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에서의 날선 설렘

찬란한 가을이다. 은색물결 너울 신성리 갈대밭을 찾다

새 날 2013. 10. 1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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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다.  주변의 모든 것들이 한없이 무르익어가는 이 좋은 계절, 휴일인데 집에서 뒹굴거리는 짓도 한계가 있을 듯해 일단 밖으로 나서기로 했다.  10월 5일 태풍이 올라온다는 소식이 있긴 했지만, 다행히 한반도를 직접 덮치지는 않는단다.  야외활동엔 특별히 지장 없을 듯싶다.

 

 

충남 서천의 들녘은 온통 황금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이곳저곳에서 벌써부터 벼베기 작업이 한창이다.  반쯤 베어진 저곳은 한 시간 쯤 뒤 다시 와보니 모든 작업이 마무리되어 있었다.  확실히 기계가 좋긴 하구나.

 

 

서천 신성리 갈대밭은 두 번째 방문이다.  지난해 6월 처음 방문했었고, 아무래도 계절별로 와닿는 느낌이 크게 다른 듯하다.  갈대밭은 역시나 가을이 제맛 아닐까 싶다.

 

 

은색의 갈대가 군무를 이루고 있었다.

 

 

 

 

 

청명한 가을 하늘과 웃자란 갈대가 묘한 대비를 이루며 멋진 장관을 연출해 주고 있었다.

 

 

 

 

 

 

 

 

 

서천 하고도 한산 하면, 역시 모시가 떠오른다.  모시는 주로 의류나 침구용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근래엔 식품 용도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단다.  



신성리 갈대밭을 떠난 우린, 모시떡 만들기 체험을 위해 한 전통음식 체험장을 찾았다.

 

 

탁자 위엔 이미 반죽을 끝낸 모시떡 재료가 올라와 있다.  요 녀석으로 지금부터 모시떡을 만들 참이다.

 

 

모시떡 안에 넣을 동부, 그냥 먹어봐도 달달한 맛이다.

 

 

향토음식전문가의 설명 대로 반죽을 동그랗게 만들었다.

 

 

속을 넣기 위해 안을 파고...

 

 

동부를 반 스푼 정도 넣는다.

 

 

짜잔...  완성된 모시떡의 모습

 

 

왼쪽은 마눌님이, 오른쪽은 내가 만든 떡이다.  누구의 것이 더 이쁠까?

 

 

집에 도착하여 직접 쪄 먹어 보았다.  맛이 어떻냐고?  뭐 그냥 모시떡 맛이다.

 

 

모시떡 체험장 앞에 펼쳐진 서해바다,  이곳의 지명이 언뜻 듣기에 비인 해변이라 했던 것 같다.  저 바다 뒤로 보이는 육지는 전북 군산이며, 쭈욱 가게되면 새만금방조제가 나온단다.

 

 

오늘의 마지막 행선지, 홍원항....   지금 빨간 등대가 보이는 뚝방길을 걷는 중이다.

 

 

저 앞에 빨간 등대가 보이고 바다를 좀 더 가까이 관람할 수 있도록 다리 같은 조형물이 만들어져 있다.  주로 낚시꾼들의 낚시 장소로 활용되어지는 듯...

 

 

밑바닥이 숭숭 뚫려있어 담이 약한 여성분들은 다리를 후들거리며 건너게 된다는 곳, 역시나 마눌님은 오금이 저리는 모양이다.  난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  부러 쿵쿵 뛰어본다.  약오르지?

 

 

누군가 낚시를 하다가 물고기 대신 불가사리를 낚은 듯...  어 이거 진짜 낚인 거네?

 

 

멀리 보이던 빨간 등대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다가온다.

 

 

홍원항의 전경, 이곳에선 지금 전어축제가 한창 진행중이다.  그런데 나나 마눌님이나 전어를 워낙 좋아하지 않는지라..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전어 맛을 왜 난 느낄 수 없는 걸까.  그저 가시 많은 작은 비릿한 물고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니 말이다.

 

그냥 살짝 맛만 볼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축제장에서 팔고 있는 전어들은 죄다 무조건 킬로그램 단위로 팔고 있었다.  우리처럼 단촐한 손님들은 어쩌라고...  아울러 음식 솜씨도 별로인 듯한 음식점들이 가격을 모두 담합해 놓고 오히려 서울보다 비싼 가격에 팔고 있었다.  흥.. 치사하다.  자고로 지역축제라 하면 시식행사도 좀 하고 다양한 지역 음식을 값싸게 제공해야 하거늘..

 

이로써 농익어가는, 찬란하기만 한 가을 어느날의 나들이를 마칠까 한다.  그런데 올라오는 길이 엄청 막힌다.  고속도로도 고속도로지만, 서울에 진입한 이후에도 정체된 길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서울불꽃축제의 여파라 한다.  하기사 백만명의 인파가 일시에 몰린 것이니, 그럴 만도 하겠다 싶다.  덕분에 예상 도착시각보다 두 시간 가량 늦게 서울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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