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평창올림픽을 둘러싼 논란 통해 얻는 교훈

새 날 2018. 1. 22.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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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는, 이번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유치한 이명박 및 박근혜 정부도 심혈을 기울여 추진했던 사안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는 지극히 당연하다. 올림픽이라는 이벤트는 한 국가의 스포츠 행사를 넘어 전 세계인의 평화 축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지난 1988년에 치러진 서울올림픽처럼 한 국가의 도약 여부를 좌우할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적어도 국가의 자존심이 걸려 있는 행사인 만큼 이를 허투루 치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때문에 자유한국당, 아울러 국민의당과 통합을 선언한 바른정당의 전신이기도 한 새누리당 역시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 리에 개최하기 위해 그들의 가능한 능력치를 최대한 동원했던 바다. 그의 흔적은 여러 형태로 남아 있다. 남북 단일팀 지원을 담은 '평창특별법'은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의 주도로 이명박 정부 당시 의결됐으며, 범 국가적 이벤트인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이라는,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가 담긴 명칭으로 깎아내리고, IOC에 '남북 단일팀 출전을 반대한다'는 서한을 보내는 등 이적행위에 가까운 행동을 일삼은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은 6년 전, 그러니까 그들이 여당이었을 당시 북한 선수들에게 초청 서한을 보내는 등 누구보다 북한의 참가를 위해 발 벗고 나선 인물이기도 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땐 지금은 자유한국당이지만 당시 새누리당 소속이었던 원유철 의원이 남북 공동 응원단 구성을 제안하였으며, 김무성 의원 역시 북한 응원단더러 통 크게 모두 내려오라며 북한을 적극적으로 끌어 안았던 바다. 그랬던 이들이 보수의 절멸과 동시에 야당으로 신세가 전락한 뒤로는 그야말로 딴지 걸기와 내로남불에 여념이 없다. 어느덧 올림픽마저 색깔론과 종북몰이의 수단으로 삼고 나섰으니 말이다. 


이들 세력은 특히 2030의 젊은 세대가 예전과는 달리 북한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여론을 등에 업은 채 모든 화력을 문재인 정권 흔들기에 총동원하고 있는 양상이다. SNS 등 미디어 매체 활용에 능통한 2030세대가 북한에 적대적이라는 사실은 북한 정서를 또 다시 정치적 수단으로 악용하려는 야당 등의 세력엔 둘도 없는 먹잇감이자 우군으로 다가오는 셈이다. 


이렇듯 2030세대가 북한에 지닌 적대적 감정이 다른 세대에 비해 월등히 큰 이유를 일부 언론은 개인주의의 심화 등 해당 세대의 고유한 특성 탓으로 돌리려는 눈치다. 물론 이도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궁극적인 원인은 단언컨대 그게 아니다. 바로 보수세력이 지난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권력을 행사했다는 사실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명박근혜 10년을 거쳐오면서 우리에게 어떤 일이 벌어졌었던가를 한 번 떠올려 보자. 금강산관광 중단, 개성공단 폐쇄 등 당시 정권은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기보다는 적대적인 관계를 지속시키면서 끊임없이 긴장을 유발해 왔으며, 이런 가운데 북한은 북한 대로 김정일 사망이라는 급변 상황과 동시에 체제 유지가 지상 최대의 과제로 떠오르면서 수 차례에 걸친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 실험 발사 그리고 천안함 사태, 연평도 포격, 목함 지뢰 도발 등을 통해 계속해서 우리를 괴롭혔다. 


한 사람의 생애 발달 단계에 있어 가치관을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는 언제쯤일까? 바로 청소년기와 청년기 아닐까? 즉, 현재의 2030은 그 중요하다는 생애 주기의 시기에 이렇듯 평화와 동반성장보다는 긴장과 위협적인 상황을 몸소 경험하면서 성장한 세대다. 따라서 그들에게 있어 김정은은 한 국가의 지도자라기보다는 악의 축으로 다가오기 십상이다. 이들은 평소에도 김정은을 표현할 때 육두문자를 사용하거나 외모를 비하하는 의미의 짐승에 흔히 빗대곤 한다. 북한을 향한 그들의 적대적 감정의 일단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북한과 평화로운 관계가 지속됐던 김대중 노무현 정부로 이어지는 진보 정권의 수권 시절을 경험한 그 윗 세대는 북한에 대한 적대적인 감정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생애 발달 단계에 있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시기를 으르렁대며 허구헌날 싸우는 모습만 바라보며 관통한 사람과 평화를 이야기하고 서로의 발전을 위해 협력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성장한 사람의 가치관과 이념 성향은 천양지차일 수밖에 없다. 


때마침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가 결정되었고, 그와 동시에 한반도기, 단일팀 등의 사안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아니 누군가가 부러 이슈로 부추기는 경향이 농후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모종의 이득을 취하려는 속셈이다. 범 국가적 행사이자 전 세계인의 축제마저도 정치 수단화하고, 적대적 관계를 평화적 발전적 관계로 바꾸려는 노력을 폄훼하거나 방해하려는 건 어찌 보면 이적행위에 가깝다. 딴지를 걸고 나선 세력이 비난 받아 마땅한 이유다.


10년 만에 이뤄진 진보정권의 수권으로 북한과의 평화적 관계 복원을 향한 디딤돌이 어렵사리 마련됐다. 야당과 그 추종세력들의 내로남불 형태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은 역설적으로 우리로 하여금 진보 정권의 수권이 왜 중요한가를 여실히 깨닫게 한다. 앞으로도 민족의 공존과 평화를 바라는 정치 세력이 지속적으로 수권하여 현재 성장하고 있는 어린 세대들에게 적대적인 관계가 아닌 평화롭던 관계를 경험할 수 있록 도움을 주고 우리 민족 전체에 진정으로 이로운 행위가 어떠한 종류의 것인가를 체득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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