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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 경험의 즐거움 552

와인집에서 두런두런,『와인집을 가다』

지은이 : 박미향 펴낸곳 : (주)넥서스 지인으로부터 선물로 받아, 집에서 보관 중이던 와인 한 병을 얼마전 개봉했다. 물론 마시기 위함이다. 와인의 '와'자도 모르는 촌스런 녀석이 와인의 이름이나 만들어진 나라 따위에 관심 있을리 만무했지만, 그래도 와인이랍시고 최대한 이쁜 잔을 준비해, 다른 이들처럼 살짝 따라 입에 머금... 이 아니라 일반 술처럼 그냥 벌컥 벌컥 들이켰다. 하지만 이제껏 접해 왔던 와인들에 비해 유독 밍밍하며 텁텁하고... 이리 맛없는 것을 왜 마실까 싶었다. 한 잔도 제대로 마시지 못한 채 남은 와인은 다시 봉인... 이 책을 만나게 된 건 온전히, 이렇듯 특별히 더 맛이 없었던 와인 한 잔 때문이었다. 미안한 얘기지만 사실 이런 류의 책들엔 조금의 관심도 없었던 터다. 읽어야 ..

고정관념 타파,『창의력에 미쳐라』

지은이 : 김광희 펴낸곳 : (주)넥서스 이 나이에 무슨 창의력이냐고? 그냥 세상 그대로 받아들이며 살기도 벅찬데... 맞는 말이다. 한창 자라나는 세대 내지 이제 막 사회 생활에 발을 내딛는, 그런 세대에게나 어울릴 법한 화두와 내용들이 분명 맞을 듯하다. 그래서 해당 세대들에겐 필히 일독을 권하고 싶기도 하고... 나처럼 낀 세대는 이미 뇌세포가 새로 만들어지기보단 죽어가는 숫자가 더 많을 것이기에,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거나 자극받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오히려 그런 연유로 난 이 책을 나와 같이 어정쩡하니 낀 세대에게 권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시간이 갈수록 자신만의 프레임을 더욱 견고히 쌓아가며, 그 안에 갇혀 콘크리트보다 더욱 강한 고정관념을 만들어가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단 한..

영화『웨딩 스캔들』, 작은 연극을 접한 느낌

태풍 볼라벤이 남한을 할퀴고 북한 쪽을 향해 맹렬히 올라가고 있을 즈음, 집사람과 난 영화 관람을 위해 집을 나섰다. 조금은 무모한 행동이었을까? 하지만 이미 태풍의 중심은 내 서식지를 지나도 한참을 지났을 터이니... 거리는 예상대로 한산했다. 비가 오는 하늘이라 평소보다 금방 어둑해진다. 아직 태풍의 흔적은 내 몸을 통해 감지되고 있었다. 평소와는 차원이 다른 바람이 불어오고 있는 것... 이 정도 바람이면 우산 뒤집는 일 정도는 완전 식은 죽 먹기일 듯... 버스를 잡아 탔다. 해가 없는 하늘이라 초저녁임에도 불구하고 깜깜하다. 명동에서 내려 메인 골목으로 들어선다. 어라? 도로 가운데 있어야 할 노점상들이 아예 보이질 않네... 평소 같았으면 막혀 앞으로 진행하기도 버거운 길이었는데, 이날은 뻥 ..

거북함이 노림수? 영화『공모자들』

사실 제목과 임창정 출연작이란 것 외 다른 정보는 모른 채 관람한 영화다. 첫 장면부터 피칠갑으로 시작한 영화는 마지막까지 일관성을 견지한다. 장기 밀매라는 다소 끔찍한 소재를 다루다 보니, 아무래도 피를 감출래야 감출 수 없었을 게다. 하지만 너무도 가볍게 살을 째고, 쑤시고, 피가 튀는 장면들의 연속이다 보니, 몸은 나도 모르게 긴장 상태에서 경직되어지고, 결국 영화 관람을 마친 뒤 피로감이 온 몸을 엄습해왔다. 코믹 연기의 대명사, 임창정이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영화 내내 웃는 모습은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는다. 잔혹한 주인공 역의 이미지 연출 때문이리라. 반면 낮게 깔린 저음의 경상도 사투리와 다소 거친 몸짓, 그리고 강렬하거나 또는 애절한 눈빛, 그의 과거 이미지를 씻어내려 애쓴 흔적이 엿보..

경쾌한 난장,『스텝업4 레볼루션』

휴양지에서 특별한 직업 없이 알바로 연명하는 주인공 션은, 도시 마이애미의 화려함에 가려져 매우 보잘 것 없으며, 존재감조차 느낄 수 없는 일상을 살아간다. 그는 아무리 큰 소리로 외쳐도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세상에 대한 일갈의 수단으로 플래시몹 그룹 '더몹'을 이끌어 간다. 멋진 마이애미의 해상과 고층빌딩을 배경으로 시작되는 영화는 끝날 때까지 화려하고 신나는 퍼포먼스로 흥겨움을 선사한다. '더몹'의 구성원들은 99%에 해당하는 평범한 소시민들이다. 이들이 벌이는 화려한 퍼포먼스는 1%의 가진 자들을 향한 외침이며, 마치 얼마 전 미국발 세계를 강타했던 '월가를 점령하라'를 떠오르게 한다. 이 영화의 모티브 아니었을까 싶다. 휴양지 한복판에서 차를 사이에 두고 벌이는 춤판, 그리고 스프레이로 그려대는..

삶의 강력한 에너지 『재미』

제목 그대로 재미있다. 자칫 무거울 수도 있는 주제를, 어쩌면 이리도 간결하고 경쾌하게 풀어냈을까 싶어 한편으론 저자의 글쓰기 능력이 마냥 부럽기까지 할 정도다. 처음엔 그저 제목에서 오는 호기심 때문에 첫 장을 펼쳐보게 되었지만, 읽다보니 단숨에 마지막장까지 와있었다. 흔한 처세술 책이지만, 접근 방식은 흔치 않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평범한 한 가정의 이야기를 통해 저자만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독특한 방식이다. 아빠는 '척하니즘'과 '엄숙주의'를 신봉하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진정한 자신의 삶보다는 사회적 위신이나 허세, 남들에게 보이는 모습에 더 가치를 두며 살아간다. 엄마는 비교 프레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다른 사람들과 늘 비교하며, 자신보다 잘살거나 뛰어난 사람 앞에선 주눅들어 하고 불행한 자신의..

밀실 미스터리 『노란 방의 비밀』

더워도 너무 더운 날의 연속이다. 오싹한 추리소설이라도 한 권 읽다 보면 이 더위를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전자책 도서관을 기웃거려본다. 그런데 접속한 모 전자책 도서관에선 도통 그런 류의 책을 찾아볼 수 없다. 처음 골라 대출받은 책의 제목은 '중국괴담', 제목 그대로 괴담 수준의 이야기 모음집이었다. 아, 이게 아닌데... 그래서 바로 반납. 다시 검색하게 되었고, 그 중 눈에 띈 책이 '노란 방의 비밀', 밀실을 소재로 한 미스터리물이다. 때는 19세기 후반으로 거슬러올라간다. 프랑스의 한 고성(古城) 글랑디에의 노란 방으로 불리는 별채에서 살인 미수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의 희생자는 다름 아닌 스탕제르송 박사의 딸이며, 글랑디에 성은 세계적인 고명한 과학자 스탕제르송..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프레임』

프레임(frame)이란 단어를 영한사전에서 찾아보게 되면 무려 14가지의 의미가 검색된다. 그 중 첫 번째, 즉 "나무/금속 등으로 된 틀"이 바로 이 책에서 다루고자 하는 프레임의 의미일 듯하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데, 이를 마치 액자의 틀을 들고 바라보는 것처럼 표현한 데서 비롯되었으리라. 그렇다면 정작 저자가 정의하는 프레임의 의미는 무엇일까? 바로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이란 뜻이다. 우리말로 표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프레임"이란 외국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사전 검색 결과에서 보 듯 "프레임"이란 단어엔 여러 의미가 함의되어 있기에, 짧은 한 단어로 저자가 의도하는 바를 적확하게 전달할 수 있어서일 듯싶다. 저자는 착각과 오류, 오만과 편견,..

이상향을 향한 치열한 욕망...소설『은교』

뜬금 없지만, 노회한 시인 이적요와 그의 제자 서지우 그리고 여고생 한은교, 이들은 결국 한 인물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적요 시인이 자주 언급해 온 추악한 기성 문단은 우리의 현실 사회를 풍자하는 것으로 보이고, 그와 그의 제자 서지우는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며 닳고 닳은 그런 저런 삶을 사는 소시민, 즉 우리네 보통 사람들의 모습을 상징하는 듯하다. 그렇다면 한은교는? 지극히 평범하며 발랄하고 당돌하기까지 한 여고생 은교는 시인 이적요가 살아 온 삶과는 대비되는, 어쩌면 현재의 삶을 리셋 내지 포맷하여 되돌리고픈, 늘 꿈 꿔온 이상향을 상징하는 인물이 아닐까 한다. 노시인이 여고생을 향해 품은 정염은 결국 현실에서의 자신의 모습에 대한 강한 부정과 그와는 반대 선 상에 놓인 이상향..

2012 서울우표전시회 관람

처음부터 이 전시회를 염두에 둔 건 아니었어요. 아이들 학습일정 때문에 주말이나 휴일도 반납했던 우리 부부는 아이들은 놔둔 채 의기투합, 바람 쐬러 무작정 명동으로 나가게 된 것이 계기였지요. 명동을 한바퀴 들러보고 잠시 휴식을 취한 곳이 우연히도 포스트타워 앞마당이었던 거예요. ㅎㅎ 포스트타워 앞의 환풍구(?), 우체국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봉수대를 형상화한 모습이 이채롭네요 포스트타워 전경입니다. 요즘 건물들의 외형은 디자인 개념이 탑재되어 보는 재미도 쏠쏠하더군요. 건물 좌측 지하로는 우표박물관이 있구요. 내려가는 길도 잘 꾸며져있네요. 포스트타워 10층 전시관 입구입니다. 행사 팜플렛과 기념품도 받았어요. 전시관 안 무대모습입니다. 아마도 개관할 때 축하행사가 이 곳에서 열렸을 듯하네요. 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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