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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 경험의 즐거움 539

토닥토닥 다독임으로 다가오는 책 '걱정 말아요! 그대'

월요병은 현대인들이라면 도저히 피해갈 수 없는 끔찍한(?) 질병 가운데 하나이다. 이 병은 주말이 지날 즈음이면 증세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어 악화일로로 치닫다가 일요일 밤이 되면서 그의 정점을 찍는다. 그나마 우리에게는 그 힘들다고 하는 월요병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던 TV 프로그램 하나가 있어 위안이 되었다. 방송인 김제동 씨가 MC를 맡아 진행하는 JTBC의 '톡투유'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일요일 야심한 시각, 다음 날을 걱정하면서 우울해 하고 있을 다수의 시청자들을 다독이거나 웃기고, 때로는 뭉클한 감동을 선사하며 울리기까지 했던 김제동 씨와 출연 패널들의 다재다능한 입담은 일시적으로나마 월요병을 싹 잊게 해주는 일종의 묘약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얼마 전 해당 프로그램은 다음을 기약하며 종방..

정치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영화 '지오스톰'

가까운 미래, 전 지구적으로 불어닥친 기상 이변 현상은 인류의 생존을 속속 위협해오고 있었다. 미국과 중국 등 G2를 위시한 주요 국가들은 이의 해결을 위해 모처럼 하나가 되어 묘안을 짜내기 시작한다. 이렇게 하여 탄생하게 된 기후 조종 시스템이 다름 아닌 '더치 보이'였다. 이는 대기권 밖을 위성으로 촘촘히 연결하여 실시간으로 지구의 기후를 모니터링하고 이를 조종 가능케 하는 일종의 인공위성망이다. 덕분에 인류는 인위적으로 조종이 이뤄지는, 비교적 안정된 기후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의 일이다. 아프가니스탄과 홍콩 등 세계 곳곳에서 급격한 기상 이변 현상이 일어나면서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등 기상 재해로 인한 참극이 벌어진다. 사건의 경위를 밝히고 보니 해당 국가를 커버하던 '더치..

사랑일까 광기일까 '희생 부활자'

사법고시에 합격한 사법연수원생 서진홍(김래원)을 향한 어머니 최명숙(김해숙)의 마음은 한결 같다. 짬을 이용해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과 간식거리를 그에게 전달해주려던 참이었다. 그들은 정확히 횡단보도 사이만큼 떨어진 채 서로를 향해 한 걸음씩 다가서고 있었다. 바로 그 때다. 어디선가 갑자기 괴한이 나타나 최명숙을 잔인하게 살해한다. 최명숙은 영문도 모른 채 그렇게 길 위에 스러지고 만다. 7년 뒤, 서진홍은 어엿한 검사가 되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진홍의 누나(장영남)로부터 전화 한 통화가 걸려온다. 그녀의 목소리로부터는 다급함이 묻어 나왔다. 죽은 어머니가 살아돌아왔다는 말도 안 되는 내용이었다. 급거 집으로 향한 그의 눈 앞에는 실제로 죽은 어머니가 서 있었다. 그러나 그는 당황스러워할 틈조차 ..

역사적 사실이 던지는 묵직함 '남한산성'

조선 인조 시절, 당시 중국 대륙을 호령하던 명나라는 여진족이 세운 청나라에 의해 그 세력이 점차 쇠퇴해가던 와중이다. 청나라의 위세는 조선에까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쳐와 임진왜란 등 수 차례의 외침으로 인해 국력에 있어 이미 바닥이 드러날 대로 드러난 조선을 또 다시 위태롭게 하고 있었다. 결국 청나라의 대규모 공습으로 급작스레 조정을 남한산성으로 옮기는, 최악의 수모를 경험하게 되는 조선이다. 조정과 임금의 몸은 우여곡절 끝에 남한산성으로 도피하긴 했으나 청나라 군대에 의해 완전히 포위된 상황, 이들은 군사적인 위세를 앞세워 명과의 관계를 끊고 자신들에게 복종할 것을 조정에 강요해온다. 이렇듯 청나라의 위협이 갈수록 커져가자 조정의 신하들은 청을 공격하고 명과의 신의를 지키는 대의명분을 따라야 한다..

전작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영화 '킹스맨: 골든 서클'

킹스맨의 정예요원으로 급성장한 에그시(태런 에저튼)는 어느 날 킹스맨 선발 과정에서 그와 함께 지원했다가 탈락한 찰리(에드워드 홀크로프트)로부터 무차별 공습을 당한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킹스맨 요원들이 머물던 건물 곳곳이 누군가의 공격에 의해 무참히 파괴되고, 급기야 킹스맨 본부 건물마저 공습을 당해 동료 요원의 다수가 희생되고 만 것이다. 외부에서 머물던 에그시와 적의 타깃으로부터 우연히 비껴간 멀린(마크 스트롱)은 이번 공격으로부터 운 좋게 피할 수 있었으나 자칫 킹스맨 조직의 와해 가능성마저 점쳐질 만큼 깊은 내상은 어쩔 수가 없다. 결국 킹스맨 '최후의 규약'을 끄집어든 멀린과 에그시다. 그에 따라 킹스맨의 형제 조직인 미국의 '스테이츠맨'과 조우하게 되고, 자신들 ..

유쾌함과 뭉클한 감동 '아이 캔 스피크'

9급 공무원인 박민재(이제훈) 주임은 어느 날 새로운 곳으로 발령을 받게 된다. 구청 민원 창구였다. 이전에 근무하던 곳에서 주변으로부터 유능함을 인정 받았던 그는 철저한 원리원칙주의자였다. 그런 그 앞에 복병이 나타난다. 시장 상인으로서 20년 동안 온갖 종류의 민원을 양산하며, 구청 직원들 사이에서 이른바 민원계의 블랙리스트로 떠오른 도깨비 할매 나옥분(나문희) 여사가 그와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전혀 다른 성향의 두 사람, 그 가운데 한 사람은 날카로운 공격 본능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또 다른 한 사람은 철저한 방어에 공을 들이는 등 서로 불꽃을 튀긴다. 나옥분 여사를 이미 과거에 경험했던 다른 직원들은 그녀의 등장에 모두들 혀를 내두른 채 이를 피하기에 급급한 반면, 박 주임만큼은 그의 직무 철학..

미국판 '악녀'이거나 그렇지 않거나 '아토믹 블론드'

미국과 소련에 의해 형성된 이래 영원히 지속될 것만 같던, 극명하게 갈린 양 진영의 냉전 체제는, 베를린 장벽의 붕괴 조짐과 함께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때는 바야흐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해인 1989년이다. 냉전 체제의 종식을 앞두고 흡사 마지막 화려한 불꽃축제를 벌이기로 작정이라도 한 양 미국과 소련을 위시한 강대국들의 첩보전은 그 어느 때보다 불꽃을 튀긴다. 그 주 무대는 다름아닌 냉전의 상징과도 같은 곳인 베를린이다. 이렇듯 당시 베를린은 강대국들의 이념과 세력 다툼의 장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영국의 정보 기관 M16의 핵심 요원이 베를린에서 살해된다. 그가 가지고 있던 정보는 핵폭탄급의 위력을 지닐 만큼 치명적이었는데, 그가 살해됨과 동시에 이중 스파이가 해당 정보를 훔쳐 달아나는 사..

스릴의 이면에는 뭉클한 모성애가 '장산범'

준희네 가족은 할머니(허진)의 치매 치료를 위해 어느 날 고향인 장산으로 내려가게 된다. 숲으로 둘러싸이고 다소 외진 곳에 위치한 새 집은 숲과 강아지를 테마로 하는 펜션 형태였다. 준희 엄마인 희연(염정아)은 고향으로 돌아온 할머니가 치매 증상으로부터 조금이라도 벗어나게 되기를 한껏 고대하는 입장이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들이 키우던 개를 잃어버려 이를 찾겠다며 두 남매가 준희네 집으로 찾아온다. 바로 그 때다. 펜션 너머 숲 방향에서 남매가 찾는 개의 소리가 들려온다. 남매는 흡사 무언가에 홀리기라도 한 양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남매가 도달한 곳은 아주 오래 전에 폐쇄된 장산터널이었다. 터널 안에서 무언가를 발견한 남매는 희연 부부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고, 그들은 그곳에서 경찰에 의지해야..

가슴 아프고 먹먹한 이야기 '택시운전사'

1980년 5월, 아내를 먼저 떠나 보내고 서울에서 딸과 단둘이 살고 있는 개인택시 운전사 만섭(송강호)은 몇개월째 집세가 밀려 집주인으로부터 늘 타박을 받고 있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러한 소시민이다. 그러던 어느날, 식당에서 식사 도중 한 외국인을 태우고 광주까지 갔다가 그날 다시 서울로 올라올 경우 10만 원을 받을 수 있다는 다른 택시 기사들의 대화를 엿들은 뒤 귀가 솔깃해진 만섭은 바로 현장으로 택시를 몰고가 해당 기사 대신 자신이 그 외국인을 태우고 광주로 향한다. 푸른 눈의 외국인은 독일 방송사인 ARD 소속 기자였으며, 일본에서 특파원으로 근무하다가 한국에서 벌어진 소식을 듣고 이를 취재하기 위해 광주행을 택한 위르겐 힌츠페터(토마스 크레취만)였다. 만섭은 1980년 5월 당..

박수 받아 마땅한 영화 '군함도'

축구장 2개 만한 크기의 인공섬 하시마, 섬 전체가 탄광이며 갱도는 무려 해저 1천 미터 깊이에 이를 만큼 어마어마한 규모다. 이곳은 일본의 군함을 닮았다 하여 이른바 '군함도'로 불린다. 일제강점기 끝자락인 1945년, 조선인들의 다수가 강제징용을 당해 이곳 군함도로 끌려와 가혹한 환경 속에서 혹독한 강제노동에 시달리던 참이다. 평소 일본에 건너가 일하고 싶어했던 경성 모 호텔 악단장 강옥(황정민)은 그의 유일한 피붙이인 딸 소희(김수안), 그리고 악단 단원들과 함께 일본에 진출할 기회를 얻어 드디어 부산발 배에 몸을 싣게 된다. 그러나 그들이 탄 배는 강옥에게 알선해준 이의 소개와는 달리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향한다. 다름아닌 지옥섬 하시마였다. 그가 경성에서 받아온 소중한 추천장은 한낱 쓸모없는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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