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 경험의 즐거움

경쾌한 캐주얼 히어로물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새 날 2019. 7. 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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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으로 수학 여행길에 오른 피터 파커(톰 홀랜드). 그는 MJ(젠다야 콜맨)와의 로맨스를 꿈꾸며 괜스레 들떠있다. 절친인 네드(제이콥 배덜런)의 지원사격으로 어떻게든 MJ와 엮이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때마다 어긋나는 것으로 봐서는 그의 생각처럼 MJ와의 관계를 개선시킨다는 게 그리 호락호락한 일만은 아닌 듯싶다.

8시간이 넘는 장시간의 비행 끝에 드디어 이번 여행의 첫 목적지인 이탈리아 베니스에 도착한 피터 파커와 그의 친구들. 낯선 국가의 이곳저곳을 구경할 생각에 모두들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 바로 그 순간 초대형 빌런 ‘엘리멘탈’이 그들 앞에 끔찍한 모습을 드러낸다. 엘리멘탈의 공격은 가공할 만한 것이었다. 물의 도시 베니스는 일순간 아수라장으로 변모하고 만다.

수학여행 출발 전 쉴드의 닉 퓨리(사뮤앨 L. 잭슨) 국장으로부터 도움을 요청받은 피터 파커는 스파이더맨으로 변모, 새롭게 선보인 히어로 ‘미스테리오(제이크 질렌할)’를 도와 엘리멘탈의 격퇴에 나선다.



MCU가 이룩한 서사에 새로운 분기점이 될 작품

2017년 <스파이더맨: 홈커밍>을 통해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로의 합류를 알렸던 스파이더맨. 그가 2년 만에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을 통해 더욱 업그레이드된 히어로로 진화,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영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의 시간적 배경은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로 설정돼 있다. 따라서 이 작품에서는 스파이더맨의 멘토이자 어벤져스를 이끌어가던 아이언맨의 부재가 가장 큰 화두 가운데 하나로 떠오른다.

아이언맨의 대체자가 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히어로가 아닌 슈퍼 히어로로 거듭나야 하는 상황. 피터 파커는 이와 관련하여 고민을 거듭함과 동시에 그맘때 연령대라면 으레 그러하듯이 이성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드러낸다. 그가 아직까지는 성장 단계에 머물러있음을 부각시키는 대목이다.



경험 부족으로 인해 여러 측면에서 미숙함을 감추기 어려웠던 피터 파커. 그는 집을 떠나와 장도에 오른 뒤 이탈리아, 영국, 체코 등 유럽 곳곳에서 출몰하는 빌런에 맞서 싸우며 비로소 홀로서기에 나섬으로써 히어로로서의 위용을 점차 갖춰나간다.

경쾌한 캐주얼 히어로물

영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은 아직 10대에 불과한 피터 파커라는 인물에 모든 초점이 맞춰진 듯 시종일관 경쾌한 분위기이다. 빠른 템포의 화면 전환과 이에 찰떡궁합인 배경 음악도 이와 같은 분위기에 일조한다. 덕분에 흥겹다.



이 영화는 마블 팬들에게는 MCU가 10여년에 걸쳐 이룩한 서사에 새로운 분기점이 될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다. 어벤져스 이후 MCU의 방향성을 엿보게 한다는 점에서 나름의 상징성도 갖췄다. 그렇다면 마블 팬이 아닌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어떻게 다가올까?

그동안 마블 영화를 꼼꼼히 챙겨 보지 않은 이들에게도 극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그리 어렵지 않게 다가올 것 같다. MCU의 세계관과 인물들 간의 관계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해도 시원하게 악당을 물리치는, 또 하나의 히어로로 받아들여진다. 팝콘무비, 그러니까 시간 때우기용으로도 그만이다.



다만, 그간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히어로물과 결이 달리 다가오는 부분이 전혀 없지는 않다. 주인공이 아직은 미숙하고 재기발랄한 10대에 머물러있다는 극의 설정 탓인지 작품 자체가 무척 가볍고 경쾌하기 짝이 없다. 이를 굳이 묘사해보자면 ‘캐주얼 히어로물’이라는 표현이 제격이지 않을까 싶다.



감독  존 왓츠


* 이미지 출처 : 소니픽처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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