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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저냥 303

세기의 악수, 그리고 악수의 세기

상대방과 손을 마주잡고 반가움 혹은 감사 등을 표시하는 악수는 현대 사회에서 가장 일반화된 예절법이자 친교 행위이다. 물론 이러한 악수에도 요령이 있다. 악수를 할 때는 반드시 오른손을 사용해야 한다. 이는 악수의 기원과 관련이 깊다. 수백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잉글랜드에서 기사들이 상대방과 싸울 의사가 없다는 의미로 손에 무기가 없음을 입증하기 위해 오른손을 건넨 유래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따라서 왼손잡이라고 해도 악수를 청하거나 응할 때는 오른손을 내미는 게 보편적인 예의다. 악수는 직접적인 신체 접촉을 통해 상대방으로 하여금 믿음과 평등함을 확인시켜 준다. 그렇다면 모든 악수가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느냐 하면 그건 또 별개의 사안이다. 미국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가장 비근한 사례다. 그는..

그냥 저냥 2018.10.12

배우는 왜 극한 직업인인가 '내 뒤에 테리우스'

영화 '한공주'에서 친구들 모두가 외면할 때 공주(천우희)에게 먼저 다가가 살갑게 손을 내밀던 마음씨 착한 친구가 있었다. 다름 아닌 은희였다. 지금도 어슴푸레 기억이 나지만, 그렇다면 나는 왜 은희를 기억하는 걸까? 당시 그녀가 맡았던 배역만큼이나 따뜻한 이미지로 다가왔던 까닭에 특별히 눈여겨 보았던 것 같다. 그리고는 곧 잊혀졌다. 어느덧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녀, 정인선이 MBC 드라마로 안방 극장에 대뜸 얼굴을 내밀었다. 그것도 주연으로 말이다.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마다 소간지라는 별칭을 얻고 있는 소지섭과 환상의 케미를 선보이고 있는 그녀, 알고 보니 내가 기억하던 바로 그 정인선이었다. 아이 둘을 키우며 한 가정을 알뜰살뜰 꾸려나가는 억척스러운 전업주부이자 옆집에 사는 전설의 전직 NI..

그냥 저냥 2018.10.10

소중한 것일수록 대체로 짧다

한글이라는 글자는 보면 볼수록 참 매력덩어리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이 세상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들 가운데 많은 것들이 단음절 어휘로 이뤄져 있다는 사실은 무언가 각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하지만 이는 평소 눈여겨 보지 않는 이상 눈치 채기가 쉽지 않은 대목이다. 물, 불, 흙과 같이 지구 행성을 이루는 근본 물질부터 시작하여 해, 달, 별, 풀, 숲, 뫼, 꽃, 땅 등 자연을 이루는 수많은 것들 역시 단음절의 어휘다. 사람은 '밥'을 먹고, '땀'을 흘리면서 '일'을 통해 '돈'을 벌어 '삶'을 영위한다. 이때에도 물론 작은 따옴표로 묶인 단음절의 어휘들이 열일을 마다 않는다. 내 '몸'은 '뼈'의 토대 위에 '살'이 붙은 형태이며, 살아 있는 한 그 안에는 항상 따뜻한 '피'가 흐르기 마련이고, '넋'..

그냥 저냥 2018.10.08

신뢰의 전제 조건 '그것이 알고 싶다: 외부인들'

10월 6일 방영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1139회 '외부인들' 편에서는 의료기기 영업사원의 무면허 수술 행태가 다뤄졌다. 최근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던 부산 모 버스 기사의 의료 사고는 그 속내를 들춰보니 빙산의 일각이었다. 의사 신분이 아닌 외부인이 수술복을 입고 출입이 철저히 통제된 수술실에 들어가 수술 행위에 나선 상황은 어처구니가 없다. 더구나 이러한 불법행위가 업계의 관행이라는 표현에는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도대체 병원의 수술실은 어쩌다가 이렇듯 법의 사각지대가 된 걸까? 의료기기 업체 직원과 의료인들의 제보에 따르면 사실상 개인 병원과 2차 병원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심지어 대학 병원 등의 대형 병원에서조차 무면허 수술 행태가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었다. 방송은 부산 버스 기사 사건의..

그냥 저냥 2018.10.07

내가 운동을 멈출 수 없는 이유

"타인을 위한 조언은 낭비다" 한 미니멀리스트가 한 말이다. 얼마 전 미니멀리즘의 삶을 추구함과 동시에 또한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는 해당 작가가 쓴 책을 읽어보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바로 이 글귀였다. 이것은 반드시 해야 하고, 저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류의 담론이 넘쳐나는 요즘 같은 시대에 되레 조언을 하지 말라고 하니 꽤나 도발적인 발언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언지 이해된 뒤로는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예컨대 이런 경우다. 담배는 몸에 해로우니 적당히 피우거나 아예 끊는 게 이롭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렇기에 굳이 흡연자에게 담배를 끊으라는 조언을 할 필요가 없단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때문에..

그냥 저냥 2018.10.07

누군가의 아빠가 된다는 것 '배드파파'

형사 유지철(장혁)은 늘 돈에 쪼들리며 살아가는 평범한 한 가정의 가장이다. 전세 보증금을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줄기찬 요구에도 이를 애써 무시하며 꿈쩍 않던 그였으나, 아내(손여은)의 묵직한(?) 압박만큼은 어쩔 도리가 없다. 더구나 딸 영선(신은수)마저 친구들이 메고 다니는 값비싼 가방을 사달라며 떼를 쓰는 처지이니 그의 축 처진 어깨는 아래로 더욱 내려갈 수밖에 없다. 그런 그가 가족 앞에서만큼은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 걱정하지 말라며 큰 소리를 치기 일쑤이지만, 사실 알고 보면 현실은 비루하기 짝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도박으로 의심되는 범죄 현장에서 그들 일당 중 하나가 그에게 현금을 몰래 찔러준다. 뒤늦게 눈치를 챈 유지철, 이를 당사자에게 돌려줄 계획이었으나 때는 이미 늦었다. 아내의 수중에..

그냥 저냥 2018.10.03

이들의 무대가 특별했던 이유 'MBC 다큐프라임: 날아라! 펭귄'

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7월 어느 날, 서울 신촌에 위치한 이화여자대학교에 난데없이 250명의 아이들이 모여들었다. 이 무리 중에는 남들과는 달리 무언가 특색 있어 보이고 싶으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남들과 같아 보이고 싶어하는 열망을 지닌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있었으며, 더불어 다수의 비(非)다문화가정의 아이들도 섞여 있었다. 전국 25개 청소년팀이 함께하는 '2018 허들링청소년합창축제' 합동공연 참가에 앞서 3박4일 동안 진행된 캠프 참여를 위해서다. MBC 다큐프라임 제작팀은 이화여대에서의 캠프 활동과 여의도 KBS홀에서 진행된 합창 축제 공연 현장을 쫓아다니면서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꼼꼼하게 카메라에 담았다. 캠프에 참가한 아이들의 부모 다수는 베트남, 중국, 필리핀, 스리랑카, 일본 등 다른..

그냥 저냥 2018.09.30

'진짜사나이 300' 예능뿐 아니라 공익성도 살렸다

진짜 사나이가 돌아왔다. 국내 최초 육군 최정예 전투원인 '300 워리어'로 향하는 뜨거운 여정, 이 길목에 강지환, 안현수, 매튜 다우마, 김호영, 홍석, 오윤아, 김재화, 신지, 이유비, 리사 등 총 10명의 인기 연예인 및 스포츠인이 함께한 것이다. 참고로 '진짜사나이 300'은 MBC 예능 첫 공식 시즌제 귀환 프로그램이다. 9월 21일 첫 전파를 탄 이 프로그램에서는 참가자들의 입소 과정과 신체검사, 체력검정, 그리고 군 기본자세교육 등이 차례로 방영됐다. 내래이션은 지난 시즌 전설의 에이스로 등극했던 탤런트 이시영이 맡았다. 군 경험이 있는 이들에게는 부대 주변과 비슷한 환경만 조성되어도 왠지 특유의 그 스산한 기운으로 인해 몸서리쳐지기 일쑤다. 악몽 가운데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군..

그냥 저냥 2018.09.26

난 거미줄을 걷어내지 않는다

찜통더위로 몸과 마음이 어느 때보다 지쳐 있는 요즘이다. 이런 최악의 환경에서 우리를 더욱 괴롭히는 존재가 있었으니, 다름 아닌 초파리라는 녀석들이다. 이들은 몹시도 극성스러운 데다가 게걸스럽기까지 하다. 과일이건 남은 음식물이건 종류에 관계 없이 무턱대고 덤벼드는 통에 우리의 정신을 홀딱 빼놓기 일쑤다. 녀석들 역시 나름 목숨을 부지하겠노라며 인간의 생활권까지 침투하여 발악을 하는 중이겠지만, 어쨌거나 사람을 귀찮게 하는 데는 일가견이 있는 생물임이 틀림없다. 심지어 콧속을 파고들 때도 있다. 이 때의 느낌은 뭐라고 형언하기가 참 어렵다. 시원하게 마실 요량으로 아이스커피를 만들어놓으면 어느 틈엔가 유혹에 취한 듯 그 안으로 파고 든 뒤 자신의 몸이 액체에 젖어드는 줄도 모른 채 스스로를 기꺼이 희생하..

그냥 저냥 2018.07.24

생존운동이 내게 허락해준 축복

요즘 초등학교 교과 과정 안에는 수영이 포함돼 있다. 이른바 생존수영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물에 대한 적응력 및 위기 상황 발생시 대처 능력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의무화된 과정이다. 본인의 흥미나 의사와는 관계 없이 수난 사고를 당했을 경우 스스로 이에 대처하고 생존하는 법을 몸에 체화시킬 요량으로 초등학생이라면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가 배워야 하는 일종의 통과의례다. 몸에 체화되어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여부는 위기 상황에서 그 결과를 극명히 갈리게 하는 핵심 인자다. 따라서 이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내가 틈틈이 짬을 내어 하는 운동 역시 앞서의 수영과는 그 성격이 판이하지만 어쨌든 생존운동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결코 즐거워서 하는 것도 아니고, 아울러 대단한 성취 의욕을 느끼거나 무슨..

그냥 저냥 2018.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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