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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저냥 303

신상 파헤치는 '패치' 시리즈, 씁쓸한 이유

근래 일반인들의 신상을 털어 이를 공개하고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는, 이른바 '패치' 시리즈가 SNS 상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강남패치'와 '한남패치'에 이어 어느덧 지하철의 임신부석에 앉은 남성의 사진을 공개하는 '오메가패치' 까지 등장했다는 소식입니다. 뒤에 붙는 '패치'는 연예인의 사생활 등을 추적하여 특종 보도했던 매체 '디스패치'를 패러디한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패치'시리즈에는 누군가의 신상을 폭로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셈입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말에 개설된 해당 페이지는 벌써 4000명이 넘는 사람들을 팔로워로 모은 상태이며, 200명 가까운 남성의 얼굴 사진이 게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주도한 이들은 자신들이 몰래 찍은 남성의 사진을 공개하는 ..

그냥 저냥 2016.07.06

운전면허 갱신 안내, 이게 최선입니까?

현재 65세 미만의 경우 10년, 그 이상의 연령층은 5년인 면허갱신 주기를 70세 이상은 3년으로 단축하는 노인 운전자 안전관리 강화 방안이 발표됐습니다. 이 기사를 접하게 된 저는 갑자기 뒤통수 한 대를 세게 얻어맞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왜냐고요? 그렇잖아도 얼마 전 블로그 이웃께서 운전면허증과 관련한 포스팅을 남긴 터라 한 번 챙겨 봐야지 하고 마음 먹고 있다가 또 다시 까맣게 잊고 지내왔는데, 해당 기사가 저의 정신을 번쩍 들게 해준 것입니다.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서랍 속에 고이 모셔져 있던 운전면허증을 조심스레 꺼내봅니다. 순간 제 눈을 의심해야 했습니다. 갱신년도가 2016년, 그러니까 올해를 떡하니 가리키고 있는 게 아닌가요? 게다가 지금 이 시각 갱신 주기를 한참 관통 중이었던 겁니다..

그냥 저냥 2016.06.14

막연히 꿈꾸던 귀농 귀촌, 다시 생각해 보다

도시에서 태어나 성장한 사람이든, 아니면 농촌이나 어촌 혹은 산촌 등의 시골 출신이든, 이를 막론하고 어느 정도의 나이가 되면 누구나 꿈꿀 법한 게 한 가지 있다. 다름아닌 귀농 내지 귀촌이다. 물론 고향이 도시인 사람이 귀농이니 귀촌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건 사실 어법에 잘 맞지 않는 표현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도시 출신들에게는 사실상 언제고 다시 되돌아갈 수 있는 시골이란 물리적 공간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농 귀촌이라는 용어에는 유턴뿐 아니라 일종의 전원생활을 꿈꾸는 도시인들의 소박한 희망까지 담긴 광의의 개념으로 봐야 함이 옳을 것 같다.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라고 하여 그러한 로망이 없을 리 없다. 사실 집사람과 나는 예전부터 아이들 다 키우고 나면 작은 텃밭을 가꾸며..

그냥 저냥 2016.06.11

아파트 주민 대표의 '종놈' 갑질이 씁쓸한 이유

한 아파트의 주민 대표가 관리소장에게 폭언과 욕설을 퍼부은 사건이 새삼 화제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주민 대표의 주도로 해당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전등을 LED로 교체하는 공사가 진행되던 와중인데, 이 과정에서 특정 업체가 선정되었고 일부 주민들이 업체 선정이 투명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이에 반발, 관리소장까지 동조하게 된 것이다. 결국 계약서를 제시하라는 등 관리소장이 절차상의 하자를 언급하며 공사를 막아섰고, 이는 폭언 사태를 빚은 단초가 됐다. 주민대표와 마찰을 빚은 관리소장은 현재 두 달째 월급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파트란 공간 역시 사람이 사는 곳이기에 대립과 갈등을 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렇듯 당사자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사건은 사실상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이나 피상..

그냥 저냥 2016.05.29

어르신 택배 서비스, 이래서 좋다

오전에 급히 책 한 권이 필요하여 온라인 서점을 통해 이를 주문했다. 근래에는 당일 배송 시스템이 매우 잘 갖춰져있어 거주 지역에 따라 정해진 시간 내에 주문이 이뤄질 경우 그날 바로 내가 원하는 도서를 손에 쥘 수 있는, 참으로 편리한 세상이다. 아니나 다를까. 오전에 주문한 책이 오후에 도착했다. 전광석화와도 같다. 그런데 의외로 택배기사님이 연세 지긋한 어르신이었다. 그동안 특별히 관심을 두지 않아 미처 깨닫지 못하였으나, 돌이켜보니 최근 어르신들의 배송 횟수가 제법 됐던 것으로 기억된다. 택배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다 보면, 회사 별로 혹은 택배기사 별로 조금씩 다른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그런데 왠지 어르신들의 배송 서비스에는 일반 택배기사님들의 그것과는 또 다른, 무언가 확연한 차이가 있는 느..

그냥 저냥 2016.05.27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글을 쓰는 이유

블로그를 개설한 이래 난 1일 1포스팅이라는 원칙을 고수하기 위해 나름 노력해왔다. 하지만 근래 글을 왜 쓰는가에 대한 아주 근원적이면서도 회의적인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저 일상을 끄적이며 삶의 흔적을 남겨놓자는 가벼운 취지로 발을 들여놓은 곳이 다름아닌 현재의 블로그다. 그로부터 수년이 흐른 지금, 풋풋했던 루키의 수준을 넘어 어느덧 외견상 제법 성숙한 단계로 접어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조심스레 든다. 그러니까 내가 쓰는 글이 순전히 나만을 위한다기보다 남들에게 조금씩 보여지기 시작하면서, 그래도 타인에게 약간이나마 도움이 될 만한 글을 쓰자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내가 의도했다기보다 주변 여건이 나를 그렇게 변모시켜 온 경향이 크다. 그런데 최근 믿기 어려운 ..

그냥 저냥 2016.05.24

술집 벗어난 집술 열풍이 즐거운 이유

그러니까 지난해였던 것 같다. 한 공중파 TV 프로그램으로부터 촉발된 집밥 열풍이 시간이 꽤나 흘렀음에도 여전히 식을 줄을 모른다. 방송사마다 너 나 할 것 없이 온통 유사한 요리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내보내기 바쁘고, 그 한가운데에 위치한 셰프라는 직업인은 어느덧 대중들에게 있어 선망의 대상으로 꼽힌다. 그렇다. 집밥은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문화 코드 내지 화두로서 아직도 유효하다. 이러한 집밥 열풍의 배경에는 여러 이유들이 있을 법하지만, 근래 1인 가구가 늘어나며 집에서 직접 해먹을 수 있는 기회가 점차 줄어들다 보니, 일종의 영원한 마음의 안식처로 인식될 법한 어머니의 손맛을 더욱 그리워하게 되는 현상이 가장 큰 몫을 차지하지 않을까 싶다. 현대인들은 삼시세끼 대부분을 외식으로 해결..

그냥 저냥 2016.05.05

운동은 하루 중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이다

헬스장을 벗어난 지 두 달이 됐다. 비단 운동이 아니더라도 일회성으로 끝나는 게 아닌 이상 뭐든 꾸준히 유지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노릇이다. 내가 얼마 전까지 헬스장을 꾸준히 다녔던 것도 다름아닌 이러한 연유 때문이다. 즉, 어떤 작업이든 습관화하여 몸에 체화시키는 과정이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임은 두 말 하면 잔소리일 테다. 그와 관련하여 무언가 적절한 수단은 필요악이다. 결국 비용이 아까워서라도 나가게 된다는 헬스장이라는 매개를 통해 억지로 길들여지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했다. 두 달 전 헬스장을 그만두면서 우려했던 대목도 다름아닌 이 지점에 있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운동은 비용이 전혀 들지 않아 여차하면 이를 빼먹더라도 당장의 손실이 손에 잡히지 않는 경우에 해당한다. 때문에 운동을 꾸준하..

그냥 저냥 2016.05.03

이화동 벽화마을 훼손이 안타까운 이유

도심속 오아시스와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하며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한 곳으로 모았던 서울 이화동 벽화마을의 벽화 일부가 훼손되는 불상사가 빚어졌다는 소식이다. 지난 1월, 비록 추운 겨울 기온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방문할 당시만 해도 국내외 관광객들로 넘쳐났던 기억이 내겐 남아 있다. 그러나 최근 방문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는 전언이다. 이곳을 지탱하던 주체는 다름아닌 벽화이거늘, 이것이 사라졌다 하니, 그것도 주민들에 의해 직접 훼손됐다 하니, 이는 지극히 필연적인 귀결 아닐까 싶다. 이화동 벽화마을은 원래 평범한 산동네에 불과했다. 물론 그러한 지형적인 특징 때문인지 그 자체로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어 마치 도심속 별천지 같은 느낌을 받게 하기에 충분하다. 실제로 이곳은 상당히 고지대에 위치해 있..

그냥 저냥 2016.04.30

알고 보면 무척 씁쓸한 '동전 갑질'의 이면

사업주가 종업원에게 마땅히 지불해야 할 급여를 동전으로 지급하는 사례가 간혹 언론보도를 통해 세간에 알려지곤 합니다. 자신의 노동을 제공하고 급여를 받아 생활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사업주와 비교하여 경제적 약자의 지위에 놓인 까닭에 흔히 을로 비유되곤 합니다. 때문에 이러한 소식은 갑과 을의 구도라는 이유만으로 대중들로 하여금 공분을 자아내게 하기에 충분한데요. 이른바 동전 갑질이라 불리는 이러한 행태는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온라인과 SNS를 타고 급속하게 퍼나르기 되면서 갑질 행위자를 졸지에 파렴치한이나 공공의 적으로 둔갑시키곤 합니다. 동전 없는 사회, 아니 심지어 현금 없는 사회로 변모하고 있는 작금의 시대적 상황에서 은행에 들러 일부러 동전으로 교환한 뒤 이를 급여로 지급하는 건 다분히 의도적인..

그냥 저냥 2016.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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