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저냥

되는 일 없던 올킬 금요일

새 날 2012. 8. 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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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인터넷 쇼핑몰 워터 파티 이벤트, 우연한 발견과 함께 거의 동시에 이뤄진 발빠른 응모, 그나마 선착순이었으니 당첨될 수 있었겠지? 그런데 행사가 금요일 오후 시간대라 휴가 없인 절대 참석 불가..... 주변 사람들에게 이용권 양도를 위해 의사를 물어보았지. 어라? 모두들 시큰둥...

 

우리 애들에게 내용을 슬쩍 흘렸더니, 가고 싶어하는 눈치인 듯... 당연하지. 지깟 것들이 이런 기회 아니면 언제 가보겠니. 안 그래? 그래서 우린 결정했지. 금요일 하루 휴가 내어 욘석들과 함께 가기로... 부랴 부랴 왕복 셔틀 버스 예약하고, 만반의 준비를 마쳤어. 그런데 막상 금요일이 되니 큰 녀석이 안 가겠노라 하는거야. 이런 썩을... 너무 황당했지만 최대한 감정을 억누른 채 차분히 이유를 물어보았어. 귀찮대.... 헐~

그럼 작은 녀석만이라도 데리고 가려 했지. 요 녀석, 큰 녀석과 입을 맞췄나봐. 큰 놈과 같은 대답이 돌아온 거야. 풋~

그래 좋다. 이 썩을 놈들... 이참에 집사람과 오붓이 데이트나 즐겨야지. 괘씸하기도 하고 어찌 생각하면 잘됐다 싶기도 하여 걍 둘이서만 떠나려 생각했어. 허나 결과적으로는 이마저도 생각 수준에서 그치게 되었지 뭐야. 하필 이 날이 동생 녀석 목 디스크 수술 날이라... 불가피하게 셔틀 버스 예약 취소하고, 우린 워터 파티 대신 팔 다리 절뚝이는 환자들 즐비하고, 소독약 냄새 물씬 풍겨오는, 관절 전문 병원 행을 택한 거야. 그러곤 밤 늦게까지 병원에서 휴가를.......

애들에게는 "우리 지금 오션**에 있다. 파도 타는 중이야. 여기 물 진짜 좋네 ㅎㅎ. 오늘 못들어가니 알아서들 잘 정리하고 있거라" 훼이크 한 방 날렸지. 이윽고 순진한(?) 큰 녀석의 답변이 돌아왔어 "헉~ 어떻게 말씀도 없이..." ㅎㅎ

휴일동안 집에서 뒹굴뒹굴 하고 있으니, TV 뉴스에서 우리가 가려 했던 곳이 잠깐 나오더라. 깨알 같이 몰려있는 사람들에게 거대한 인공 파도가 쓸려오고, 시원함에 소리를 내지르는 모습들... 아, 마냥 부럽다. 그렇잖아도 저런 곳엔 언제 한 번 가보나 했었는데 말이지. 이젠 머리통 굵어진 아이들 때문에 우리 뜻대로 되는 일이 거의 없군.

오늘 출근하며 잠깐 움직이는데도 땀이 줄줄... 지난 주가 휴가 시즌 절정이었을 테니, 많은 이들이 오늘 일상으로 돌아가겠지? 휴가를 마친 사람들은 달콤했던 기억에 취해 비몽사몽일 테고, 주말 내내 집과 방구석을 사수한 사람들은 더위에 절어 비몽사몽인 월요일 아침이겠지만, 다들 힘들 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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