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고용노동부의 일베 광고 게재와 일베의 시련

새 날 2013. 5. 24. 08:36
반응형

 

패륜적 행위로 연일 사회적 논란을 이어오고 있는 극우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에 정부 부처인 고용노동부(이하 고용부)의 배너 광고가 게재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일베를 향한 사회적 공분이 해당 사이트에 실리는 광고에까지 이르게 되자 고용부는 22일 뒤늦게 자신들의 광고 철회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고용부가 일베충을 키웠다?

 

아울러 고용부는 일베의 사회적 논란을 의식한 듯 "일베의 광고는 자신들이 직접 계약한 게 아니라 광고대행사에 의해 집행된 것이다"라며 적극 해명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고용부의 부적절했던 처신이 눈 녹듯 깨끗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직접 계약을 하지 않고 대행사를 통해 광고를 집행한 것이라면 오히려 더욱 주의를 요했던 부분입니다.  

 

광고 게재를 아무리 대행사에 일임했다 하더라도 최소한 광고가 게재되는 사이트 정도는 직접 모니터링 했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일베를 지원해 준 셈이 되어 버렸습니다.  국민의 혈세가 공공연하게 이들에게 흘러들어간 것입니다.  좀 더 확대해석해 보면, 정부 스스로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집단의 성장을 위해 영양분을 끊임없이 공급해 주고 있던 것입니다.  그들의 급속한 성장에 이러한 배경이 있었다니 놀랍지 않은가요? 



가뜩이나 국정원 등의 비호가 의심되고 있는 상황이기에 정부의 적절치 못한 행위가 더욱 괘씸하게 느껴집니다.  따라서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업무를 관장해온 정부 주요 부처가 이렇듯 부적절하게 처신한 부분에 대해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것입니다.

 

일베에 불어닥친 1차 시련

 

한편 일베 사이트에 게재되었던 광고가 모두 사라졌습니다.  패륜적 행위를 보다 못한 광고대행사들이 일제히 광고 노출을 차단하면서 빚어지게 된 일입니다. 

 

 

온라인 광고대행사 리얼클릭은 자사 사이트에 "일베 광고 노출 차단"이란 공지를 통해 일베 광고 노출 차단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히며 22일 오후 6시부터 광고 차단을 시작하였습니다.

 

제휴 매체 일베가 역사 인식을 왜곡하는 것은 물론 유해 정보를 많이 올리고 있어 광고주와 인터넷 유저 보호를 위해 리얼클릭 광고 노출을 차단합니다.

 

또 다른 온라인 광고대행업체 미디어나루 또한 이와 같은 행동에 동참하며 일베에서 모든 광고가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개별 기업이 소비자들의 압박에 의해 광고를 철회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이렇듯 여러 광고를 한꺼번에 모아 집행하는 광고대행업체가 제휴사의 광고를 자발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일베 망동의 사회에 끼쳐온 해악이 엄청나다는 방증입니다.

 

이에 앞서 진보진영 일각에서는 일베에 광고하는 기업에 대해 불매운동을 제안하며 큰 호응을 얻기도 하였습니다.  일베 회원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사이트의 유지를 위해 자발적 모금 운동을 펼쳐나가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일베 운영자가 직접 나서 외부의 어떠한 움직임에도 흔들림 없이 일베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흔들리는 회원들의 마음 다잡기에 나섰습니다. 

 

일베에 불어닥친 2차 시련

 

방통위가 일베에 대한 심층 분석에 나섰다는 소식입니다.  불법성 있는 게시물의 양과 질을 따져 사이트 개설 유형을 분석하고, 문제점이 드러나게 되면 제재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사이트 전체의 문제로 판단될 시 이용 해지에 이르게 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엔 게시판 단위로 시정 요구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해집니다.

 

과연 어느 선에서 제재가 이뤄지게 될 지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향후 일베의 활동 위축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물론 설사 일베 사이트의 폐쇄란 극단적인 조치가 내려진다 하더라도 이들의 활동 거점이 잠시 사라질 뿐, 행동 양태나 그들의 지향점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에 또 다른 모습으로 진화하여 나타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런 치들의 준동에 따른 사회적 해악을 사회 구성원 모두가 경험하며 큰 홍역을 치러 온 터이기에, 이들에 대한 제재의 강약을 떠나 자신들의 행위를 일정 부분 움찔하게 만드는 효과로서는 충분하리라 생각됩니다.  아울러 사이트를 폐쇄할 경우 또 다른 일베가 출현할 것이란 예측 때문에 폐쇄를 하지 않겠다라는 말은 어불성설에 불과합니다.  일단 사회적 해악의 거점을 없애는 게 중요합니다.  향후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해선 그때 가서 다시 고민하며 해결책을 모색하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일베라는 집단의 망동은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가 어떤 과정을 통해 얻게 되었는가를 다시 한 번 곰곰히 생각케 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아울러 지나친 자유는 방종에 불과하다라는 사실을 여실히 깨닫게 해 주고 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