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치란 말야

괄시받던 '아톰'이 날개를 단다?

새 날 2013. 1. 27.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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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기억이 가물가물한 일이긴 합니다만, 2008년 시장에 첫 등장했던 넷북, 당시는 물론이거니와 한동안 저렴한 가격 때문에 선풍적 인기몰이를 했었더랬지요.  하지만 올해부터 전 세계 굴지의 PC제조사들이 너도나도 더 이상 넷북을 생산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며, 넷북의 시대가 벌써부터 종언을 고하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게 하고 있습니다.

 

넷북, 비록 현역에서 은퇴하는 안타까운 신세가 되었지만, 이의 등장이 PC시장에 불어 넣은 파장은 실로 엄청난 거였습니다.  일단 노트북의 가격 하락 주도에 한 몫 단단히 한 측면이 있구요. 저렴한 가격 덕분에 1인 1PC 시대를 본격 열어 젖히게 했던 장본인이기도 하구요.  노트북의 아킬레스건이라 할 수 있었던 전력소모, 넷북은 상대적으로 저전력 구조 컨셉으로 개발되어 시장에 본격 저전력이란 과제를 던져 주기도 하였지요.  덕분에 울트라씬이란 노트북도 출현하게 된 거구요. 


하지만 초창기 그의 폭발적이었던 인기는 시간이 갈수록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합니다.  이유는 여럿 있겠지요.  우선 성능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뭐 저처럼 단순한 용도로의 사용자라면 성능 따위에 크게 구애받진 않겠지만, 조금이라도 하드하게 사용하는 유저에겐 계륵과 같은 존재가 될 수 있었을 거예요.  넷북을 시장에 내놓으며 가장 큰 장점으로 내세웠던 저전력, 즉 오랜 시간 사용 가능한 배터리 성능을 한결 같이 떠들어 왔지만, 실사용 시간은 그에 비해 훨씬 못 미치는 결과를 보여 주었어요.  아마도 시장에 가장 큰 실망감을 던져 주었던 요인 중 하나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아이폰의 등장과 함께 촉발된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의 성장도 넷북의 침몰에 일조하게 됩니다.  성능에선 일반 노트북에 밀리고, 휴대성에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치이게 되니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게 된 거죠.

 

 

넷북이냐 노트북이냐의 판 가름 기준은 일반적으로 내장된 CPU로 판단하게 됩니다.  저전력 기반인 아톰 프로세서가 내장된 형태를 흔히 우린 넷북이라 칭해 왔지요.  넷북의 몰락과 함께 이 아톰 프로세서도 운명을 달리할 것이라 예상해 왔지만, 의외로 터치 기반 윈도8의 등장과 함께 힘찬 부활의 날갯짓을 꿈꾸고 있는 듯합니다.

괄시 받던 넷북의 '아톰', 다시 날개 달다

주요 PC제조업체들이 생산하는, 윈도8이 탑재된, 컨버터블PC와 태블릿 신제품들에 속속 프로세서로 채택되고 있는 추세인가 봅니다.  윈도가 탑재된 형태의 태블릿과 컨버터블 형태의 PC 출현, 개인적으로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문제는 역시 가격이겠지요.  어차피 저가 프로세서인 아톰 프로세서가 채택되어지긴 한 거지만, 터치스크린 기반과 컨버터블이란 하드웨어 사양이 그를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을 듯합니다.  윈도가 탑재된 기기는, 주로 컨텐츠를 소비하는 측면이 강조된 안드로이드나 iOS가 탑재된 기기와 달리,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용도로의 쓰임새가 비교적 더 많기에, 사용 패턴에서 적지 않은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요.  때문에 구조적으로 키보드를 없앨 수 없는 것이기도 하겠구요. 

개인적으로 윈도 운영체제가 탑재된 기기라면, 마치 구닥다리라도 되는 양 취급받고 잇는 노트북이나 넷북의 전형적인 디자인이 사실 가장 적합한 형태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터치스크린도 좋고 안드로이드나 iOS의 흉내를 내는 것도 좋지만, 가벼운 작업 용도로서는 역시 넷북만 한 녀석이 없는 것 같습니다.  가격적인 측면만 놓고 봐도 그렇습니다.  때문에 최근 '넷북 단종과 동시에 아톰의 또 다른 활용'이란 소식이 제겐 영 씁쓸하게 와 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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