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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울림 9집

산울림 광팬을 자처한 이후, 최초로 앨범 발매와 동시 구입한, 내겐 조금 특별한 의미의 앨범이다. 9집 발매가 발표되었을 당시 얼마나 기뻤던지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살짝 떨림이.... 언론을 통해 앨범 발매 소식을 듣고, 바로 동네 레코드 가게로 직행했으나, 동네 그 어느 가게를 둘러봐도 구경조차 할 수 없었다. 아니 오히려 점포 주인이, 앨범의 발매조차 모르는 경우가 허다했다. 어쩔 수 있겠는가. 나는 버스를 타고 시내의 보다 큰 레코드 가게를 수소문하게 된다. 버스를 타고 가던 중 우연히 지나치던 종로의 한 레코드 가게, 독수리 그림이 그려져 있는 9집 앨범이 전시대에 떡 하니 올려져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난 반가운 마음에 앞뒤 가리지 않고 정류장에서 내려 마침내 9집 앨범을 손에 쥘 수 있게 된..

영화『웨딩 스캔들』, 작은 연극을 접한 느낌

태풍 볼라벤이 남한을 할퀴고 북한 쪽을 향해 맹렬히 올라가고 있을 즈음, 집사람과 난 영화 관람을 위해 집을 나섰다. 조금은 무모한 행동이었을까? 하지만 이미 태풍의 중심은 내 서식지를 지나도 한참을 지났을 터이니... 거리는 예상대로 한산했다. 비가 오는 하늘이라 평소보다 금방 어둑해진다. 아직 태풍의 흔적은 내 몸을 통해 감지되고 있었다. 평소와는 차원이 다른 바람이 불어오고 있는 것... 이 정도 바람이면 우산 뒤집는 일 정도는 완전 식은 죽 먹기일 듯... 버스를 잡아 탔다. 해가 없는 하늘이라 초저녁임에도 불구하고 깜깜하다. 명동에서 내려 메인 골목으로 들어선다. 어라? 도로 가운데 있어야 할 노점상들이 아예 보이질 않네... 평소 같았으면 막혀 앞으로 진행하기도 버거운 길이었는데, 이날은 뻥 ..

산울림 8집

7집이 산울림의 부활 내지 시즌2의 화려한 시작을 알린 앨범이었다면, 8집은 동요2,3집과 함께 시즌2의 정점을 찍는, 시즌2의 음악적 성향이 가장 도드라지게 드러난 앨범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앨범들마다 각기 나름의 색깔과 특색이 있기 마련이라지만, 이제껏 발표된 그들의 모든 앨범을 통틀어, 음악적 완성도 측면에서 가장 잘 다듬어진 느낌의 앨범이기에, 이번 8집은 산울림 광팬들에게 있어 가장 인상적인 판으로 기억되지 싶다. 이번 앨범과 동요2,3집 발매를 끝으로 동생들은 취업 전선에 뛰어들게 되고, 이들의 활동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에 놓이게 된다. 그래서 그럴까. 자신들의 모든 끼를 이번 앨범인 8집에 한꺼번에 쏟아부은 듯한 느낌이다. 인기 따위엔 영합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들이 고집해 온 음악 ..

거북함이 노림수? 영화『공모자들』

사실 제목과 임창정 출연작이란 것 외 다른 정보는 모른 채 관람한 영화다. 첫 장면부터 피칠갑으로 시작한 영화는 마지막까지 일관성을 견지한다. 장기 밀매라는 다소 끔찍한 소재를 다루다 보니, 아무래도 피를 감출래야 감출 수 없었을 게다. 하지만 너무도 가볍게 살을 째고, 쑤시고, 피가 튀는 장면들의 연속이다 보니, 몸은 나도 모르게 긴장 상태에서 경직되어지고, 결국 영화 관람을 마친 뒤 피로감이 온 몸을 엄습해왔다. 코믹 연기의 대명사, 임창정이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영화 내내 웃는 모습은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는다. 잔혹한 주인공 역의 이미지 연출 때문이리라. 반면 낮게 깔린 저음의 경상도 사투리와 다소 거친 몸짓, 그리고 강렬하거나 또는 애절한 눈빛, 그의 과거 이미지를 씻어내려 애쓴 흔적이 엿보..

산울림 7집

형제들의 귀환, 그리고 발표한 첫 앨범, 바로 산울림 시즌2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다. 이번 7집 앨범은, 6집까지의 시즌1에 비해 원숙함과 노련함, 그리고 프로페셔널한 느낌까지 고루 갖춘, 명실상부한 산울림의 대표 앨범이다. 군 입대로 인해 제약을 받았던, 그동안의 음악 활동에 대해 한풀이라도 하듯, 멋지게 연주하고, 신나게 부른 흔적이 앨범 곳곳에서 묻어난다. 이번 음반의 발매는 데뷔부터 함께 해왔던 서라벌 음반을 떠나 대성음반에서 이뤄진다. 이들의 음악은 사실 취미 생활의 일환이었고, 앨범도 상업적 목적이 아닌, 그의 정리 차원에서 기념으로 남겨놓으려는 의도였는데, 대중으로부터 의외의 큰 인기를 얻게 되자 본의 아니게 계속된 경우다. 맏형 김창완을 제외한 동생들은 직업적 음악인이 아니다. 따라서 사회..

이건 아니라 보오, 댁이 무슨 낯짝으로...

헐... 아침부터 꿀꿀하더니.. 이런 뉴스를 보게 되네. 꽤나 대통령이 되고 싶긴 하나 보다. 당신 스스로 '참 못난 대통령...'이라며 힐난했던 그 분인데? 당신 소속 당의 국회의원들이 벌인, 그 분의 죽음을 암시하는 환생경제연극을 관람하며 흘리던 당신의 그 묘한 미소가, 난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데? 문제의 그 연극 관람하며 박장대소하고 있는 바로 이 분 노무현 대통령 탄핵 표결 때의 이 분 왜? 그 분의 묘소를 방문하면, 불통이던 이미지가 소통으로의 초울트라캡숑 진화라도 한다던? 아무리 쇼에 능하다는 당신들이라지만, 이런 시답잖은 쇼는 제발 걷어치워라.. 아침부터 역겹다....

생각의 편린들 2012.08.21

산울림 6집

동생들의 군 입대로부터 시작된 산울림의 불완전한 반쪽 활동, 아니 맏형 김창완만의 외로운 솔로 활동, 도 이번 6집의 발매와 함께 종지부를 찍게 된다. 산울림 형제들조차, 그들이 추구하던 음악세계와는 약간은 동떨어진, 4집부터 6집까지의 앨범을, 사생아와 같은 존재로 여긴단다. 별 수 있겠는가. 군에 매인 몸, 그 와중에도 앨범을 발표했다는 자체만으로 난 이들의 음악적 열정을 높이 평가해 주고 싶은 심정이다. 6집의 발표는 5집 발매 후 8개월만에 이뤄졌다. 산울림의 음악에 대해, 몇몇의 음악 평론가들이나 일부 팬들이 해 놓은 평 중'사이키델릭하다'라는 표현을 종종 보게 된다. 나야 뭐 음악이나 예술에 관한 한 쥐뿔도 모르는 완전 문외한이니, 솔직히 이런 어려운 용어를 알 리 만무하다. 그래서 찾아 보았..

독도를 놓고 벌이는 일본과의 신경전을 보며

아무리 좋게 보려 해도, 레임덕에 처한 자신의 정치적 상황 타개책으로밖에 보여지지 않는 대통령의 독도 방문,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우리는 기억한다. 일명 '지곤조기'사건,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한일 정상회담에서의 일본 총리와의 대통령 독도 관련 발언을... 이랬던 그가 대통령 임기를 불과 채 1년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보여준 행동은 정말이지 과감함 그 자체이며, 한편으론 통쾌함마저 느껴진다. 이런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기다리라 했던가 보다. 멋지다. 이후의 대통령 발언 또한 시원시원하다. 이젠 우리의 국력이 많이 신장되었고, 반면 일본은 국제적 지위가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음을 공식 석상에서 공공연하게 떠들 정도다. 일견 맞는 말이긴 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가 경제적인 측..

생각의 편린들 2012.08.17

산울림 5집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앨범이다. 앨범 자켓의 색감과 김창완의 그림이, 수록된 노래와 너무도 잘 어울리고 정겹게 다가온다. 드라마와 영화 음악 위주의 4집에 비해 매우 비트감 있는 연주와 실험성 강한 산울림의 색채가 강하게 묻어나오는 것도 이 앨범만의 특징이다. 한 곡 한 곡 듣다보면 어느새 맑은 하늘과 드넓은 풍광이 연상되어 청량감마저 느껴지는, 매우 맑은 느낌의 앨범이다. 4집을 발매한 지 5개월만의 앨범 발표다. 이 앨범엔 김창완이 17세에 자작한 것으로 알려진 '왜가'가 수록되어 있다. 김창완식 발라드의 전형적인 곡으로, 애절한 김창완의 목소리와 잔잔한 간주가 매력적이다. 이번 앨범엔 유독 한국적 정서가 많이 담겨져 있다. 1집에 수록되어 있던 '청자'에 이어 막내가 작사하고 둘째가 작곡한 '백..

산울림 4집

3집 발매 후 동생들의 군입대로 산울림은 잠시 활동을 접게 된다. 이러한 연유로 4집부터 6집까지는 동생들의 군 휴가기간 틈틈이 짬을 내 만들어진 앨범들이란다. 이번 앨범에 실린 대부분의 곡들은 드라마나 영화에 삽입된 노래들이다. 전작 앨범들의 히트로 이들의 인기가 정점에 이르렀음을 의미하는 바이리라. 보통 가수들이 새로운 앨범을 발표하게 되면, 과거의 노래들로 채워진 상태에서 신곡 몇 개만 끼워넣는 것이 관행이었다. 그래서 일반 가수들의 새 앨범엔 실제 신곡이 몇 곡 되지 않는, 마치 질소만 가득 찬 빵빵한 과대 포장된 과자봉지를 사는 것과 같은, 그런 느낌이었지만, 산울림은 관행에 얽매인 그들과 분명 달랐다. 과거에 발표된 곡의 재활용은 절대 없고, 새로운 앨범이 발매되면 무조건 신곡들로만 가득 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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