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저냥

덥지? 우리 차라리 더 더워져 볼래? 그래서 우동

새 날 2012. 8. 1.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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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도 너무 덥습니다.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작렬하는 햇빛에 모든 것이 녹아내리는 느낌이에요. 스멀스멀 올라오는 지열도 감내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이러한 한여름의 가혹한(?) 자연 현상은 인간이 덮어 놓은 아스팔트 같은 인위적 구조물 따위를 모두 녹여낼 기세군요. 태양계의 작은 행성, 지구를 위한 태양의 작은 배려일까요? 조그마한 숨구멍이라도 틔워주려는....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위해 조그만 일식집을 찾았습니다. 더위를 식힐 수 있는 시원한 메밀 소바라도 한 그릇 해치울 요량이었죠. 그런데 받아든 메뉴판은 저희로 하여금 정확히 1분간 고민에 빠뜨리게 하였습니다. 메밀 소바와 우동정식, 냉온 측면에서 극과 극을 달리는 두 메뉴를 놓고 과연 무엇이 좋을까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의외로 싱겁게 끝났습니다. 더울 땐 오히려 뜨거운 것을 먹어주어야 한다는, 구석기 시대적 완전 고루 이론으로 중무장한 저의 숭리... 그래서 우동정식으로 주문했습니다.

 

 

에피타이저쯤 된다 해야 할까요. 야채 샐러드가 먼저 나옵니다. 비록 조그마하지만, 그래도 일식집이기에 샐러드의 드레싱 또한 일식인 간장 소스, 다들 젓가락 놀리기에 바쁩니다. ㅎ

 

 

반찬이 나오는군요. 특별해 보일 건 없는 반찬들입니다. 그래도 요목조목 따져본다면, 가지 볶음, 버섯 볶음, 창란젓, 김치, 아주 작은 부침 요렇습니다. 저 부침은 작은 인원이 가나 많은 인원이 가나 늘 같은 크기로만 나오는 특징을 보여주는군요.

 

 

부침을 다 먹으니 회무침 한 접시가 나옵니다. 원래 다른 계절엔 회무침 대신 몇 점의 싱싱한 회가 나왔었는데, 계절적인 영향 탓인지 무침 형태로 나오는군요. 살이 도톰한 것이 우럭쯤 돼보입니다.

 

 

메인이라 할 수 있는 우동 뚝배기 대령이요.... 열 효율 뛰어난 뚝배기인지라 아직도 부글부글 끓고 있습니다.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수저를 한 번 담가 주었구요. 그냥 먹다간 입 천장 다 헐어버릴 정도로 뜨겁기에 함께 제공된 앞접시를 반드시 이용해야 합니다.

 

 

전복과 조개, 새우, 오징어 등의 풍부한 해산물과 버섯, 유부 등이 어우러져 깊은 국물 맛을 우려내주고 있구요.

 

 

우동정식이기에 회초밥과 롤밥이 추가 제공됩니다. 밀가루 음식이라 상대적으로 가벼운 식사일 것이란 선입견과는 달리 풍부한 양과 함께 딸려온 음식들 덕분에 한 끼로서는 충분히 제 몫을 해주는 듯합니다.

오늘, 유난히 덥군요. 서울 기온이 35도로 예보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밖에 나가 보면 심상치 않은 기운을 온 몸으로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그렇다고 계속 찬 음식만 먹을 순 없잖아요? 잘못하다간 신진대사마저 무너질 우려가 있으니까요. 자, 덥다고 찬 음식만 찾지 말고 우리 몸을 위해서라도 차라리 더 더워져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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