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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 경험의 즐거움 539

<더 파이브> 너 같으면 저 사이코패스를 어떻게 할래?

지난 2009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강호순, 경기도 서남부 일대에서 무려 7명의 부녀자를 차례로 납치, 연쇄 살해했던 끔찍한 살인마다. 당시 우리를 더욱 놀라게 했던 건 연쇄살인마라고 하기엔 전혀 믿기지 않을 만큼 수려한 그의 용모 때문이었다. 그런 그를 우린, 전형적인 사이코패스라 부른다. 호감형 외모에 좋은 매너까지 갖춘 그는 겉보기와 달리 매우 특이한 성적 취향과 그의 충족을 위해 길 가던 여성들을 유인, 잔혹하게 살해해 놓고도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못한다. 심지어 체포되어 수사 받는 와중에도 웃음을 터뜨릴 만큼의 뻔뻔함 때문에 모든 이들이 혀를 내둘러야 했다. 그보다 앞선 2004년 유영철은 무려 21명의 여성과 노인들을 망치나 칼 등의 흉기를 이용, 잔혹하게 살해하고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불..

<디스커넥트> 디지털 세상의 부작용, SNS와 단절하라?

며칠전 네덜란드의 아동인권보호단체인 '인간의 대지'가 '스위티'라는 필리핀 소녀를 꼭 빼닮은 가상 캐릭터를 이용, 온라인 채팅방을 만들어놓은 채 함정수사를 벌여 전 세계 71개국의 아동 성매수자 1,000명을 적발했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다. 그중엔 한국인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들의 정보는 인터폴에 넘겨졌단다. 초등학생을 성매수하여 우리 사회에 충격을 던져주었던 모 초등학교 교사 또한 스마트폰의 SNS 어플을 도구로 이용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SNS를 이용한 '사이버 연인 만들기' 열풍이 초등학생에게까지 전이되어 갖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소식도 연이어 보도되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의 성추행이나 성희롱 등 성범죄 행위와 사이버불링은 이미 공공연한 현실이며, 이를 도구로 활용, 음성적인 성매수..

<노라노> 유신정권이여, 미니스커트를 허하라

패션 디자이너 노라노 선생은 85세의 노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길다란 속눈썹을 붙이며, 머리는 검게 염색한 채 고운 화장을 하고 다닌다. 연필을 쥐고 직접 디자인하여 가위로 오리며 재봉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흡사 젊은이 못지 않다. 그녀의 이러한 열정은 어디서부터 비롯되었을까. 영화는 그에 대한 물음으로부터 시작된다. 물론 그녀 앞엔 수많은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한국 최초의 패션디자이너, 우리 사회에 커다란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던 윤복희 씨의 미니스커트 디자이너, 기성복 시장을 개척한 사람, 한국 최초의 패션쇼를 열었던 인물 등등 절실함이 그에 대한 답이다. 일제강점기, 징용이나 정신대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어 17세에 택했던 결혼, 시댁과의 마찰로 인해 영 순탄치 않았다. 결국 19세에 이..

<코알라> 꽐라는 청춘들만의 특권이다, 누리자!!

'꽐라'라고, 젊은이들 사이에 통용되는 은어가 있다. '술이 떡이 되도록 먹다'라는 의미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툭하면 꽐라가 된다. 소주와 맥주를 혼합한 폭탄주를 만들어 마시거나 소주를 생맥주 잔에 부어 마시기도 한다. 이를 보는 사람이 아찔할 정도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이토록 몸을 혹사시킬 정도로 술을 들이붓고 있는 걸까? 술은 일종의 성장통이다.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반대로 잘 풀릴 때면 어김없이 술이 등장하여 이들을 꽐라가 되게 한다. 꽐라는 2,30대 젊은이들의 성장 자양분인 셈이다. 동빈(박영서 분)과 종익(송유하 분)은 연기 지망생으로서 연기 학원에서 우연히 만나 우정을 싹 틔운다. 두 사람은 어떠한 고난이 있더라도 절대 연기를 포기하지 않겠다며 굳은 약속을 한다. 그러나 세상 일은 뜻대..

<러시 : 더라이벌> 폭풍 같은 질주의 원천은 바로 너

영화속에서 F1의 챔피언 자리를 놓고 진검 승부를 펼치는 제임스 헌트(크리스 헴스워스 분)와 니키 라우다(다니엘 브륄)의 첫 만남은 F3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F3란, 운동경기로 치자면 아마도 2부리그 내지 3부리그 쯤으로 생각하면 될 듯싶다. 즉 아직은 F1에 진출할 만큼의 실력을 갖추지 못한 2진급의 레이서들 끼리 모여 갖는 레이싱을 일컫는다. F3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력자 제임스 헌트, 어느날 그 앞에 홀연히 나타나 비록 헌트의 저돌적인 행태 때문에 우승을 놓치긴 하였으나 그의 간담을 충분히 서늘케 할 만큼 출중한 실력을 보여줬던 니키 라우다, 그들의 목숨을 건 기나긴 레이싱의 운명은 그렇게 시작됐다. 숙명의 라이벌인 헌트와 라우다 두 사람은 외모 만큼이나 성격 또한 전양지차다. 헌트의 ..

<짚의 방패> 세속적 욕망과 명예 사이의 딜레마?

자본주의가 첨예화될수록 돈의 위력은 더욱 커져만 간다. 현대사회의 배금주의 현상은 얼마전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고스란히 드러난 바 있다. 우리나라 고교생의 40% 정도가 10억원이 생긴다면 감옥에 다녀오는 일조차 불사하겠단다. 고작 10억원 - 물론 현실은 고작일 리가 없다 - 에 범법자를 자청하겠노라는 우리 아이들을 보니, 기성세대로서 그저 부끄러울 따름이다. 물론 경제적 토대가 자본에 의해 이뤄졌고, 그것들이 한데 모일수록 더욱 무서운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은 익히 잘 알려진 바, 때문에 일개 소시민들이 이를 자각하고 이로부터 휘둘리지 않으려 아무리 뛰어난 정신력을 발휘한다 해도 물리적 근간으로부터 파생되는 힘을 당해낼 재간이 없긴 하다. 그렇다면 만약 100억원을 준다면 영..

<스파이> 초대형 코믹 첩보 액션?

무려 일주일 전에 관람했던 영화 , 포스팅을 이제사 작성하려니 기억이 가물가물... 코믹영화의 한계인가? 아니면 기억력의 한계? 분명 관람 당시엔 제법 재밌게 봤던 것도 같은데 말이다. 그래서 그냥 시사회 직전에 있었던 배우들의 쇼케이스 이미지 몇 개 올리고 포스팅을 마치려고 한다. 이렇게라도 흔적을 남겨놓지 않으면 그야말로 이런 류의 영화, 기억의 저편 너머로 영원히 사라져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미니 쇼케이스에 등장한 배우는 설경구, 문소리, 다니엘 헤니, 한예리 씨... 다니엘 헤니 씨의 키, 정말 크긴 큰 듯.. 그냥 저냥 아무 생각 없이 잠시 머릿속을 비운 채 시간 죽이기를 원하신다면 비교적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글쎄다.

<까밀 리와인드> 16세로 되감기한 삶, 질곡은 계속된다

성인인 당신, 만일 이팔청춘의 꽃다운 나이로 돌아가게 된다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얼까. 물론 청소년기의 시절이 그 어느 때보다 행복했던 분들도 있을 것이고, 나처럼 매우 심드렁했던 분들도 있을 것이다. 때문에 한 번쯤은 그 시절로 되돌아가 다시 한 번 당시의 행복을 누려보고 싶거나 무언가 부족했던 시기였더라면 못다한 일을 다시금 해보고픈 마음이 굴뚝 같을 것이다. 현재의 시간을 과거로 되돌릴 수만 있다면 마구 엉킨 실타래처럼 뒤틀린 내 현재의 삶을 과연 바로 펼 수 있을까? 영화 는 제목 그대로 40대 여인 까밀의 삶을 마치 카세트 테이프 되감기하듯 16세 풋풋한 소녀의 삶으로 되돌려놓는다. 일종의 "시간여행"인 셈이다. 이러한 일이 실제로 가능하다면 무척이나 설레고 흥미진진한 일임엔 틀림 없을 테지..

<언어의 정원> 비와 사랑에 관한 짧지만 맑은 이야기

누군가 "비 좋아하세요?" 라고 물어온다면 기꺼이 "그렇다"라고 답할 것 같다. 그것도 많이.. 물론 가수 비를 언급하는 게 아니다. 대기중의 수증기가 응결되어 구름이 되고 이들 물방울들이 다시 뭉쳐 지상으로 떨어지는, 기상현상 비를 말함이다. 그런데 나만 그런게 아니었는가 보다. BC카드가 장마철 저녁시간 요식업종의 카드 결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비 오는 날 파전 전문점의 매출액이 평균 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강우량이 30-80mm 정도 될 때 비가 오지 않은 날에 비해 무려 88%라는 매출액 신장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아무래도 평소 비 오는 날이면 괜시리 마음을 울적케 하거나 감성적으로 변하게 하는 특별한 요소가 있으리라 생각해왔는데, 이를 실제로 증명해 보인 셈이다. 그..

<설국열차> 삶의 물리적 토대 변혁을 위한 거친 몸부림

한국 영화의 신기원을 열었던 봉준호 감독 작품 "괴물"에 대한 인상이 너무 강렬했던 탓일까? 아니면 그로부터 꽤나 많은 시간의 흐름이 있었고, 때문에 더욱 진화한 한국 영화들에 익숙해지며 눈높이가 높아져서 그런 걸까? 그도 아니라면 현재 가장 많은 호평을 받으며 장안의 화제로 떠오른 인기 탓에 기대치가 너무 높아 그런 것일까? 어쨌든 이 푹푹 찌는 폭염 속에서 땀 흘리며 애써 영화관을 찾아 관람한 영화치고는 영 별로였다. 특히 이 영화의 감독과 같은 감독의 작품인 "괴물"에 비해 더욱 그러했다. 이상하게도 그동안 많은 사람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영화일수록 내겐 오히려 실망으로 다가온 경우가 많았다. 비근한 예로 "베를린"을 들 수 있겠다. 베를린, 여러모로 참 맘에 들지 않은 구석이 많았지만, 특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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