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진실 규명 요구 100리길 걸은 학생 향한 두 시선

새 날 2014. 7. 17.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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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6일, 온 국민이 봤습니다. 제 친구들의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밝혀주세요. 저희들은 법을 모릅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해 나섰습니다. 저희들의 뜻을 가감 없이 전해주십시오”

 

세월호 참사로부터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단원고 2학년 학생 38명이 15일부터 1박 2일간 무려 100리 길(40km)을 걸은 끝에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 도착했습니다.  24시간의 힘든 여정을 마친 학생들은 국회 앞에서 자신들을 마중 나온 세월호 유가족들과 만나 잠시 자리를 함께했으며. 이들에게 자신들의 마음을 담아 쓴 편지를 전달하고 짦은 만남을 뒤로 한 채 단원고로 돌아가는 버스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진실을 밝혀달라며 힘든 길을 걸어온 어린 학생들을 제일 먼저 맞이한 건 다름 아닌 이들의 주변을 철통 같이 에워싼 경찰 병력이었습니다.  고작 40명의 아이들의 행진에 국회 경내 6개 중대, 외곽 4개 중대 등 총 10개 중대의 병력이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불통의 시대가 보여 준 참담함 그 자체였으며, 굳이 우리 아이들에게까지 이런 볼썽사나운 모습을 내비쳐야 했을까 싶습니다.

 

아이들의 도보 행진 소식을 들은 주변의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며 행진 인원은 어느덧 300명 가까이로 불어났고, 앳된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눈물을 훔치는 이들의 모습도 간간이 볼 수 있었습니다.  한쪽에선 이들의 행진 때문에 전전긍긍한 채 대규모 경찰 병력을 투입하는 무모함을 보여 준 반면, 또 다른 한쪽에선 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나선 시민들의 모습을 보며 자연스레 이와 관련한 인터넷 상에서의 갈라진 여론을 떠올리게 됩니다.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관련 기사입니다만, 포털의 종류에 따라 그에 달린 댓글은 이들을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 마냥 정 반대의 성향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먼저 네이버의 댓글입니다만,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을 정도의 험담으로 도배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지난 대선 때부터 열심히 활동하며 여론 조작에 힘을 보태오던 댓글 부대가 총 동원되지 않았나 싶을 정도입니다.

 

 

다음(Daum) 댓글입니다.  네이버와는 전혀 다른 방향의 글을 볼 수가 있습니다.  물론 네이버나 다음 공히 전체의 댓글이 위의 캡쳐 내용을 대변할 순 없겠지요.  다만, 전체적인 댓글 성향을 분석해 볼 때 위의 방향과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3개월이 지났습니다만, 정치권에선 약속 시한이었던 16일까지 여전히 세월호 특별법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치적인 이해득실만을 따질 뿐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눈치입니다.  그러는 사이 어른들의 잘못으로 죽어간 아이들에 대한 억울함을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는 목소리는 정치적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세력에 의해 자꾸만 왜곡되어져 어느덧 분탕질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져가고 있습니다.



무엇과도 견줄 수 없을 만큼 커다란 아픔을 겪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피해자 가족들에게 삐뚤어진 여론몰이를 통해 또 다른 아픔을 배가시켜선 안 될 것입니다.  이러한 여론몰이 뒤엔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밝혀지는 것이 내심 두려운 세력들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유가족이나 100리 길을 걸은 생존학생들이 요구하는 건 오직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바로 올바른 진실이 세상에 명명백백하게 밝혀지는 것입니다.

 

작금의 여론몰이에 애쓰는 분들께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혹여 진실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채 세월호 참사가 이대로 묻히고 잊혀지게 된다면, 우리 사회에선 언제든 세월호 참사와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 있으며 그대들 또한 이러한 부조리한 세상에서 함께 숨을 쉬며 살게 되는 것이 될 테니, 그대들 역시 언제든 또 다른 희생자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진실을 밝히자며 100리길을 걸어온 학생들을 향한 정 반대의 두 시선, 이는 마치 그들의 발걸음을 더욱 무겁게 하며 에워싼 불통의 경찰 병력 모습과 그 앞에서 학생들을 맞이하기 위해 동참한 수많은 시민들의 전혀 달랐던 극과 극의 모습을 투영시키고 있는 듯합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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