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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로프트 : 비밀의 방> 굳건한 질서 및 관계의 균열

결혼하여 제각기 가정을 꾸리고 있는 데다 남 부러울 것 없을 정도의 부와 명예를 거머쥔 5명의 남자, 이들은 서로 친구 사이이다. 우리 식으로 표현하자면 절친이란 단어가 꼭 알맞을 만큼 친하디 친하다. 그들 중 한 명이자 건축일을 하고 있던 빈센트(칼 어번)가 어느날 도심 한복판에 자신이 직접 설계하고 건축한 건물의 방 한 칸을 다섯 친구들과 함께 공유하자며 제안해오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이 곳은 매우 세련된 데다 도심 가운데에 펼쳐진 멋진 공간이었으며, '로프트'라는 이름이 붙여진다. 방의 열쇠는 오직 다섯개에 불과하고 절대로 복제가 불가능하며 보안장치가 완벽한 탓에 그들 외엔 아무도 들어올 수 없는 일종의 비밀공간이다. 물론 이곳의 자세한 용도에 대해선 직접적으로 언급을 않더라도 그들 모두는 그것이 ..

늙어가는 한국, 노인이 불행한 사회는 재앙이다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일본에서는 80세 이상 노인 인구가 이미 천만 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이다. 그런데 이렇듯 노인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건 비단 일본뿐만이 아닌 전 세계적인 조류라고 하여 놀라움을 자아내게 한다. 세계보건기구가 펴낸 '세계 노령화와 보건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 걸쳐 사상 유례없는 속도로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란다. 그 이유는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의학 발전과 생활수준 향상, 출산율 저하 현상이 공통적으로 빚어지면서 평균수명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좀 더 구체적인 수치로 살펴볼 경우 5년후인 2020년이면 60세 이상의 노인 인구가 5살 이하 어린이 인구보다 많게 되며, 2050년에는 60세 이상 인구가 현재의 2배 이상인 20억 명으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10명..

생각의 편린들 2015.10.03

걷기 위해 존재하는 길, 그 위에 선 나

제주 시내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숙소는 마치 하늘을 닮기라도 한 것 같다. 높은 건물 등 주위 시야를 가릴 만한 형체가 없어 유독 넓은 하늘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거늘, 문득 고개를 들어 먼 곳을 응시하노라면 지구가 둥글다는 게 정말로 실감날 정도다. 물론 얄팍한 지식에 의한 선입견 때문에 그리 보일 수도 있는 문제이긴 하나, 어쨌든 내가 보는 관점에선 분명 그러하다. 놀랍게도 숙소 건물의 외곽선이 이러한 하늘 선과 조화를 이루는 게 아닌가. 전문가가 아닌 탓에 숨겨진 의도는 알 수 없지만, 필시 해당 건축물을 디자인한 사람은 제주의 하늘을 염두에 두고 이를 만들었음이 틀림없다. 혹여 궁금해 하는 이들이 있을까 봐 몸소 사진을 찍어 왔으니 한 번 보시라. 어떤가? 건물 라인이 정말 하..

양심 저버린 가짜생수 유통, 안타까운 이유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사서 마시곤 하는 생수병은 새제품일 경우 충분한 위생 관리를 거친 것이기에 세균이 없는 상태이지만, 뚜껑을 여는 순간부터 급속도로 오염이 진행된다고 합니다. 병에 입을 대자마자 대략 10만 마리 정도의 세균이 페트병 속으로 들어가고, 이후 페트병 내부에 들러붙어 세균막을 만든 뒤 약 20분에 2배씩 그 세를 불려나간다고 하니 세균의 번식력은 그야말로 상상 이상이라 할 만합니다. 특히 여름철의 경우 세균 활동은 더욱 왕성해지고 오염 속도마저 빨라진다는 건 불을 보듯 뻔한 노릇입니다. 결국 페트병을 한 번 열면 내용물이 남든 그렇지 않든 우리 몸을 위해 절대로 재활용을 해선 안 된다는 의미가 됩니다. 실제로 한 언론사의 취재 결과 음용수 즉, 먹는 물의 기준은 1ml당 일반 세균의 수가..

그냥 저냥 2015.10.01

<대니 콜린스> 전설적 뮤지션 '존 레논'의 나비효과

관객들로 가득 들어찬 화려한 무대, 당대 최고의 록스타 대니 콜린스(알 파치노)가 공연을 위해 이곳으로 뛰어오르자 공연장의 분위기는 이내 술렁거리며 관객들이 내지르는 환호성과 함께 뜨겁게 달아오른다. 이들의 호응에 맞춰 히트곡을 열창하고 얼마 후 무대 뒤로 돌아선 대니 콜린스, 세계적인 록스타들이라면 으레 그러하듯 그 역시 무대 앞과 뒤의 전혀 다른 세상으로부터 느껴지는 이질적이거나 씁쓸한 여운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젊은 여성과 마약, 술 따위에 빠져든 채 이를 탐닉하곤 한다. 그러던 어느날이다. 대니 콜린스의 매니저인 프랭크(크리스토퍼 플러머)가 대니 콜린스에게 아주 귀한 선물 하나를 전해온다. 무려 40년전, 그러니까 대니 콜린스가 신인가수였던 당시 한 음악잡지에 기고된 그의 인터뷰 내용을 보게 된 ..

인터넷 명예훼손 심사 확대 시도, 막아야 하는 이유

인터넷상에서의 표현의 자유가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비단 얼마 전 불거졌던 포털 규제 논란 때문만은 아니다. 최근 이슈화 됐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사위 마약 건을 사례로 들자면, 이와 관련한 개인의 의사나 댓글 등에 대해 제3자의 신고만으로도 명예훼손 심의가 가능해지는 탓이다. 더구나 이러한 장치는 정치적으로 얼마든 응용 가능하거나 편법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국민의 권리가 크게 훼손될 우려마저 점쳐지는 상황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지난 24일 피해 당사자의 신청 없이도 인터넷 게시글의 명예훼손 여부에 대한 심의를 개시하고 삭제,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 개정안을 입안 예고했다. 지금까지는 인터넷에 올라온 글에 대해 명예훼손을 당했다고 주장..

생각의 편린들 2015.09.26

중소-벤처 주식 양도세율 인상, 허울뿐인 창조경제

지난달 발표된 2015년 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상장 중소-벤처기업 대주주에 부과되는 주식 양도소득세율을 현행 10%에서 20%로 100% 상향, 대기업과 같은 수준으로 맞출 것이라고 한다. 이는 23일 기획재정부와 언론사를 통해 확인된 내용이다. 주식 양도소득세란 투자자의 주식 처분 차익에 부과되는 세금을 일컫는다. 그렇다면 이의 세율을 대기업 수준으로 올리게 될 경우 어떤 현상이 빚어질까? 당장 벤처 기업에 대한 투자 매리트가 줄어들어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가 끊길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유망한 벤처기업의 투자 유인 감소로 이어져 최악의 경우 자칫 해당업계 전체를 고사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사안이다. 창조경제를 외치며 세계 1등 강소 중소-벤처기업을 육성하겠노라는 정부의 공언과 함께 각종 지원..

생각의 편린들 2015.09.25

<인턴> 배우들의 은은한 미소가 흐뭇했던 영화

40년 동안 몸담아온 회사를 정년퇴직한 벤(로버트 드 니로)은 아내와 사별한 뒤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터득한 채 이를 즐기고 있는 터다. 직장을 다닐 때보다 되레 바쁘게 느껴질 정도로 그의 일상은 활기에 넘쳐 보인다. 그러던 어느날이다. 우연히 시니어 인턴을 채용한다는 모 인터넷 쇼핑몰 회사의 광고를 발견한 그는 이에 지원하기로 하고 회사에서 요구해온 동영상 지원서 제작에 나선다. 면접에 응하기 위해 모처럼 수트를 빼입고 회사를 찾은 벤은 40년 직장 생활을 통해 쌓은 경험 탓에 일종의 배테랑에 속하지만 자유분방하면서도 무언가 분주해 보이는 젊디 젊은 이 회사의 분위기에 다소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노련한 그가 주눅이 든 건 절대로 아니다. 수차례의 면접 절차 끝에 최종 합격을 통보..

'청년희망펀드' 강제 가입 논란, 도입 취지는 어디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1일 노사정 대타협을 계기로 제안하며 1호로 기부했던 청년희망펀드의 가입 붐이 일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황교안 총리 등 정부 및 지자체 관료와 금융권 그리고 정치권 인사까지 나선 채 너나 할 것 없이 이의 가입 행렬에 동참하고 있는 것입니다. 청년희망펀드는 KEB하나, 신한, 국민, 우리, 농협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을 통해 가입할 수 있으며, 22일 현재까지 단 이틀 동안 2만 1670계좌 3억 8031만원을 기부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해당 펀드를 통해 조성된 기부금은 청년 구직과 일자리 창출 지원을 위해 설립될 '청년희망재단'의 청년 일자리 사업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청년구직자, 아르바이트 등 비정규직으로 1년 이상 취업하고 있..

생각의 편린들 2015.09.23

위기의 한국 경제와 외교, 정부의 현실인식 수준은?

위기의 계절일까? 세상은 온통 우울함 천지이니 말이다. 나 역시 경기가 어렵다는 현실을 충분히 체감하고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그와 관련한 각종 지표들이 봇물을 이룬다.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리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국내외 주요 경기 예측기관들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대로 점치며 미국 금리 인상, 중국 경제 불안, 신흥국가 위기 등 각종 변수의 움직임에 따라 더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노라는 것이다. 실제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5년 후 1%대까지 주저앉을 것이라는 암울한 관측도 나온다. LG경제연구원은 2020-2030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평균 1.7%로 전망하고 있다. 갑갑..

생각의 편린들 2015.09.22

일본 안보법 강행, 위기인가 기회인가

일본이 마침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포함한 안보법 제개정을 완료했다. 패전국이던 일본이 아베의 숙원대로 70년 만에 다시금 전쟁을 치를 수 있는, 이른바 '보통국가화' 된 셈이다. 이로써 일본은 비단 자국이 아니더라도 한반도는 물론이거니와 다른 나라, 다른 지역에서 발생하는 전쟁에 대해서도 자위대의 활동 범위를 전 세계로 넓혀 무력 행사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이웃 국가 중국의 강력한 반발은 예견된 수순이다. 반대로 미국의 입장에선 적극 환영의 뜻을 표하는 등 동북아 정세가 격랑 속으로 빠져드는 모양새다. 우리에겐 미운 털이 제대로 박힌 아베 총리이거늘, 미국의 입장에선 상당히 고마운 존재가 아닐 수 없다.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21세기 들어 두 가지 글로벌 전략인 나토의 동진..

생각의 편린들 2015.09.21

부모의 재력이 곧 자녀의 능력이 되는 세상

출신 대학에 따라 미래가 결정되는 지독한 학벌 위주의 사회, 사실 우리 사회 모순의 상당 부분이 이로부터 기인하고 있음은 두 말 하면 잔소리일 테고, 부인하기도 어려운 노릇일 테다. 게다가 학벌을 결정짓는 요소 중 가장 큰 부분이 부모의 재력이라는 사실은, 제아무리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도 끝내 인정할 수밖에 없는, 그래서 쓴 입맛을 더욱 씁쓸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서울대학교 학생 3명 중 1명이 강남 3구 출신이라는 통계와 '개천에서는 용 안 나고 강남에서 용난다'라는 우스갯소리는 이러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잣대다. 이명박정부가 만들어놓은 고교다양화 정책은 어느덧 대학 사회로 한정지어졌던 서열 구조를 그보다 한 단계 아래인 고등학교 단계로까지 낮추어 완성시켜 놓았다. 좋은 대학으로 향하는 필수 ..

생각의 편린들 2015.09.20

한국에 혁신기업이 존재할 수 없는 이유

프랑스를 방문 중인 황교안 총리는 지난 17일 "창조경제는 무한한 창의성과 상상력이 기술 문화 산업과 만나 새로운 비즈니스,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신성장 동력"이라 밝히고, 현지 주요 IT 기업들을 방문, 우리 기업들과의 창조경제 관련 협력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엔 현재 전국적으로 20개에 가까운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들어선 상태이고, 박근혜 대통령은 기회가 닿을 때마다 창조경제 전도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하고 있다. 창조경제는 박근혜정부가 쏟아낸 여러 정책 중 가장 핵심에 속한다. 그만큼 공을 들이고 있고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창조경제의 개념을 다시 한 번 짚고 가야 할 필요성을 느끼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정의하고 있는 창조경제란 다음과 같다. 창..

생각의 편린들 2015.09.19

임금피크제로 청년 일자리 창출 가능한가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노동개혁과 관련하여 지난 17일 "임금피크제가 정착될 경우 청년 일자리 약 13만개가 창출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장밋빛 전망은 도대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신규 채용한 사업장 9000여 곳 중 30세 미만인 청년층 비율을 조사한 바 있는데, 다름아닌 이로부터 기인한 것입니다. 이에 따르면 임금피크제 도입사업장의 경우 청년층 채용 비율이 50.6%, 미도입사업장은 43.9%로 나타났으며, 결국 임금피크제 도입사업장이 그렇지 않은 사업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율이 더 높더라는 근거로부터 비롯된 셈입니다. 하지만 이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크게 두 집단으로 나눈 뒤 청년 채용 숫자를 단순히 산술적으로 비교한 ..

생각의 편린들 2015.09.18

<미스터 하이네켄> 어설픈 납치범과 카리스마 인질이 만날 때

때는 바야흐로 1970년대말에서 80년대를 관통해 갈 즈음, 최악의 경기 불황을 겪고 있는 와중이다. 코(짐 스터게스)와 윌렘(샘 워싱턴)을 비롯한 친구들은 마땅한 일감을 찾지 못해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려 시도하나, 가진 게 전무한 탓에 그들에겐 이마저도 녹록지가 않다. 엉뚱한 곳에 화풀이를 하던 그들, 결국 철창행 신세를 지고만다. 얼마 후 다시 뭉쳐 보다 원대한 꿈을 계획하게 되는데, 이를 실행하기에 앞서 일정 수준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결국 은행을 털기로 작정하고 실행에 옮긴다. 하지만 무언가 어설프기도 하거니와 끔찍한 범죄 조직과는 왠지 거리가 멀어보이는 그들이거늘, 놀랍게도 완전범죄를 꿈꾸더니 결국 성공하기에 이른다. 이제 본 계획을 실행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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