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저냥

내게 글을 쓰게 하는 원동력이란?

새 날 2014. 10. 2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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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도 언급한 적이 있다.  내가 블로그에 처음 발을 디딘 건 이글루스를 통해서다.  갑자기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몰라도 어쨌거나 2012년께부터 생활속 일상을 기록으로 남겨보자는 취지로 띄엄띄엄 작성해왔던 터다.

 

그러던 어느날이다.  이글루스 메인에 내 글이 떡하니 소개된 게 아닌가.  더 나아가 당시 이글루스 모회사였던 포털 네이트 메인에도 몇 차례 소개되는 게 아닌가.  접속자수가 급격히 늘어난 날은 여지 없다.  왠지 더 잘 쓰고 싶었다.  이런 게 욕심의 정체인가 보다.

 

덕분에 관심의 폭을 더욱 넓혀가던 난 본격 잡탕 블로거가 되어갔다.  시사 쪽에도 관심이 많아 몇 차례 관련 글을 올렸더니 반응이 가히 폭발적이었다.  이른바 수꼴루스(보수꼴통+이글루스)라 불리는 일베X 아류들이 개떼 같이 덤벼들며 나를 물어뜯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엔 움찔했다.  순진하게도 이런 글을 쓰면 안 되는 건가 보다 했다.  심지어 저들의 망동에 휘말리며 썼던 글마저 지우는 소심함을 발휘하기도 했다.



하지만 몇 차례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되니 내게도 오기가 발동한다.  에라 모르겠다.  니들이 뭐라 하든 난 쓸 테다.  내 블로그에선 악플 러쉬가 벌어지고 있었다.  별풍선 35만개가 아닌, 악플 수백개가 동시에 폭발하고 있었다.  그런데 희한한 일이 발생했다.  '다음뷰'라 불리는 메타블로그 서비스에 가입하여 글을 발행했더니, 이글루스에선 두드려 맞아가며 줄창 욕을 먹던 글이 외려 이곳에선 베스트가 되는 게 아닌가.

 

누군가 나의 포스팅에 댓글을 통해 안쓰럽게 이글루스에서 왜 이런 취급을 당하느냐며 티스토리로 옮겨볼 것을 제안해온다.  처음엔 그냥 흘려 듣고 말았지만. 수꼴루스들의 난동이 점입가경에 이르게 된 어느날 난 결심을 굳힌다.  무작정 티스토리 사용자 한 분께 초대장 구걸을 하였고, 다행히 2013년 1월 드디어 티스토리 개설에 성공하게 된다. 

 

 

이때부터 이글루스와 티스토리의 두 집 살림이 본격 시작됐다.  일상을 기록하자던 나의 소박한 꿈은 수꼴루스들에 의해 여지없이 무너졌다.  어느 순간부터 일상보다는 시사성 위주의 포스트로 블로그 공간을 채워가기 시작한 것이다. 

 

왜 그랬는지는 나도 모른다.  이제껏 글이란 걸 써본 적도 없고, 잘 썼다는 칭찬 한 번 받아본 적 없는데, 시사 성향의 글이 아주 가끔 인기몰이를 하곤 했다.  티스토리 생활을 시작한 이래 다음뷰에서 내 글이 베스트로 선정되는 게 난 마냥 즐거웠다.  몇 차례 이런 결과를 빚고 보니 당시 더 잘 써야겠다는 욕심이 발동했던 것 같다.  솔직한 속내다.

 

이렇게 이어오던 나의 블로깅 생활이 어느덧 2014년 하고도 거의 끝언저리에 와닿고 있다.  그러니까 초기엔 소소한 일상을 소박하게 기록하기 위함이 글을 쓰려는 목적이었으나 네이트와 이글루스에서의 베스트 선정이 글을 조금 더 잘 써야겠다는 욕심을 빚게 했고, 이후엔 수꼴루스들이 내게 지금과 같은 성향의 글을 쓰게 만드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티스토리로 넘어온 이후엔 수꼴루스들은 안중에도 없다.  왜냐면 다음뷰의 추천 제도가 내게 구미에 더 당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래엔 이마저도 모두 모두 변했다.  역시 세상에 변하지 않는 건 아무 것도 없다더니...  내게 글을 쓰게 만드는 원동력은 오로지 바로 앞에 썼던 글이 너무 부끄러워서다.  순전히 이를 밀어내기 위함이다.  오로지 새로운 글로 업데이트하여 손발 오글거리게 만드는 앞 글을 빨리 지워버리고 싶은 생각뿐이다. 

 

거의 매일, 심지어 하루에 몇 개의 글을 이곳에 싸지르게 하는 결정적인 원동력?  다름 아닌 앞 글의 쪽팔림 때문이라는 사실.. 지금 고백하려 한다.  이글을 쓰는 이유 역시 결코 다르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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