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또 다시 색깔공세에 눈물 마케팅까지, 새누리당 급했나?

새 날 2014. 5. 25.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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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측이 다급해진 모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와의 벌어진 격차를 만회하지 못한 채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그 차이가 점차 벌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니 말이다.

 

ⓒ다음(Daum) 선거페이지 캡쳐

 

색깔론과 네거티브 공세, 정몽준 후보 급했나

 

본인은 물론이거니와 온 가족을 동원한 잇따른 구설수로 인해 대중 앞에서 눈물마저 훔쳐야 했던 정몽준 후보, 물론 그 눈물에 진정성이 있었든 없었든, 본격 선거운동이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20%포인트 격차로 벌어진 지지율 차이 극복이 더욱 기대 난망인 상황이다. 

 

그래서 그럴까?  새누리당이 '전가의 보도'인 색깔론을 벌써부터 끄집어내며 초반부터 선거판을 혼탁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물론 역으로 정 후보 측이 크게 앞서는 상황이라 해도 아마 이들은 어떤 식으로든 이를 끄집어내어 활용했을 가능성 100%다.

 

ⓒ뉴스1

 

정몽준 후보는 24일 서울 중랑구 우림시장 앞 연설에서 집중 유세를 펼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단다. 

 

박원순 시장 3년은 잃어버린 3년이다. 이 분은 대한민국에 대한 국가관이 우리와는 전혀 다르다. 광화문 네거리에서 김일성 만세를 할 수 있는 것이 표현의 자유라고 했고, 제주도 해군 기지에 대해 미군의 해외 침략 기지라고 했는데 이제 이분 편안히 시민단체로 보내드려야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찬조연설에 나선 김황식 전 총리 또한 박원순 후보를 향해 다음과 같이 공격의 포문을 열어젖혔다. 

 

박원순 후보는 안보관이 대단히 미심쩍다. 박 후보는 시민운동가로 대단히 큰 역할을 했지만 그동안 걸핏하면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했고, 천안함 폭침은 우리가 북한을 자극해서 일어난 일이라고 했다. 대단히 위험한 발상을 가진 분이다.

 

이쯤되면 작정한 거다.  직접적인 표현은 피했지만, 박원순 후보를 자신들의 기준에 맞출 경우 결국 '종북'이라 지칭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근질근질한 입을 제대로 놀리고 있지 못하는 건 순전히 섣불리 '종북' 공세를 펼칠 경우 자칫 역효과가 우려되는 상황이므로 최대한 에둘러, 완곡하게 표현한 것임에 틀림없다. 



박 후보 측의 요새가 워낙 견고하다 보니 예의 네거티브와 색깔 공세로 자극, 자신들이 노닐던 더러운 흙탕물 속으로 억지 유인하고 싶어 안달이 난 모양인데, 새누리당이 유권자의 수준을 너무 얕잡아 보고 있는 건 아닐까 싶다.  얄팍한 꼼수가 당장의 지지율 상승엔 도움이 될 수 있을지언정 결과적으론 자신의 목을 스스로 겨누는 악수가 될 수 있음을 상기해야 할 테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눈물 마케팅

 

더 웃긴 건 야권에게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며 악다구니플 쓰던 새누리당이 되레 그들 스스로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새누리당이 당 차원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특별 담화 당시 눈물 흘리던 모습을 선거에 활용하라고 지시하여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 대구시당과 경북도당에 따르면, 지난 22일 새누리당 중앙당이 각 시도당에 공문을 내려보내 박 대통령 특별 담화 동영상을 선거에 활용토록 지시한 바 있는데, 해당 동영상에는 대통령의 담화 중 눈물 흘리던 장면이 편집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

 

그 뿐만이 아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바닥을 긁던 대통령의 지지율이 대국민 담화 발표 뒤 소폭 반등했다는 소식에 한껏 고무된 탓일까?  공식 선거 운동 첫날부터 새누리당 후보들, 작정한 채 낯뜨거운 대통령 눈물 마케팅을 펼치고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눈물 흘리시는 모습 보셨죠? 대통령이 얼마나 힘들면 눈물을 흘렸겠습니까. 이제는 박근혜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드려야 할 때입니다.

 

이들의 대통령에 대한 애정공세는 낯 간지러울 정도다.  새누리당 사람들, 커다란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세월호 참사 국면에서 과연 누가 누구의 눈물을 닦아주어야 하는 게 옳은 걸까?  아무리 곱씹어 보고 좋은 방향으로 생각을 돌려 봐도 새누리당의 주장과는 달리 반대로 대통령이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주어야 함이 분명 맞을 것 같다.

 

새누리당은 대통령을 여왕으로 치켜세우며 떠받든 채 그들 스스로가 그녀의 종임을 자처하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는 모양새다.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엔 서울시 전체를 하나님에게 헌납하겠다며 설레발치던 해프닝이 있었는데, 이쯤되면 대한민국을 통째로 대통령에게 헌납하기라도 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저열한 선거운동, 뒷걸음질치는 우리 정치

 

정몽준 후보의 주장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자면 현재 박원순 후보를 지지하는 50% 이상의 서울시민들 모두는 말 그대로 '종북세력'이 되는 셈이다.  정 후보가 박원순 후보의 국가관을 문제 삼고 나섰지만, 이제껏 정 후보의 행태를 놓고 볼 때 정작 본인을 비롯한 가족 전체의 사상이 외려 의심스럽기만 하다. 

 

비단 막내아들의 '미개한 국민' 발언 때문만이 아니다.  이어진 부인의 아들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과 정몽준 후보 본인의 반값등록금 망언은 시민들의 보편적인 사고 범주를 크게 벗어나 있어 과연 이런 분이 남의 국가관을 탓할 자격이 있을까 싶을 정도다.  자신의 가정조차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자꾸 구설수에 오르는 상황에서 무슨 서울 시정을 떠안는다는 것이며, 더 나아가 웬 뜬금없는 국가관 언급인 걸까.  물론 색깔 공세를 통해 무얼 얻어내려 하는 건지 그 시커먼 속내야 뻔하지만 말이다.

 

아울러 일부 극소수를 제외한 국민 대다수를 졸지에 '백정'으로 둔갑시킨 모 교회 소속 목사의 망언으로 인해 대통령의 눈물이 다시 한 번 화제에 올랐다.  물론 대통령의 눈물에 진정성이 깃들어 있든 그렇지 않든 그건 별개의 문제일 테다.  다만, 특정 종교의 일부 목회자들이며 새누리당 할 것 없이 대통령의 눈물을 마케팅 도구로 삼으려 혈안이 돼있는 걸 보니 이번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시기는 물론이거니와 당시 비쳤던 그 눈물에 매우 심오한 정치적 의도가 숨겨져 있으리란 심증을 더욱 굳히게 하는 계기가 되게 한다. 

 

ⓒ한국일보

 

마침 노무현 대통령 5주기에 즈음한 정몽준 후보 측의 색깔 공세를 보아 하니, 2002년 대선 전날 정몽준 후보가 노무현 후보 측과의 합의와 연대를 파기한 채 지지 철회를 선언했던 장면과 악연이 오버랩되어진다.  이후 대통령에 당선된 노무현 대통령께서 재임 중 독재시대의 낡은 유물은 폐기하고 칼집에 넣어 박물관에 보내야 하지 않겠냐며 국가보안법 폐지 공론화를 끄집어냈다가 끝내 이를 성사시키지 못한 결과가 못내 아쉽다.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노 대통령이 끝내 칼집에 넣어 봉인하지 못한 녀석을 정몽준 후보가 또 다시 꺼내 휘두르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아무리 급하다고 하여 바늘 허리에 실을 매어 사용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저열한 선거운동 행태는 결국 대한민국 정치 수준을 저만치 뒷걸음질치게 만드는 결과에 다름아닐 테며, 이러한 행동 뒤엔 새누리당의 눈높이 수준에서 볼 때 여전히 우리 국민들의 수준이 현저히 얕으막하다는 속내와 심리가 굳게 자리하고 있으며, 이를 공식 인증하고 있는 셈이다. 

 

뛰어난 정보력과 갖은 술수 및 모략에도 불구하고 정공법의 방식으론 결코 이겨낼 수 없다는 것을 진작부터 터득했으니 어쩌겠나.  비록 저열하지만 이 방식이 최선이라면 언제나 그래왔듯 네거티브와 색깔공세 그리고 대통령 눈물 마케팅으로 주욱 일관하라.  어쨌든 심판은 그대들보다 훨씬 현명한 국민들의 몫이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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