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 냉장고는 18살밖에 되지 않았어요. 그런데 요놈이 얼마 전부터 헉헉거리더니 결국 반쯤 사망해 버리셨습니다. 어쩐지 비명 소리를 시도 때도 없이 내지르더군요. 그럴 때마다 한 대씩 쥐어팼지만, 그 끔찍한 소리는 여전했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비명 소리는 자신의 명줄이 거의 다 되었음을 알리는 전조 증상이었던 거였어요. 빽빽 울던 녀석이 어느 순간 갑자기 소리를 더 이상 내지 않더군요. 이젠 괜찮아졌지 싶어 적이 안심하고 있던 저흰 그만 이 녀석의 상태가 정말로 심각해졌다는 것을 뒤늦게서야 깨닫게 된답니다. 냉장실은 제 역할을 전혀 못하는 식물 상태가 되었고, 그나마 냉동고가 냉장실의 역할을 대신 맡았더군요. 이게 웬 변고입니까. 그래서 반찬 등 급한 놈들은 죄다 냉동고로 옮겼지만 자리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