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저냥

난 벌써 가을이란 녀석이 보여

새 날 2012. 8. 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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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를 기점으로 더위가 절정을 찍었나 봐. 물론 아직 햇살이 따갑긴 하지. 하지만 그늘로 들어서게 되면 얘기가 달라져.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그늘이고 뭐고 숨이 턱턱 막혔었잖아?

 

세상 모든 것을 태워버릴 듯한 거센 더위의 기세 속에서도, 난 오늘 아주 희미했지만 분명 가을이란 놈을 보았어. 누가 뭐라 해도 지구는 태양의 궤도를 따라 계속 움직이고 있을 테니, 조만간 여름을 벗어날 것이란 것 정도는 쉽게 알 수 있는 거잖아?

그런데 아직 8월초이고 휴가 시즌의 절정을 찍는 이 시점에서 웬 가을 타령이냐고? 생물학적으로 나이듦이란 노화를 의미한다지만, 어찌 보면 자연을 닮아간다는 뜻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어. 나이를 먹어가는 만큼, 자연의 섭리를 몸으로 느낄 수 있는 민감함의 정도 또한 비례하여 더욱 커지는 것 같애.

어제와 오늘의 날씨가 이렇게도 달라질 수 있었던 건 실상 태풍의 영향이 크지 않았을까? 아침 일찍 정원에 나가 보니 바람이 예사롭지 않았어. 태풍의 흔적을 공기의 흐름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던 거지. 물론 태풍에 의한 날씨 변화도 한 몫 했겠지만, 아무리 숨기려 해도 숨길 수 없는 자연의 섭리를 이 노화해 가는 몸뚱아리가 먼저 감지해내는 그런 느낌인 거야.

벌써 가을?

치열했던 올 한 해도 이렇게 서서히 저무는구나. 그런데 궁금한 게 있어. 해마다 지구의 공전 속도가 빨라지는 건가? 왜 해가 갈수록 1년이란 시간이 이리도 짧게 느껴지는 거지? 참 어리석은 질문이다.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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