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 경험의 즐거움

기적에 가까운 리얼 극한 생존기 '정글'

새 날 2019. 6. 17.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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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모험을 즐겨하던 요시(다니엘 래드클리프)는 홀로 남미 오지를 여행 중이었다. 요시는 티티카카호수를 건너던 도중 우연히 스위스 출신 마커스(조엘 잭슨)를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서로 친분을 쌓는다. 얼마 후 유명 사진작가 케빈(알렉스 러셀)도 이들의 여행길에 합류, 파트너가 된다.

요시는 현지에서 정글 탐험 전문가인 칼(토마스 크레취만)을 만나 그만의 독특한 정글 탐험 경험에 심취했다. 그는 칼 덕분에 아마존 밀림 탐험을 꿈꾸게 된다. 요시는 결국 케빈과 마커스를 설득시켜 아마존 탐험에 함께 나서기로 결정한다. 칼을 가이드로 하는, 이들의 아마존을 향한 장도는 이렇게 시작된다.

영화 <정글>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모험가 요시가 남미를 여행 중 마커스와 케빈 등 친구 두 명과 가이드 칼의 도움으로 아마존 정글 탐험에 나섰다가 위험에 빠져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탈출을 시도한다는 이야기다.



아마존 정글에 홀로 버려진 남성... 그는 어떻게 탈출하나

아마존 정글 탐험 길에 나선 세 사람은 처음에는 칼의 노련한 가이드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험한 정글을 헤쳐 나갈 수 있었다. 이들은 허기를 달래기 위하여 원숭이를 잡아 고기를 나눠먹는 등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도 함께 겪는다. 정글 지리에 어느 누구보다 익숙했던 칼은 손수 코스와 일정을 짜고 그에 따라 차근차근 탐험을 진행해나간다.

큰 무리 없이 진행될 것 같았던 탐험 일정은 마커스의 발 부상으로 인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그의 더딘 발걸음 때문에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일행은 일정을 단축시키기 위한 묘안 짜기에 골몰한다. 누군가 뗏목을 만들어 강물을 타고 내려가면 어떨까 하는 제안을 하게 되고, 일행은 곧 이를 실행에 옮긴다.



이렇게 하여 뗏목이 만들어진다. 일행은 강물에 온몸을 맡긴다. 강물의 흐름은 아마존의 날씨처럼 무척 변덕스러웠다. 잔잔한 곳이 있는가 하면 유독 유속이 빠르고 지형이 가파른 곳이 있었다. 지리와 지형에 익숙했던 칼은 더 이상의 뗏목 운행은 무리라고 판단, 이후부터는 도보로 탐험을 마무리 지을 것임을 공언한다. 하지만 케빈의 생각은 그와 달랐다. 뗏목 여행이 일정을 단축시킬 것이라며 끝까지 이를 고수한다. 일행은 이렇게 하여 도보 팀과 뗏목 팀으로 각기 나뉜다.



케빈이 주도하는 뗏목 탐험에는 요시가 함께하기로 하였으며, 마커스는 칼의 탐험 계획에 합류했다. 케빈과 요시 두 사람은 뗏목에 몸을 의지하고 열심히 노를 젓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협곡을 만나게 되는 두 사람, 급류에 휘말리면서 뗏목은 좌초하고 만다. 간신히 목숨을 부지한 요시. 뭍으로 기어 올라와 케빈을 애타게 찾았으나 그의 흔적은 정글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 없었다. 요시의 필사적인 정글 탈출 미션은 이때부터 본격 펼쳐진다.

기적에 가까운 리얼 극한 생존기

멀리서 바라보는 아마존 정글은 매우 고요하고 평화롭기까지 하다. 편안한 휴식처처럼 다가온다. 하지만 깊숙이 발을 들여놓은 뒤 좀 더 가까이서 바라본 아마존의 내밀한 모습은 그와 많이 달랐다. 생지옥이 따로 없었다.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도처에서 불쑥 튀어나왔다.



정글에 홀로 버려진 요시. 이곳에서 보내는 시간이 오래될수록 물리적인 위협도 위협이었지만, 환청과 착시 등 정신적인 공황을 극복하는 일이 사실상 그를 더욱 곤혹스럽게 했다. 각종 해충과 독충, 그리고 맹수들의 공격은 일상이었으며, 때로는 늪에 빠지는 등 목숨이 경각에 달하는 일도 흔했다.

영화 전반부는 정글 탐험 일행이 본격적으로 꾸려지고 이들이 여행에 나서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중반부로 들어서면서 요시가 뗏목 여행 도중 급류에 떠밀려 좌초되고 정글에 홀로 갇혀 지내게 되는, 생과 사를 넘나드는 아마존에서의 끔찍했던 20일 간의 혈투가 생생하게 묘사된다.

정글에서의 경험을 간접 체험하게 되는 관객들은 워낙 리얼한 연출과 연기 덕분에 요시가 겪는 고통 앞에서 몸서리를 치게 된다. 극한 상황과 설정을 온몸으로 연기한 배우 다니엘 래드클리프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칼을 연기한 마스 크레취만은 우리에게는 매우 낯익은 배우이다. 지난 2017년에 개봉하여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택시 운전사>에서 독일인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 캐릭터로 분해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케빈을 향한 요시의 신뢰는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라는 사실을 익히 알면서도 흔쾌히 그와 일정을 함께하도록 했다. 이러한 요시의 신뢰는 다시금 요시를 향한 케빈의 신뢰로 이어지고 있었다. 운명을 가르는 선택과 결정, 그리고 기적에 가까운 리얼 극한 생존기의 이면에는 이렇듯 신뢰가 자리 잡고 있었던 셈이다.



감독  그렉 맥린


* 이미지 출처 : (주)코리아스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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