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저냥

무분별한 플라스틱 사용, 재앙이 되다 '일요 특선 다큐멘터리'

새 날 2018. 10. 21. 19:52
반응형

지구가 6번째 대멸종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지난 4억 5000년 동안 지구는 모두 5차례의 환경 변화에 따르는 동식물 멸종을 경험했으며, 그 때마다 진화를 통해 살아남은 새로운 종이 이를 대체해왔으나 현재 진행 중인 6번째 대멸종은 인간이 주 요인인 까닭에 속도가 너무 빨라 진화가 이를 따라잡지 못하는 형국이라 합니다.


과욕의 산물인 환경오염 탓입니다. 이러한 대멸종의 첫 신호는 올 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인데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지금보다 기온이 1.6도 상승하면 지구 생명체의 18%가 멸종하고, 3.5도 오를 경우 해수면의 높이가 7m 상승하며, 6도 이상 오르면 대멸종의 조건이 완결돼 마침내 인류는 멸종한다는 끔찍한 시나리오입니다. 머지 않은 시기에 실현될 것 같은 느낌 때문에 왠지 섬뜩한데요.


JTBC 영상 캡쳐


인류의 과도한 욕망이 잉태시킨 환경오염의 흔적은 멀쩡한 지구촌의 생명들을 위협하는 건 물론이고, 우리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습니다. 태평양 한 가운데에 쓰레기가 쌓여 만들어진, 한반도 크기의 3.2배에 달하는 거대한 섬은 지금 이 시각에도 해류를 따라 이곳 저곳을 떠돌아다니며 그 크기를 더욱 불려나가고 있습니다. 이 욕망덩어리는 마치 새로운 대륙이라도 하나 만들 것 같은 엄청난 기세인데요.


ⓒ그린피스


때마침 SBS에서는 특선 다큐멘터리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로 하여금 환경오염에 대한 인식 제고에 나섰습니다. 155회 '플라스틱 기적에서 재앙으로' 편에서는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고 버리는 플라스틱이 해양을 어떻게 오염시키며, 또한 그로 인한 영향은 인류에게 어떤 식으로 다가오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책은 없는지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바닷가, 겉으로 드러나 있는 모습은 무척 아름답고 낭만적이지만, 조금만 그 속을 파헤쳐보면 여지없이 플라스틱 등의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었습니다. 이들 인공 쓰레기들은 아무 데나 버려져 바다로 흘러들어갔으며, 잘게 부서진 상태로 해양 생태계를 심각한 수준으로 오염시키고 있었습니다. 이를 먹이로 오인, 주워먹은 뒤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다 숨져간 생물들이 곳곳에 넘쳐났으며, 이들은 시간이 조금 더 지나 잘게 부서져 눈에 거의 보이지 않을 만큼 미세한 입자 상태로 해양 곳곳을 떠돌게 됩니다.



이 프로그램 제작팀이 동해 및 남해 등의 바닷물과 모래, 그리고 흔히 식재료로 활용되곤 하는 소라 따위의 바다생물 샘플을 채취, 미세 플라스틱 농도를 확인했더니 상당량의 검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반도 크기의 수 배에 달할 정도로 커다란 플라스틱 쓰레기 섬이 바다 위를 유령처럼 떠돌아다닐 정도이니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결과 아닐까 싶습니다.



세계적 관광지인 인도네시아의 발리 섬은 근래 쓰레기로 커다란 몸살을 앓고 있답니다. 발리 섬이, 해류와 바람에 의해 떠돌아다니는, 앞서 언급한 태평양의 거대 쓰레기 섬의 이동 경로상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인도네시아에서는 이의 심각성을 뒤늦게 깨닫고 환경 단체와 민간 등이 나서서 환경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시민의식을 전환시키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만, 끊임없이 밀려드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막기에는 왠지 역부족으로 느껴집니다.



우리나라의 쓰레기 분리 배출과 자원 재활용 시스템은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시민의식은 이웃나라 일본의 그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미흡한 수준입니다. 분리수거의 가이드라인을 제대로 만들어 제품 포장 용기에 대한 책임을 제조 기업에 끝끼지 묻게 하고, 민간의 경우 분리가 일정 수준에 미달하게 되면 수거를 거부하는 등의 시민의식을 바꾸려는 특단의 조치가 절실해 보입니다.


우리의 경우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이미 대기 질의 상태로 늘 경험하고 있는 입장입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유입은 일상 생활을 어렵게 하는 등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입니다. 정작 이들 환경 문제는 우리만의 노력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데 큰 어려움이 있습니다. 전 세계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해야 하는 사안입니다. 대기와 해양은 끊임없이 순환하면서 세계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어느덧 대기 오염뿐 아니라 해양 오염까지 걱정해야 할 판국입니다. 해양 오염은 바다의 생태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하고, 영양소를 식물처럼 자가 공급할 수 없어 반드시 다른 생물을 섭취해야 하는 최상위 포식자 인간에게까지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다가오게 하는 사안입니다. 인류가 그동안 마음껏 배출한 욕망덩어리들이 미세 먼지와 미세 플라스틱이라는 형태로 둔갑, 우리의 숨통을 조여오고 있는 셈입니다.



근래 커피숍 등을 중심으로 일회용품의 사용을 억제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라도 플라스틱의 배출을 줄여나가는 노력이 필요하긴 합니다만, 그동안 지나칠 정도로 무분별하게 활용돼왔던 까닭에 이렇듯 작은 생활속 노력만으로 점차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는 재앙을 과연 막을 수 있을까요?


석유의 발견 이래 인류는 기적이라 불릴 만큼 혁혁한 수준의 문명과 기술의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반대급부로 전대미문의 가속도가 붙은 채 빠른 속도로 대기와 해양을 오염시켜왔습니다. 이는 기후변화라는 예측 불가한 재앙과 먹거리 요소요소에 인공 물질인 미세 플라스틱이 스며들게 하는 등 인류뿐 아니라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에 위협을 가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조금이라도 방심했다가는 점차 현실로 다가오는 6번째 대멸종을 막을 수 없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우리 후손들에게 디스토피아를 물려주어서는 안될 노릇입니다.



* 이미지 출처 : POOQ(푹) 영상 캡쳐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