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 경험의 즐거움

겨울 끄트머리 드러내던 날, 대구미술관을 찾다

새 날 2013. 4. 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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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부터 기온이 많이 따뜻해졌더군요. 오전엔 제법 쌀쌀했던지라 패딩점퍼를 갖춰 입고 출근했었는데, 퇴근 무렵엔 이 녀석이 무겁고 거추장스럽게 여겨질 정도의 포근한 날이었습니다. 따뜻해진 봄날, 봄꽃들이 여기저기서 기지개 켜는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작년 이맘때를 기억해 봅니다. 4월 하순까지 쌀쌀한 기온 때문에 감기를 달고 살았던... 때문에 아직 겨울 기운을 완전히 떨쳤다고 섣불리 말할 수가 없네요.

지난 3월 초, 한 달 전입니다만, 지금보다 훨씬 겨울의 흔적이 많았겠지요? 당시 이미지에서도 꽤나 을씨년스런 느낌이 전해져 오는군요. 그렇습니다. 여전히 온도계의 눈금은 0도를 사이에 두고 아래를 기웃거리며 영역싸움을 벌이고 있는 시기, 겨울옷으로 완전 무장한 채 밖으로 나선 것입니다.

 

 

대구미술관을 찾았는데요. 신축한 지 얼마되지 않은 듯 말끔한 외양이었습니다. 건물 주변도 잘 가꿔져 있었습니다. 무려 한 달 전 일이니 제 좋지 않은 머리로 기억해내기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입장료가 아마도 1천원이었지 싶습니다. 매우 저렴했던 기억이.. 아울러 단체관람객에겐 50% 할인이란 파격적인(?) 혜택이 주어지는 듯하더이다.

 

 

입구에 들어서니 날개달린 초대형 돼지(?)가 시선을 사로잡고 있었습니다. 무려 움직이기까지 하더군요. 역시나 꼬마들에게 인기짱이었지요. 저 돼지와 사진 찍으려는 관람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1층 상설 전시장에선 "연금술-살림"이란 작품이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6월까지 예정되어 있군요.

 

 

"살림"이란 이름처럼 정말이지 갖가지 살림살이들이 널려 있었습니다.

 

 

조금은 특이한 듯하여... 분명 지폐 같은데요. 물론 우리나라 지폐는 아니었구요. 왜 해골이 지폐를 입에 물고 있는 것일까요? 왜?

 

 

1층 전시관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오니, 크고 작은 바구니들로 제작된 듯한 초대형 조형물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2층 전시관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역시나 큰 조형물이네요.

 

 

스크린엔 신문 이미지들이...

 

 

마시고 싶은 충동이 느껴질 정도로 이쁜 색감이었지만, 컵에 담긴 내용물은 액체가 아니었...

 

 

아 정신 없네요. 눈이 팽팽 돕니다. 모두 세면 몇 명이나 될런가요.

 

 

다른 전시관으로 이동 중 발견한 조형물, 각종 청소도구를 이용해 꽃을 형상화했는가 봅니다.

 

 

투명 필름에 이미지를 입혀 겹겹이 세워 놓은 조형물인데, 이미지가 아닌, 실제 나무 같은 것들로 빽빽하게 심어놓은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체 모를 무언가가 우리 몸을 칭칭 감싸고 있어요. 끈적하고 찜찜한 느낌의 이것으로부터....

 

 

우린 늘 탈출을 꿈꿉니다.

 

 

홀로그램을 이용한 작품, 묘한 느낌을 주는군요.

 

 

태블릿이 사용되었군요.

 

 

당장이라도 악취를 풍겨올 듯 더러운 느낌이 전해져 오는..

 

 

 

모두 실제 저울이었습니다. 아울러 위에 올려진 물건들의 무게는 모두 5kg, 무엇을 말하려 함일까요.

미술관이라 하여 회화 위주의 작품들을 떠올렸지만, 제가 방문했던 날엔 주로 조형물 위주의 전시가 주를 이뤘습니다. 물론 주제별로 전시일정이 잡혀있기에 아마도 매번 방문할 때마다 다른 작품들을 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술관 외벽에 주렁주렁 달린 나무로 된 듯한 조형물, 가까이서 보니 사과 궤짝으로 엮어 만든 것이더군요.

미술관 관람을 마치고 밖에 나서는 순간, 겨우내 우리를 괴롭혔던, 그 바람이 다시 불어옵니다. 때문에 3월임에도 불구하고 옷깃 여미고, 목도리는 더욱 칭칭 감으며 걸음을 재촉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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