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이스라엘의 잔혹함이 우리에게 불러올 파장

새 날 2014. 7. 1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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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살해와 그에 따른 보복 살해에서 비롯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력 충돌이 점차 격화되고 있다.  아니 엄밀히 말해 두 나라의 충돌이라기보다 이스라엘의 일방적인 공격이란 표현이 맞겠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이 일주일을 넘어서면서 팔레스타인인의 희생이 속출하고 있다. 

 

희생자가 벌써 수백명에 달하고 있으며, 그들 중 다수는 민간인인 것으로 전해진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전쟁의 참상을 팔레스타인의 참혹한 현실을 통해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이스라엘인들이 가자지구에 인접한 남부 스데롯 언덕에 올라 자국군의 가자지구 폭격 모습을 구경하며 환호성을 내지르거나 박수를 쳤다는 덴마크 언론인 쇠렌슨의 17일 트위터글을 보며 우리는 이스라엘인들의 잔인함에 혀를 내둘러야만 했다. 

 

이는 무인 정찰기 '드론'에 살상무기를 장착한 채 골방에 앉아 모니터를 통해 원격으로 조종하며 자신들이 타깃으로 삼은 목표물의 정밀 타격 시도를 폭로한 바 있던 미국 전역 군인의 생생한 경험담을 연상케 한다.  살인 행위를 게임 즐기듯 원격으로 조종하며 명중 시 환호성을 내지르던 미군이나 이스라엘인들의 가자지구 폭격 구경 행위는 인간에게 있어 잔혹함의 끝은 과연 어디쯤인지를 도저히 가늠할 수조차 없게 만들고 있다.

 

ⓒYTN 뉴스화면 캡쳐

 

남북 문제 이상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관계와는 별개로 살인 행위를 마치 영화 관람하듯 구경거리로 여기며 이를 즐기는 이스라엘인들의 잔인함은 이루 말로 형언하기조차 어려울 만큼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타인의 불행을 보며 박수를 치는 이 잔혹한 속성은 과연 어디에서 비롯된 걸까? 


 

아무리 전쟁이라는 비극적 환경이 그려낸 참상이라지만 이쯤되면 인간이기를 포기한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이들은 국제사회의 우려와 만류에도 불구하고 가자 지구에 대한 공습을 계속해 왔으며, 폭격하는 모습을 희희덕거리며 구경하는 사이 팔레스타인들의 인명과 재산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러한 이스라엘인들의 잔혹함 이면엔 그들의 자랑거리이자 세계적 관심거리인 요격 시스템 '아이언돔'이 자리하고 있어 이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이번 침공에서도 단연 화제였다.  팔레스타인의 하마스가 쏘아올린 로켓포가 아이언돔에 의해 번번이 잡히며 그 성능을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입증하고 있었다.  물론 우리 언론이라고 하여 예외는 아닐 테다.

 

 


마치 이스라엘의 철통방어가 전적으로 아이언돔에 의한 결과물인 양 대대적인 아이언돔 띄우기에 나선 모양새다.  그런데 우리 언론의 이러한 호들갑이 내겐 영 마뜩지않게 다가오는 건 왜일까?  때마침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이 연일 들려오고 있던 찰나다.  우연치고는 정말 절묘하지 않을 수가 없다.  북한은 지난달 29일과 지난 9일, 그리고 13일에도 연이어 스커드 미사일을 쏘아올린 바 있다. 

 

그렇다면 북한의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대항하기 위해 우리에게 당장 필요한 건 과연 무얼까?  국가 안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 앞에서 반드시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이 아니더라도 북한의 도발 위협을 상쇄할 만한 방어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이 충분히 대두될 만하지 않겠는가?

 

ⓒ뉴스Y 뉴스화면 캡쳐

 

2012년 정부와 순찰함 구매 협상을 벌였던 이스라엘 정부는 우리 측에 아이언돔 구매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고, 이후 우리 정부는 아이언돔의 잠재적 고객으로 늘 거론될 만큼 이의 실체가 우리에게 현실적으로 무척이나 가깝게 다가와 있다.  때문에 정부가 혹여라도 이번 이스라엘의 공습을 팔레스타인인들의 고통스러운 시각으로 바라보기보다 아이언돔의 성능에 대한 검증의 기회로 삼으며 예의주시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여 우려스럽다.  만일 그렇다면 스데롯 언덕에 올라 가자지구 폭격을 구경하던 이스라엘인들과 다른 점이 과연 무얼까?

 

팔레스타인을 초토화시키는데 사용되고 있는 이스라엘의 불도저 등 건축용 장비들이 실은 우리나라로부터 들여온 제품이란 건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권 침해 행위를 일삼아온 국가 중 하나인 이스라엘, 하지만 UN에서 이스라엘의 제재를 위한 표결에서 늘 기권표를 행사하며 반 인륜적 행위를 암묵적으로 인정해 왔던 우리 정부다.  때문에 현재 우리 정부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을 간접적으로 돕고 있다는 손가락질을 받아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성경에 언급되어 있다는 이스라엘 영토와 그를 기반으로 한 과거 역사를 굳이 따지고 들지 않더라도, 아울러 설사 이번 침공의 빌미가 된 이스라엘 청소년들이 팔레스타인인들에 의해 무자비하게 살해된 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팔레스타인의 민간인들을 참혹하게 살해하고 있는 이스라엘 침공은 절대로 정당성을 부여받을 수 없는 행위임에 틀림없다. 

 

전 세계인들의 우려와 인류 보편적 가치를 애써 무시하며 잔혹한 행위를 일삼아온 이스라엘은 범죄국가에 다름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팔레스타인인들의 살해에 앞장서온 첨단무기 아이언돔에 대해 눈독을 들인다면 이는 결정적으로 이스라엘의 야만 행위에 대한 정당성을 용인함과 동시에 그들의 침공 행위에 한 발 담그는 우를 범하는 꼴이 돼버리고 말 테다. 

 

이스라엘은 무고한 민간인의 학살을 당장 중단해야 할 것이며, 우리 정부 역시 잔혹한 이스라엘인들이 만들어낸 아이언돔 따위의 무기에 절대 눈독 들이는 일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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