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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크리켓 볼에 의해 시신경을 상실한 탓에 시각 장애인이 된 아카쉬(아유쉬만 카라나). 그는 작곡과 피아노 연주에 능한 다재다능한 예술가였다. 요즘 말로 표현하자면 금손이었다. 아카쉬는 평소처럼 길을 걷다가 오토바이를 운전 중이던 소피(라디카 압테)에 의해 가볍게 접촉사고를 당한다. 이를 계기로 소피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게 된 아카쉬. 이후 그는 소피와 알콩달콩한 관계를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과거 유명 배우이자 소피 아버지의 레스토랑에 자주 출입하던 남성이 아카쉬에게 출장 연주를 부탁해온다. 오로지 자신과 아내 시미(타부)만을 위한, 그의 집에서의 피아노 독주를 의뢰해온 것이다. 연주 대가를 미리 지불받은 탓에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이게 된 아카쉬는 약속한 날 그의 집을 찾는다. 집에는 아내인 시미만 홀로 있었다. 아카쉬는 준비해온 곡을 연주하기 시작한다.



영화 <블라인드 멜로디>는 가짜 시각 장애인 행세를 하는 예술가와 살인사건을 저지르고 이를 어떻게든 감추려는 자 사이에서 벌어지는 숨 막히는 추격전과 거듭되는 반전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스릴러, 코미디, 그리고 로맨스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변주를 선보이며 관객의 마음을 홀린다. 발리우드 작품답게 약간의 군무와 뮤지컬 요소도 곁들여졌다.

아카쉬는 사실 시각 장애인이 아닌, 시각 장애인인 척하는 인물이다. 스스로는 예술가인 까닭에 집중력을 최고조로 끌어올려 예술적 감각을 높이고 영감을 추출해내기 위한 방편이라고 둘러대고 있으나, 진짜 속내는 아마도 아카쉬 본인만 알 수 있는 성질의 것이리라. 어쨌거나 그는 시각 장애인인 척하는 바람에 인생 최대의 위기와 맞닥뜨리게 된다.



시미 남편의 부탁을 받고 피아노 연주를 위해 그의 집을 방문하던 날, 아카쉬는 살인사건을 목격하게 되기 때문이다. 시미의 집에는 시미와 불륜을 저지르던 또 다른 남성이 있었고, 이들에 의해 시미 남편이 살해당하며, 그 현장이 아카쉬에게 고스란히 노출된 것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카쉬는 침착함을 잃지 않고 차분히 피아노 연주에만 집중하는 척한다. 마치 진짜 시각 장애인인 양 말이다.



시미와 시미의 불륜남은 그들이 저지른 범죄 현장에 함께 머무르면서 태연히 피아노 연주를 하던 아카쉬가 진짜 시각 장애인인지의 여부에 대해 의심을 품기 시작한다. 로맨스로 흘러가던 영화는 이때부터 본격적인 스릴러 장르로 돌아선다. 과거 유명 배우였던 남편과 재혼하면서 단순히 연기 욕심만 앞서는 줄 알았던 시미는 그녀가 지닌 악한 본성을 고스란히 드러내면서 관객의 예상을 훨씬 앞질러간다.

여기에 아카쉬와 개인적으로 인연이 있던 인물과 단순히 돈을 쫓는 인물들이 사건에 함께 연루되면서 영화는 어느덧 막장적 요소마저 띠기 시작한다. 인간이 욕망에 의해 어디까지 추락할 수 있는지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이야기 전개가 어디로 튈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궤도를 이탈한 채 그 끝을 모르고 마냥 폭주하는 극의 흐름은 어떤 측면에서는 영화 <끝까지 간다>를 연상케 할 정도로 흥미진진하기 이를 데 없다.



이 영화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 가운데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음악적 요소인데, 이 모두는 아카쉬를 연기한 배우 아유쉬만 카라나의 손끝에서 출발한다. 영화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피아노 연주 장면은 물론 흥겨운 노래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작업을 그가 직접 소화하며 관객의 두 귀를 사로잡는다. 그의 무한 재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사건이 종결되고 수년이 흐른 뒤 유럽으로 건너간 소피. 그녀는 우연히 아카쉬의 피아노 연주 장면을 목격한다. 두 사람의 로맨스가 완성될 수 없었던 만큼, 물론 이는 의도적으로 가짜 시각 장애인 행세를 해온 아카쉬의 영향이 크지만, 어쨌거나 이들의 재회는 남다른 감정으로 다가오도록 하기에 충분하다.



피아노 연주에 몰입하고 있는 그를 멀찌감치 떨어져 바라보던 소피. 이는 흡사 어디에선가 본 듯한 장면 아닌가. 그렇다. 영화 <라라랜드>에서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헤어진 뒤 오랜 시간이 지나 우연히 세바스찬과 재회하던 당시의 미아의 그것을 쏙 빼닮았다. 극 중 ‘눈먼 토끼’에 비유되는 아카쉬로 인해 <라라랜드>만큼 강렬한 아쉬움과 회한이라는 감정에 휘둘릴 일은 없지만, 어쨌거나 소피의 입장에서 보자면 끝내 이루지 못한 두 사람의 로맨스가 조금은 씁쓸하게 다가올 법도 하다.

세련된 할리우드식이 아닌 조금은 투박하고 낯선 형태의 스릴러라는 점에서, 아울러 발리우드만의 독특한 색채가 더해지면서 영화 <블라인드 멜로디>는 근래 그 어떤 영화보다 아날로그적 감성이 진하게 묻어 나오는 작품이다.


추악한 인간의 욕망을 밑바닥까지 남김없이 끄집어내어 일일이 확인한 듯싶어 씁쓸한 감정이 들게 하지만,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과 함께 예측을 빗나가는 반전이 거듭되는 등 시종일관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극의 흐름은 적어도 보고 듣는 재미만큼은 보장해주는 영화다.



감독 스리람 라그하반  


* 이미지 출처 : 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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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9.08.20 15:23 신고

    좋은 영화네요
    보고 싶습니다

  2.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9.08.21 06:54 신고

    오 스토리만으로도 흥미를 불러 일으키게 하는군요,,
    봐야겠습니다,,ㅎ

  3. Favicon of https://moldone.tistory.com BlogIcon 청결원 2019.08.21 10:04 신고

    오늘도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오늘 하루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