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 경험의 즐거움

딸 잃은 엄마의 복수극 '아이 엠 마더'

새 날 2019. 8. 17.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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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칼리(케일리 플레밍)의 생일을 맞아 라일리(제니퍼 가너)의 가족은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느닷없이 괴한이 나타난 건 이들 가족이 아이스크림 가게를 다녀올 즈음이었다. 라일리의 가족은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였다. 자동차에 탄 괴한들은 라일리 가족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하기 시작한다.

딸과 남편(제프 헤프너)은 이들의 총격에 의해 희생되고 만다. 이를 속절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라일리, 법정에서 용의자들을 차례차례 지목하지만 어쩐 일인지 판사는 이들에게 혐의를 묻지 않는다. 풀려난 범인들. 라일리는 이들의 응징을 벼르며 거액의 돈과 함께 자취를 감추는데...

그로부터 5년 후, 한 놀이공원에서 마약 카르텔 조직원들의 사체가 발견되면서 세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라일리. 이는 핏빛 복수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숨진 그녀의 남편은 마약 카르텔 조직으로부터 은밀한 거래를 제안 받았으나 이를 거절하는 바람에 보복을 당하는 등 모든 건 이 마약 카르텔로부터 기인한다.



라일리가 정확히 지목한 용의자들이 법정에서 무혐의로 풀려나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마약 카르텔로부터 모종의 뇌물을 받은 부패한 판사가 있었고, 아울러 범죄 조직이 이토록 마음껏 활개를 칠 수 있었던 배경 역시 이들을 뒤에서 조용히 돕는 악덕 경찰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경찰도 사법 시스템도 모두 믿을 수 없는 세상. 라일리는 어린 자식과 남편을 잃은 데 대한 앙갚음을 위해 마약 카르텔 조직을 직접 일망타진하기로 작정하고 적지로 뛰어든다.

영화 <아이 엠 마더>는 복수 액션극의 대표작 <테이큰>을 연출한 피에르 모렐 감독의 작품이다. 마약 카르텔 조직에 의해 자식과 남편을 잃은 평범한 한 여성이 여전사가 되어 직접 복수극을 펼친다는 내용이다.



자신의 존재를 감추기 위해 빈민가로 숨어 들어온 라일리. 그녀 덕분에 자주 발생하던 그곳의 범죄가 크게 줄어들자 그녀는 주민들로부터 자경단으로 불렸으며, 더 나아가 일종의 히로인처럼 추앙받고 있었다. 라일리는 뒷배로 경찰과 사법 조직까지 연루되어 있는 마약 카르텔의 주변 조직원들부터 하나둘 제거해 나가기 시작한다. 각종 총기로 중무장한 채 혈혈단신 적지로 뛰어든 그녀의 움직임은 가차 없었다.



경찰과 사법부 대신 응징에 나선 그녀의 맹활약에, 그녀의 뒤를 쫓는 경찰은 개운치 못한 입맛만을 다져야 했으며, 반면 SNS를 통해 발현되는 대중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딸을 잃은 엄마의 사연을 전해들은 대중들은 심정적으로 라일리를 응원하며 그녀를 영웅시하기에 이른다. 관객들도 어느덧 라일리의 편에 서서 그녀의 복수극에 대한 기대와 응원의 마음으로 영화를 관람하게 된다.



라일리의 목표는 오직 하나였다. 마약 카르텔의 심장부를 급습, 보스인 가르시아(후안 파블로 라바)를 제거하는 것이었다. 목표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차분하면서도 과감히 내딛는 그녀 앞에 예측하지 못한 변수들이 출몰하지만, 기어코 적지의 진입에 성공하게 되는 그녀다. 라일리는 경찰과 사법부마저 외면한, 딸과 남편의 죽음에 대한 복수극을 완수할 수 있을까?



거친 액션신이 난무하는 작품의 특성상 대역을 사용했을 법도 한데, 라일리로 분한 제니퍼 가너는 이 작품 속에서 선보인 액션 대부분을 대역 없이 홀로 연기했다고 한다. 남자도 하기 힘든 역할을, 그것도 대역 없이 해냈다고 하니, 그녀의 연기에 대한 열정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자식과 남편을 눈앞에서 잃은 것도 억울한데, 이를 마땅히 해소해주어야 할 경찰과 사법부는 범죄 집단과 연루된 채 되레 이들에게 면죄부를 행사한다. 그래서 직접 나섰다. 범죄 집단을 향한 그녀의 응징은 속 시원하였으며, 도덕성을 잃은 사법부와 경찰에 대한 심판은 유쾌하다 못해 통쾌했다. 시간 때우기용으로는 그럭저럭인 영화다.



감독 피에르 모렐  


* 이미지 출처 : ㈜삼백상회, ㈜팬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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