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행락 버스의 음주가무 행위 왜 근절 못 할까

새 날 2013. 5. 28. 08:19
반응형

<이미지 출처 : iMBC>

 

바야흐로 본격적인 행락 시즌이 도래하였는가 봅니다.  전국의 산과 바다 그리고 강에는 찬란한 계절의 풍광을 즐기려는 행락객들로 연일 인산인해를 이루며, 고속도로는 이들의 행락 차량들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 예전부터 유독 흥과 끼가 많아 어느 자리에서든 노래가 빠지지 않습니다.  전국 구석구석 노래방이 없는 곳이 없을 뿐더러 회식이나 각종 모임에서 뒷풀이는 으레 노래 한 자락으로 흥을 돋우기 일쑤입니다.  일찍이 우리네처럼 노래를 즐겨이하는 민족, 드물다고 알려져 있지요.

 

이렇듯 생활 속에서 노래가 늘 함께하다 보니 해선 안 될 자리에서마저 노래가 불리우곤 합니다. 특히 행락객들을 가득 태운 달리는 버스 안에서 음주 행위가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뒤이어 가무행위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비단 어제 오늘만의 얘기가 아니지요.

 

공공연한 버스 안 음주가무 행위

 

엇그제 한 모임에서 단체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과거엔 보통 개인 지입 버스를 전세내어 원하는 장소를 갔다 오곤 했는데, 이들이 바로 음주가무 행위의 진원지인지라 이를 피하기 위해 부러 관광회사의 패키지 상품을 구입하여 이용하였습니다.  하지만 음주가무 행위는 절대로 안 된다고 하던 기사와 가이드가 팁 몇 푼에 돌변하며 어느새 버스를 무도장으로 변신시켰습니다.  알고 보니 버스 안엔 첨단 AV와 노래방기기까지 갖춰져 있던 겁니다.

 

젊었을 땐 트로트를 경시하며, 이를 듣거나 부르지 않겠다던 이들도 어느덧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우리의 윗 세대가 그래왔듯 트로트를 구성지게 곧잘 부릅니다.  트로트가 여전히 생명력을 갖고 있는 건 이렇듯 대를 이어가며 사랑을 받아 왔기 때문입니다.  버스에서의 음주가무 행위 또한 이와 비슷한 경향이 있습니다.  젊은이들, 버스에서의 그런 행위, 야만적이라며 질색을 합니다만, 이들이 나이를 먹고 어느덧 음주가무 행위를 즐겨 하던 윗세대와 비슷한 또래가 되었을 땐 언제 그랬냐는 둥 오히려 적극적으로 이를 즐겨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우리의 놀이문화란 게 밖에 나가 함께 어울려 술판 벌이고, 또 흥에 겨워 노래와 춤을 곁들이는 후진성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이들의 안전 불감증은 도를 넘어선 것입니다.  최근엔 안전벨트의 중요성 때문에 일반 승용차마저도 전 좌석 안전벨트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안전벨트의 유용성을 대변해 주는 것인데, 음주가무 행위는 안전벨트를 모두 풀어 젖힌 채 심지어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는 위험한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기에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스스로 안전을 걷어찬 부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자신들의 안전은 자신들이 지켜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이를 어긴 것이니까요.  문제는 정작 이로 인한 예기치 않은 사고 발생시 애꿎은 이들까지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시끄러운 음악에 춤을 추며 들썩이는 버스가 고속으로 달리는 것처럼 도로상에서의 위험한 일도 없을 것입니다.  일종의 달리는 흉기라고 봐야겠지요.

 

강력한 단속과 행락 문화 변화 절실해

 

버스에서의 음주가무 행위가 적발될 시 기사에게는 40일간의 면허정지 처분과 벌점 40점, 아울러 범칙금 10만원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요즘 같은 행락철엔 특별 캠페인을 벌이며 이를 집중단속하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음주가무 행위는 매일 전국 고속도로 위에서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커튼으로 가려진 관광버스는 십중팔구 무도를 즐기고 있는 버스라고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저 또한 음주가무 행위 버스를 수 회 이용해 보았지만, 단속이 이뤄진 건 단 한 차례도 경험해 보지 못했습니다.  달리는 버스, 그것도 고속으로 달리는 차량이기에 현실적으로 이에 대한 단속이 쉽지 않다는 것은 이해가 가는 부분입니다.   기껏해야 버스의 노래방 설치나 무도회장으로의 구조 변경 같은 일상적인 단속이 행해지고 있겠지요.  물론 이도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의 관광버스엔 이러한 시설들이 되어 있었으니까요.

 

음주가무 행위는 주로 개인 지입 차량에서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개인들이 개별적으로 운영하는지라 아무래도 운영의 묘를 살리기도 쉽고, 상대적으로 단속의 손길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는 형태일 테니까요.  경찰에선 무엇보다 이들 개인 지입 관광버스에 대해 집중 단속을  펼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관광회사 소속의 버스 기사분들도 몇 푼의 팁 앞에선 모두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이에 대한 감찰과 모니터링을 통해 강력한 제재와 통제가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그래도 벗어나는 부분에 대해선 경찰 단속의 손길이 필요하겠지요.

 

그리고 우리의 놀이문화, 이젠 변해야 하지 않을까요?  과거에 비해 가족 단위의 놀이가 부쩍 늘어나 분위기가 반전된 듯해 보이지만, 단체 모임의 경우 여전했던 것입니다.  결국 우리의 행락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버스 안에서의 음주가무 행위, 결코 근절되지 않고 오히려 경찰의 단속을 교묘히 피해가며 지금처럼 대를 이어 지속될 것이란 의미입니다.

 

가뜩이나 치안 등 할 일이 태산일 경찰들, 요즘 4대악 척결한답시고, 한쪽으로 너무 치우친 건 아닌가 하여 우려스럽기까지 합니다.  캠페인 등의 형식적이며 요식적인 행사들이 근래 눈에 많이 띠고 있기 때문입니다.  4대악 근절도 좋지만 시민들의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해 오는 행락 버스의 음주가무 행위, 반드시 뿌리 뽑았으면 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