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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저냥 303

스스로에게 건네는 조촐한 위로

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해가 갈수록 짐짓 독해지는 느낌이다. 과거에 비해 여름을 나는 일이 더욱 힘에 부치니 말이다. 지난 주말부터 주초에 이를 때까지 적어도 이 시기가 올 여름 더위의 정점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커다란 착각이었다. 의외로 그제 어제 그리고 오늘의 기온 역시 만만찮다. 그나마 아침 저녁으로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의 흔적이 이 더위도 거의 끝물임을 알리는 신호로 다가오는 터라 천만다행스럽다. 이런 날씨에는 신체의 항상성을 유지하거나 평상시와 다름없는 생체 리듬을 갖추는 일조차 버겁다. 웬만한 의욕은 쉽게 사라지거나 꺾이기 마련이다. 시원한 음료만 연신 찾게 되고 몸은 축 늘어진 채 자꾸 졸립기만 하다.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그야말로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개인적으..

그냥 저냥 2016.08.13

찜통더위속 우리집 에어컨은 여전히 애물단지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를 정도로 덥다. 시원한 곳에 있다가 약간의 이동만으로도 땀 한 바가지를 쏟아내기 일쑤다. 씻으면 조금 나아질 것 같으나, 이마저도 그때뿐이다. 금세 땀에 젖고 만다. 너무 더워서 몸둘 바를 모르겠다. 더위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 이루니 늘 비몽사몽이고, 정신을 차리기가 도통 쉽지 않다. 괜시리 죄없는 조물주를 원망해 보기도 한다. 인간을 만들어 놓았으면 사람이 살 만한 환경을 제공해야 할 텐데, 요즘 같아선 도무지 그런 것 같지가 않으니 나도 모르는 사이 화가 난다, 집에 에어컨이 있지만, 장식품으로 전락한 지는 오래됐다. 요즘 말 많은 전기요금 누진제 탓이다. 더구나 대가족인 우리집은 누진제의 영향이 단촐한 가정보다 훨씬 크게 다가온다. 멋모르고 에어컨을 틀었다간 다음달 요..

그냥 저냥 2016.08.08

오보 남발하는 기상청이여, 분발하라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연일 이어지는 불볕더위에 어느새 심신은 녹초가 되어 버렸고 온몸은 파김치 모드로 급변했다. 불쾌지수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급기야 오늘 기온마저 정점을 찍고 말았다. 서울의 수은주가 37도를 넘은 것이다. 한낮에 아스팔트 위를 걷고 있노라면 숨쉬기조차 버거울 정도의 뜨거운 열기가 지열과 한데 섞여 얼굴 쪽으로 스멀스멀 기어 올라온다. 머리가 지끈거리지 않을 수 없다. 그나마 밤에 기온이 내려가면 다행이겠으나 낮 동안 에너지를 축적한 이 더위라는 녀석은 자신의 역량을 고스란히 열대야로 옮겨놓은 채 이를 있는 힘껏 발휘하고 있는 와중이다. 서울을 기준으로 지난 달 22일부터 5일까지 이틀을 제외, 무려 13일 동안 열대야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장마가 물러난 8월 들어서는 단 하루도 빠..

그냥 저냥 2016.08.06

이화여대 공권력 투입 사태에 대한 단상

이화여대 학내에 대규모 공권력을 투입, 농성 중인 학생들을 강제 해산시킨 사건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8일 학교 측은 본관에서 회의를 개최하고 '미래라이프대학' 신설과 관련한 학칙 개정안을 심의하려던 참이었는데, 본관에서 이에 반대하며 농성 중이던 학생들이 회의장으로 모여들면서 이의 개최가 무산되고 만 것이다. 이 바람에 평의회 위원 6명이 회의장에 갇히는 신세가 되어 작금의 사태로 불거지게 됐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학교 측은 해당 사업이 교육부의 '평생 교육단과대학 지원사업'의 하나로 특성화고 등 출신의 비정규직 여성과 사회적 소수자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고 사업을 확정할 시 지원 받게 되는 30억 원 가량의 금액이 학교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는 판단 때문에 이의 설립을 적극 추진 중이..

그냥 저냥 2016.07.31

물러가는 장마가 아쉬운 이유

며칠 전 영화 관람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이었다. 야심한 시각이었는데 하늘에서는 느닷없이 굵은 빗줄기가 떨어지고 있었다. 미처 우산을 챙기지 못한 우리는 비를 당장 피할 수 있는 인근 상가로 일단 몸을 피했다. '이상한 일이다 오늘 비 온다는 예보가 없었는데..' 가뜩이나 없는 시간 쪼개 어렵사리 관람한 영화였거늘, 몸이 천근만근인 이유 때문인지 아니면 정말로 영화 내용이 지루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두 시간 내내 꾸벅꾸벅 조느라 여념이 없었다. 게다가 비까지 내리니 여간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웬만한 영화는 집중해서 보는 편인 까닭에 이러한 결과는 나조차 당황스러웠다. 그만큼 근래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혹사 당하고 있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다행히 시간이 조금 지나니 굵었던 빗줄기가 점차 옅어지고 ..

그냥 저냥 2016.07.30

효도에도 계약서가 필요한 씁쓸한 세상

얼마 전 대법원은 2층짜리 집을 물려받은 뒤 부모를 홀대한 불효자식에게 증여 받은 집을 반환하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른바 '효도 계약' 판결이라 불리는 사건이다. 이는 어느새 뜨거운 감자가 됐다. 우리 사회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고무된 몇몇 국회의원들은 '불효자 방지법'을 발의시켰다. 하지만 해당 법안은 19대 국회에서 계류된 채 발이 묶였고, 결국 지난 4월13일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후보로 나선 이들은 여야 가릴 것 없이 60세 이상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해 '불효자 방지법'을 추진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실제로 입법으로 이어지게 될지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다. 이후 이른바 '효도 계약서'를 쓰겠다는 부모들이 부쩍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러니까..

그냥 저냥 2016.07.24

유료시사회, 왜 반칙인가

어쩐지 이상했다. 영화 '나우 유 씨 미2'는 분명히 13일 개봉인 것으로 확인했는데, 실 예매율 기준인 박스오피스에는 이미 한 주 전부터 해당 영화가 1위 자리에 올라와 있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지난 주말에는 '부산행'을 보았다는 글들이 인터넷 커뮤니티 여기저기에 쇄도하고 있었다. 내가 알기로는 20일이 개봉일인 것 같은데, 이를 벌써부터 관람했다는 사람들이 도처에 넘쳐났던 것이다. 마침내 아직 개봉하지도 않은 '부산행'이 비슷한 방식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던 '나우 유 씨 미2'를 2위로 끌어내리더니 당당히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꿰찼다. 도대체 이게 무슨 영문인가. 개봉조차 않은 영화가 1주 전부터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2주 연속이나 꿰차고 있는 이러한 기이한 현상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 봐..

그냥 저냥 2016.07.20

복날 시청자에게 던진 메시지, 책임감 있는 육식

17일은 초복이었다. 조상들의 지혜는 해가 지날수록 놀랍게 다가오는 경우가 있다. 초복 중복 말복 시리즈의 복날 역시 그렇다. 어린 시절에는 그저 그랬으나 나이가 들수록 이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닫게 된다. 연일 계속되는 찜통 더위와 밤잠을 설치게 하는 후텁지근한 기후로 인해 기력이 쇠해질 즈음 모두가 이를 보강할 수 있도록 대대손손 전해져 오는 배려의 마음 씀씀이가 담긴 복날 세시풍속은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더없이 소중하지 않을 수 없다. 적어도 복날만큼은 축 늘어지고 허해진 몸을 보양하기 위해 각 가정마다 혹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각자에게 적합한 갖은 종류의 육식을 곁들였으리라 짐작된다. 그래서 그럴까? 때마침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한 소식이 눈에 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증가율은 세계..

그냥 저냥 2016.07.17

영화관 광고 시간 제한은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다

영화 상영 시각에 맞추느라 불이 나게 달려와 겨우 자리에 앉았으나 이후로 10분 동안이나 광고를 내보내며 시간을 지연시켜 허탈해했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있었을 듯싶다. 물론 영화를 자주 보는 사람들이라면 이제 그 패턴이 낯 익어 실제 영화 상영 시각 뒤로 10분 정도의 여유가 있다는 사실이 자연스럽게 다가올 법하지만 말이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멀티플렉스의 영화 상영 패턴은 마치 담합이라도 한 양 한결 같다. 즉 영화 상영 시각 10분 전부터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하여 무려 20분이라는 긴 시간을 광고에 할애한다. 그러니까 여기서 문제가 되는 광고 시간은 영화 상영 시각 이후 10분 동안이다. 일례로 영화 상영 시각이 12시 정각인 영화가 있다면, 실제 상영시각은 그보다 10분 뒤인 12시 10분에 ..

그냥 저냥 2016.07.13

아프니까 비로소 보이는 것

며칠을 앓았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금요일 일과를 모두 마치고 난 뒤 몸의 균형이 무너졌다는 점일 테다. 주말을 고스란히 반납하고, 그 후유증은 화요일인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난 처음에 이를 물리적으로 조금 쉬어주라는 단순한 신호로 받아들였다. '그래, 이참에 좀 쉬어보자.' 그렇게 마음 먹고 금요일과 토요일을 보냈다. 그러나 차도는 없었다. 결국 일요일이 되어서야 병원을 찾게 됐다. 주사 한 방을 맞고 처방약을 한 움큼 입 안에 털어넣은 뒤에야 조금 진정이 되는 느낌이다. 물론 머리는 여전히 지끈거리고 정신은 마치 유체이탈을 한듯 몸과 적어도 1미터 쯤 거리를 둔 채 따로 놀고 있었지만 말이다. 주말 내내 방바닥과 씨름을 해야 했다. 하도 누워있느라 허리 등 삭신이 쑤실 정도였으나, 그래도 머리가..

그냥 저냥 2016.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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