복이 관건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주말을 맞아 동대문 상점가를 방문했던 일이 연일 화제입니다. 여전히 메르스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와중임에도 불구하고, 이로 인해 지나치게 공포감에 휩싸일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를 던지려는 요량이었던지, 대통령은 마스크조차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어쩌면 누군가의 표현처럼 보여주기식 행보였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물론 보여주기식이 됐든 그렇지 않든 행정부 수반으로서의 이러한 행위는 필요악에 속하는 영역입니다. 그나마 여기까지는 그럭저럭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이후입니다. 청와대가 이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대변인 서면 브리핑을 내놓았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메르스 확산으로 해외 관광객이 급감하고, 국내 소비 위축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대문 상점가 밀리오레를 예고 없이 방문..

생각의 편린들 2015.06.17

대통령의 비밀주의가 우려스러운 이유

지난 11일의 일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워싱턴 포스트와 인터뷰를 가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이를 통해 박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으며, 현재 일본과의 협상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는, 그야말로 깜짝 놀랄 만한 뉴스거리를 선사해 주었습니다. 이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자면,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일을 일주일도 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꼬여 있는 한일관계를 풀 수 있는, 무언가 획기적인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해석되는 상황입니다. 아베 정권이 들어선 이후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한일관계는 마치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느낌입니다. 군사대국화를 꿈꾸며 호시탐탐 주변 국가를 위협해 오는 행위는 물론,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과거사에 대한 반성은커녕 뻔뻔스레 역사 왜곡 등을 반복하고 있고,..

생각의 편린들 2015.06.16

박지성, 진정한 레전드임을 입증하다

박지성이 다시 올드트라포드 그라운드에 우뚝 섰다. 14일 영국 맨체스터에서 개최된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바이에른뮌헨의 레전드 매치를 통해서다. 그가 맨유를 떠난 지 3년, 그라운드를 벗어난 지 1년 만의 일이다. 이 소식을 뒤늦게 접한 난 경기 관람을 제대로 영접하기 위한 사전 준비에 돌입했다. 물론 특별한 준비물이 필요했던 건 아니다. 수년 전 그의 경기를 관람할 때면 으레 곁에서 함께했던 맥주 한 캔이면 충분했기 때문이다. 치맥을 부르는 박지성, 도대체 이게 몇년만인가 모르겠다. 감흥이 새롭다. 주말이면 그의 경기를 기대하느라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던 기억이 새록하다. 박지성이 맨유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서는 자체만으로도 내겐 과거 그의 전성기 시절을 떠올리게 할 만큼 두근거리는 일이다. 막상 경기..

그냥 저냥 2015.06.15

일베교수 논란, 왜 심각한가

머릿속에서의 생각은 무얼 상상하든 자유입니다. 제아무리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권력자라 해도 개인의 머릿속을 통제할 권한이나 재간은 절대로 없습니다. 문제는 보통 이를 밖으로 끄집어내는 순간 발생합니다. 표현 양태와 주변 여건에 따라 상황이 적절하거나 그렇지 못한 경우가 왕왕 발생하곤 하는 탓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간혹 빚어져 온 표현의 자유 논란 역시 대부분 이로부터 기인할 것입니다. 최근 부산대와 홍익대에서 잇따라 불거진 이른바 '일베교수' 논란은 우리로 하여금 많은 부분을 생각케 합니다. 우선 특정 지역 비하와 이미 고인이 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조롱 등을 일삼는 일베 문화가 대학 강단에까지 파고들어온 게 아닐까 싶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으리라 짐작됩니다. 그의 신호탄이라 여겨질 정도로 이번 사..

생각의 편린들 2015.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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