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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신불수 된 18살 냉장고

저희 집 냉장고는 18살밖에 되지 않았어요. 그런데 요놈이 얼마 전부터 헉헉거리더니 결국 반쯤 사망해 버리셨습니다. 어쩐지 비명 소리를 시도 때도 없이 내지르더군요. 그럴 때마다 한 대씩 쥐어팼지만, 그 끔찍한 소리는 여전했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비명 소리는 자신의 명줄이 거의 다 되었음을 알리는 전조 증상이었던 거였어요. 빽빽 울던 녀석이 어느 순간 갑자기 소리를 더 이상 내지 않더군요. 이젠 괜찮아졌지 싶어 적이 안심하고 있던 저흰 그만 이 녀석의 상태가 정말로 심각해졌다는 것을 뒤늦게서야 깨닫게 된답니다. 냉장실은 제 역할을 전혀 못하는 식물 상태가 되었고, 그나마 냉동고가 냉장실의 역할을 대신 맡았더군요. 이게 웬 변고입니까. 그래서 반찬 등 급한 놈들은 죄다 냉동고로 옮겼지만 자리가 ..

그냥 저냥 2012.09.28

박 후보의 연출력이 2% 부족한 이유

말을 썩 잘하는 건 아니어서 늘 어눌하게 표현하지만, 진정성이 느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물론 매우 조리있는 언변에 진심까지 제대로 담을 수만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것 같습니다만... 박 후보의 말솜씨는 평소에도 수첩 등에 미리 적어놓은 글이나 이도 여의치 않을 땐 머릿속에 기억해 놓아 준비해 놓은 말만 짧게 하는 수준의 것이란 정도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에 따른 별명도 하나 얻고 있지요. 수첩공주라는... 한 사람의 진심이란 반드시 학식이 높거나 아니면 사회적 지위 등에 의해 화려한 말솜씨만으로 표현되는 그런 것이 결코 아닙니다. 굳이 달변이 아니어도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은 가슴 찡한, 무언가 뭉클한 느낌이 있기 때문입니다. 박후보의 사과가 비록 늦었지만 꼭 필요한 것이었다면, 프..

생각의 편린들 2012.09.25

산울림 동요2집 - 산할아버지

한 마디로 파란 맑은 하늘이 연상되는 앨범이다. 이 앨범에 대한 글을 쓰며, 진짜 간만에 - 적어도 십수년? -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수록된 노래들을 듣게 된다. 원래 이 앨범의 노래들을 좋아했던 터라 들으면서도 뭐 으레 그러려니 했지만, 솔직히 말 그대로, 간만에 소름 돋을 정도의 전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 이 동요집은 산울림 그들의 음악적 에너지가 가장 정점에 달한 시기에 만들어진 앨범임이 틀림없구나. 산울림 시즌2의 시작을 알린 정규앨범 7집이 발매되고, 이후 아마도 8집 발매 전후 - 그러니까 시기적으로는 8집과 거의 동시? - 에 발표된 앨범이다. 이제껏 산울림 정규앨범에 대한 글들을 적어오며 8집에 대해서는 유독, 다른 앨범에 비해 무척 후한 평을 한 기억이 있다. 산울림의 정체성을 가장..

그들이 대통령 되면 누가 백성 노릇을 할까?

1987년 6월항쟁을 통해 쟁취해낸 대통령 직선제, 많은 학생과 시민들의 목숨 건 사투 끝에 얻어낸 성과였지만, 정작 그해 12월에 치뤄진 첫 직선제 대통령 선거에서 노태우가 당선되면서 도로 민자당(지금의 새누리당)이란 어처구니 없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이는 민주 세력의 양축이었던 김영삼과 김대중씨의 개인적 욕심에서 비롯된 단일화 실패가 가장 큰 패착이었습니다. 당시 직접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며, 이 두 사람의 단일화를 위해 노력했던 분이 계십니다. 바로 민중 후보 백기완 선생입니다. 선거 운동 비용 마련을 위해 그가 직접 펴낸 책 '그들이 대통령 되면 누가 백성 노릇을 할까?', 무려 25년이 지난 지금, 다시금 대통령 선거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서재에 꽂혀 먼지만 쌓여가던 이 책이 불현듯 떠오르게 ..

생각의 편린들 2012.09.20

산울림 동요1집 - 개구장이

산울림은 정규앨범 사이사이 동요집을 발표해 왔다. 이렇게 발표된 정식 동요 앨범이 총 3장, 하지만 그들도 처음엔 동요집을 계속 발매하리라 예상하지 못했었는가 보다. 세번째에 와서야 동요3집이란 명칭을 사용하게 되었고, 이번 앨범에선 동요1집 대신 김창완의 익살스런 그림과 함께 '개구장이'란 타이틀이 붙게 된다. '개구장이'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그야말로 국민 동요의 반열에 올라서게 되고, 이후로 아이들과 관련한 각종 행사에선 어김없이 이들의 노래가 흘러나오게 된다. 동요 부르는 락 그룹사운드, 무언가 언발라스한 듯도 하지만, 이들보다 동요를 맛깔스럽고 천진난만하게 부를 수 있는 가수는 흔치 않을 듯싶다. 이 앨범엔 모두 12곡의 예쁜 동요들이 수록되어 있으며, 각 노래들을 통해 신선하고 때묻지 않..

태풍에 따른 선제적 조치? 좋아하고 있네

'산바'가 할퀴고 간 지난 월요일, 수도권에서도 각 급 학교에, 아이들의 오후2시 이전 하교를 권장하는, 교육청 지시가 하달되었지. 기상 관측 기술과 장비들이 날로 좋아지니 일기예보의 정확성도 상당 수준 높아진 것 같고, 기상 악화에 대비하는 행정 당국의 선제적 조치들도 발빠르게 이뤄지는 것 같아 과거에 비해 적이 안심이 되는 건 사실이야. 하지만, 그런 첨단 기술과 발빠른 조치들에 비해 각 학교에서 취한 행동은 정말이지 어처구니 없어 욕을 즐쳐 드셔도 싸지 싶어. 불과 이틀 전 일이니 기억을 잘 더듬어 봐봐. 서울은 오후1시 무렵부터 세찬 비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어. 그런데 각 학교에서 아이들을 하교시키기 시작한 시각도 이때쯤이었던 거야.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내려진 조치인데, 오히려 태풍의 위력이 가..

그냥 저냥 2012.09.19

산울림 12집

솔직히 표현하자면, 이번 12집 앨범에 수록된 모든 곡들은 내 귀에 전혀 익숙치 않은 노래들이다. 정규 11집과 동요3집까지 빠짐없이 구입했던 산울림 정규앨범 시리즈에, 이번 앨범만 쏙 빠진게 된다면 미완성의 느낌 때문에 무언가 찜찜하고, 또 모양새도 좀 그렇고 해서, 아울러 산울림 팬으로서의 의무감이 강하게 작용하여 구입하게 된 앨범이다. 구입 후 분명 몇 차례 노래를 들어보았겠지만 - 사실 2-3차례 들어본 게 다일 듯 - 과거의 노래들처럼 쉽게 익숙해지는 곡들은 없었다. 그러니 이 앨범은 자연스레 산울림 시리즈의 구색맞춤용으로 전락할 밖에... 이번 앨범부터는 대성음반을 떠나 서울음반에 둥지를 틀었는가 보다. 정규앨범 중 서울음반을 통해 발매된 첫 앨범이다. 12집은 앨범을 대표할 만한 노래를 찾을..

임재범 『비상』

비상 - 임재범 누구나 한번쯤은 자기만의 세계로 빠져들게 되는 순간이 있지 그렇지만 나는 제자리로 오지 못했어.되돌아 나오는 길을 모르니 너무 많은 생각과 너무 많은 걱정에 온통 내 자신을 가둬두었지. 이젠 이런 내모습 나조차 불안해보여.어디부터 시작할지 몰라서 나도 세상에 나가고 싶어.당당히 내 꿈들을 보여줘야해. 그토록 오랫동안 움츠렸던 날개 하늘로 더 넓게 펼쳐 보이며 날고 싶어 감당할 수 없어서 버려둔 그 모든건 나를 기다리지 않고 떠났지. 그렇게 많은 걸 잃었지만 후회는 없어.그래서 더 멀리 갈 수 있다면 상처 받는 것보단 혼자를 택한거지.고독이 꼭 나쁜것은 아니야. 외로움은 나에게 누구도 말하지 않을 소중한걸 깨닫게 했으니까 이젠 세상에 나갈 수 있어.당당히 내 꿈을 보여줄거야. 그토록 오랫동..

부활 『비밀』

비밀 - 부활 빈 의자만 마주 앉아서 가끔 나혼자서 말을 하고 언제 부턴가 나도 모르는 사이 자꾸 뒤돌아보게 되고 비밀처럼 계절이 흘러 상처 들이 아물어 가면 설레이던 너는 설레이던 너는 한편의 시가 되고 너무나 보고싶어서 보고싶어 져서 가끔씩은 두눈을 감곤 해 너와 난 사랑을 하던 날들과 헤어지던 날을 난 간직하게 돼 너무나 그리워져서 너무 그리워서 너의 이름을 홀로 부르곤 해 너무 사랑 해서 너무 사랑 해서 넌 내안에 늘 있나봐 있나봐 비밀처럼 계절이 흘러 상처들이 아물어가면 설레이던 너는 설레이던 너는 한편의 시가 되고 너무나 보고싶어서 보고싶어져서 가끔씩 오 두눈을 감곤 해 너와나 사랑을 하던 날들과 헤어지던 날을 난 간직하게돼 너무나 그리워져서 너무 그리워서 너의 이름을 홀로 부르곤 해 너무 사..

고구마순 캐기

9월 16일 일요일, 지역 주민 몇 분과 함께 지자체에서 주관한 지역행사에 참석 후, 북한산 둘레길 코스로의 간단한 산행을 계획했었습니다. 오전에 부랴부랴 서둘러 행사장에 도착하게 되고, 산행 계획 때문에 우리 일행은 한창 진행중인 행사장을 빠져나와야 할 상황, 조용히 그곳에서 벗어나 둘레길로 향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참 어중간했습니다. 11시반, 산행을 하고 식사를 하기엔 체력적으로 부담스러워 힘들 듯하고, 그렇다고 산행 전에 식사부터 하기도 그렇고... 중지를 모아 봤더니, 식사부터 하자라는 의견이 월등, 그래서 부근의 식당으로 향합니다. 저희가 선택한 식당은 민물 매운탕으로 유명한 집입니다. 도착 당시 주차장엔 차량이 모두 3대, 하지만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설 즈음 주차장은 이미 10배 이상의 ..

그냥 저냥 2012.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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