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불의한 집권세력이 오히려 당당할 수 있는 이유

새 날 2013. 7. 1. 08:28
반응형

작금의 시국이 국가정보기관의 선거 개입 및 정치 관여와 같은 국기 문란과 민주 질서 훼손 사태라는 엄중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집권 세력들은 눈 하나 꿈쩍 않고 있으며, 오히려 상대진영과 국민들에게 으름장을 놓고 있는 형국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땐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이다.  하기사 안철수 의원이 입버릇처럼 달고 다녔던 말 중 하나가 바로 "상식이 통하는 사회"였으니, 이는 이미 우리 사회 저변에 몰상식이 관통하여 지배해 오고 있다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방증일 테다.  실제로 그랬다.  국기 문란과 치졸한 정치 공작 행태를 저지른 집권세력들, 이들은 반성은 커녕 오히려 떳떳하게 고개를 바짝 들고 적반하장 격의 행동을 하고 있었다.

 

집권세력이 당당한 이유

 

이들이 이토록 당당한 행동을 보일 수 있는 데엔 그럴 만한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과반이 넘는 숫자로 입법부를 장악한 새누리당, 다수당으로서의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소속 의원들 얼굴엔 두꺼운 방탄 철판까지 깔려 있어 물타기와 같은 치졸한 행위마저도 서슴없다.  당리당략을 위해서라면 웬 만한 술수 따위 눈 하나 꿈쩍 않고 해치울 수 있는 불굴의 정신력마저 소유하고 있다.  이번 NLL 물타기 신공이 가장 적절한 예다. 

 

 

고공행진 중인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 또한 이에 한 몫 하고 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60%를 훌쩍 넘었던 지지도가 최근 국정원 사태로 인해 다소 떨어져 비록 50%대로 주저앉긴 하였지만, 여전히 대선 득표율인 51.6%를 상회하는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높은 지지율은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목소리나 행동에 힘을 실어주고 있으며, 새누리당 또한 미친 듯한 신공의 원동력으로 곧잘 활용하고 있다.

 

언론 통제는 이들의 몰상식한 행동에 확실한 도구가 되어주고 있다.  이미 이전 정권인 이명박정권 시절 언론 장악에 대한 기틀을 확실히 잡아놓은 상태인지라 자신들에게 불리한 내용은 누락시키거나 축소보도로 일관해오며 확실한 통제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그들의 미친 듯한 행동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언론에 대한 통제가 가장 심각해 보인다.  입법부와 행정부의 장악은 사실상 국민들의 선택이었으므로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  허나 이를 이용, 언론을 장악하여 그들의 입맛에 맞도록 여론을 제어한다는 것은 이번 국정원 사태와 마찬가지로 민주 질서를 크게 훼손시키는 행위와 다름 아니기에 심각하며 우려스러운 것이다.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에 대한 언론 통제와 그 후유증

 

YTN과 MBC 등에서 국정원 대선 개입 사태 국면을 축소 왜곡 보도하고 있다는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그에 따르는 후유증도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YTN은 국정원 단독보도 불방사태가 발생한지 시간이 꽤 지났건만 구체적인 진상조사나 납득할만한 사측의 해명이 나오지 않고 있어 노조가 추후 사측의 납득할 만한 조치가 없을 경우 집단행동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KBS는 자사의 국정원 관련 보도를 비판한 매체비평 프로그램의 담당 간부들을 보직해임시켜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한국방송 기자협회 등 직능단체들과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언론단체들이 이를 보복인사로 규정, "시청자 주권을 훼손하고 시청자 의견을 무시하는 한국방송은 옴부즈만 프로그램 제작자들의 징계조치를 당장 중단하라"며 성명을 내고 즉각적인 인사 철회를 요구했다. 

 

심지어 29일 시국선언을 했던 고등학생들조차 우리의 언론을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 않다.

 

언론사에 시국선언에 대한 보도자료를 많이 돌렸다. 조중동뿐만 아니라 공중파에도 보도자료를 보냈다. 그런데 진보언론을 포함한 몇 군데만 취재를 왔다. 보수언론들은 한 군데도 취재를 하지 않았다. 언론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을 실감했다. 참말로 언론이 바로 서지 못했다는 것을 느꼈다. 언론이 권력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들이 직접 시국선언을 준비하며 체험한 경험들이다.  아직 세상에 물들지 않은 영혼이기에 오히려 이들의 시각이 보다 객관적이며 정확할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의 언론을 향한 우려의 시선은 고등학생들이라고 하여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러한 언론들의 권력 눈치보기 행태에 대해 민주당은 30일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 등에 대해 방송사들의 관심있는 보도를 촉구하고 나섰다.  배재정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국정원의 불법 선거개입 규탄집회 등에 대해 "이 같은 국민들의 자발적인 규탄 집회가 방송 3사 보도에서는 축소되거나 외면받고 있다"고 지적하며 객관적인 보도를 촉구했다.

 

자신들만의 세상을 위하여

 

결국 이전 정권에서 사전에 기반을 다져놓은 언론 장악이란 도구를 이용해 자신들에게 불리하거나 불편한 내용들에 대해선 축소 삭제하거나 왜곡하여 보도하는 등 통제를 가하여 여론을 호도, 국민들의 눈과 귀를 홀려 놓고, 과반 의석이 넘는 다수당의 잇점을 최대한 살려 정쟁으로 몰아가든, 유야무야시키든, 그도 아니면 분탕질을 하든, 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정국 분위기를 만들어 나간다,  아울러 50%가 넘는 든든한 지지도를 바탕으로 한 대통령의 힘있는 목소리는 자신들의 꿈꾸는 세상을 만드는 데에 일조하고 있다.

 

불의를 저질러놓고도 오히려 그들이 당당할 수 있는 이유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