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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 경험의 즐거움 539

전장 속을 함께 누비는 듯한 생생함 '덩케르크'

덩케르크에 남겨진 채 독일군에 의해 포위된 토미(핀 화이트헤드)는 필사의 탈출을 시도하지만, 적군의 공격에 의해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토미와 비슷한 운명에 처해진 병력은 무려 30만 명을 웃돈다. 이들을 모두 생환시키기엔 어느 모로 보나 무리수임이 틀림없다. 덕분에 생존 본능으로부터 발현된 듯한 보이지 않는 경쟁과 싸움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시시때때로 퍼부어지는 적군의 포탄 세례는 방금까지 곁에서 함께 공기를 마시던 동료들의 목숨을 눈앞에서 앗아가곤 한다. 살아 있으되 살아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을 만큼 덩케르크에 남겨진 군인들의 목숨은 경각에 달해 있는 셈이다. 영국 본토를 향하는 배에 어렵사리 올라선 채 이젠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겠노라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토스트 한 쪽과 따뜻한 차..

열혈 항일운동가의 불꽃 같은 삶 '박열'

1920년대, 일본에서 인력거꾼과 인삼 행상 활동을 통해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던 박열(이제훈)은 '불령사'라는 항일운동 조직체를 운영하는 조선의 열혈청년이다. 한편 작은 오뎅 가게에서 일하던 가네코 후미코(최희서)라는 일본 여성은 박열이 창작한 시 '개새끼'를 우연히 조선잡지에서 접한 뒤 그를 흠모하게 되었고, 그의 철학과 사상에 동질감을 느낀 뒤로는 항일운동을 함께 펼치면서 동거를 결심한다. 조선의 불령선인 박열과 불우한 일본 처자 가네코 후미코의 인연은 이렇게 맞닿는다. 그러던 어느 날이다. 도쿄와 그 인근에 진도 7.9의 대지진이 엄습해온다. 이로 인해 10만 명 이상의 시민이 목숨을 잃는다. 이른바 간토 대지진이다. 민중들의 움직임은 심상찮았다. 민심이 흉흉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 내각은 이를..

패권주의가 어른거리는 불편한 영화 '스파이더맨: 홈커밍'

외계 생명체가 남긴 폐기물을 처리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벌처(마이클 키튼)에게 어느 날 청천벽력과도 같은 사건이 벌어진다. 전 재산을 쏟아부어 사업을 꾸린 데다가 가족이 딸린 다수의 가장을 직원으로 거느리고 있던 그에게,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주축으로 한 조직원들이 일방적으로 들이닥치더니 해당 사업에서 깨끗이 손을 떼라고 통보를 한 것이다. 하루 아침에 길바닥으로 나앉은 벌처는 황망한 마음을 다독이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시작하는데... 한편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에서 아이언맨에게 발탁되어 스파이더맨으로서의 눈부신 활약을 펼쳐 보였던 피터 파커(톰 홀랜드)는 어벤져스의 일원이자 영웅이 되고 싶어 안달이 난 상태다. 고등학생 신분인 그는 스타크로부터 선물로 받은 스파이더맨 수트를 꺼내 ..

영원히 고통 받는 삶 '하루'

전 세계 분쟁 지역을 찾아다니면서 정치적 이념이나 종교적 사상 등에 구애 받지 않고 의술 활동을 펼쳐온 준영(김명민)은 덕분에 높은 명망을 얻고 있는 의사다. 귀국길에 오른 그는 딸 은정(조은형)의 생일에 맞춰 약속 장소를 정하고 공항을 벗어나자마자 그곳으로 향한다. 그런데 해당 장소로 이동하던 도중 준영은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하게 되고, 차를 세워 부상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등 사고 수습을 적극적으로 돕기 위해 나선다. 덕분에 딸 아이와의 약속시간을 지키지 못하게 된 준영, 부리나케 휴대폰으로 연락을 취해보지만, 웬 낯선 남성이 전화를 받는다. 이상한 느낌이 들어 주위를 찬찬히 둘러보니 휴대폰 너머로 들려오던 목소리의 주인공은 자신이 방금 목격하고 현장에서 도왔던 교통사고와 관련하여 이를 직접 진두 지휘..

시선을 강탈하는 강렬한 액션 '악녀'

연변에서 태어나고 자란 숙희(김옥빈)는 아버지를 일찍 여읜 뒤 어릴 적부터 킬러로 단련되고 길러진다. 그러던 어느 날의 일이다. 복수를 위해 범죄 조직원의 아지트를 그녀 혼자서 급습, 수십 명의 적들에게 자신의 필살기를 휘두르며 일거에 쓸어버리고선 유유히 경찰에 붙잡히는데... 그녀의 놀라운 살인 능력을 간파한 국가 비밀 조직은 숙희를 영입하기로 모의하고 그녀에게 그와 관련한 조건을 제시한다. 사랑하는 이의 아이를 임신 중이던 숙희는 10년 동안 해당 조직을 위해 일해주면, 이후로는 평범한 일상의 삶을 보장해주겠노라는 그들의 달콤한 제안을 기꺼이 따르기로 작정한다. 이후 모처에서 강도 높은 훈련이 진행되는데... 이미 어릴 적부터 생사를 넘나들 만큼 혹독한 훈련과 체험을 통해 다져진 탁월한 그녀의 피지컬..

장르 넘나드는 화려한 액션 '미이라'

이라크 메소포타미아 지역은 내전과 테러로 역사 유물들이 파괴되는 등 단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는 곳이다. 닉(톰 크루즈)과 베일(제이크 존슨)이 이곳에 뛰어들었다가 막다른 궁지에 몰리게 된 것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적진의 집요한 공격 때문이다. 사방에서 총탄과 포탄이 날아들던 순간, 그들이 도피하여 은신 중이던 건물마저 결국 와르르 무너지고 마는데... 바로 그 때다. 무너진 건물 잔해 아래로 놀라운 광경이 펼쳐진다. 땅속 깊숙이 패인 곳에 고대 유물의 대규모 흔적이 떡하니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의 수습을 위해 제니(애나벨 월리스)가 추가로 투입되고, 이들은 미이라로 추정되는 관을 수송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거대한 모래폭풍이 엄습해오는 상황에서 서둘러 작업이 진행되는데... 하지만 미이라를 수송하는..

미소가 아름다운 히어로 '원더 우먼'

어릴 적부터 영특하고 유난히 몸이 빨랐던 다이애나는 여왕(코니 닐슨)의 극구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마존 데미스키라 왕국의 최고 전사인 안티오페(로빈 라이트)에 의해 남몰래 전사로 길러진다. 다이애나의 발전 속도는 남달랐다. 발육만큼이나 빨랐다. 여왕도 그녀의 타고난 자질과 역량 그리고 끊임없는 노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다이애나는 아마존 최강의 전사로 낙점, 한층 강화된 훈련을 받는다. 그러던 어느 날의 일이다. 평화롭던 데미스키라 왕국에 낯선 이방인이 나타난다. 추락하는 비행기와 함께였다. 그는 1차 세계대전을 치르던 도중 독일군 진영에 스파이로 잠입했다가 발각되는 바람에 그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됐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이곳까지 발을 들여놓게 된 스티브(크리스 파인)였다. 독일이 일으킨 세..

추모를 넘어 희망으로 '노무현입니다'

지역주의 청산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부여안은 채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 지역구를 과감히 박차고 부산으로 내려가 이곳에 출사표를 던진 노무현, 그는 거대한 현실의 벽에 부딪히며 국회의원과 지자체장 선거에서 연거푸 패배하고 만다. 기득권을 뿌리치고 일관된 행보를 보여온 그에게 '바보 노무현'이라는 애칭이 붙여진 건 바로 이 즈음이다. 우리 정치권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소신으로 똘똘 뭉친 그의 당찬 모습은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노무현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자발적 모임인 '노사모'가 결성되고, 잇따른 패배로 실의에 빠진 그를 해당 조직이 다시금 일으켜세우는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된다. 새천년민주당이 정당 최초로 국민참여경선 방식을 통해 대선 후보를 선출하기로 결정하면서 그를 기필코 ..

스타일리쉬한 범죄액션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마약 거래 혐의로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한재호(설경구)는 그만의 독하고 카리스마적인 면모를 드러내면서 일찌감치 왕초로 자리매김, 담배 판매 등의 이권 사업 독식과 교도관과의 내통을 통해 적어도 교도소 내에서는 거칠 것이 없는 인물로 성장한다. 조현수(임시완)는 교도소에 갓 입소한 신참으로, 나약해 보이고 이쁘장한 외모와는 달리 주먹 깨나 쓰는 죄수들과 맞장을 떠 주눅들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제압하는 등 패기 넘치는 면모를 드러내면서 한재호로부터 눈도장을 제대로 찍게 된다. 교도소 내 패권을 쥐락펴락하는 한재호와 겁 없는 신출나기 조현수는 이렇게 인연을 맺는다. 그러던 어느 날의 일이다. 한재호의 패권을 위협하는 만만찮은 인물 김성한(허준호)이 교도소에 입소하게 된다. 뒷배가 든든한 그의 등장으로 하루아침..

고풍스런 비주얼이 매력적인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

마술 공연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이석진(고수)은 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정하연(임화영)이라 불리는 여인에게 빠져든다. 그녀는 얼마 후 이석진이 소속된 마술 극단 단장의 눈에 띄게 되고, 결국 이석진과 동일한 극단의 직원으로 정식 발탁된다. 동시에 이석진과 마술 공연을 펼칠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된다. 늘 같은 무대에 서서 함께 일하던 두 사람이 사랑을 키워나갈 수 있었던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그러던 어느날의 일이다. 그녀가 부재 중인 상황에서 의문의 편지 한 통이 배달되고, 그녀가 평소 신주단지처럼 소중히 간직해오던 가방 안에서 위폐 제작을 위한 것으로 보이는 동판이 발견되면서 이석진이 그녀에게 품은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 시작한다. 한편 그녀로부터 자초지종을 전해들은 이석진이 잠시 자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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