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 경험의 즐거움

<헝거게임 : 모킹제이> 변죽만 울리다 사그라진 혁명의 불꽃

새 날 2014. 11. 2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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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캣칭 파이어를 재밌게 본 탓에 뒷 이야기가 궁금했던 터다.  모킹제이를 봐야하는 건 일종의 의무감이었다.  하지만 감독은 우릴 철저히 농락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편은 쉬어가기 내지 다음편인 모킹제이 파트2의 예고편쯤의 역할을 하는 듯싶다. 

 

앞선 편들을 전혀 보지 않았던 분들이라면 당연히 졸리기만 했을 테고, '판엠의 불꽃'과 '캣칭 파이어' 이 두 작품을 모두 섭렵한 분들이라 해도 분명 실망을 금치 못했으리라 짐작된다.

 

이번 편의 홍보를 위해 내한하기로 했던 제니퍼 로렌스가 방한 일정을 전격 취소했던 건 결과적으로 신의 한수라 생각된다.  만에 하나 그녀의 방한이 많은 이들을 상영관으로 이끌었다면, 엄청난 욕을 감수하며 기존 팬들마저 돌아서게 되는 악수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헝거게임이 끝난 뒤 피타(조쉬 허처슨)와 캣니스(제니퍼 로렌스)는 각각 캐피톨과 13구역으로 흩어져야 했다.  13구역은 캐피톨의 폭압에 맞선 반군세력의 거점으로 이곳의 대통령인 코인이 진두 지휘하고 있다.  그들에겐 반군의 의지를 불사를 혁명의 상징이 필요했고, 그의 적임자로서 캣니스를 진작부터 낙점한 상황이다.

 

캣니스가 헝거게임을 끝마치자마자 그녀의 고향인 12구역은 캐피톨에 의해 쑥대밭이 되고 만다.  1만여명의 주민 중 고작 900여명만 살아남을 정도로 캐피톨의 만행은 잔인무도했으며,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이들 모두는 13구역으로 대피한 상황이다.  만신창이가 된 12구역을 뒤늦게 찾은 캣니스는 캐피톨에 대한 강한 저항 의지를 내비치는데..



이 영화를 보며 제일 안타까웠던 부분은 극의 흐름과 내용이 2시간 이상을 차지할 분량이 결코 아님에도 불구하고 영화 한 편을 통해 고스란히 할애했다는 점이다.  결국 다음 편을 기대하도록 하기 위한 전략으로 엿보이는데, 내가 감독이었다면, 이번 편을 30분 분량 정도로 축약하고 차라리 파트2에서 보여줄 내용 일부를 파트1으로 끌어왔을 것 같다.

 

 

특별히 볼 것 없었던 액션 장면 때문에 영화는 늘어질 수밖에 없었고, 긴장감마저 떨어지는 최악의 결과를 빚고 말았다.  감독에게 속은 듯한 느낌은 덤이다.  제니퍼 로렌스의 허스키한 목소리로부터 기인하는 울음과 거친 호흡이 귀에 거슬리게 와닿을 정도로 극의 개연성과 긴장감은 한없이 얕기만 했으며, 모킹제이와 함께 혁명의 상징이자 혁명가가 된 그녀의 노래마저도 구구절절한 느낌보다는 억지스러웠다.  게다가 아무리 프로파간다를 위한 설정이라고 하지만, 캣니스의 캐피톨을 향한 분노 표출은 손발을 오글거리게 할 정도로 분위기와 걸맞지 않았다.

 

이번 편의 내용은 기대 이하다.  때문에 대충 내용을 어디선가 주워들은 분들이라면 이번 것은 건너뛰고, 다음 편으로 바로 넘어가는 전략이 현명한 선택일 듯싶다.  변죽만 울리다 정작 혁명의 불꽃은 타오르지도 않은 형국이다.  그렇다면 본격 혁명은 파트2에서나 시작되려나?

 

 

감독  프랜시스 로렌스

 

* 이미지 출처 : 다음(Daum)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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